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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18권
대보적경 제18권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5. 무량수여래회 ②
“다시 아난아, 저 극락세계에는 모든 흑산(黑山)․철위산(鐵圍山)․대철위산․묘고산(妙高山) 등이 없느니라.”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사왕천․삼십삼천에 모든 산이 없으면 무엇에 의지하여 머무르리까?”
‘아난아, 어떻게 생각하느냐? 묘고산 위에 있는 야마천 내지 타화자재천과 색계(色界)의 모든 하늘들은 무엇에 의지하여 머무르느냐?”
“세존이시여, 불가사의한 업력(業力)으로 그렇게 되옵니다.”
“부사의한 업력을 네가 가히 알겠느냐?”
“알 수 없나이다.”
“아난아, 모든 부처님과 중생의 착한 뿌리와 업력을 네가 알겠느냐?”
“모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 법 가운데 실로 의혹됨 없사오나 미래 사람의 의심 그물을 찢어 버리기 위하여 이런 물음을 일으켰나이다.”
“아난아, 저 극락세계는 그 땅에 바다가 없고 여러 하수가 있나니 하수의 좁은 것이 10유순(由旬)이요, 물의 옅은 것이 12유순이니라. 이와 같은 모든 하수의 깊고 넓은 양이 혹 20유순․30유순 내지 백 유순․천 유순까지 있으니, 그 물이 맑고 시원하여 8공덕을 갖추었으며 흐르는 물결이 굽이쳐서 미묘한 소리를 내되 마치 하늘의 온갖 음악과 같으며, 극락세계에 그 소리가 두루 들리느니라. 여러 가지 묘한 꽃이 물결을 따라 흘러내리는데 실바람이 움직이면 갖가지 향기를 풍기느니라.
그리고 하수 양쪽 언덕에는
단향목이 많으며, 긴 가지, 무성한 잎이 서로 얽히어 하수를 덮었으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아름다운 빛은 구경할 만하며, 중생이 노닐어 즐기며, 마음대로 오고 가며, 혹은 하수에 들어가서 흐름에 목욕하고 노닐며, 모든 하늘 물이 깊고 얕고 차고 따뜻함을 중생의 요구에 맞추어 따라 주느니라.
아난아, 큰 하수 밑바닥은 금모래가 깔려 있으며, 하늘의 향기가 있어 세상에 견줄 수 없으며, 바람 따라 널리 풍기고 물과 함께 흘러 움직이느니라. 하늘 만다달라꽃과 우발라꽂․파두마꽃․구물두꽃․분타리꽃이 그 위를 싸 덮었느니라.
다시 아난아, 그 나라 사람들이 때로 유람하여 같이 호숫가에 모였을 때에 물 흐르는 소리 듣기를 원하지 않으면 비록 하늘 귀를 얻었더라도 끝내 소리가 들리지 않으며, 혹 듣기를 원하면 즉시에 온갖 즐겁고 사랑스러운 소리가 들리나니 말하자면 불․법․승의 소리며, 고요히 쉼[止息=寂靜]의 소리며, 모든 법의 자성이 없다는 소리며, 바라밀의 소리며, 십력․사무소외(四無所畏)의 소리며, 신통의 소리․조작이 없다는 소리․남도 없고 꺼짐도 없다는 소리․적정(寂靜)하다는 소리․
끝내 적정하다는 소리․남도 없고 꺼짐도 없다는 소리․대자대비의 소리․무생법인의 소리․관정위를 받는[觀頂受位]소리․이러한 갖가지의 소리를 얻어듣고는 광대한 즐거움을 얻어서 그 뜻을 깨닫고는 관찰하는 마음과 서로 응하며, 모든 욕심 여의는 마음과 서로 응하며, 모든 번뇌를 멸해 없애는 마음과 서로 응하며, 적정과 서로 응하며, 한쪽의 적정과 서로 응하며, 가장 적정함과 서로 응하며, 묘한 의미(意味)와 서로 응하며, 불․법․승과 서로 응하며, 힘[力]과 두려움 없는 뜻과 서로 응하며, 신통과 서로 응하며, 고요히 쉼[止息]과 서로 응하며, 보리와 서로 응하며, 성문과 서로 응하며, 열반과 서로 응하느니라.
다시 아난아, 저 극락세계에는 모든 악취의 이름이 없으며, 끝내 장애되는 번뇌의 덮어 가림의 이름도 없으며, 또한 지옥․
아귀․축생의 이름도 없으며, 끝내 팔난의 이름도 없으며, 또한 괴로움의 느낌과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의 이름도 없나니, 오히려 거짓 베풂도 없거니 하물며 실지의 괴로움이 있겠느냐? 그러므로 극락이라 하느니라.
아난아 내가 이제 대략 극락의 인연을 말하였나니 만일 상세히 말하려면 겁을 다하여도 모두 말 못하리라.
다시 아난아, 극락세계의 모든 중생은 이미 낳았거나 현재 나거나 장차 나게 되거나 모두 미묘한 육신을 얻어서 형상이 단정하고 신통이 자재하고 복력이 구족하여 갖가지 위 궁전과 동산을 수용하며, 의복․음식․향과 꽃․영락등의 필요로 하는 물건이니 다 뜻과 같이 되나니 마치 타화자재천과 같으니라.
다시 아난아 저 불국에 미묘한 음식이 있으니 모든 중생이 일찍이 먹어 본 자가 없나니, 제육천의 생각하는 대로 따르는 음식과 같으니라. 이러한 음식을 다 같이 먹고는 몸의 힘이 충실해도 대소변을 하는 일이 없느니라.
다시 한량없는 여의묘향(如意妙香)․바르는 향․가루향기가 있어서 그 향기가 널리 그 불국토에 또 뿌리는 꽃과 당기와 번기가 다 두루 차 있느니라. 향기를 맡으려 하면 곧 맡게 되고 즐겨하지 않으면 끝내 받을 수 없느니라.
