오늘은 문근영 어르신 생신날이다. 아침에 센터 차량으로 큰아들이 사서 보냈다고 사과 5kg 한 상자, 베지밀 24입 2상자, 방울토마토 5팩, 오예스 12입 5상자를 어르신 생신 간식하라고 보내주셨다.
설 명절 연휴로 인해 일찍 여쭈지 못하고 생신 당일 날 오전에 어르신께 여쭈어보았다. ‘어르신 오늘 생신이시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드님이 간식을 많이도 보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오후에 생신 잔치하고 나누어 먹겠습니다. 매번 생신 선물로 속옷(팬티)을 사드렸는데 올해에는 무엇으로 사드릴까요? 필요하신 것이 있으시면 생신 선물 구입 한도 내에서 준비하겠습니다. 바지나 목도리 사드릴까요?’라고 하자 어르신께서 ‘그라믄 도톰한 바지 하나 사주라.’고 하신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 후 박민영 사회복지사가 오전에 BYC매장에 가서 생신 선물을 사서 왔다.
코로나로 인해 생신 잔치에 가족들의 직접 참여가 어려워 올해부터 가족분들께 부탁을 드려 생신 축하 영상을 미리 받아 어르신 생신 영상에 가족이 촬영한 영상을 편집하여 넣기로 하였다. 생신날 2주 전에 박민영 사회복지사가 큰아들과 상담하여 손자, 막내아들 영상을 받아서 원장님께서 직접 생신 영상을 만들어 주셨다.
오후 2시 생신 잔치를 진행하기 위해 어르신께서 오늘 입고 오신 분홍색 코트를 입혀드리고 생신 잔치 장소 의자에 앉혀드렸다. 어르신과 함께 생신 영상을 보면서 어르신께서는 ‘저기는 첫째 아들 손주네고, 딸 둘, 아들 하나 낳아가 키운다’ 허허허 웃으시며, ‘저기는 막내아들네. 막내아들, 며느리, 첫째 손주, 둘째 손주’, ‘저번에 찍은 사진이네.’ 말해주시며 얼굴이 환하게 웃으셨다. 전체 가족사진을 보니 ‘어르신 대 가족이시네요. 다 같이 만나기 힘드시겠어요.’ 하니 ‘너무 많아서 모이기 힘들지.’라고 말씀하신다. 영상이지만 가까이 본 것처럼 좋아하시며 자녀, 손주들이 나올 때마다 손을 흔들어 주셨다.
매번 생신 잔치에 부산에 사는 큰아들 내외가 간식을 사 들고 참석을 해주셨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참석을 못 하고 어젯밤 부산에서 올라와서 오늘 간식 주려고 왔다고 하시며 자랑 아닌 자랑을 하셨다.
‘어르신이 생신이시니 노래 한 곡 부탁합니다.’라고 하니 노래 못한다며 빼시더니 창을 유창하게 하신다. 예전에 아림제 나가셔서 상도 받으신 실력자로 효센터에 가수 중에 한 분이시다. 어르신 노래 한 곡 들은 후 같은 지하 마을에 사시는 이순신 어르신께 축하 인사말을 부탁드렸더니 부끄러워하시더니 어르신께서 일어나 손뼉을 치시며 ‘생신 축하합니다.’라고 하셨다. 정우성 어르신께도 축하 인사말을 부탁드렸더니 ‘어르신 목소리가 꾀꼬리이십니다. 건강하시고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해주셨다.
어르신께서 어젯밤 부산에 사는 큰아들이 생일이라고 와서 간식도 사 오고 얼굴도 보고 손주들 영상도 보고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이라고 한 말씀 해주셨다.
큰 선물은 아니지만, 어르신께서 원하시는 물건을 선물해드리고 영상으로 아들, 손자, 손녀들 얼굴도 보고 생일이라고 조기와 잡채도 먹고 어르신 말씀대로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인 것 같다. 항상 좋은 날은 없겠지만 좋은 날을 만들어 줄 수 있어 기쁘다.
2021년 02월 15일 월요일, 김희자
첫댓글 코로나덕분에 좋아진것도 있습니다. 어르신 생신때 마다 자녀분들을 초대 하지 못해 영상을 찍어 보내달라고 부탁 드렸더니 해외에 있는 손녀가 영상을 보내오기도 하고, 여러 자녀들이 보내온 영상 덕분에 더 풍성해졌습니다.
가족은 참여가 어려워졌어도 센터에서 어르신 생신을 챙겨 드리며 서로 축하 인사도 전합니다.
센터에 챙겨 드린 생신상으로 여러 어르신들이 잘 먹었다고 생신을 맞은 어르신께 인사를 하기도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더 풍성해진 생신 잔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한 두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어르신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가장 좋은 날이라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는게 저희의 행복이 아닐까 합니다 ㅎㅎ
마음속 깊이 숨겨진 어르신의 보이지 않는 마음의 목소리를 끌어내셨네요. 도톰한 바지가 우리의 따듯한 마음입니다. 어르신 한분한분 생신챙기는 프로그램을 오히려 팀원들이 즐기며 어르신을 대우하는 모습이 참 감사합니다.
어르신이 원하는 선물을 사드리고 영상으로 가족도 보고 주위 어르신들에게 축하도 받고 행복한 생신 잔치가 되었답니다^^
센터에서 만들어 주는 생신잔치가 아니라 가족들과 의논하고 함께 만들어 더 뜻깊은 생일잔치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