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모한 도보와 산행 이야기
구례가는 버스에 몸을 실고 가는 길, 저멀리 하늘에 구름이 두둥실, 하늘의 창은 푸른 기운을 내품고 있다. 다리 밑으로 흐르는 하천의 물결은 조용히 굽이치고 있다. 들판의 기름진 땅은 벼들이 익어가고 있다. 차창 밖으로 다양한 풍경을 관찰하며 자연의 품을 살폈다. 질주하던 차는 몆군데 경유하여 구례 공용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도보가 시작되었다. 구례 지리산 둘레길 안내 센터에서 남도 이순신길 인증대가 있는 곳에서 스탬프를 꺼내어 도장을 찍었다. 섬진강길을 계획하고 이곳에 왔다. 그런데 섬진강길과 이순신 길이 가까이에 있고, 또한 중복되는 곳도 몆군데 있다. 구례 중심지 공설운동장 부근에 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순신 길을 만날 수 있었다.
섬진강 길은 지리산 둘레길 안내 센터와 가까운 “ 서시천 파고라”에서 시작된다. 섬진강쪽 하류에 속한곳 같다. 그 길 따라 가다가 다리밑으로 가서 강뚝길을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나는 그만 그 길을 놓쳤다. 엉뚱하게 1킬로 정도 가다가 다시 되돌아 와서 강뚝길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직선으로 쭉 뻗은 강둑길이 내 눈 앞에 시원히 펼쳐졌다. 누구의 간섭도, 어떤 통제도 없이 자연스럽게 저 탁트인 길을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푸른 강줄기를 바라보며 섬진강 뚝 길을 차분히 걸어간다. 강물과 다리와 가로수길이 잘 어울린다. 강둑길에는 상사화가 붉은 빛을 뛰우면서 가는 길을 밝혀준다. 그 고운 모습에 취할것만 같다.
느근하게 걷다가도 시간의 일정이 있기에 재 빨리 걷기도 하며 뛰기도 하였다. 길을 쭉 가다가 노란꽃이 만발한 꽃 단지에 들어섰다.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를 알리는 조형물이 설치 되어 있었다. 꽃 단지를 배경으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환하게 무성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환한 등불이 되어주면 세상은 더욱 빛나게 되리라 본다.
꽃 단지 길을 넘어서서 당도한 길은 대나무 숲이다. 대나무의 기세가 늠름하게 비추어져 있다. 시원하고 생기있는 멋이 풍긴다. 대나무 숲에서 일하고 있는 중년의 사람들, 그 가운데 여성들도 있어서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 자리를 벗어나서 이젠 다리를 건너서 반환점을 돌아서 저 건너편으로 왔다. 큰 도로길로 오게 되었다. 2차선 도로길이다. 감색빛 낙옆이 구석진 곳에 수북이 쌓였다. 그 낙옆은 나의 발에 마찰을 줄여 주었다. 양탄자가 되어 준 것이다. 차각 소리내며 스탬프 찍는 지점을 향하도록 발을 받쳐 주었다. 그 기나긴 길을 따라 종착지 지점으로 들어선다. 이미 어두움은 깔리고 마지막 지점을 찾는라 다소 헤메었다. 그러다가 강변에 나들이 나온 부부가 있었는데 여자분께서 스탬프 있는 인증대를 가르쳐 주었다. 그 사람의 따뜻하고 친절한 도움으로 섬진강길을 마무리 할수 있었다. 여기 까지는 보통 도보를 걷는데 일상적인 활동이다.
