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밤의 주인이 되어
그 허세가 반짝거린다
친구 하자고
손 내미는 어둠을 뒤로 한 채 고고하다
시샘하듯 서로 무리 지어 속삭인다
난
너의 사랑이고 싶다고
무한 밤의 서정에
숨죽이고 살아온 시간의 덫
저항의 운명 앞에 체념의 속삭임은
침묵의 기도가 된다
넌
나의 사랑이다
별은 시인에게 신이 준 선물이다. 윤동주의 별이고 윤슬 윤경숙 시인의 별이다. 같은 사물이라도 시인이 붙여준 이름이면 느낌이 달라진다. 똑같은 언어라도 시인이 부르면 숨 쉬는 생명력의 노래가 다가온다. 시인의 별에는“밤의 주인 되어” “허세가 반짝거린다”. 소월의 ‘진달래꽃’이 그러하듯 역설적 시의 건축이다. 그 허세의 별은 사랑의 균형점을 찾게 해준다. 너는 지구를 비추는 천상의 별이 되길 “기도“하고 있다. 시인이 말하는 “저항 앞에 이미 체념”의 사랑이라는 별이 내재한다. “저항의 운명 앞에” 하루가 힘들다 하여도 화자(話者)는 사랑의 기도를 올린다. 미워서 얼굴이 빨개지다가 막상 모습이 보이면 달려가고 싶으면 사랑이다. 오늘 저녁, 화자의 국그릇에는 별이 내려앉았다. 그 사랑의 별을 숟가락으로 건져 올릴 것이다.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
출처 : 시정일보(https://www.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