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의 모든 추악함을 보여주는 민낯입니다. 돈 안 들이고 새 집을 갖고자 하는 주택 소유자들의 욕심과, 이를 악용한 주택건설업자들의 이윤추구와, 서둘러 부족한 주택을 공급하려는 정부의 이해가 맞물린 복마전이 바로 재건축입니다. 재건축엔 의례 비리가 난무합니다. 조합결성과 그와 대립하는 비대위 구성, 양자 간의 지리한 소송전, 조합장 및 간부들을 구워삶아 최대한의 이윤을 뽑아내려는 시공사의 탐욕스런 술수, 시공사의 감언시설과 뇌물에 넘어가 조합원들의 이익을 내팽개친 채 건설사 앞잡이 역할을 하는 조합장 및 간부들. 신속한 사업추진을 원하는 시공사(시공사에게는 시간이 곧 돈입니다!)와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공무원 간의 검은 거래 등등. 우리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모습입니다. 이런 고로 "재건축은 빨라야 10년"이라는 말이 업계의 정설입니다. 국민주택 재건축은 그러지 않길 바랬는데... 국민주택은 개인적으로 인연이 깊습니다! 우리 가족이 서울에서의 셋방생활 5년 만에 갖게 된 우리집 입니다. 동두천 국민주택 입주가 시작된 것이 1982년 말~83년 초입니다. 저는 83년 4,5월쯤 입주해 2000년 초반까지 살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동두천 최초의 대규모 연립주택이라는 명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100여 가구 중 10여 가구만 살고 있는 흉물로 남아 있습니다. 전철을 타기 위해 종종 단지를 가로질러 갑니다.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허물어져 사라지기 전에 집 안 구조를 사진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아직까지 입주 당시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집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마루로 된 거실바닥, 얇은 흰색 알미늄 새시창틀, 나무로 짜여진 미닫이 문, 쓰레기를 뒷배란다에서 1층으로 그냥 쏟아 버리는 쓰레기 투입구 흔적(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지만 당시엔 너무도 편리한 획기적인 시스템이었습니다) 등등. 그런 집이 있다면 40년전 대한민국 연립주택의 실상을 보여주는 소중한 현장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암튼, 국민주택 재건축 문제가 잘 풀리길 바랍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미 물건너 갔지만) 개인적으로는 리모델링을 더 원합니다. 여유로은 넓은 공간에 예쁘장하게 단장한 나즈막한 5층 주택이 들어서 있는 연립주택 단지를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