다시 한량없는 묘한 의복․보배 관․반지․팔지․귀걸이․영락․꽃꾸러미․띠 등의 모든 보배의 장엄구가 한량없는 광명과 온갖 묘한 빛깔이 다 구족하여 절로 몸에 있으며 , 다시 금․은․지주의 묘한 보배 그물이 온갖 보배 방울을 달아 두루 장엄하게 꾸며졌느니라.
모든 중생이 필요로 하는 궁전․누각 등이 원하는 대로 높고 낮고 길고 짧고 넓고 좁고 모나고 웅글어지며 모든 좌상에 묘한 천으로 둘러 퍼져
갖가지 보배로 장엄하게 꾸민 것이 중생 앞 절로 나타나나니, 사람이 다 스스로 말하기를 제각기 저의 궁전에 있다고 하느니라.
아난아, 극락세계에 모든 중생이 차별이 없건만 다른 세계풍속을 따라서 천상․인간이란 이름이 있느니라.
아난아, 마치 비천한 고자[男根不具]를 전륜왕에 대하여 비교할 수 없듯이 위신력과 덕망이 아무 것도 없는 듯 하니라. 또는 제석천을 제6천에 견주어 보면 위신과 광명이 다 미칠 수 없듯이 동산과 궁전과 의복 장식품과 존귀․자재로움․지위․신통과 변화가 가히 견줄 수 없는 듯하니라. 오직 법락(法樂)을 받음은 차별이 없느니라.
아난아, 알아두라 그 나라의 중생은 타화자재천왕과 같으니라. 아난아, 저 극락세계에 새벽에 방에 골고루 화풍이 스르르 움직여 거스르지도 않고 어지럽지도 않게 모든 잡된 꽃․갖가지 향기를 불면 그 향기가 두루 구계에 가득 차며, 모든 중생의 몸에 바람이 부딪치면 안온하고 조화하기가 마치 비구가 멸진정(滅盡定)을 얻는 듯하니라. 그 바람이 칠보 나무숲에 불어 움직이며, 꽃이 져서 무더기를 이루기를 일곱 길이나 되면 갖가지의 빛깔이 온 국토에 빛나나니 마치 사람이 꽃을 땅에 펴고 손으로 괴어 고르게 하고 잡색 꽃으로 섞어 바꾸어 분포한 듯이 그 꽃 무더기도 또한 그러하며,
그 꽃이 미묘하고 광대하며 부드럽고 연하기가 도라면과 같나니 만일 사람이 발로 밟으면 두어 치쯤 꺼졌다가 발을 들면 도로 처음과 같게 되는 것과 같으니라. 새벽을 지나면 그 꽃이 절로 땅속에 사라져서 묵은 꽃이 없어지고 대지가 청정하여 다시 새 꽃을 비 내리어 땅을 두루 덮나니 이와 같이 한낮과 저녁때도 지는 꽃이 무더기를 이루는 것도 또한 그러하니라.
아난아, 일체 광대하고 진기한 보배가 극락세계에 나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아난아, 그 나라 가운데 칠보 연꽃이 있으며, 낱낱 연꽃이 한량없는 진기한 다른 빛이 있되 백․천의 묘한 마니보배로 장엄되었으며, 보배 그물로 덮었으되 서로 잇달아 비추느니라.
아난아, 그 연꽃의 크기는 반 유순 혹은 1․2․3․4유순, 내지 백․천 유순이 되기도 하니라. 이 낱낱 꽃이 36억 나유타 광명을 내며, 낱낱 광명 가운데 36억 나유타 모든 부처님이 있되 몸이 금빛과 같으며, 32대장부의 형상과 80종 좋은 모습을 갖추어 미묘하게 장엄되었으며, 백천 광명을 놓아 두루 세계를 비추나니 이 모든 부처님이 현재 동방 세계에 가서 무리를 위하여 설법하여 한량없는 중생을 불법 가운데 편히 머물게 하며, 사방․사유․상하도 또한 그러하니라.
다시 아난아, 극락세계에는 어둠이 없고 또한 불빛도 없으며 솟는 샘과 웅덩이 호수가 다 없으며, 또한 집이나 동산에 정착(定着)한다거나 누구라고 표시할 만한 형상이나 어린 동자 등의 종류가 없고, 또한 해와 달, 낮과 밤의 모양이 없으며, 일체의 표식이 없으므로 그 땅이름이 없나니 오직 여래의 위력으로 일부러 나타내는 것을 제하느니라.
아난아, 그 나라 중생이 태어나기만 하면 다 끝내 위없는 보리를 얻어 열반의 경지에 이르나니 왜냐하면 만일 사정취(邪定聚)와 부정취의 중생은 이 국토에 태어날 착한 뿌리를 분별하여 알지 못한 까닭이니라.
아난아, 동방으로 항하 모래처럼 많은 세계의 항하 모래처럼 많은 부처가 있거든 저 부처님이
각기 아미타불의 한량없는 공덕을 칭찬하시느니라. 사방․사유․상하의 모든 부처님이 칭찬하심도 또한 그러하니라, 왜냐하면 다른 불국토에 중생들이 아미타여래의 명호를 듣고 한 생각이라도 깨끗한 믿음을 내어 기뻐하고 그 착한 뿌리로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나기를 원하면, 원을 따라 다 나서 불퇴전을 얻게 되며, 끝내 위없는 정등 보리에 이르리라, 다만 오무간업과 바른 법을 비방하거나 또는 성인을 비방한 자는 제하느니라.
아난아, 만일 어떤 중생이 다른 불국토에서 보리심을 발하여 아미타불을 전일하게 생각하거나 또는 항상 많은 착한 뿌리를 심고 발심하여 그나라에 나기를 원하면 이사람이 목숨이 질 때에 아미타불이 비구중과 더불어 앞뒤로 에워싸고 그 사람앞에 나타나서 곧 여래를 따라 그 나라에 태어나 불퇴전을 얻으며, 장차 위없는 정등보리를 얻느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극락세계에 태어나서 아미타불을 뵙고자 하거든 마땅히 위없는 보리심을 발하며, 다시 극락 국토를 일심으로 생각하며, 착한 뿌리를 모아서 회향할지어다. 이로 말미암아 부처님을 뵙고 그 나라에 나서 불퇴전을 얻어 위없는 보리에 이르리라.
