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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서울대 수시 합격자들의 후기
(출처 : 2020 서울대학교 학생부종합 전형 안내)
여기 소개된 후기는 2020 서울대학교 학생부종합 전형 안내에 나온 여섯 명의 학생들의 글입니다. 찬찬히 읽어보면 서울대 수시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알 수 있고요, 또 서울대 입시에 대한 오해가 많이 해소됩니다. (학부모님은) 내 아이나 (학생은) 스스로에게 도움될 것을 찾고 발전하기 바랍니다.
1. 서울대 입시 또는 서울대 학생에 대하여 막연하게 가졌던 환상들.
2.독서를 하는 이유
3. 내신 성적이 떨어져도
4. 지적 호기심과 심화 학습
5. 어떤 과목을 선택하여 어떻게 공부하는지 등등...
1. 인문대학 국사학과 B○○
서울대학교 입학전형에 대해 가졌던 가장 큰 오해는 서울대학교가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만을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모든 내신이 1등급이고, 학급 반장이나 학생회 임원 혹은 동아리 부장을 수시로 맡은 사람, 입학 전부터 지원학과와 진로가 정해져 있고, 모든 교내 대회에 우수한 성적으로 수상한 사람, 저는 이런 사람만이 서울대학교에 입학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역사를 좋아해서 관련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1학년 때부터 구체적으로 목표 대학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대학은 성적이 점차 오르는 학생을 좋아하지만, 서울대학교는 처음부터 성적이 최상위권인 학생을 원한다.’는 주변 이야기에 원서를 제출하고 나서도 불합격할까봐 마음을 졸였던 기억이 납니다.
서울대학교는 고등학교 기간 동안 대학교 수준의 책을 많이 읽어야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는 1년에 책을 수십 권 읽어서 서울대학교 수시모집에 합격했다더라.’는 식의 소문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한때는 학술지나 두꺼운 책들만 골라 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책들만 읽다보니 공부할 시간은 부족했고, 기억에 남는 내용도 별로 없었습니다. 무조건 어려운 책을 많이 읽기보다는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내용을 정리해보고 그 내용을 토대로 수업 시간에 발표하거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식으로 독서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은 서울대학교 수시모집 면접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 면접은 말 잘하는 사람만이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서울대학교에 지원할 정도의 학생들이면 다들 아는 것도 많고, 말도 막힘없이 해서 저처럼 긴장하면 말이 빨라지는 사람들은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면접은 단순히 말하는 능력만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면접 문제를 풀어나가는 학생의 역량을 전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한 모습을 보이거나, 말을 더듬는다고 해서 평가에 큰 지장을 받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기간 중 교내 자율동아리는 제게 가장 의미 있었던 활동입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일제강점기 때 우리 지역이 얼마나 번창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습니다. 그 당시 왜 우리 지역이 발전할 수 있었는가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제강점기 우리 지역의 가치와 변화 모습’이라는 주제로 자율동아리에서 탐구활동을 했습니다. 이 활동을 하며 우리 지역의 발전사를 확인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역사를 공부 할 때 사회, 지리, 언어 등 다양한 학문에 대한 배경 지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공부할 때 흥미가 없는 과목도 가급적 희망하는 전공과 연결하여 공부하고자 했습니다. 일례로 과학 시간에 과학혁명의 성과에 대해 발표해보았고, 세계지리 시간에는 「도시는 기억이다」라는 책의 내용을 토대로 도시의 형성과 발전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하여 보고서를 작성해보기도 하였습니다. 별로 관심이 없었던 과목과 희망 전공 사이에 접점을 찾으면서 한 과목이라도 소홀히 공부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이는 내신 성적 향상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면접 준비를 위해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2박 3일 면접 준비 프로그램에 참가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면접에서 어떻게 말해야하는지, 어떤 식으로 문제를 풀어야하는지를 알 수 있었고 면접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면접에서 제시문을 이해하거나, 문제를 풀어나가는 능력 등은 고등학교 생활 내내 공부해 온 방식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면접 준비 과정에서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을 다시 한 번 읽어 보았는데, 특히 책에 소개된 다양한 사례나 통계 자료에 주목하여 실제 면접에서 해당 내용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인문대학 면접에 출제되었거나, 앞으로 나올 만한 주제들을 사회 과목에서 골라 복습했습니다. 