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드라마도 잘 안보고, 탤런트나 배우 이름도 잘 모르는 50대 중반 남자입니다만,
이 드라마는 정말 재미 있어서 계속 보고 있습니다. 김희선이라는 확실한 구분을 짓고 보기는 처음입니다.
먼저 신의라는 드라마에 대해서만 말하지요.
플롯, 개념, 아이디어 모두 창의적이고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내용은 처음 봅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을 말하지요.
사극에서 정말 잘못된 것 -
오합지졸 - 무술 장면, 고대 병사들은 육체적인 훈련을 많이 받은 병사들이이고, 아무리 못해도 오합지졸은 될 것인데, 그렇다면, 4번은 쟁투를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주요 인물들은 모두 수퍼맨이고 그렇지 않은 병사들은 지푸라기입니다. 이것은 현실감과 긴장감을 너무나 떨어뜨려요.
엑스트라 문제 - 병사들이 모두 늙은 약골들이 즐비합니다. 장면이나 느낌의 풍성함이 없고 빈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서 전문 엑스트라 그룹을 찾아서 참여시키든지해서 체격과 힘이 있는 집단들이 장면을 채워야 한다고 봅니다.
앵글이 너무 답답 - 시대적 배경은 알겠는데, 공간적 배경은 애매한 경우들이 너무 많습니다. 복잡하기만 하지, 조망하는 장면이나 넓은 각도에서 보여주는 장면이 없이 좁은 활동 공간으로 들어오니, 답답하지요. 어떤 상황인지 알기도 어렵고 장면이 맨날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이 드라마의 정체성?
내용상 판타지인데, 이 드라마가 주는 판타지적인 재미를 줄려면, 불필요한 잔인한 장면은 빼야된다고 봅니다. 피튀기고, 병사의 목을 자르고, 하는 장면은 해가 되지요.
그럼 사실적인 표현을 하고 싶다면 이미 이 드라마는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이미 환상적인 내용이고, 등장 인물들이 대단한 도술들을 행하고 있습니다. 내 생각에 사람이 많이 죽는 그런 것보다는 보다 재미있고, 활동적인 모습으로 채우면 좋다고 봅니다. 그래도 충분히 무게감이 있고 얻는게 많습니다.
등장 인물들의 문제
공민왕을 포함하여 고려시대의 왕들은 무사들이었고, 따라서 약골이거나 자기 성찰적인 모습은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지금의 왕은 너무 복잡하고 신경질적인 현대인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인이 고대로 갔을 때 고대의 그 인물들에게서 느끼는 원초적이고 야성적인 충격이 전혀 없습니다.
우려되는 흐름
우리 드라마를 보다 보면, 이것이 희극인지 비극인지, 판타지인지 사실인지, 역사물인지 멜로물인지 헷갈릴 시점이 오는데, 대략 중반 이후에 도달하면, 이런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이는데, 훌륭한 피겨선수가 잘 경기를 하다가, 갑자기 자신의 미모를 과시하거나, 이상한 암시를 주는 행위들을 한다면, 아무리 예쁜 여자라도 역겨움이 들것입니다. 우리 드라마가 초기에 노리는 그 구도를 잘 유지한다면 아주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은데, 자꾸 과거의 회상장면과, 불필요하게 클로즈업한 장면, 눈물, 표정연기를 등장시키면서 흐름이 느려지고 식상해 집니다. 제작진이 초심을 갖고 그 색갈을 유지하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빛나는 아름다운 부분들
그래도 이 드라마가 좋아서 계속 보는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김희선씨 아니 신의 때문이네요.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내용과 정말 잘 어울립니다.
둘째는 OST 주제음인데, 이거 전에 누가 쓴것을 사용하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힘이 있으면서도 선율이 참 좋습니다. 그렇지만 자주 사용하지 말고 끝날 때쯤 멋진 가사와 함께 누가 불러주었으면 좋겠네요. 가사도 좋지만, 후반부에 허밍사운드를 첨가하면 더 좋겠고, 먼 옛날을 회상하는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그냥 적어본 건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