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466
천자문083
동봉
0309잡을 섭攝Hold
0310직무 직職Occupation
0311좇을 종從Follow
0312정사 정政Politics
(배움이 넉넉한 뒤 벼슬길에 오르고)
직무를 잡아 정사를 좇을 일이다
0309잡을 섭攝/摄/摄
잡을 섭攝
귀의 구조를 살펴 보면
첫째 바깥귀外耳
둘째 가운데귀中耳
셋째 속귀內耳/蝸牛로 되어 있습니다
'잡을 섭攝'자는 새김 '잡다'에서 보듯
'귀 이耳'자가 중심이 아니고
재방변扌에 목적이 들어 있습니다
3개의 '귀 이耳'자를 쓴 '섭聶'자는
남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뜻에서
비유로 가져온 글자일 뿐입니다
그러나 비유는 중요합니다
비유가 곧 목적어는 될 수 없지만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니까요
3개의 귀 이耳자가 함께 있음은
바깥귀 가운데귀 속귀를 모두 동원하여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시민들의 아주 작은 소리에서부터
국민들의 매우 큰 소리에 이르기까지
흘리지 말고 들으라는 것입니다
정치인에게는 3개의 귀攝가 필요합니다
왼쪽 귀로는 진보의 소리를 듣고
오른쪽 귀로는 보수의 소리를 듣습니다
왼쪽 귀로는 젊은이의 소리를 듣고
오른쪽 귀로는 어르신들의 소리를 듣습니다
왼쪽 귀로는 노동자의 소리를 듣고
오른쪽 귀로는 사용자의 소리를 듣습니다
왼쪽 귀로는 을乙의 소리를 듣고
오른쪽 귀로는 갑甲의 소리를 듣습니다
청신경聽神經은 이들을 받아들여
불편부당不偏不黨하게 처리하는 것입니다
정치인은 그렇다 치고, 그럼 수행자는요
수행자도 세 개의 귀攝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부처님 가르침에 기울일 귀요
둘째는 중생들 소리에 기울일 귀며
첫째는 진여의 세계에 기울일 귀요
둘째는 생멸의 세계에 기울일 귀입니다
첫째는 앞서가는 이들에게 기울일 귀요
둘째는 따라오는 이들에게 기울일 귀입니다
첫째는 내면의 세계에 기울일 귀요
둘째는 바깥 세상에 기울일 귀며
첫째는 남의 얘기에 기울일 귀요
둘째는 자기 소리에 기울일 귀며
첫째는 있는 소리에 기울일 귀요
둘째는 없는 소리에 기울일 귀입니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귀가 있으니
이들을 통합해서 듣는 마음의 귀입니다
귀의 1차적 기능은 '소리 들음'입니다
음파를 움직여 들리는 소리를 통해
정보를 함께 나누어 지니고
나아가 전달하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음파를 통해 소리를 듣게 될 때
우선 첫째 귓바퀴가 소리를 모읍니다
둘째 모인 소리는 외이도外耳道를 거쳐
고막鼓膜Tympanum에 전달되지요
고막은 소리를 받아들여
청소골聽小骨로 보내고
청소골은 고막에 울린 음파의 진동을
다시 달팽이관Cochlea으로 보냅니다
달팽이관 어디라고요?
듣는 세포 곧 청세포聽細胞입니다
청세포에 전해진 소리는 다시
듣는 신경, 곧 청신경聽神經에 의해
대뇌에 전달됨으로써 소리를 듣게 됩니다
이상이 귀의 듣는 기능感覺이라면
귀의 기능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습니다
몸의 평형을 유지해 주는 기능
이른바 평형平衡Equilibrium감각입니다
평형감각은 반고리관半規管과
안뜰 기관前庭器管이 맡고 있습니다
반고리관은 회전운동을 느끼고
안뜰 기관은 위치와 자세를 느낍니다
여기에는 중력이 작용하지요
잡을 섭攝자는 '잡을 섭' 외에
'다스릴 섭'
'편안할 엽/녑攝'
'깃 꾸미개 삽攝'으로 새기기도 합니다
0310직무 직職/职
'잡을 섭攝'자에도 '귀 이耳'자가 있는데
'직무 직職'자도 '귀 이耳'자가 들어있습니다
직장을 구할 때 치러야 하는 게
필기와 실기 그리고 면접面接이지요
면접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분야가
얼마나 답을 잘하느냐도 있지만
실제로는 면접관의 질문에 대해
얼마나 성실하게 듣느냐로 가부가 정해진다 합니다
직업의 '직職'은 기록한다는 뜻입니다
직장인에게 있어서
첫째 성실성은 잘 듣기耳이고
둘째 성실성은 잘 말하기音며
셋째 성실성은 잘 드러내기戈입니다
이들 듣기 말하기 드러내기로
직업의 직職자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듣기耳와 말하기音를
대표로 들고는 있습니다만
눈目과 코鼻를 합하여
이목구비라 일컫고 있습니다
한문의 '이목구비耳目口自' 네 글자가
서로 조금씩 닮은 거 같지 않습니까
이목구비의 비鼻를 자自로 잘못 썼다고요?