작년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남녀차별’ 등의 주제들은 생활과 윤리 교과서와 개념서를 통해 내용을 확인하였는데, 폭넓은 지식을 공부하고자 한다면 사회 교과서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제시문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이기는 하나 예전에는 제시문에 어려운 어휘도 많고 직접적으로 주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최근에는 쉽게 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글들이 출제되는 것 같습니다. 면접 연습을 할 때는 분류, 분석, 예시 같이 국어 시간에 배운 말하기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제시문 기반 면접에서는 문제를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풀이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위와 같은 말하기 방법을 활용하여 설득적으로 말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제 대학에 와서 느낀 점들을 몇 가지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우선 대학에 오니 정말 글을 많이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거의 모든 수업에서 한 번 이상 서평, 보고서 등의 글쓰기 과제가 제시될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고등학교에서 공부에만 몰두하여 글쓰기를 소홀히 하면 대학 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글쓰기라는 것이 글 쓰는 방법만 배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글을 많이 써보고, 퇴고도 해봐야 실력이 향상되므로 고등학교 때부터 글을 쓸 기회가 있다면 최대한 많이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 중에는 동아리 활동 등을 전혀 하지 않고 오직 수능 공부에만 집중하려는 친구들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고등학교 때는 아무래도 공부가 중심이고, 과학 실험, 역사 보고서 작성 등과 같은 탐구활동은 부차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그동안 별로 중요치 않게 생각했던 실험, 보고서 작성 등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므로 적어도 고등학교 1, 2학년 때는 본인의 진로와 관련하여 탐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 경영대학, K○○
저는 서울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면서 자기소개서의 4번 문항, 즉 독서 기록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많이 궁금했습니다. 자기소개서에 독서 기록을 요구하는 대학은 흔치 않았기 때문에 책 3권을 1,500자 분량에 녹여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단순히 책 내용 요약이 아닌, 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준 영향을 써야하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작성해야 좋을지 감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이 점은 수험생 여러분들 또한 서울대학교의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면서 한 번쯤 고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 번의 자기소개서 작성과 수정을 거치면서 제가 관심 있는 분야를 알아보기 위해 노력했던 내용을 독서 기록과 함께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고 관련 내용으로 해당 부분을 작성했습니다.
다음으로 면접이 궁금했습니다. 저는 수시 일반전형에 지원했기 때문에 학과별로 정해진 문제를 푸는 면접을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주어진 시간 안에 정해진 답을 빠르게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문제 풀이를 중심으로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면접은 결국 대화이기 때문에 실제 타인을 앞에 두고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해주셨고 학교에서 주관하는 여러 모의 면접을 통해 면접 경험을 쌓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면접 상황 자체에 익숙해졌고 집에서 혼자 연습한 결과 자신 있게 면접을 통과한 것 같습니다. 실제 면접장에서 깨달은 것은 단순 문제 풀이만으로는 서울대학교 면접을 잘 준비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의 답을 말하는 것보다 풀이 과정과 자신의 견해를 상대방에게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대학교 면접은 정답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보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논리적이고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고등학교 기간 동안 저에게 의미 있었던 활동 중 하나는 ‘인문사회 과제연구’였습니다. 자신이 연구해보고자 하는 주제를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팀원들과 약 8개월 동안 탐구활동을 하였는데 수업에서 배운 지식들을 확장하고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경영이라는 진로와 관련하여 ‘청소년의 의류 구매 결정 요인과 그 마케팅 활용 방안’이라는 주제로 탐구하였고, 이 과정에서 경제 과목을 배우며 알게 된 여러 소비 형태들이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보고서 작성을 위해 여러 서적들을 찾아보며 경영에 대한 흥미가 더욱 커졌고, 진로를 뚜렷이 설정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수업과 달리, 관심 분야를 깊이 학습했기 때문에 아직도 제 기억에 많이 남아있는 활동입니다.