아난아, 만일 다른 나라 중생이 보리심을 발하고는 비록 일심으로 아미타불을 생각하지 않으며, 또한 항상 많은 착한 뿌리를 심지 않았더라도 자기의 수행한 모든 착한 공덕에 따라서 저 부처님께 회향하여 태어나기를 원하면 이 사람이 목숨이 다 할 때에 아미타불이 나툰 몸[化身]을 보내어 비구중과 더불어 앞뒤로 에워싸고 그 화불(化佛)의 광명과 상호가 참부처와 다름없이
그 사람 앞에 나타나 거두어 인도하여 곧 화불을 따라 그 나라에 나고는 불퇴전의 위없는 보리를 얻느니라.
아난아, 만일 중생이 대승에 머무르는 자가 청정한 마음으로 아미타여래께 향하여 열 번만이라도 아미타불을 생각하며, 그 나라에 태어나서 매우 깊은 법을 듣기를 원하여 곧 신심을 내어 마음에 의혹이 없이 한 생각이라도 깨끗한 마음을 내어 일념으로 아미타불을 생각하면 이 사람이 목숨이 다할 때에 꿈속에라도 아미타불을 보고 결정코 그 나라에 나서 불퇴전의 위없는 위를 얻으리라. 이런 뜻으로 한량없는 세계의 모든 부처님이 다 아미타불의 공덕을 칭찬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동방으로 항하 모래처럼 많은 낱낱 세계에 항하 모래처럼 많은 보살이 있어서 아미타불과 모든 성중을 예경․공양하기 위하여 부처님 처소에 나타나니 사방․사유․상하도 또한 그러하니라.”
그때에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동방으로 모든 부처님 세계가
그 수가 항하 모래처럼 많거늘
이러한 부처님 세계 가운데
항하 모래처럼 많은 보살의 무리가
다 신통을 나타내어 와서
아미타불께 예경하도다.
남방․서방․북방․모든 성중도
다 같이 돌아와 예경하도다.
저 항하 모래처럼 많은 세계 가운데
도의 광명과 갖가지의 변론으로
깊은 선정(禪定)의 즐거움에 머물러
네 가지의 두려움 없는 마음으로
각기 온갖 묘한 꽃이며
이름난 향을 싸 가지고
아울러 하늘 음악의
백․천 가지의 화창한 소리로
이름이 시방에 들리는
천인사(天人師)께 받들어 드리니
위신력이 사무쳐 끝마치니
모든 법문을 잘 배우며
갖가지의 공양 가운데
부지런히 닦아 게으름 없나니,
공덕 지혜의 빛이여,
능히 어둠을 깨뜨리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모든 진기한 공양을 받들도다.
저 훌륭한 세계를 바라보건대
보살의 무리도 한량이 없나니
‘원컨대 재빨리 보리를 이루어
청정한 국토 극락과 같아지이다’라고.
세존은 중생의 욕락이
광대하고 부사의한 줄을 아시고
빙그레 웃으며 금빛 얼굴 나타내어
소원대로 이룩되리라 이르셨도다.
모든 법이 환술과 같으며
불국도 메아리 같은 줄을 알고
항상 서원을 발하여 장엄하여
장차 미묘한 국토를 이루리라고.
보살이 큰 원의 힘으로
수승한 보리행을 닦아
국토가 그림자와 같은 줄을 알고
넓은 서원의 마음을 발하도다.
만일 두루 청정하게 장엄된
수승한 불국토를 구하려거든
부처님 성덕의 이름 듣고
안락국에 태어나기 원할지니라.
만일 모든 보살이
청정한 국토 구하기 원하거든
법이 ‘나’없는 이치를 깨닫고
안락국에 태어나기 원할지어다.
“다시 아난아, 극락세계의 여러 보살은 위없는 보리를 얻어 다 일생보처 위에 머무르나니 오직 큰 원을 세우고 능히 사자후하여 큰 갑주를 입은 대사들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큰 열반 닦은 자는 제외하느니라.
다시 아난아, 저 아미타불국 가운데 모든 성문중이 다 몸에 빛이 있어 능히 한 길을 비추며, 보살의 광명은 백․천 길을 비추느니라. 다만 두 보살의 광명은 항상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느니라.”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두 보살의 이름은 무엇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제 자세히 들으라. 그 두 보살은 하나는 관자재(觀自在)보살이요, 하나는 대세지(大勢至)보살이니라. 이 두 보살은 사바세계에서 수명을 버리고 이미 저 나라에 왕생하였느니라. 아난아, 저 극락세계에 태어난 보살은 다 32상을 갖추어서 살결이 부드럽고 연하며 모든 기관이 총명하고 슬기로워서 모든 차별법을 사무쳐 알지 못함이 없으며,
선정과 신통에 능히 자재하여 박덕․둔근의 유가 아니니라. 저 보살 가운데 제1인(忍)을 얻은 이도 있으며, 제2인을 얻은 이도 한량없고 가없으며, 혹은 무생법인을 증득한 이도 있느니라.
아난아, 저 나라 보살은 보리를 얻을 때까지 악취에 떨어지지 아니하며 태어나는 곳마다 능히 숙명을 깨닫느니라. 오직 5탁(濁) 세계 가운데 출현한 자를 제하느니라.
아난아, 저 나라 보살은 새벽에 다른 세계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되 그 요구하는 대로 갖가지의 꽃다발과 향수․가루향․당기․번기․일산 및 음악을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손 가운데 모두 나타내어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느니라. 이와 같은 공양이 광대하고 매우 많아 사의할 수 없느니라.