스스로 자自자와 코 비鼻자는 같은 자입니다
본디 코 비鼻자는 '자自'자였는데
나중에 비鼻와 자自로 갈라 선 것입니다
'이목구비'의 한문 모양새가 닮은 것은
이들 귀와 눈, 입과 코의 기능이
서로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입을 벌려 하품을 하다보면
눈에서 눈물이 찔끔 나오기도 하고
코를 좀 세게 풀다 보면
느닷없이 귀가 먹먹해지기도 합니다
비행기가 높이 날다가 착륙을 준비할 때
기압 차이로 오는 문제지만
귀가 먹먹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때 침을 삼키면
귀가 뻥 뚫리는 경우도 더러 있지요
물론 숨은 코로 쉬는 게 일반적이지만
더러는 입으로 쉬기도 합니다
귀와 콧구멍이 연결되어 있는 것은
유스타키오管Eustachian tube으로도
확인이 가능한 일입니다
아무튼 나는 한자를 만들어 낸
옛날 사람들의 삶의 지혜와
오늘날처럼 발달한 첨단과학은 아니더라도
한자 속에 깃들어 있는 사상과 문화
의학 생물학 생활과학 등을 살피노라면
나름대로 장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직職자를 놓고 보면
잘 듣고 잘 말하고 잘 드러냄이라 했는데
드러낸다는 것은 자기 개인이 아니라
자기로 인하여 몸 담고 있는 직장이
아름다운 그 이름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창 과戈자는 무기의 창일 수 있으나
직職자에 들어있는 창戈은
깃발이 펄럭이는 찰간刹竿과 같은 것입니다
동아프리카 탄자니아Tanzania에는
시골이나 도시나 할 것 없이
찰간대가 많이 세워져 있습니다
높이 선 대나무 장대 끝에
녹색 페넌트Pennant가 펄럭이면
정당政黨의 표시일 수도 있지만
점집이거나 무당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 직職자의 뜻입니다
깃발 치識
기 치幟
기치 치織
말뚝 직樴
직분 직軄 등이 있지만
'거둘 직戠'자가 들어간 글자들은
드러나기, 광고하기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자신으로 인해 그 부서가 빛이 나고
그 회사가 이름을 드날리고
그 공장이 유명해지고
그 가게가 더욱 번창해진다면
그는 직분職에 충실했다고 할 것입니다
0311좇을 종從/从
좇을 종從자에는 6명의 사람이 있습니다
두인변彳이 2사람이고
좇을 종从이 2사람이며
서 있는 사람卜 1사람과
맨 아래 달리는 사람人이 1사람이지요
번체자 종從이 번거롭다 하여
중국어에서는 간체자 종从을 만들었는데
이는 좇을 종從자 머리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러나 이 좇을 종從자에서
두인변彳과 좇을 종从을 뺀 나머지를
서 있는 사람卜과
달리는 사람人으로 보지 않고
2글자를 합해 그칠 지止자로 보기도 합니다
이는 사람이 지나가고 난 뒤에
남는 발자국을 본뜬 것으로 풀이합니다
어떻습니까
발자국이 걸어가고 있습니까
발자국은 계속되는 진행형이 아닙니다
진행형은 걸어가는 사람이고
발자국은 걸어간 사람이 남긴 완료형입니다
따라서 움직임動과 멈춤靜이 함께 하고
걸어감行과 쉼止이 함께 하는 글자가
바로 좇을 종從자에 들어있습니다
좇는 사람, 따르는 사람从에게
본디 방향은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종从은 사람 인人자 두 글자가
죄우로 평행을 이루기 때문에
어느 쪽 사람이 이끌고
어느 쪽 사람이 따라가더라도 무방하니까요
나중에 나온 글자가 견줄 비比자인데
이는 좇음 또는 따름에 대한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른쪽으로 향해 감을 비比라 하고
왼쪽으로 향해 감을 종从이라 합니다
0312정사 정政
정치에 개인적 자유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특히 정당정치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정당에 몸을 담고 있는데
그 정당의 방향이 나와 다르다 하여
반기反旗 들고 나오는 것은 분명 배신입니다
정치政는 공명정대正를 중심으로
단체를 이끌어가고
회사를 경영하고
지역을 이끌고
나라를 다스리는데 제도攵가 필요하지요
정사 정政자에는 정正만 있는 게 아니라
시스템 곧 제도攵가 있기 때문에
중구난방衆口難防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튀는 것을 좋아합니다
전체가 걸어가는 길에 반기를 들면
똑똑하다 하고 박수를 줄 지 모르지만
정당정치에서는 그게 허용이 되지 않습니다
자! 어떻습니까?
오른쪽比으로 좇을까요
왼쪽从으로 따를까요
장래가 없고 희망 없는 당에 목숨을 걸까요
키워준 당을 배신하고 무소속으로 갈까요
그건 다 정치인들 얘기일 뿐
우리 서민들과는 전혀 무관하다고요
귀의 또다른 기능에서 보듯이
국민의 소리를 듣기만 하는 게 대수가 아니라
평형을 이루고 조화를 이끌어내는
아름다운 정치가 이루어졌으면 싶습니다
어제는 삼짇날이었습니다
강남江南 갔던 제비가 돌아왔습니다
강남이 서울의 강남이라면
한강 이남지역이라는 얘기인데
그래도 그렇지 우리나라 속담인데
설마 양쯔 강揚子江 이남은 아니겠지요?
04/10/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