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ㆍ골ㆍ남]
청려장을 선물 받다 / 윤광주
친구가 동네 산 다닐 때 짚고 다니라며 명아주 지팡이를 선물했다. 좋은 친구다. 짚고 다니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는 명아주 지팡이, 통일신라시대부터 80세가 되신 어르신들에게 왕이 하사했다는 청려장, 지금은 노인의날 100세가 되신 어르신들에게 선물로 준다는 명아주 지팡이. 그런 지팡이를 벗에게 선물로 받았다. 조선시대에 아버지가 50세가 되면 자식이 선물을 하는 걸 가장, 60세가 되신 어르신에게 마을에서 선물을 하는 걸 향장, 70세가 되신 어르신에게 나라에서 선물을 하는 걸 국장, 80세가 되시면 왕이 선물을 하는 걸 조장이라고 했다. 모두 명아주 줄기로 만든 지팡이 청려장이다. 건강과 함께 장수를 기원하는 청려장을 나는 50대 후반에 벗에게서 선물로 받았다. 그렇다면 나는 우장이라고 불러야 하나?
친구는 청려장을 선물 하겠다고 용인 신갈에서부터 서울 서초동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갖고 왔다. 길이가 120센티미터쯤 되는 지팡이를 경운기를 한 손으로 몰았었다는 농사꾼 아들의 투박한 손으로 예쁜 포장지를 꼼꼼하게 돌돌 감았을 그 섬섬옥수라니!
♡ 졸시.
명아주는 1년생 풀입니다. 청려장은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입니다. 2월에 파종하여 10월 말경에 수확하여 잔가지를 쳐내고 삶은 다음 휜 부분을 펴서 옻칠을 5회 정도 하면 청려장이라는 지팡이가 탄생합니다. 풀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단단한 나무가 또 없습니다. 가볍기는 또 얼마나 가벼운지 노인의날 나라에서 백세가 되신 어르신들에게 선물로 드린다고 합니다. 제가 뇌경색으로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친구가 제게 집 근처 산에 다닐 때 쓰라고 명아주 지팡이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함께 백두대간을 하던 도중 2019년에 암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 중이던 친구를 위해 가는 곳마다 산 정상에 막걸리를 따라 올리고 친구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염원해 주었더랬습니다
그 친구가 이번에는 제게 중풍 예방에 최고라는 청려장을 선물한 것입니다. 고맙고도 고마운 일입니다.
지팡이를 들고 열심히 운동을 하여 얼른 건강 되찾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겠습니다.
ㅡ광주 생각
그 친구는 거인산악회 백두대간 21기 산행 총무를 맡고 있는 삼도봉 정재일입니다. 세 번째 백두대간 무사히 완주하기를 기원합니다.
친구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실명을 공개해서 죄송합니다.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백두대간과 명산의 정상에 술잔을 올려 건강을 회복하기를 기원해 주었던 친구가 있어서 힘든시간 잘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른 아침 시를 보내주고 시에 오염되게 만들어서 매일 시를 읽고 시를 조금 이해하게 준 벗. 함께 백두대간 마루금을 걷고 정상에서 시원한 막걸리 한잔 나눌수 있는 날을 기대하여 봅니다. 건강은 self입니다. 개인적인 내용으로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