만일 다시 온갖 이름난 꽃을 구하고자 하면 꽃이 한량없는 빛깔이 있어 손 가운데 모두 나타나 부처님께 받들어 뿌리거든, 아난아, 그 뿌린 꽃이 곧 공중에서 변화하여 꽃 일산으로 나타나나니 일산의 작은 것은 10유순에 차니라. 만일 다시 새 꽃을 뿌리지 아니하고 앞에서 뿌린 꽃을 거듭 뿌리면 끝내 땅에 떨어지지 않느니라.
아난아, 혹은 꽃 일산이 20유순에 차는 것이 있나니 이와 같이 30, 40 내지 천 유순에 이르기도 하며, 혹은 4주(州) 세계만 하기도 하며, 혹은 소천세계에 가득 차고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차기도 하나니, 이 모든 보살이 희유한 마음을 내어 크게 기뻐하고 사랑하느니라.
새벽에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어 공양하고 찬탄하며, 모든 착한 뿌리를 심고는 새벽에 본국으로 돌아오나니 이것은 아미타불의 본원(本願)의 위신력을 가피한 연고며, 또한 일찍이 여래를 공양하여 착한 뿌리가 서로 이어 이지러짐이 없는 까닭이며, 잘 닦아 익힌 까닭이며, 잘 거두어
잘 지닌 까닭이며, 잘 성취한 까닭이니라.
다시 아난아, 저 극락세계의 모든 보살중이 말한 언어는 온갖 지혜와 서로 응하며, 수용하는 것에 집착함이 없으며, 두루 부처님 나라에 노닐되 사랑함도 없고 싫어함도 없고 희구하는 생각도 없고 스스로 생각함도 없으며, 번뇌의 생각도 없으며, ‘나’라는 생각도 없고 싸우고 다투어 서로 등지고 원망하고 분해하는 생각도 없느니라.
왜냐하면 저 모든 보살이 일체 중생에게 큰 자비로 이익하려는 마음이 있으며, 부드럽고 연하고 장애 없는 마음과 흐리지 않는 마음․분하고 원망하지 않는 마음이 있으며, 평등하고 잘 길들어 적정한 마음․참는 마음․참음으로 자기를 극복한 마음이 있으며, 선정(禪定)의 마음이 청정하여 흩어져 어지러움이 없는 마음․덮어 가리움이 없는 마음․깨끗한 마음․찬란히 빛나는 마음․티끌 없는 마음․큰 위덕의 마음․착한 마음 ․광대한 마음․견줄 데 없는 마음․매우 깊은 마음 ․법을 사랑하는 마음․일체 중생의 번뇌를 끊는 마음․일체 악취를 닫으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니라.
지혜의 행을 행하고는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며, 선정과 깨달음[覺分]을 잘 연설하며, 항상 위없는 보리에 노닐면서 부지런히 닦아 연설하느니라. 육안(肉眼)이 더욱 밝아져 능히 잘 가려내며, 하늘눈이 나타나 모든 불국토를 비쳐보며, 법의 눈이 깨끗하여 능히 모든 집착을 여의며, 지혜눈이 통달하여 열반의 저 언덕에 이르며, 부처 눈이 성취되어 깨달아 열어 보이되 걸림 없는 지혜를 내어 남을 위하여 널리 법을 설하여 삼계 가운데 평등하게 부지런히 닦으며,
이미 스스로 조복(調伏)하고 또한 능히 일체 중생을 조복받아 미묘한 지(止)를 얻게 하여 온갖 법에 얻을 것 없는 것을 증득하며, 법을 잘 설하되 언사가 교묘하며,
부지런히 일체 부처님을 공양하고 중생의 일체 번뇌를 꺾어 없애며, 모든 부처님이 기뻐 인가하신 바가 되어서 능히 이렇게 하고 이렇게 생각하며, 이러한 생각을 지을 때에 능히 모으며, 능히 온갖 법이 다 얻을 것 없는 것임을 알아서 방편지(方便智)로 멸의 법[滅法)을 수행하되 이취(理趣)와 이취 아닌 것을 취하고 버릴 줄을 잘 알며, 이취와 이취 아닌 가운데 모두 선교(善巧)를 얻으며,
세상 언어에 마음으로 애착하지 아니하고 출세간의 경전에 진실히 믿고 부지런히 닦으며, 선교방편으로 모든 법을 찾아 구하되 법에 깨달아 앎을 더 길러 나감을 구하며, 법이 본래 없어서 실로 얻을 것 없는 줄을 알아서 저 행하는 것에 또한 취하고 버림이 없으며, 늙고 병듦을 벗어나서 모든 공덕에 머무르며, 본래부터 신통에 머물러서 부지런히 깊은 법을 닦아 저 깊은 법에서 물러감이 없으며, 믿기 어려운 법을 다 통달하여 일승도(一乘道)를 얻어서 의혹되는 일이 없어서, 부처님의 교법을 다른 사람으로 인해서는 깨닫지 못하느니라.
그 지혜가 넓고 깊기는 큰 바다와 같고 보리의 높고 넓기는 수미산 같으며, 그 몸의 위덕 광명이 일월에 뛰어나고 무릇 생각하여 분별함은 지혜와 서로 응하며, 마치 설산과 같이 그 마음이 희고 조촐하며, 광명은 두루 끝없는 데까지 비치며, 공덕의 불꽃으로 번뇌의 섶을 태우는 것으로 불에 비유하면, 선악에 움직여 흔들리지 아니하고 마음 고요하기는 대지와 같고 번뇌를 씻어 버림은 깨끗한 물과 같다.
마음에 주체(主體)를 두지 않음은 불과 같고 세간에 집착하지 않음이 바람 같으며, 모든 중생을 길러 냄이 땅과 같고, 모든 세간을 관찰하되 허공 같으며, 중생을 태워 싣는 것이 마치 좋은 수레와 같고 세속에 물들지 않음이 연꽃과 같으며, 법음(法音)이 멀리 사무침이 우레와 같고 모든 법을 쏟아 부음이 큰 비와 같으며, 광명이 성현을 덮어 가림이
대선(大仙)과 같고 능히 길들임이 큰 용코끼리와 같으며, 용맹하여 두려움 없음이 사자왕과 같다.