멘토ㆍ멘티 동아리도 제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준 활동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성적이 나쁘지 않은 학생이었기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공부와 관련하여 여러 질문을 받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친구들끼리 멘토ㆍ멘티 활동을 하면 반 전체의 학업 분위기가 좋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였고, 2학년 때 직접 동아리를 조직하게 되었습니다. 멘토ㆍ멘티가 되고 싶은 친구들의 지원을 받아 멘토 1명 당 멘티 2명을 배정하여 함께 공부했고, 일주일 단위로 진행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이 활동은 제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친구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자기주도학습 시간이 늘어났고 똑같은 문제라도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친구들의 경우 주로 개념적인 내용들을 많이 물어보았는데 이러한 질문에 답변하고, 공부하면서 과목별 기초 개념들을 완벽히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특별한 ‘공부 비결’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이해와 반복을 통한 개념의 확립’을 항상 추구하였다는 점입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공부와 암기를 거의 동일 선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공부해야 하는 양이 많았기 때문에 ‘무조건 빨리 외우자.’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기초 문제는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었지만, 심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자주 오답이 발생했습니다. 게다가 단순히 글자만 외우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부한 개념과 내용들을 모두 이해하고, 이를 하나의 흐름으로 머릿속에 그리는 습관을 가지고자 했습니다. 이해를 바탕으로 암기를 진행하니 단순 암기보다 공부 속도가 훨씬 빨랐고 기억에도 오래 남았습니다. 이 방법은 특히 각 단원 간의 연계성이 큰 사회 과목에서 효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해’만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반복’입니다. 아무리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상당 부분을 잊어버리기 마련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같은 내용을 학습하고 또 암기하였습니다. 꾸준한 반복학습을 통해 세부적인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빨리 외워야 한다는 불안감 없이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말한 이것들이 공부 방법의 전부는 아닙니다.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며 자신이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노력 또한 필요합니다. 다양하고 많은 학습 방법들 가운데 제가 ‘이해와 반복’을 강조하는 것은 이 과정이 공부의 기본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에 충실해야 그 다음의 공부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저는 대학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았고, 경영학이라는 제 전공에 대해 자세히 소개할 정도로 심도 있게 공부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경영학을 희망하시는 분들만이 아닌, 대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든 고등학생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내가 정말로 원하는 분야를 꾸준히 그리고 깊이 준비하자.’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내가 원하는 학과를 찾지 못하여 그저 점수에 맞춰 별 생각 없이 대학에 지원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대학에만 합격하면 된다는 생각에 이런 결정을 하는 것이겠지만 저는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어린 학생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진로나 학과를 설정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고 이는 한편으로 당연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가?’와 같이 진로와 관련하여 큰 틀을 생각하고, 고등학교 시간 동안 그 큰 틀을 나만의 이야기로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비록 처음엔 매우 기본적이고 평범한 목표일 수 있지만 그것을 위해 노력한 나의 모습이 있다면 분명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이야기’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한 동아리 활동에서부터 전교생 규모의 활동까지 어떠한 노력이든 좋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은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후회 없는 고등학교 생활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3.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 우주항공공학전공, Y○○