이제 또 다른 목표를 향하여서 간다. 바로 지리산 종주다. 섬진강길 다 걸은후 20분 정도 걸어서 구례터미널로 갔다. 약간의 식품을 터미널 편의점에서 구입하고 밤8시 화엄사행 버스에 올랐다.화엄사에 8시20분경 도착하였다. 그리고 그 부근 식당에 들어가서 산채비빔밥을 먹었다. 함께 곁들인 된장국은 개운하고 시원하고 담백하였다. 두부맛은 일품이었다. 늦은 시간 저녁을 해결하니 원기가 돋았다. 그리고는 호텔안으로 들어가 쇼파에 좀 앉았다가 밤10시 소동한다고 하여서 호텔앞 벤치에 진을 쳤다. 호텔직원의 허락을 받고 그렇게 한 것이다. 그기 여직원이 주황색 담요한장을 건네 주었다. 그 친절한 마음에 향기가 퍼졌다. 그리고 땅바닥에 누워서 잠을 청하는데 고양이가 왔다 갔다 하여서 신경을 곤두세웠다. 좇아 보내어도 다른 곳으로 갔다가 몆번이나 내가 있는곳과 가까운 승용차 밑에서 나를 쳐다보는 것이다. 나에게 약을 올리는 것 같았다. 마음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데 방해를 하고, 휴식의 걸림돌이 된 것이다.
아묻든 밤 12시경이 되어서 화엄사 입구쪽으로 올라갔고 화엄사 옆 지리산 종주 입구쪽으로 갔다. 밤12시 20분 경이었다. 이제 중국산 렌튼을 들고 화엄사 돌짝길을 올라간다. 온통 적막강산이다. 노고단을 향하여 올라가는데 온 천지가 캄캄하다. 손전등 하나 잡은채 오른다. 괜시리 우려되는 것이 있다. 만약 손전등이 약해지거나 꺼지면 나는 낭패다. 그냥 산에서 휴대폰 불빛에 의지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시야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등산용 장비는 나의 안전과 건강과 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것이다. 다행히 날이 밝을 때 까지 렌튼은 길을 밝혀 주었다. 노고단 도착 시각이 새벽 5시 22분 이었다. 잠시 그곳에서 머물러 인증 스탬프를 찍고 계속 산길을 넘어갔다.
지리산 종주는 나의 상상을 훨씬 초월하였다. 지리산 종주할때에 넘어가는 산길은 산이라기 보다는 돌산이다. 산행이라기 보다는 유격훈련 보다도 더 혹독한 것 같다. (나는 유격을 받지 않았지만 텔레비 영상을 본적은 있다.) 이런 산행은 너무도 고된 일이었다. 얼마나 산이 거칠고 험한 곳인지 . 헉헉 거리며 발은 천근, 만근 달아 놓은 것 같다. 화엄사에서 중산리 탐방 안내소 종주 끝나는 곳까지 계속 딱딱하고 뾰족한 돌바위들로 깔려 있는 곳이 지리산 종주이다.
한번은 연하천 대피소에서 벽소령으로 가는 길에서 길을 놓쳐 버렸다. 나홀로 가는 길 무척 당황도 되고 아찔하였다. 내려가도 기슭이다. 50미터 쯤 내려간 것 같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옆에 길이 보였다. 그 길 따라서 줄곳 지나간다. 그렇게 가다가 암벽 오르막길 올라가는데 어떤 사람이 가고 있다. 나는 처음에 그 사람이 노고단 부근을 지나서 보았던 남자인줄 알고 인사 하였는데 알고보니 그 사람이 아니고 여성이었다. 함께 길을 나서게 되었다. 혼자 가다가 길을 잘못가면 낭패인데 하나님께서 나에게 사람을 붙여준 것 같다. 종주길에 남자들을 만나도 바로 지나간다. 자기들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이 여성은 걷는 속도도 나와 비슷하고 그리하여서 벽소령도 같이 오게 되었다.
벽소령에서 생수물을 채운다고 70미터 약수터 쪽으로 갔다. 벽소령 대피소 그기에 물을 채우는곳 있엇으면 좋았는데 그기에는 없고 아래쪽 70미터에 있으니 내려가고 올라오는 이일에도 체력의 소모를 많이 느꼈다. 이런 일을 격은후 그 사람과 함께 세석대피소도 함께 오게 되었다.이때가 오후 2시45분경 오후 3시 안에 세석을 떠나야 장터목까지 갈수 있는 것이다. 오후 2시 50분경 세석을 떠났다. 장터목까지 오는데 거의 주저 앉을 것 만 같다. 끈기와 억지, 오기로 여기까지 왔다. 이때가 오후 5시 30분경이었다. 지치고 지칠대로 지쳤다. 체력이 방진이 되고 소진이 컸다. 섬진강길 25킬로, 하고 왔으니 체력이 이미 많이 소진 되어 있었다. 체력의 손실이 컸던 탓에 장터목에서 30분정도 쉬었다.