중생을 덮어 줌이 니구타(尼拘陀)나무와 같으며, 외도의 사론(邪論)에 움직이지 아니함이 철위산과 같고, 넓은 자비를 닦음이 항사수와 같으며, 모든 착한 법에 앞잡이가 됨이 대범천왕과 같고 모아 쌓음 없는 것이 나는 새와 같으며, 외도의 이론을 꺾어 엎음이 금시조(金翅鳥)와 같고 만나기 어려움이 우발라꽃과 같도다.
가장 거룩한 장부라 그 마음이 정직하며, 게으름이 없이 능히 잘 수행하며, 모든 견해에 뛰어난 결정하며, 유화하고 인욕하여 질투심이 없으며, 법 강론하기를 싫증냄이 없고 법 구하기를 게을리 하지 아니하며, 항상 부지런히 연설하여 중생을 이익케 하며, 계행은 유리와 같이 안팎이 밝고 깨끗하며, 모든 법을 잘 듣고 훌륭한 보배를 삼으며, 그 말하는 것이 무리들로 하여금 기뻐 굴복케 하며, 지혜의 힘으로써 큰 법의 당기를 세우고 큰 법의 나팔을 불고 큰 법의 북을 치며, 항상 부지런히 닦아서 모든 법의 본보기를 세운다.
지혜의 법으로써 마음의 미혹함이 없으며, 뭇 허물을 멀리하되 또한 손해가 없으며, 순박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모든 번뇌의 물듦을 여의며, 항상 은혜롭게 베풀어 주어, 길이 간탐심을 버리며, 품성이 온화하여 항상 부끄러움을 품으며, 그 마음이 고요하되 지혜로 밝게 살피어, 세간의 등불이 되어 중생의 어둠을 깨뜨리며, 공양을 받을 만한 거룩한 복밭[福田]이라 큰 도사가 되어 중생을 두루 건지며, 미움과 사랑을 멀리 여의고 마음이 깨끗하여 걱정이 없으며, 용맹스레 두려움 없이 큰 법의 장수가 되며, 지옥의 과보를 밝게 알아 ‘나’와 남을 조복하며, 중생을 이익하여 모든 옥의 화살을 뽑으며, 세간의 좋은 지식이 되고 세간의 스승이 되어 중생을 인도하여 모든 애착을 버리고 길이 세 가지의 때를 버리고 신통에 유희하느니라.
인(因)의 힘․연(緣)의 힘․원의 힘․발기(發起)의 힘․세속의 힘․출세의 힘․착한 뿌리의 힘․
삼매의 힘․들음의 힘․버림[捨]의 힘․계의 힘․참음의 힘․정진의 힘․정(定)의 힘․지혜의 힘․지(止)의 힘․관(觀)의 힘․신통의 힘․생각하는 힘․깨달음의 힘․일체 마군을 꺾어 엎는 힘이여, 다른 이론을 잡아 병합하는 법의 힘․능히 일체 번뇌의 원적을 깨뜨리는 힙과 세상에 뛰어난 큰 힘으로 위복(威福)이 구족하고 상호가 단엄하며, 지혜․변재․착한 뿌리가 원만하며, 깨끗한 눈이 길고 넓어 사람의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바이며, 그 몸이 맑고 조촐하여 교만을 멀리 여의며, 존중한 마음으로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며,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뭇 덕의 종자를 심어서 교만을 뽑아 없애고 탐냄[貪]․성냄[瞋]․어리석음[痴]을 여의며, 거룩하고 상서로운 응공(應供) 가운데 으뜸이라.
거룩한 지혜의 경계에 머물러서 지혜의 광명이 찬란하며, 마음에 기쁨이 가득 차 용맹스레 두려움이 없으며, 복과 지혜가 구족하여 걸림의 한계가 없으며, 다만 들은 바를 말하여 중생에게 열어 보이며, 들은 바 법을 다 능히 알아 깨달으며, 저 보리 부분법[菩提分法]에 용맹 정진하여 공(空), 무상(無相), 무원(無願)의 (3해탈)법에 항상 편히 머무르며, 난 것도 아니요 꺼짐도 아닌 모든 삼매에 행이 도량(道場)에 두루하여 2승(乘)의 경계를 멀리 하느니라.
아난아, 내가 이제 대략 저 극락세계에 태어나는 보살들의 진실한 공덕이 이러함을 말하였도다. 아난아, 가령 내 몸이 수명을 백․천억 나유타 겁을 머물러서 걸림 없는 말로 저 보살들의 진실한 공덕을 갖추어 말하려 하여도 다하지 못하리라.
아난아, 저 모든 보살들도 그 수량(壽量)을 다하여도 또한 알지 못하리라.”
이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것이 아미타불의 극락세계니라. 너희들은 마땅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합장하고 공경하여
오체를 땅에 대어 그 부처님을 위하여 예배할지니라. 그 부처님의 명칭이 시방에 가득 찼나니 저 시방의 항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이 다 같이 칭찬하시기를 끊임이 없으시니라.”
그때에 아난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서쪽을 향하여 합장하고 오체를 땅에 대어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극락세계의 아미타여래를 뵈옵고 아울러 한량없는 부처님과 보살을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어 모든 착한 뿌리를 심고자 하나이다.”
