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로새서 강해 제6강] 아노(Ἄνω)와 네크로오(Νεκρόω): 땅의 지체를 도끼로 찍어내는 위의 것의 추구
(본문: 골로새서 3장 1절 - 17절)
골로새서 3장 1절부터 17절까지의 서사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다시 살아난 자들이 지상 역사 속에서 집행해야 할 존재론적 성화의 대헌장이자, 기독교 윤리학의 위대한 금자탑입니다. 사도 바울은 앞서 인간의 유치한 규례와 금욕주의적 고행의 무능함을 폭로한 직후, 참된 성화의 원동력이 신자의 '바뀐 주소지와 천상적 신분'에 있음을 강력하게 논증합니다. 사도는 땅의 탐욕을 우상 숭배로 규정하여 가차 없이 도끼로 찍어 죽이고, 창조주의 형상을 따라 재창조된 새 사람의 거룩한 제복을 장착하여 평강과 감사로 일상을 지배하라고 최고의 지성적 필치로 주해합니다.
1. 아노(Ἄνω)와 제테오(Ζητέω): 땅의 시선을 찢고 보좌 우편을 조준하는 영적 물리학
사도는 3장의 포문을 열며,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 신분 대격상을 경험한 성도들의 시선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를 준엄하게 명령합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으면 위의 것을(아노) 찾으라(제테오) 거기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느니라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 이는 너희가 죽었고 너희 생명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추어졌음이라" (골 3:1-3)
"위의 것을(아노, ἄνω) 찾으라(제테이테, ζητεῖτε)!"
원어 '아노'는 단순히 저 멀리 있는 공간적 하늘이 아니라, 온 우주의 통치권과 심판의 전권이 행사되는 '하나님의 보좌 우편, 그리스도의 주권적 영역'을 뜻합니다. 신자는 땅의 염려와 번영이라는 중력에 묶여 사는 존재가 아닙니다. 사도는 우리 영혼의 안테나를 오직 천상 보좌의 뜻에 맞추어 맹렬하게 추구하고 조준(제테오)하라고 명령합니다.
N. T. 라이트(N. T. Wright)의 탁월한 주해처럼, 신자의 옛 자아는 이미 골고다에서 법정적으로 사형 집행을 받아 '죽었고(아포드네스코)', 진짜 생명(조에)은 그리스도 안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품속에 완벽하게 안전하게 보호(감추어짐)되어 있습니다. 장차 우리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그때에 우리도 영광(독사) 중에 찬란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땅의 소멸할 가치에 목숨 거는 영적 간음을 도끼로 치고, 오직 천상적 정체성의 품위만을 고수해야 함을 명확하게 찔러 넣습니다.
2. 네크로오(Νεκρόω)와 플레오넥시아(Πλεονεξία): 탐욕의 대가리를 부수는 죽음의 성화 법칙
사도는 위의 것을 찾는 자들이 지상의 육체를 통과시켜 집행해야 할 타협 없는 영적 청소와 가차 없는 사형 집행을 선포합니다.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네크로오)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 숭배니라 이것들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느니라" (골 3:5-6)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네크로사테, νεκρώσατε)!"
여기서 '네크로오'는 점진적으로 고쳐나가는 수양이나 타협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지가 썩어 들어가는 시체처럼 '완벽하게 마비시켜 숨통을 끊어놓고, 도끼로 찍어내어 무력화하는 단호한 사형 집행'을 뜻합니다. 바울은 신자의 육체를 타고 흐르는 음란(포르네이야)과 부정, 사욕을 말씀의 단두대 위에 올립니다.
특히 사도는 '탐심(플레오넥시아, πλεονεξία)'을 향해 '우상 숭배(에이돌로라트ρεία)'라는 서슬 퍼런 법정적 판결을 내립니다. 원어 '플레오넥시아'는 만족을 모르고 더 많이 가지려는 지독한 인간 중심적 탐욕입니다. 물질과 안락을 창조주의 자리 위에 올려놓는 이 탐심의 배설물들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거룩한 법정적 진노(오르게)가 이 땅에 임박했습니다. 존 피퍼(John Piper)는 이 대목에서 강단의 사자처럼 포효했습니다. "죄를 죽이지 않으면 죄가 당신을 죽일 것이다! 탐욕을 품은 채 강단에 서는 자들은 이미 우상 숭배의 사제들이다!" 겉모양만의 경건을 찢어버리고, 땅의 지체를 도끼로 처단하는 진짜 성화의 야성만을 들이댑니다.