오후6시경 장터목을 떠났다. 함께한 여성은 얼마전에 혼자서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등산한적이 있다고 하였다. 그 뚝심이 어디서 생겼는지 궁금하다. 그러니 중산리로 내려가는 길에 대하여서 잘 알고 걸리는 시간도 얼마인지 짐작하고 있었다. 만약 나혼자 내려왔으면 못내려 왔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 중산리 내려 오는 컴컴한 길에 여자는 머리에 전등을 켜고 나는 불빛이 약한 전등을 켜고 내려 갔다. 내려 가다가 우리 뒤에서 남자 두사람이 내려와서 같이 걷게 되었다. 나는 등산화 밑창이 좀 얕은 것이라 지리산 종주 내내 발바닥이 썩 편하지는 않았다.쓰렸다. 등산화는 굽이 튼튼한 것이 필요하다. 암벽, 바위를 지나도 아프지 않고 느근하게 원만하게 내려올수 있기 때문이다. 중산리 내려오는길은 깊은 내리막 바위길이고 울퉁불퉁하고 매우 험하다. 안내소 끝자락 올때까지 무수한 돌멩이와 바위돌로 깔려져 있다.
또 내려오는 길에 출렁다리를 여러번 건너야 했다. 쉬었다. 가기를 엄청 많이 반복하였다. 체력은 거의 바닥이 나 있었다. 겨우 이렇게 내려오는 도중 이 여자분의 가족이 지리산 산청 지구대에 실종신고를 하였다. 그래서 산청 지구대에서 여자에게 확인 전화가 온 것이다. 그 경찰차는 중산리 탐방 안내소 입구에 기다리고 있겠다는 것이다. 중산리 입구까지 내려오니 경찰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상황을 그 사람에게 물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탐방안내소 인증 스탬프를 찍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일단 그곳에서 도장을 찍고 지리산 종주를 끝내었다. 이때의 시간은 살피지 않았으나 대략 밤 10시 30분경 정도 본다. 그사람과 함께 나도 경찰차 신세를 지게 되었다. 나를 찜질방으로 데려 달라고 경찰에게 부탁을 하였다.
그곳 산청 찜질방으로 갔는데 영업을 안한다고 하였다. 할수 없이 경찰들은 나를 원지에 있는 모텔로 안내를 하였다. 나는 그곳에서 숙박을 하고 그 여자는 산청에서 이미 다른 경찰차로 자기 친척이 있는 진주인가 어딘지 잘 모르나 이미 그 친척집으로 갔다.
나는 이번 지리산 종주 산행은 무모하고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신발도 나이키 여분이 있으면서 연하천 넘어서인가 신발 앞창이 조금 떨어져 있었는데, 그리고 발바닥이 불편을 느끼면서도 그 떨어진 신발 그대로 신고 왔다든지 감각이 좀 둔하여진 것 같다. 중국산 렌튼이 언제 꺼질지 모르는 두려움이 드는 생각도 있엇다. 여기 오기전 아는 사람한테 중국산은 사지 말라는 조언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미련하게 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렌튼을 가지고 온 것이다. 실제 이 렌튼은 시간이 어는 정도 지난후 빛의 크기가 현격하게 줄어들고 빛의 밝기도 조금씩 흐려진 것이다.또한 점심, 저녁도 빵하나, 건빵, 생수, 사탕 으로 때운 것이다. 영양 보충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문제 투성이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어리석고 무모한 지리산 종주였다. 앞으로 이러한 산행은 절대 하지 말기를 바란다. 도보이든, 산행이든 한가지만 선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리산 종주 이날 22시간 걸렸다. 섬진강길과 지리산 종주 합치니 약 30시간 소요되었고 거리를 환산하니 섬진강길 25킬로,지리산 37킬로 62킬로 였다. 모텔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 수요일 집으로 오는길이다.처음 집을 나설때가 월요일 새벽 이었으니 삼일만에 집으로 오는 것이다. 수요일 오후 부산 강서구청 지하철 역에 내렸다. 돌아갈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에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두 다리를 쭉 뻗고 잠을 잘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2020. 9. 28 평화통일
첫댓글 대단한 평화통일님^^
글 재밋게 잘 읽엇습니다
나도 가고싶은데 읽고보니 마음만 가야겟습니다
수고하셧습니다~~^^
노니 대장님 쉬엄, 쉬엄 하면서 가면, 괜찮겠지요, 그런데 코로나로 인하여 산장에서 잘수 없습니다. 그래도 산행하고 싶으면, 혼자 가지 말고, 길벗과 같이 가기를 바랍니다. 지리산 운무가 펼친 광경은 보기는 좋습니다. 그렇지만, 지리산 산행길은 험한 돌밭길임을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대피소마다 출입제한 시간도 잘 지켜야 통과할수 있습니다.~~
늘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글 엄청 좋습니다
글들을 자연스럽게 표현 하시는 것은
저 생각은
상상력이 엄청 풍부하셔여
감상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되세요!!!