그때에 아미타여래가 곧 손바닥 가운데서 큰 광명을 놓으시어 두루 백․천 구지(俱肢) 니유타 부처님 세계를 비추시니 그 모든 부처님 세계의 온갖 크고 작은 모든 산과 흑산(黑山)․보산(寶山)․수미로산․미로산(迷盧山)과 대미로산․목진린타(目眞隣陀)산․마하 목진린타(摩訶目眞隣陀)산․철위산․대철위산이며 나무숲과 동산 및 모든 궁전․하늘 사람 등이 부처님 광명으로 나타났다. 마치 사람이 깨끗한 하늘눈으로 한 길 땅에 있는 온갖 물건을 보듯 하였다. 또 햇빛이 나타나면 만물이 드러남과 같았다.
그 나라의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가 다 아미타여래를 보되 수미산과 같이 모든 부처님 세계를 비출 때에 모든 부처님 세계가 다 밝게 나타나기를 한 길 주변과 같았다. 아미타여래의 거룩한 광명이 매우 청정한 까닭에 그 높은 좌석이며 모든 성문․보살중을 보게 됨이 마치 큰 땅에 홍수가 가득 차며 나무와 산과 하수가 다 잠겨 나타나지 아니하고 오직 큰물만 보이듯이, 아난아, 그 부처님 세계 가운데는 다른 이론과 다른 형상이 없느니라.
오직 큰 성문중의 한길 광명과
큰 보살의 유순 등의 광명을 제하고서이다. 아미타여래 응정 등각의 광명이 일체 성문 및 보살을 비추어 가리워 모든 중생으로 다 얻어 보게 하며, 저 극락세계의 보살․성문․인간․천상 대중 등도 다 사바세계의 석가여래와 비구중이 둘러싸고 설법하시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때에 부처님이 미륵보살에게 이르셨다.
“네가 자못 수족이 청정하고 위덕으로 장엄된 부처님 세계와 공중의 나무숲과 동산․샘물․못 등을 보았느냐? 네가 대지와 색구경천(色究竟天)을 보아라. 저 허공 가운데 흩어진 꽃과 나무숲으로 장엄되었도다. 다시 뭇 새가 허공계에 머물러서 갖가지 소리를 내되 마치 부처님 음성과 같이 널리 세계에 들리나니, 이 모든 새는 다 변화로 된 것이요 실로 날짐승이 아니니라. 네가 이런 것을 보느냐?”
미륵보살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이미 보았나이다.”
“네가 이 모든 중생이 백․천 유순 궁전에 들어가서 허공에 노닐되 집착이 없고 걸림이 없어 모든 국토에 가득하여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며, 또한 저 중생이 밤낮으로 염불하여 끊임없는 것을 보느냐?”
“그러하옵니다. 다 보옵나이다.”
“네가 타화자재천과 극락세계 사람들이 사용하는 생활 자구(資具)가 차별이 있다고 보느냐?”
“저는 그것이 조금도 차별이 있다고 보지 않나이다.”
“네가 극락세계 사람이 태속에 드는 것을 보았느냐?”
“세존이시여, 비유컨대 삼십삼천․야마천 등이 백 유순 혹은
오백 유순의 궁전 안에 들어가서 마음대로 노닐면서 즐기듯이 극락세계 사람이 태에 들어가는 것은 야마천 사람이 궁전에 처한 것을 보는 듯하나이다. 또는 중생이 연꽃 속에서 가부좌(跏趺坐)를 맺고 절로 화생하는 것을 보나이다.”
그리고 미륵보살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저 국토의 중생이 태어나는 자가 있으면 변화해 나는 자가 있나이까?”
“미륵아, 만일 어떤 중생이 회의심을 품고 착한 뿌리를 쌓아 모으고, 불지(佛智)와 보편지(普遍智)와 부사의지․무등지(無等智)․위덕지(威德智)․광대지(廣大智)를 희구하되 자기의 착한 뿌리에 믿음을 내지 않았으면, 이 인연으로 500세 동안 궁전에 머무르되 부처님을 보지 못하며,
보살과 성문중을 보지 못하느니라. 만일 어떤 중생이 회의심을 끊어 버리고 착한 뿌리를 쌓아 모아서 불지와 광대지를 희구하여 자기의 착한 뿌리를 믿으면 이 사람은 연꽃 속에 가부좌를 맺고 홀연히 화생하여 잠깐 사이에 태어나느니라. 마치 다른 나라에서 어떤 사람이 오듯이 이 보살도 또한 그러하여 다른 나라에서 발심하여 극락에 와서 아미타불을 보고 받들어 섬기고 모든 보살․성문중을 공양하느니라.
미륵아, 네가 수승한 지자(智者)를 보라. 그가 넓은 지혜의 힘으로 인하여 그곳에 태어나되 연꽃 속에 가부좌를 맺고 앉느니라. 네가 비천한 무리를 보라. 오백세 동안 부처를 보지 못하고 법을 듣지 못하며, 보살과 성문중을 보지 못하고 보살의 위의 법칙을 알지 못하며, 능히 모든 공덕을 닦아 익히지 못할 까닭에 아미타불을 받들어 섬길 인연이 없나니, 이 모든 사람이 다 전에 회의심으로 인연한 까닭이니라. 마치 찰제리왕이 그 아들이 법을 범하면
내궁에 가두어 두고 꽃동산을 구경하게 하며, 층루(層樓)와 화려한 궁전을 기이한 보배로 장엄하고 보배 휘장․금 좌상에 겹으로 보료를 펴고 이름난 꽃을 땅에 펴며, 보배 향을 사르고 입고 쓰는 수용물을 다 풍부하게 하였으되 염부금(閻浮金) 사슬로 그 두 발을 맨 듯하니라.
미륵아, 네 생각이 어떠하냐? 저 왕자가 마음으로 이것을 즐거워하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가 갇혀 있을 때에 항상 벗어나기를 원하여 모든 친척이나 거사․재상․장자․근신(近臣)에게 간청하여도 왕태자는 끝내 벗어나지 못하다가 찰제리왕이 기뻐하는 마음으로 그를 벗겨 놓으려 해야 바야흐로 벗어남을 얻는 것과 같나이다.”