서울대학교 학생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고등학생 때까지 공부만 한 외골수의 모습이나, 어렸을 때부터 손쉽게 미적분을 다루는 천재들의 모습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런 생각을 했었고 실제로 그런 학생들이 모인 곳이 서울대학교입니다. 그래서 저는 서울대학교가 아무리 내신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결국 거의 내신 성적으로만 학생들을 뽑지 않겠냐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내신 성적이 한 번 엎어지면 서울대학교 입학은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곤 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렇지는 않은가 봅니다. 저는 2학년 2학기의 내신 성적이 크게 하락한 적도 있었고 같은 학과 학생들에 비해서 내신이 낮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보면 말이죠. 물론 그렇지만 성적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절대하고 싶지 않습니다. 성적은 학생이 학교생활에 성실하게 임했는지 보여주는 척도이며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본적인 학업능력을 갖추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과거 기록이니까요. 그리고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가고 싶은 대학교에 합격하느냐, 아니냐는 내신 성적으로 판가름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내신 성적이 조금 낮다고 해서 진로에 대해 많이 고민해보고, 다양한 탐구활동을 통해 생각의 힘을 길러온 학생들을 쉽게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 그것이 서울대학교가 수시에서 학생들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만 선발하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저는 2학년 2학기 때 내신 성적이 하락한 경험이 있습니다. 주요 과목에서 높은 등급을 놓쳤었고 어떤 과목은 그보다 더 낮은 등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무 이유 없이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제 꿈인 우주항공공학자가 되기 위해서 물리 공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간 공동협력교육과정을 통해서 고급물리 수업을 수강하였고, 다른 방식으로 수학을 공부해보고자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수리논술도 배웠습니다. 두 수업에서는 별도의 중간, 기말고사가 있었는데 이로 인해 학습양이 크게 늘어났고 이것이 당시 제 성적이 유난히 떨어졌던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3학년 1학기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하락했었던 과목들의 성적을 모두 회복하였고 제가 성장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는 내신 성적만 보고 학생을 선발한다고 제가 오해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 성적이 한 번 하락했다고 해서 단순히 서울대학교에 적합하지 않은 학생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성적이 하락했던 원인이나 그 이후 학생이 보여준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신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서울대학교에 지원할 때 전혀 관심 없는 학과임에도 단순히 성적에 맞춰 지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소신 있게 지원하는 것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저는 지방 일반고 출신으로 고등학교에서 물리Ⅱ를 듣고 싶었지만 수강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었기에 학교에서 물리Ⅱ를 공부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 진로를 위해서는 물리 공부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고 학교 간 공동협력교육과정의 일환으로 개설된 고급물리 수업을 수강하였습니다. 정규 수업시간이 끝난 뒤 다른 학생들이 내신 공부할 때 저는 해당 과목을 들으며 물리를 공부했습니다. 이로 인해 내신 성적이 하락하기도 했지만 당시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 저는 물리에 큰 흥미를 느꼈고 앞으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공부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물리를 공부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학습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대해 체념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공부한다면 충분히 자신의 능력을 길러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중학생까지 열심히 공부한 편이 아닙니다. 특목고 입학은 준비하지도 않았고, 단지 나중에 로켓에 대해 연구하고 싶다 정도만 생각했습니다.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지만, 이 두 과목을 제외하고 다른 과목에서 딱히 공부를 해야 할 이유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첫 중간고사에서도 그리 높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죠. 하지만 1학년 2학기부터 성적이 점점 좋아졌는데 지금부터 그 방법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자!
기계가 움직이는 데에는 동력이 필요하듯이 왜 공부해야하는지를 알아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생각 없이도 공부를 잘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이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원하는 대학교를 입학했다 하더라도 오히려 그때부터 새로운 문제가 시작될 것입니다. 공부해야하는 이유가 확고한 진로 때문에 혹은 단순히 후회하기 싫어서여도 좋습니다. 스스로 공부해야하는 이유를 찾고 공부하시기를 바랍니다.
무언가를 할 때는 확실하게 하자!
항상 공부를 잘 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하자.’ 저도 지겹게 들은 말이지만 정말 이보다 더 맞는 말은 없는 것 같습니다. 공부할 땐 공부에만 집중하고 놀 땐 공부 생각하지 말고 놀아야 훨씬 효율적입니다.
수업을 열심히 들어야 한다!
수시에서 가장 중요한 내신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께서 직접 문제를 출제합니다. 시험에 나오는 내용은 선생님이 수업에서 가르쳐주신 것이고 시험에서 비중있게 다뤄지는 문제는 선생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수업 중에 다른 공부를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대부분 수업에도, 공부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수업 시간에는 해당 수업을 열심히 듣고 공부해야만 합니다.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자!