3. 아페크듀오(Ἀπεκδύο)와 엔듀오(Ἐνδύω): 옛 사람의 수의를 찢고 새 사람의 제복을 장착하는 존재 변격
사도는 이제 분함과 노여움, 악의와 비방, 입의 부끄러운 말과 거짓말이라는 추악한 구습을 정죄하며, 신자가 입어야 할 존재론적 의복의 대전환을 명합니다.
"너희가 서로 거짓말을 하지 말라 옛 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 버리고(아페크듀오) 새 사람을 입었으니(엔듀오) 이는 자기를 창조하신 이의 형상을 따라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입은 자니라" (골 3:9-10)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아페크디사메노이, ἀπεκδυσάμενοι) 새 사람을 입었으니(엔디사메노이, ἐνδυσάμενοι)!"
원어 '아페크듀오'는 전염병균이 가득 묻은 추악한 죄인의 수의(壽衣)를 몸에서 사정없이 찢어 발겨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리는 법정적 단절이며, '엔듀오'는 왕의 자녀에게 합당한 새 사람의 제복을 온몸에 문신처럼 장착하는 상태를 뜻합니다. 신자는 단순히 도덕적 행동 몇 개를 수정하는 개량주의자가 아닙니다. 존재 자체가 새롭게 바뀐 자들입니다.
존 맥아더(John MacArthur)의 단단한 주해처럼, 이 '새 사람(네오스 안드로포스)'은 자기를 창조하신 이의 형상(에이콘)을 따라 영적 지식(에피그노시스)에까지 날마다 실시간으로 리뉴얼(개조)되는 존재입니다. 여기에는 헬라인이나 유대인, 할례파나 무할례파, 야만인이나 스구디아인, 종이나 자유인의 사회적·정치적 스펙과 차별이 단 1밀리미터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만유(타 판타)이시요 만유 안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강단은 인간의 평판이나 혈통의 자랑을 배설물로 치고, 오직 새 사람의 신적 완전함만을 선포합니다.
4. 브라베우오(Βραβεύω)와 유카리스토스(Εὐχάριστος): 교회의 심장을 지배하는 평강의 심판관
바울은 제6강의 대미를 장식하며, 새 사람을 입은 천상 군사들이 교회 공동체 내부에서 흘려보내야 할 거룩한 성품의 스펙(긍휼, 자비, 겸손, 온유, 오래 참음, 용서)을 나열한 뒤, 공동체를 다스리는 최종 통치 메커니즘을 떨어뜨립니다.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브라베우오) 너희는 평강을 위하여 한 몸으로 부르심을 받았나니 너희는 또한 감사하는 자가 되라(유카리스토스)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골 3:15-16)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브라베우에토, βραβευέτω)!"
원어 '브라베우오'는 고대 올림픽이나 경기장에서 규칙 위반을 징계하고 최종 승패를 판정하는 '심판관(Umpire)의 역할을 수행하다, 주권적으로 다스리다'라는 뜻입니다. 사탄이 교회 내부에 다툼과 시기, 염려의 독약을 뿌릴 때, 신자는 내 감정이나 이성대로 행하지 않고 오직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로 완성하신 그 찬란한 평강(에이레네)이 내 마음의 심판관이 되어 모든 생각을 통치하고 정렬하게(브라베우오) 해야 합니다.
"너희는 또한 감사하는 자가 되라(유카리스토이 기네스데, εὐχάριστοι γίνεσθε)!"
찰스 스펄전(Charles Spurgeon)은 결론부의 이 송가를 향해 감격했습니다. "그리스도의 말씀(로고스)이 영혼의 안방에 홍수처럼 풍성히 거할 때, 감사함은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신자는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마음에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온노마)으로 행하는 천상적 삶의 예배자들입니다. 땅의 탐욕을 찢어발기고 오직 주님의 평강과 말씀으로 지상의 일상을 완벽하게 지배하는 성화의 클라이맥스를 선포하며 3장의 장엄한 본론을 마칩니다.
[5줄 최종 요약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