“그러하도다. 이와 같이 만일 어떤 중생이 회의심을 가지고 착한 뿌리를 심으며, 불지(佛智) 내지 광대지(光大智)를 희구하되 자기의 착한 뿌리에 믿음을 내지 않다가 부처님 이름을 듣고 신심을 일으키므로 비록 그 나라에 나더라도 저 연꽃 속에서 화생하지 못하고 그들은 태속에 있되 꽃동산과 궁전이라는 생각을 내느니라. 왜냐하면 그 가운데는 청정하여 모든 번뇌의 추악함이 없으며, 일체가 가히 즐겁지 못할 것이 없느니라.
그러나 그 중생이 오백 세 동안 부처님을 보지 못하고 법을 듣지 못하며, 보살과 성문중을 보지 못하고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여 받들어 섬기지 못하며, 보살의 법장(法藏)을 얻어듣지 못하고 출현하여도 착한 뿌리를 닦아 익히지 못하나니, 지나간 세상의 허물이 다한 뒤에야 이에 나오리라. 그가 태어날 때에 마음으로 위아래 사방의 방위를 분간치 못하나니 만일 오백 세에 의혹이 없는 자는 곧 한량없는 구지 나유타 부처님을 공양하고 아울러 한량없는 착한 뿌리를 심으리라.
미륵아, 알아 두라. 의혹이란 모든 보살의 큰 손해가 되느니라.”
그때에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세계의 불퇴전 보살이 장차 극락세계에 태어날 이가 그 수가 얼마나 되나이까?”
부처님은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계 가운데 72억 보살이 저 무량억 나유타불 처소에서 모든 착한 뿌리를 심어서 불퇴전을 이루고서 장차 저 나라에 나리라. 하물며 나머지 보살이 작은 착한 뿌리로 인하여 저 나라에 나는 자는 가히 헤아리지 못하리라.
미륵아, 난인(難忍)여래 불국에서 18억 불퇴전 보살이 장차 극락세계에 나리라.
동북방 보장(寶藏) 불국에서 90억 불퇴전 보살이 장차 저 국토에 태어나리라. 무량성(無量聲)여래의 국토에서 22억 불퇴전 보살이 장차 저 국토에 태어나리라. 용천(龍天)여래 국토에서 14억 불퇴전 보살이 장차 저 나라에 태어나리라. 승천력(勝天力)여래의 국토에서 만 2천 불퇴전 보살이 장차 저 국토에 태어나리라. 사자여래 국토에서 500불퇴전 보살이 장차 저 국토에 태어나리라.
이진(離塵)여래 국토에서 81억 불퇴전 보살이 장차 저 국토에 태어나리라. 세천(世天)여래 국토에서 60억 불퇴전 보살이 장차 저 국토에 태어나리라. 승적(勝積)여래 국토에서 60억 불퇴전 보살이 장차 저 국토에 태어나리라. 인왕(人王)여래 국토에서
10구지의 불퇴전 보살이 장차 저 국토에서 태어나리라. 승화(勝花)여래 국토에서 500보살이 큰 정진력을 갖추어 1승(乘)에 나아가되 7일 동안에 중생으로 나유타 겁의 생사 윤회업을 여의게 하고 그들로 또한 장차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하리라. 발기 정진여래의 국토에서 69억 불퇴전 보살이 장차 저 국토에 태어나리라. 저 국토에 태어나고는 아미타여래와 보살중을 공양 예배하느니라.
미륵아, 만일 시방의 보살들이 극락세계 태어나는 일 중에서 이미 낳았거나 지금 나거나 장차 나게 되는 것과 아미타불을 공양 예배하고 우러러 보는 일을 갖추어 말하자면, 다만 그 이름만 말하더라도 겁이 다하여도 다하지 못하리라. 미륵아, 네가 저 모든 보살대사의 좋은 이익 얻는 일을 관하라. 만일 저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능히 한 생각이라도 기뻐하는 마음을 내면 위에서 말한 공덕을 얻으리니 마음에 열등감이 없고 또한 교만하지 않고 착한 뿌리를 성취하여 다 증상(增上)하리라.
미륵아, 그러므로 너와 천상․인간․아수라 등에 선언하고 이제 이 법문을 네게 부촉하노니, 마땅히 즐겨 닦아 익히되 일주야 동안이라도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며, 희망심을 내어 대중 가운데 남을 위하여 열어 보이며 경전을 써서 가지고 이 경전에 길잡이[導師]의 생각을 내게 하라.
미륵아, 그러므로 보살이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재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퇴전치 않음에 머무르게 하고자 하거나, 저 광대한 장엄을 보고 수승한 불국토의 원만한 공덕을 거두어 지니고자 할진대 마땅히 부지런히 이 법문을 들으라.
가령 대천세계에 그 가운데 타는 불이 가득한 데를 지나갈지라도 법을 구하기 위하여 물러가거나 아첨하고 거짓된 마음을 내지 아니하고 읽어 외우고 지니며 경권(經卷)을 써서 전하며 잠깐 동안이라도 남을 위하여 열어 보여 권하여 듣게 하되 근심․걱정을 내지 않으며, 설사 큰 불에 들어갈지라도 의심하거나 뉘우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저 한량없는 보살들이 다 이 미묘한 법문을 구하여 존중히 듣고 등질 마음을 내지 않았느니라. 그러므로 너희들이 마땅히 이 법을 구할지니라.
미륵아, 저 모든 중생이 큰 이익을 얻으리라. 만일 오는 세상에 바른 법이 멸할 때에 어떤 중생이 모든 착한 뿌리를 심어서 이미 일찍이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였으므로 저 여래의 위신력으로 말미암아 능히 이러한 광대법문을 얻어서 일체 여래가 칭찬하시고 기뻐하시리라. 만일 저 법을 거두어 지니면 광대한 지혜의 지혜를 얻어서 그 뜻에 좋아하는 대로 모든 착한 뿌리를 심으리라.
