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빛 옷을 입은 여자
요한계시록 17장의 여자(바벨론)는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 있다. “그 여자는 자주빛과 붉은 빛 옷을 입고 금과 보석과 진주로 꾸미고 손에 금잔을 가졌는데 가증한 물건과 그의 음행의 더러운 것들이 가득하더라 그 이마에 이름이 기록되었으니 비밀이라, 큰 바벨론이라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라.” 선지자는 “또 내가 보매 이 여자가 성도들의 피와 예수의 증인들의 피에 취한지라”고 말한다. 또한 바벨론은 “땅의 임금들을 다스리는 큰 성이라”(계 17:4~6, 18)고 선포되어 있다. 그리스도교국의 모든 왕들에 대하여 여러 세기 동안 전제적 세력을 휘둘러온 세력은 로마이다. 그 자주빛과 붉은 빛이며, 금과 보석과 진주는 거만한 로마 법왕에 의하여 취해진 존귀와 일반 임금들보다 뛰어난 위세를 여실히 묘사해 준다. 또한 “성도들의…피에 취한지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그리스도교를 매우 잔혹하게 박해한 로마교 이외에는 그런 세력으로 인정받을 만한 세력이 없다. 바벨론은 또한 “땅의 임금들”로 더불어 불법적 관계를 맺는 데 대하여 비난을 받고 있다. 일찍이 유대교는 주님을 떠나 이교도로 더불어 동맹을 맺음으로 음녀가 되었는데, 로마교도 그와 마찬가지로 세속적 권력의 지지를 받기 위하여 스스로 타락함으로 그와 동일한 죄의 선고를 받게 된 것이다. 바벨론은 “음녀들…의 어미”라고 불리고 있다. 그러면 그 음녀의 딸들은 그 음녀의 교리와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고, 그 음녀의 모본을 따라 세상과의 불법적 인연을 맺기 위하여 하나님의 진리와 그분께서 인정하시는 바를 희생하는 그러한 모든 교회를 상징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바벨론이 무너졌다고 선포하는 요한계시록 14장의 기별은 전에는 순결하였으나 그 후에 타락한 종교 단체들에 적용될 수밖에 없다. 그 기별은 심판의 경고 다음에 주어지는 기별이므로 그것은 분명히 말세에 선포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로마교에만 적용될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로마교는 이미 여러 세기 동안 무너진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요한계시록 18장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바벨론에서 나오라는 호소를 듣고 있다. 이 성경절에 의하면 많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바벨론 가운데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오늘날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의 대부분이 어떠한 종교 단체에 속해 있는가? 의심할 여지없이 그들은 개신교의 신앙을 가진 여러 종류의 교회에 속하여 있다. 그 교회들이 일어나던 당시에는 그들이 하나님과 진리를 위하여 고상한 기초 위에 서서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 있었다. 그러므로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까지도 복음의 원칙을 받아들임으로 얻는 은혜로운 결과에 대하여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지자는 이스라엘에 대하여 “네 화려함을 인하여 네 명성이 이방인 중에 퍼졌음은 내가 네게 입힌 영화로 네 화려함이 온전함이니라 나 주 여호와의 말이니라”(겔 16:14, 15)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이스라엘을 저주와 멸망으로 인도한 그 욕망, 곧 불경건한 자들의 습관을 본받고 그들과 사귀고자 한 그 욕망 때문에 무너졌다. 그것에 대하여 “그러나 네가 네 화려함을 믿고 네 명성을 인하여 행음하되”라고 기록되어 있다.
개신교의 각 교파의 부패
많은 개신교회들은 로마교가 “땅의 임금들”과 불의의 관계를 맺은 그 본을 따르고 있는데, 국교들은 나라의 정부와 손을 마주잡고, 그밖에 다른 교파들은 세상의 총애를 받고자 애쓰고 있다. 그리하여 바벨론, 곧 혼잡이라는 말은 그런 모든 단체들, 다시 말하면 그들의 교리가 성경에서 나왔다고 하면서도 오히려 말할 수 없이 많은 수효의 교파로 나뉘고 각각 서로 용납할 수 없는 신조와 이론을 가진 그 여러 단체들에게 작용되기에 꼭 알맞다. 소위 로마교에서 분리되어 나왔다는 교회들이 오히려 세상으로 더불어 죄악적인 결합을 계속할 뿐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로마교의 다른 특성들을 나타내고 있다. 로마교의 한 저서는 “만일 로마교가 성도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우상 숭배의 죄를 범하였다고 할 것 같으면, 열 개의 교회를 마리아에게 바치고 한 개의 교회를 그리스도께 바친 로마교의 딸, 영국 교회도 똑같은 죄를 범하고 있다”(Richard Chal-loner, The Catholic Christian Instructed, Preface, pp 21, 22)고 주장한다. 또한 홉킨즈 박사는 천년기에 대한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로마교만 적그리스도의 정신과 행동을 가지고 있다고 규정할 이유는 조금도 없다. 개신교도들도 적그리스도적 요소를 그들 자체 안에 가지고 있으므로 그들이 부패와 죄악에서…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Samuel Hopkins, Works, vol, 2, p.328). 장로교가 로마교에서 분리된 데 대하여 거드리 박사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300년 전에 우리 교회는 펼쳐진 성경을 군기로 삼고, ‘성경을 탐구하라’는 표어를 내걸고 로마교의 문에서부터 행군하여 나왔다.” 그 다음에 그는 “그러나 그들이 바벨론에서부터 완전히 나왔는가?”(Thomas Guthrie, The Gospel in Ezekiel, p, 237) 하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하였다. 스펄전은 말하였다. “영국 교회는 철두철미하게 형식주의에 빠져들어 간 듯이 보인다. 그러나 비국교파도 그에 못지않게 철학적 불신앙 투성이인 것같이 보인다. 우리가 좋게 생각했던 그들이 계속하여 하나씩 하나씩 신앙의 기초에서 떠나가고 있다. 오늘날 영국의 중심부는 강단에서 설교를 함으로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주장하는 가증한 불신자들의 소굴이 되어있다고 나는 단정하는 바이다.” 그러면 큰 배교의 발단은 무엇인가? 어떻게 교회가 복음의 순수성에서 떠나가게 되었는가? 그것은 다신교의 습관을 따름으로 이교도로 하여금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이기 쉽도록 만든 데 그 원인이 있다. 사도 바울은 벌써 그의 시대에 “불법의 비밀이 이미 활동하였”(살후 2:7)다고 말하였다. 물론 사도들이 생존하여 있던 당시의 교회는 비교적 순결을 보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제2세기의 말엽에 이르러 대다수의 교회들은 새로운 형식을 받아들임으로 초창기의 순수성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리고 사도들이 무덤에 들어가 쉬게 되자 그 후손들이 새로 회개하는 사람들로 더불어 교회의 갈 길을 새로운 형태로 바꾸어 버리게 되었다”(Robert Robinson, Ecclesiastical Researches, ch.6, par.17, p.51). 새 신자들을 위하여 그리스도인 신앙의 높은 표준을 낮추어버린 결과로 “이교가 홍수처럼 교회 안으로 밀려들어와 그 풍속, 습관, 우상 등이 반입되었다”(Gavazzi, Lectures, p.278). 그리스도 교회가 세속적 위정자들의 호의와 지지를 획득함으로 표면상으로는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외견상으로 그리스도인처럼 보였을지라도, 많은 사람들은 “사실상 이교도로서 은밀히 그들의 우상을 숭배하는 처지에 머물러 있었다”(Gavazzi, Lectures,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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