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모두 신들이고, '가장 높으신 분'의 아들들이지만,
너희도 사람처럼 죽을 것이고, 여느 군주처럼 쓰러질 것이다."
[시편 82:6,7]
시편 82편의 말씀을 제대로 묵상하려면 먼저 1절에 언급된 '신들'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먼저 개역성경은
'신들의 모임 가운데 서시며'라고 해석하여, 하나님을 복수의 신들 중 하나인 것처럼 묘사한다.
새번역 성경은
'신들을 모아들이셔서'라고 해석하여, 하나님 아닌 다른 신들이 있는 것처럼 묘사한다.
오경웅은 시편사색에서는
'신들을 심판하시며'라고 해석하여, 하나님을 다른 신들보다 우위에 있는 신처럼 묘사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가 적합하다고 본다.
'재판관들을 불러들여'라고 해석하여, '신'이 아닌 인간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사실 6절의 말씀을 보면 1절의 '신들'이 누구인지 분명해 진다.
"너희는 모두 신들이고, '가장 높으신 분'의 아들들이지만(새번역)",
"내가 말하기를 너희는 신들이며 다 지존자의 아들들이라 하였으나(개역)",
"나 너희들 신이라 불렀으며 지존자의 아들이라 칭하였으나(시편사색)",
"지극히 높은 나 하나님이 너희 재판관 하나하나를 나의 대리자로 임명했다(메시지)."
그러니까,
그들은 '신'이 아니라, 인간이며,
하나님의 말씀과 인간이 지켜야할 근본적인 도리에 따라 옳고그름을 판단하는 재판관(법관)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인간은 모두 신과 같은 존재이며,
하나님의 대리자요,
지존자의 아들이요,
가장 높으신 분의 아들이므로 가난하다고 해서 공정하지 못한 판결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권력을 가진 자들과 짝한 재판관들은 공정한 재판을 하지 않는다.
마치 그들이 신이라도 된것처럼 행세하면서,
비틀어진 재판으로 인해 고난당하는 이들이 바로 지존자의 아들들이요, 신이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이다.
시편의 시인은 이런 이들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한다.
김영봉 목사는 <시편의 사람>에서 이 부분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해석한다.
"1절에서 언급된 '신들'은 스스로를 신으로 여기고 있던 왕과 고관들을 가리킵니다(p.286)"라고 한다.
스스로 신처럼 군림하며 권력을 오용하는 통치자들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이 해석도 나름 유효하지만,
필자는,
왕이나 고관이나 가난한 자나 고아나 곤란한 자나 빈궁한 자나 궁핍한 자나
모두 '신들'이며 '하나님의 대리자, 아들'인데 권력을 쥔 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말씀과 인간이 지켜야할 근본도리를 벗어나 약한 이들 안에 있는 신성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하여 그들은 스스로 '신(우상)'이 되는 것이다.
우상은 눈에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하여,
스스로 권력을 쥔 자들은 스스로 우상이 되고,
약한 자들은 자신이 '신(지존자의 아들, 하나님의 대리자)'임을 망각하고,
눈에 보이는 우상(권력)을 섬기는 것이다.
이것은 오늘 날에도 반복되는 비극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