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소리 10/14

[심박]

. 일시 : 2019. 10. 14(월) 오후1시반~3시반

. 참석 : 김희정, 이은주, 어정은, 박은영, 문득수, 정다순, 심박

. 내용 : 은희경의 신작, 빛의 과거 / 발제 : 김희정

『빛의 과거』,은희경, 2019, 문학과 지성사

. 신입 2분이 오셨습니다. 문득수, 정다순 환영합니다!!!

. 다음 모임은 10/28(월) 오후1시반입니다.

. 다음 토론 도서는 『이브 프로젝트』리브 스트륌키스트 / 발제 김성애

. 사진을 깜박하고 찍지 못했습니다.

<한줄 후기>

- 타고난 성향대로 강자든 약자든 자기 색깔로 살아간다. 중요한 건 다툼과 얼마나 잘 섞이며 융화해 조화롭게 살아가느냐이다. / 문득수

- 인간은 누구나 자기를 주인공으로 편집해서 기억하는 법이다. 김희진도! / 박은영

- 많은 인생을 변질시킨 가해자 김희진의 기억을 반추한 소설이다. 주인공은 김희진의 호구였다. 짜증난다. / 심박

- 나를 타인에게 모두 보여줄 순 없다. / 어정은

- 우리는 타인을 오해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신을 오해한다. / 이은주

<줄거리 요약>

2017년, 중년 여성 김유경은 오랜 친구 김희진의 소설 《지금은 없는 공주들을 위하여》를 읽으며 1977년 여자대학 기숙사에서의 한때를 떠올린다. 같은 시공간을 공유했으나 전혀 다르게 묘사된 김희진의 소설 속 기숙사 생활을 읽으며, 김유경은 자신의 기억을 되짚는다. 기숙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룸메이트다. 타의에 의해 임의로 배정된 네 명이 한 방을 쓰는데, 임의의 가벼움에 비해 서로 주고받는 영향은 터무니없이 크다.

국문과 1학년 김유경의 322호 룸메이트는 화학과 3학년 최성옥, 교육학과 2학년 양애란, 의류학과 1학년 오현수다. 최성옥과 절친한 송선미의 방인 417호 사람들(곽주아, 김희진, 이재숙)과도 종종 모이곤 한다. 1977년의 이야기는 3월 신입생 환영회, 봄의 첫 미팅과 축제, 가을의 오픈하우스 행사 등 주요한 사건 위주로 진행된다. 김유경의 서사가 굵직하게 이어지는 사이사이, 322호와 417호의 룸메이트인 일곱 여성들의 에피소드도 다채롭게 전개된다.

김유경은 말더듬증이라는 약점 때문에 자신의 욕망을 내리누르며, 말과 행동이 필요한 순간 입을 다문다. 회피를 방어의 수단으로 내세우면서 자신을 끊임없이 세상의 어중간한 어디쯤에 위치시키려 한다. 한편 누군가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다. 무리에 휩쓸리지 않고 번거로움을 감수하며 취향을 조용히 발전시키는 오현수, 남을 끌어내려 항상 주인공이 되길 바라는 김희진, 그와 비슷하지만 남의 눈이 아니라 무엇보다 자신의 욕구 충족이 중요한 양애란이 그렇다.

지향점과 실제의 삶에 괴리가 심한 사람도 있다. 최성옥처럼 자신이 선택한 남성에 의해 그 괴리가 발생하기도 하며,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자신의 입맛에 맞추어 교정하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매사 주요하게 지적했던 바로 그 지점에서 발을 헛디뎌버리는 곽주아 같은 경우도 있다. 그들은 치졸하고 나이브하며, 소탈하기도 섬세하기도 하다. 선량하고도 얄미우며 까칠하면서도 유약하다. 마치 오늘의 우리처럼. 회피를 무기 삼아 살아온 한 개인이 어제의 기억과 오늘을 넘나들면서 자신의 민낯을 직시하여 담담하게 토로하는 내밀한 문장들은, 삶에 놓인 인간으로서 품는 보편적인 고민을 드러내며 우리 자신을 바라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