저 같은 경우에는 대학의 모집안내를 꼼꼼히 읽어보았고, 입학 설명회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참여해서 관련 정보를 얻고자 했습니다. 또한 공부법에 관한 내용을 알고자 플래너 작성법 수업도 들었습니다. 저는 지방에 살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입시나 공부에 관한 정보들을 많이 얻기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교육청, 학교에서 대학 입학에 힘써주시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고 그 분들을 통해 다양한 입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나름의 흥미나 잘하는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초등학생 때 나로호 발사 과정을 보며 로켓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후 우주항공공학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고등학교 기간 동안 꼭 진로에 대해 많이 고민 해보시기 바랍니다. 꿈이 없다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태로 이륙한 비행기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고 무엇이든 목표로 잡고 공부해야만 흔들림없이 학교생활을 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4. 생활과학대학 소비자아동학부 소비자학전공, R○○
저는 공부할 때 대원칙으로 삼았던 자세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넘어지면 일어나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라.’입니다. 저는 첫 수학 중간고사에서 충격적인 성적을 받았었습니다. 정말 성적표를 딱 받는 순간 드라마처럼 눈물이 또르르 흘렀습니다. 그때 성적을 받고 ‘이대로라면 나는 대학교를 못 간다.’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바로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떻게 성적을 더 올릴 수 있을 것인지 엄청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중간고사 시험지를 다시 풀면서 선생님이 수업에서 말씀하셨던 것이 어떻게 출제되었는지 확인했고, 제가 틀린 문제들을 하나씩 분석하면서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잘못 판단을 했는지 파악했습니다. 중간고사는 기말고사의 청사진이라고 생각하며, 문제를 틀리지 않기 위해 시험 전에 했어야 할 공부들을 적어봤습니다. ‘아, 수학을 더 이상 이렇게 대충 공부하면 안 되겠구나. 다음 기말고사 때는 개념을 확실히 알고 들어가야겠구나. 교과서를 완전히 습득하는 게 중요하구나.’라고 되뇌이며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저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노력했고, 결국 기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삼년 동안, 모든 과목에 적용했습니다. 시험을 망친 과목이 있을 때마다 이 같은 방법으로 고치고 실천했더니 노력의 결실이 저에게 주어졌습니다. 성장은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일어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시험을 망쳤다는 절망적인 상황이 아니었다면 그런 엄청난 실천력을 끌어올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절망적인 순간에는 너무나 괴롭고 힘들었지만 이런 괴로움이 반대로 저에게 가장 큰 성장의 동력이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기간 저에게 의미 있었던 경험은 각종 글을 짓는 활동에 참여한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글을 쓸 일이 정말 많았습니다. 문학 독후감대회, 사이버 독후감대회 등 여러 독후감대회가 있었고, 논술대회와 다양한 수행평가도 있었습니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저는 꾸준히 글에 대한 친근감을 높여 갔습니다. 글을 자주 쓰다 보니 글을 쓰는 감각도 좋아졌습니다. 글쓰기 자체가 글을 읽는 활동을 동반하기 때문에, 본인의 독서 능력을 보여주기에도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비이성의 세계사」라는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주제로 사이버 독후감대회에 참가했던 일을 정리해서 자기소개서에 기재하기도 하였습니다. 친구들의 경우 수행평가, 독서캠프 등을 사소하고 의미 없는 활동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저는 학교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자 했고, 이를 통해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NIE 동아리와 경제 수학동아리 활동을 하였습니다. NIE 동아리에서는 지원 희망학과와 관련된 기사 분석하고, 친구들과 토론하면서 학과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때 조사하고 알게 되었던 내용들을 지금 대학 수업에서 접하기도 합니다. 경제 수학동아리 활동에서는 '항공권 가격은 왜 천차만별일까?'라는 주제로 공부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격차별의 원리’를 ‘구분구적법’ 개념과 연결하여 보았는데 경제 현상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항상 자기소개서에는 ‘배우고 느낀 점’을 적으라고 하는데, 고등학생 수준에서 할 수 있는 활동(책을 읽고, 정보를 조사하고, 발표ㆍ토론하는 등)을 열심히 한다면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가 지원한 학과는 면접에서 사회과학, 수학 문제를 풀어야 했기 때문에 저는 면접 준비를 위해 제일 먼저 서울대학교의 기출 문제를 확인했습니다. 기출 문제들을 보며 출제경향을 파악했고 타 대학의 논술 문제들도 함께 참고하였습니다. 구술면접의 경우 논술과 시험 방식만 다를 뿐, 문제를 풀이하는 과정은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풀어보며 제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연습을 계속했습니다. 