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에서는 2024년 3월 29일 저녁 8시부터 주님 수난 성금요일 미사를 봉헌하였다. 본 미사에 앞서 임해원 안토니오 주임신부님은 복사단과 함께 주님 수난 예식을 거행하였다. (사진 참조)
주님수난 예식이 끝난 후
임 안토니오 주님신부님께서는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 즈음하여 다음과 같이 강론하셨다.
이 세상 모든 고통에 가장 극점에 서 있는 분이 계신 데, 그분이 바로 누구일까요? 예수님이십니다.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고통 가운데 가장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 고통을 겪으신 분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내가 지금 형편이 어려워서 내가 너무 살기 어려워서 위로받으려고 성당에 와서 고개를 딱 드는 순간 누가 보입니까?
나 보다도 더 고통을 받듯이 십자가에 못 박혀서 정말 이렇게 고통을 얼굴에 죄다 안고 계신 예수님을 볼 때 아이고 나는 아무것도 아니네! 요런 마음이 들죠? 성금요일인 오늘 예수님께서는 가장 비참한 모습으로 가장 비참한 육체적 고통을 맛보시면서 한없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면서 처참하게 돌아가십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고통의 가장 극점에 서셔서 우리의 고통을 덜어주시기 위해서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신 나머지 우리와 똑같은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신 하느님 그것도 모자라서 우리와 완전히 일치하기 위해 인간 존재에 연약함까지 나누어 가지신 하느님 이것으로도 양이 차지 않은 나머지 체험하지 않으셔도 좋을 죽음을 직접 체험하시는 하느님이셨습니다. 우리를 위해 하느님이기를 포기하신 하느님, 우리를 위해 아버지로서의 위엄을, 우리를 위해 만왕의 왕으로서의 권위까지 등 뒤로 던져버리신 하느님, 우리를 위해 죽음까지 겪어보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우리는 본질상 생명을 얻을 능력이 없고 그분께서는 본질상 죽음의 가능성이 없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우리를 위해 죽으십니다. 바로 우리를 위해서 그분의 십자가 죽음으로 인해 이제 우리의 죽음은 그분의 것이 되었고 그분의 생명은 우리의 것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죽음과 그분의 생명을 맞바꾼 겁니다. 이런 하느님으로 인해 우리가 새 생명을 얻고 새로운 인간이 되어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형제자매님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는 것을 용감하게, 또 분명하게 고백합시다.
망설이는 마음이 아닌 즐거운 마음으로, 수치심을 지니고 서가 아니라 자랑스럽게 우리를 위해 돌아가셨다고 고백합시다. 이것을 잘 이해했던 바오로 사도는 오히려 십자가를 자랑의 근거로 삼으셨습니다. 나에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밖에는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자랑한 십자가를 나도 역시 내 인생의 자랑거리로 삼고 기꺼이 나의 십자가를 짊어질 수 있도록 그리고 나의 십자가를 통해서 이웃들을 위로하고 또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다짐하는 그런 성주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