만일 선남자․선여인들이 이 법 가운데 광대하게 이해한다면 이 법을 듣고는 크게 기뻐하며,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며, 널리 남을 위하여 설하고 항상 닦아 행하기를 즐기리라.
미륵아, 한량없는 보살들이 이 법을 구하기에 일찍이 싫증내고 등지지 않았느니라. 그러므로 너희들 선남자․선여인이 현재나 오는 세상에 이미 구했거나 현재에 구하거나 장차 구하게 되는 자는 다 좋은 이익을 얻으리라. 미륵아, 여래가 마땅히 닦아 배우되 의심의 걸림이 없게 할지니라. 온갖 보배도 굳은 옥[牢獄] 속에는 들어가지 못하느니라.
미륵아, 이러한 큰 위덕 있는 보살도 광대한 불법에 딴 문호를 내게 됨은 이 법을 듣지 않음에 말미암음으로 1억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물러갔느니라.
미륵아,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시기 어려우며, 여덟 가지 어려움[八難]을 여읜 몸 얻기가 어려우며, 부처님의 위없는 법 십력과 두려움 없고 걸림 없고 집착 없는 깊은 법과 바라밀 등 보살의 법은 능히 법을 설하는 사람도 또한 열어 보이기 어려우니라.
미륵아, 훌륭하게 설법하는 사람은 만나기 쉽지 않으며, 견고한 믿음 또한 만나기 어려우니라. 그러므로 내가 이제 이치와 같이 선설하노니 너희들은 닦아 익히되 마땅히 가르침과 같이 머무를 지니라. 미륵아, 내가 이 법문과 모든 부처님 법으로 너에게 부촉하노니 네가 마땅히 수행하여 멸해 없어짐이 없도록 하라. 이러한 광대하고 미묘한 법문은 일체 부처님이 칭찬하시는 것이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버리지 말라. 그리하면 마땅히 너희들이 좋은 이익을 얻지 못하고 나고 죽음의 긴 밤에 많은 고역을 겪으리라. 그러므로 내가 이제 큰 부촉을 하노니 마땅히 이 법으로 오래 머물러 멸하지 않게 하리니, 부지런히 수행하여 나의 가르침을 순종할지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저 복덕을 일찍이 닦지 않았으면
끝내 이 미묘한 법 듣지 못하리라.
용맹스레 착한 이익 이룩하면
마땅히 이러한 깊은 경을 듣게 되리.
저 사람 일찍이 부처님 만나 뵙고
큰 광명 나타내어 흐린 세상 건져 내며
많이 듣고 다 지니기 큰 바다 같나니
그는 현성의 기뻐하심 얻으리.
게으름과 삐뚤어진 소견․비천한 사람
여래의 바른 법을 믿지 않나니
일찍이 부처님께 선의 종자 심었으면
세상 중생 구제하기 그가 능히 닦으리.
비유컨대 장님이 제 앞도 어둡거니
남의 앞길 어찌 능히 인도할 수 있으랴.
성문의 불지(佛智)가 또한 그러하거니
하물며 남은 중생 깨달을 것인가.
여래의 공덕은 부처가 알 뿐
오직 부처만이 능히 열어 보이리.
하늘․용․야차가 미칠 일 아니며
이승은 스스로 말밑천이 끊어졌네.
모든 중생이 부처될 때 당하면
보현행이 뛰어나 저 언덕에 이르나니
한 부처님 공덕을 부연하려면
때로는 많은 겁 부사의를 넘으리.
그동안 몸은 이미 멸도(滅度)하여도
부처님의 지혜는 헤아릴 수 없나니
그러므로 믿음과 들음과
착한 벗을 거두어 줌을 구족하여서
이러한 묘한 법을 얻어들으며
모든 성존(聖尊) 존경할 줄 알게 되리니
여래의 승지(勝持)는 허공과 같아
설했던 뜻과 말은 부처만이 아시리.
그러므로 널리 들은 모든 지사(智士)는
가르쳐 주신 여실언(如實言)을 믿으라.
사람의 몸 얻기가 매우 어렵고
여래의 출세하심 또한 그러해
믿음․지혜 많을 때에 얻어지리니
그러므로 행자는 정진하여라.
이러한 묘한 법 이미 듣고는
부처님 생각하고 기쁨을 내라.
저 사람이 예전에 참된 나의 벗
진실히 불보리 좋아했나니.
그때에 부처님이 이 경을 말씀하시니 천상․인간의 일만 2천 나유타 억 중생이 번뇌업의 때를 멀리 여의고 법의 눈이 깨끗하여지며, 20억 중생이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얻고 6천800비구가 모든 번뇌를 이미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었으며, 40억 보살이 위없는 보리의 불퇴전에 머무르며 큰 갑주를 입고 장차 정각을 이루게 되었으며, 25억 중생이 불퇴인(不退忍)을 얻었으며, 4만억 나유타 중생이 위없는 보리에 아직 발심치 못했던 것이 이제 발심하여 모든 착한 뿌리를 심어서 극락세계에 나서 아미타불 뵙기를 원하고
장차 그 부처님 국토에 왕생하여 각기 다른 나라에서 차례로 부처가 되어 모두 묘음(妙音)이라 불리게 되었다.
8만억 나유타 중생이 수기(授記)․법의 지혜[法忍]를 얻고 무상보리를 이루며 저 아미타불이 전에 보살도를 행할 때에 성취한 중생이 다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이전의 원을 기억하고 다 이룩되었다.
그때에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아울러 갖가지의 희유한 신통변화를 나타내며 큰 광명을 놓아 두루 세계를 비추니 한량없는 나유타 하늘 사람이 음악을 연주하지 않아도 동시에 저절로 울리며 하늘 만달라꽃이 비 내리어 무릎까지 차며, 아가니타천(阿迦膩咤天)에 이르기까지 모두 갖가지로 미묘한 공양을 드리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니 미륵보살 등과 존자 아난과 일체 대중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다 크게 기뻐하였다.
[적어보자] #3555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18권 (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