면접에서는 짧은 시간(30분) 내에 답을 도출해야 할 뿐 아니라 그 답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설명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답만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접근방법, 풀이과정을 확실히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면접을 준비하면서 내용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면접 태도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문제를 풀고 답변하기까지 제 모습을 촬영하여 확인해보았고,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피력하고자 계속 연습했습니다. 실제 면접에서 긴장이 많이 되었지만 면접 준비를 철저히 했기 때문에 침착하게 답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할 때, 자신의 가치관과 의지를 솔직하게 보여줘야 됩니다. 혹시 자신이 정말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까?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본인이 본받을 점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나요? 혹은 그저 훌륭한 학생의 껍질을 쓰고 있나요? 보통 우리는 스스로를 좋게 평가하고 있지 못합니다. 생각보다 본인이 멋있는 사람인 걸 알지 못합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저는 대학을 다니면서 제가 꽤 성실하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을 조금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교수님 앞에서, 세상의 성공한 사람들 앞에서 그리고 나보다 공부를 잘 하고 입시준비를 더 열심히 했을 아이들 앞에서 움츠러듭니다. 자기 자신도 자신을 멋있고 훌륭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교수님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일단 자신부터 자신을 사랑하고 믿어주고, 자기의 능력에 대해 솔직하고 당당해져야 합니다. 자신이 공부할 때나 어떤 일을 할 때 꽤나 열정적이고, 생각도 괜찮은 멋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나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할 때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떤 단점이 있는지, 자기만이 가진 능력은 무엇인지 깊이 들여다보고 글로 써보고 표현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것 하나 하나가 소재가 되고 여러분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수의과대학 수의예과, P○○
고등학교 시절, 저에게는 독서와 동아리 활동이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독서 활동을 통해서 막연했던 꿈을 구체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많은 학생들도 그렇겠지만 저는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다양한 것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꿈을 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다소 늦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저는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진지하게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막연히 어릴 때부터 의사가 가장 좋은 직업이기에 의사가 되겠다고 생각했으나 내가 어떤 분야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좋아하는 과학책을 읽다보니 생명과학과 화학 관련 책을 더 열심히 읽고 있는 것을 깨달았고, 그 중 ‘죽음’과 ‘동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관심 있는 부분이 명확해지자 미래에 어떤 일을 할지 생각하는 과정이 훨씬 쉬워졌고 ‘호스피스 수의사’라는 꿈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 꿈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도 독서를 통해 알게 된 저자들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문학이나 철학 관련 책을 읽으면서 어떤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독서 활동을 통해서 관련 분야의 지식을 얻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지만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는 지식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공부는 혼자하면 되는 일이지만 동아리 활동은 부원들과 이야기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기에 고등학교 생활 중 큰 부담을 느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을 찾고 주어진 과제를 함께 수행하면서 어떤 일이든 열심히 노력한다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수업시간에 궁금했던 내용을 동아리 시간을 통해 보충해나가면서 학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동아리 활동이 학업에 집중할 시간을 빼앗는다고 생각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면접을 준비하면서 제가 꿈을 정하는데 영향을 주었던 책과 진로에 대해 조사했던 내용들을 다시 꼼꼼하게 읽어 보았습니다. 학원에서 가르쳐주는 내용을 외우는 것보다는 제 말투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학원은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담임선생님, 진로선생님과 함께 면접에서 나올법한 질문들에 대해 답해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다른 대학교의 경우에 자기소개서 내용의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이 대부분이었는데 서울대학교는 제가 정한 진로에 대한 생각도 많이 물어봤습니다.