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해탈문(解脫門)을 심히 깊은 법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반야바라밀을 말씀하시는 동안에 여러 하늘이 찬탄하기를
“세존이시여, 이 법은 심히 깊습니다” 하니,
부처님께서는
“심히 깊은 법이라 함은,
공(空)이 곧 그러한 뜻이고
무작(無作)ㆍ
무상(無相)이 곧 그러한 뜻이니라” 하셨다.
또한 모든 법의 모습은 진실하여 파괴할 수 없고 움직일 수 없으니,
이것을 심히 깊은 법이란 한다.
또한 속마음[內心]으로 상상하는 지혜의 힘을 제거하고,
오직 집중된 마음[定心]으로
모든 법의 청정한 실상 가운데 머무는 것이다.
마치 눈에 열기가 충만하면 노랗지 않은 것을 노랗다고 보는 것과 같으니,
마음으로 상상하는 지혜의 힘에 의하여 모든 법을 움직여서[轉] 본다면, 이를 얕은 법이라 하는 것이다.
비유하건대 어떤 사람의 눈이 청정하여 열기가 없으면
있는 그대로 노란 것을 노랗다고 보듯이,
이처럼 속마음으로 상상하는 지혜의 힘을 제거하고
지혜의 눈이 청정하면 모든 법의 실상을 보게 되는 것이다.
비유하건데 진짜 수정을 노란 물건 가운데 두면
곧 따라서 노란빛이 되고, 푸른빛, 붉은빛, 흰빛의 상대의
색을 좇아 변하듯이 마음도 그와 같아서 범부들은
속마음으로 상상하는 지혜의 힘 때문에 모든 법의 차별된 모습을 보게 된다.
모든 법의 실상을 관찰하여
공도 아니고
공 아님도 아니며,
있음도 아니고
있음 아님도 아닌 줄로 알며,
이 법 가운데 깊이 들어가 움직이지 않고
걸림이 없다면 이를 ‘깊은 법인을 건넜다’ 한다.
‘건넜다[度]’고 함은 심히 깊은 법을 얻었음을 말한다.
또한 구족히 원만하여 걸림이 없게 되고 피안에 이르게 된 것을 일컬어 ‘건넜다’고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