띨방님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너무 과분의 말씀을 주셔서
많이 수구려 집니다. 그냥 저 나름대로 노력하고, 꾸준히 글을 쓰는 연습을 어떻게 할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지내기도 합니다.
감상과 절박한 마음이 있으면
글쓰기에 한걸음씩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넉넉한삶을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이렇게 갈수있는 용기가
대단 합니다
저도 도전 해보고 싶은데
쉬운건 아니겠어요
좋은글에 머물어 봅니다
수고 하셨어요~
다정이 대장님 힘을 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장님은 산행 경험이 많으시고 저력이 있으시고 하셔서 지리산 종주 충분히 가능 하리라 봅니다. 좋은 사람들과 팀을 이루어 가신다면 새로운 경험을 할것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풍성한 삶을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지리산기행문을 정말 실감나게 잘 읽었습니다. ^^
그리고 무사히 귀환하심을 축하드립니다. 인간의 한계점에 도전하신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민승님 격려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낮은 자리에 서서 새롭게 마음을
추스리며 새로운 도전을 향하여 산행의 발걸음을 내딛겠습니다.
힘을 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은혜로운 삶을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섬진강 둘레길만 걷는 줄 알았더니
무려 22시간 지리산종주를 하셨군요.
저도 지리산둘레길은 거의 돌았습니다만
화엄사 일박이 가장 부럽습니다.
그곳에서 하룻밤 자고
새벽을 맞고싶은 꿈이 있거든요.
긴 글 쓰려면 엄청난 집중을 요할 텐데
잘 쓰셨습니다.~~
서정선생님 감사합니다.
섬진강 둘레길 걷고 조금 휴식을 취한후에 연속적으로 지리산 종주를
하였는데 체력적으로 많은 소진과 부담이 컸습니다. 그럼에도 다행히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할수 있었습니다. 부족하였던것 추스리고 새롭게 정립하여서 계속 새로운 도전을 나설려고 합니다. 구례의 길, 2개구간도( 지리산 둘레길, 밤재에서 석주관까지, 이순신길, 산수유 시목지에서 석주관까지 )기회를 봐서 도보를 할려고 합니다. 기도해 주십시요
산책길에서 인생의 푸르고 소중한것 담아 봅시다.^^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지나온 산길 발자취를 너무나 세심하게 기억하며 정감 있게 기록을 하셨네여~
힘든 산길일수록 무작정 걷기 쉬운데
많은 생각을 하며 다니신단 느낌이 드네요. 잘 읽었습니다~^^
대산님의 자상한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힘들고 가파른 종주 길이지만 추억도 새롯이 피어 납니다.
함께 채색빛 물들은 길을 가면서
우아한 정원을 만들어 봅시다.
감사합니다.^^~~
지리산 종주37키로에
섬진강길 25키로 62키로무박이일 30여시간
하고 느낀점 감명있게 보았읍니다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구례의 길 3개 구간 가운데 한구간 마쳤습니다. 나머지 2개 구간도 기회를 봐서 도보할 계획입니다. 지리산 종주는 순례자의 마음 처럼, 길쭉하게 뻗은 능선을 가슴에 물들이며 갈 때에 큰 힘을 얻으리라 생각됩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