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읽었던 책이나 글 내용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공부하느라 시간이 많이 부족하겠지만 자투리 시간에라도 본인의 진로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보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저는 고교 시절에 제가 하고 있는 공부와 활동들이 대입에 도움이 되기는 하는 건지,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이 좋은 건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대학의 입장에서 저의 활동을 보았을 때 대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한 활동보다는 정말 흥미로워서 한 활동이 합격에 좋은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쉽게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그 시간이 뭔가 아깝고 다른 곳에 쓴다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지만 내가 궁금한 것을 혼자 해결했을 때의 기쁨을 알고 나면, 어떤 일이든 도전할 때의 마음가짐이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또한 공부든 활동이든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고, 실패하게 된다면 실패한 원인을 찾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경험에서 해주고 싶은 말인데, 평상시 너무 작고 사소한 일에 감정을 낭비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문제집을 푸는데 갑자기 풀이 방식이 헷갈리거나 기본적인 공식이 생각나지 않는 등의 일이 생기더라도 보충해 나가면 된다는 마음으로 차분하고 꿋꿋하게 공부를 했으면 합니다. 작은 일에 불안해 할 때마다 오히려 공부에 방해가 되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나의 마음가짐에 따라 지금의 어려움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흔들림 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또한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을 정말로 추천합니다. 제 주변에는 시간이 많이 들고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서 독서를 안 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독서를 통해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독서를 할 때에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전혀 나랑 관련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책에서도 진로와 연관하여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기간 동안 힘들 때가 많지만 누군가는 걱정시키기 싫어서 말할 수 없고, 누군가는 그 사람도 힘들 것을 알아서 말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책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다 겪었던 시기이고, 더 힘든 일도 극복해나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적혀있기 때문에 책을 통해 해답을 얻고, 위로 받는 경험을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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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의과대학 의예과, J○○
고등학교 기간에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여러 경험을 하고자 하였습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다양한 탐구활동을 스스로 해보았던 점입니다. 스스로 2회 정도 탐구 보고서를 써보는 활동을 하였고 생명과학 동아리에서 이를 발표해보았습니다. 우선 제가 혼자 했던 탐구활동의 시작은 수업시간에 생긴 궁금증이었습니다. 수업시간에 「닥터스 씽킹」이라는 책을 읽으며 의사의 문진방법이 환자의 증상 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졌고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상황을 가상으로 설정해놓고 면접법을 통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3학년 때 생명과학 시간에 짧은 가닥 RNA에 대해 알게 된 이후 백혈병이 특정 유전자의 메틸화로 인해 유발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제 나름대로 백혈병 치료법에 대해 탐구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공부를 하며 저는 관심 있는 분야였던 의사, 의료, 소아 백혈병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고 저의 진로를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저에게 임상과 연구를 병행하여 치료법을 개발하고 많은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던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동아리에서 진행했던 여러 탐구활동은 순수과학에 가까운 실험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스스로 주제를 잡고 가설을 설정하고 실험을 설계하였기에 이는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저는 자연과학과 탐구활동 자체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학생회, 기업가 캠프 등에도 참여하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차곡차곡 모여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넘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의 기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3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고 어느새 수시 원서를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큰 고민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저의 자기소개서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아직 좋은 자기소개서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저는 자기소개서야 말로 3년 동안 쌓아왔던 나의 경험들을 연결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솔직하게 나에게 의미 있었던 일들을 생활기록부에서 찾아내고 이를 진솔하게 적어낸다면 충분히 좋은 자기소개서가 될 수 있습니다.
