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아이 출산 후 늘어난 체중을 고민하던 주부 L씨. 당장 할인매장에서 땀복이라 불리는 운동복을 사서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힘들기는 하지만 동창회에 자신있게 나가리라 다짐하며 열심히 뛰었는데 통풍이 잘 안되는 땀복 때문에 살이 익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더위를 먹었다. 결국 30분을 넘기지 못하고 운동을 끝내고 말았다.
헬스클럽이나 에어로빅센터에 가보면 유독 땀복을 입고 있는 이들이 많다. 심지어 야외공원에서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땀복으로 중무장하고 뛰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보는데, 안타까운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인체가 운동을 시작하면 체온이 서서히 올라가게 되는데, 보통 15분이 지나면 지방연소 스위치가 켜지면서 체지방이 연소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땀복을 입고 운동을 하게 되면 지방 연소 스위치보다 글리코겐 스위치가 먼저 켜지면서 탄수화물이 주로 연소되기 때문에 다이어트의 최종적인 목표인 지방 연소율이 떨어지게 된다. 또 땀복을 입고 운동을 하게 되면 피부로부터 땀의 증발을 막게 돼 신체의 쾌적함이 떨어지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운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마라톤 선수들이 핫팬츠에 슬리브리스 티셔츠(일명 나시티)를 입고 뛰는 이유는 관객들을 위한 팬서비스가 아니라 최상의 컨디션으로 운동 수행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지방을 연소시키고 싶다면 누드(?)에 가까운 옷을 입고 운동을 하도록 하자. 또 노출이 많은 옷을 입으면 심리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몸의 라인이 드러난 옷을 입으면 거울을 통해 자신의 체형을 다시 확인하게 되고 군살을 보면서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또 헐렁한 옷을 입으면 자신이 제대로 동작하고 있는지 체크하기 힘들다. 탄력이 없어진 팔뚝 살과 우람한 허벅지, 풍만한 아랫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운동복을 입는 것이 일종의 자극요법으로 쓰이게 되는 셈이다. 헐렁한 코트로 체형을 가릴 수 있는 겨울에 더 살이 찌는 원인도 체형에 대한 시각적 자극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찜질방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해서 내는 땀과 사우나로 내는 땀이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우나를 오래 하게 되면 땀을 통해 우리 몸에 필요한 철분·미네랄 등이 운동할 때보다 더 많이 빠져 나가게 된다. 결국 찜질방 다이어트는 운동보다 효과를 얻을 수 없는 셈이다.
한편 운동을 몰아서 하기보다는 규칙적으로 매일 1시간씩 하는 것이 식욕을 억제시킨다고 한다. 시험 전 벼락공부가 실패하듯이 몰아쳐서 한꺼번에 하는 운동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02-511-8790)
약력 서울대학교에서 영양생리학을 전공하고 운동생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학구파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지난 1996년 6개월 만에 혼자서 34㎏을 감량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현재 자신의 경험과 전공을 살려 보디케어 전문센터 '이경영 벤에세레'를 운영하고 있다. 그녀가 체험을 거쳐 터득한 다이어트의 허와 실을 시원하게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