면접을 준비하는 것은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는 것과 또 다르게 긴장되었습니다. 면접의 종류에는 제출서류 확인면접, 제시문면접이 있는데 특이하게 서울대학교 의예과의 경우에는 다중미니면접을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자기소개서부터 면접 준비까지 외부 기관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준비하였습니다. 면접 준비를 하면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기본적으로 생활기록부에 적혀있는 나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숙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생활기록부에 적힌 모든 내용을 표로 정리하여 이를 확인하였습니다. 내가 했던 활동이고 나에 대한 이야기로 새로운 내용은 없었지만, 오래되고 기억이 잘 나지 않은 내용도 있었기에 이 과정은 반드시 필요했고 또 그만큼 중요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제가 생각하는 것을 말로 풀어낼 수 있도록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말하는 연습을 많이 하였습니다. 면접의 특성 상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말하는 것 이외에도 여러 즉흥적인 말하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연습은 실제 면접장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서울대학교 의예과의 다중미니면접은 5개의 방에서 60분간 면접이 진행되고 그 유형도 매년 달랐다고 들었기 때문에 특별히 정해져 있는 형태의 제시문을 준비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다중미니면접을 준비하는 사람이 제게 조언을 구한다면 평소에 독서를 많이 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많이 하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제가 면접을 본 날 서울에는 첫눈이 정말 많이 내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부주의했던 나머지 치의학대학원으로 면접을 보러 갔었습니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치의학대학원에서 의과대학으로 빠르게 갈 수 없었고 저는 입실시간 3분 전에 면접장에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늦지는 않았지만 저는 1조였고 입실하고 얼마 되지 않아 면접을 보았습니다. 긴박한 상황 때문이었는지 면접을 볼 때 저는 별로 긴장하지도 않았고 떨림도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랬는지 제 자신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타종과 함께 면접이 시작되었고 저는 1번방에서 5번방까지 총 5개의 면접실에서 면접을 보았습니다. 무엇하나 쉽게 답변할 수 있는 방은 없었지만 저는 최선을 다해 저의 생각을 면접관님들께 말씀드렸고, 면접 과정에서 긴장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대입이라는 것이 예측할 수 없어 늘 불안하고 걱정되는 일임은 틀림없습니다. 저에게도 대입을 준비하는 일은 어렵고 힘들었습니다. 시험을 볼 때마다 불안감에 휩싸였고 진로를 탐색하며 어떤 것이 나와 맞는 것일까에 대하여 끊임없이 고민했으며 학교활동을 할 때에도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때 저를 가장 많이 도와준 것은 ‘어차피 미리 알 수 없는 것을 벌써부터 걱정하지 말자.’는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현재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하였고 이러한 저의 태도는 불안감을 줄이고 공부를 할 때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대입는 누구에게나 불확실한 것이고 시험 역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모두에게 불안함을 안겨줍니다. 따라서 미리 불안해하지 않고, 하루하루 충실히 생활한다면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가 잘되지 않았다고 해서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그날 일은 잊고 새로운 내일을 알차게 보내는 것이 여러 측면에 있어서 여러분의 수험생활을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를 입학하면서부터 서울대학교 의예과는 저의 목표였습니다. 사실 주변 사람들과 선생님들 모두 서울대학교와 의예과 중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저 역시도 이를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막연하게 서울대학교 의예과를 목표하고 공부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실제로 원서를 써야하는 시기가 다가왔고 저는 다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저에 대한 자신감이 높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정말 완벽한 학생만을 선발한다는 서울대학교 의예과에 지원하는 것이 망설여졌습니다. 그러나 결국 서울대학교 의예과에 지원하게 되었고 합격하여 현재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예상대로 서울대학교에는 정말 똑똑한 친구들이 많았고 처음에는 약간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런 친구들과 나는 어떻게 경쟁해야하지?’, ‘이런 친구들과 나는 너무 다른 것 같은데 내가 어떻게 합격한 거지?’와 같은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나는 나만의 장점이 있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굳이 그 친구들과 비교하며 나를 깎아내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보다 더 나아보이는 친구들과 비교하며 스스로의 가능성을 깎아내리기보다 자기 자신의 모습에 집중하며 스스로의 빛나는 점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요? 지금까지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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