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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에스라의 나무 강단이 제공하는 성경의 어휘 연구 계속합니다. 성경의 어휘를 연구하는 목적에 대해서는 누차 강조했기 때문에 오늘 그냥 지나가겠습니다. 오늘은 106번째 아주 중요한 어휘를 연구합니다. '하나님'이라는 어휘와 '하느님'이라는 어휘입니다. 어떤 성경 번역에 보면 창세기 1장 1절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고 되어 있고, 어떤 성경에는 "태초에 하느님이 천지를 창조했다"고 서로 다르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표현이 다르면 가리키는 대상이 다른 대상일까요? 그렇지 않겠죠. 부르는 칭호에 불과하지 같은 대상을 두고 부르는 것인데, 왜 이렇게 갈라졌는지 이번 연구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각 언어로 된 하나님 칭호가 어떤지 대표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신을 가리키는 여러 언어를 봅니다. 구약 성경을 딱 펴면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할 때, 이를 기록한 히브리어로는 '엘로힘(Elohim)'입니다. 엘로힘이라는 말은 복수 형태예요. 단수는 '엘(El)'인데 '엘로힘' 하면 복수라는 의미에서 신들이라는 표현입니다만, 하나님을 가리킬 때 늘 복수의 칭호를 사용하는 신학적 배경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존재가 늘 복수성으로 나타납니다. 하나님 한 분만 아니라 성부 하나님, 성자 하나님, 성령 하나님 이렇게 삼위일체 형태로 계셔서 엘로힘이 일반적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우리가 유의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히브리어와 그 인근 언어인 아랍어(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등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있습니다. 아랍어로는 하나님을 '알라(Allah)'라고 씁니다. 이슬람교인들이 하나님을 부를 때 알라라고 하지 않습니까? 바로 그것입니다. 그 외에 신약을 기록한 헬라어로는 '테오스(Theos)'이고, 라틴어로는 '데우스(Deus)'입니다. 에스파냐어(스페인어)로는 '디오스(Dios)', 포르투갈어로는 '데우스(Deus)', 프랑스어로는 '디외(Dieu)', 이탈리아어로는 '디오(Dio)'라고 합니다. 아주 비슷하죠. 러시아어로 가면 아주 달라집니다. 러시아어로는 표기는 'Бог'로 쓰고 발음은 '보흐'라고 합니다. 헝가리어는 완전히 달라서 '이슈텐(Isten)'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갓(God)'이라 하고, 네덜란드어는 스펠링은 똑같이 'God'이지만 발음은 '호트'에 가깝습니다. 문장을 봐야 영어인지 네덜란드어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독일어는 '고트(Gott)'라고 발음합니다. 덴마크어는 '구드(Gud)'라고 합니다.
서양을 지나 동양으로 오면 한자로 '신(神)' 또는 '상제(上帝)', 중국어 발음으로는 '샹티(Shangdi)'라고 하며, '천주(天主)'라고도 합니다. 일본어로는 '카미(Kami)'가 신입니다. 하나님이라고 부를 때는 '카미사마(Kami-sama)'라고 합니다. 일본인들과 기도할 때 "사랑하는 하나님"을 "아이스루 카미사마"라고 부르는 것을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말인데, '하나님'이냐 '하느님'이냐의 문제입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언어마다 조금씩 달라도 같은 하나님을 가리키는 것처럼, 우리말의 하느님과 하나님도 같은 대상을 부르는 칭호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다르게 불리게 되었는지 따져보겠습니다. 우리말로 성경을 번역할 때 창세기 1장에 '하나님'이라고 적어두면 그때부터 하나님이라 부르게 되고, '하느님'이라고 하면 그걸 따라 하느님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스코틀랜드 연합장로교회 선교사인 존 로스(John Ross) 목사는 1872년 만 30세의 나이로 만주에 선교사로 왔습니다. 선교 활동을 하던 중 4년 뒤인 1876년에 고려문에 갑니다. 고려문은 문 이름이 아니라 중국 만주에서 조선으로 내려올 때 거치는 국경 지명입니다. 거기서 조선인들을 만나 조선어를 배우고 성경을 번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6년 후인 1882년에 '예수셩교 누가복음 전서'라는 낱권 성경(쪽복음)을 번역하여 출판합니다. 이것은 한국 최초의 번역 성경입니다. 그는 번역을 계속하여 5년 뒤인 1887년에는 신약 전서인 '예수셩교전서'를 출판합니다. 이 역시 최초의 한글 신약 전서 번역입니다.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1882년에 심양 문광서원에서 나온 최초의 '예수셩교 누가복음 전서' 표지와, 1887년에 출판된 '예수셩교전서' 표지를 보면 당시 심양을 '성경(盛京)'이라고 불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들의 본문을 보면 하나님을 '하느님'으로 표기했습니다. 누가복음 1장에도 하느님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처음 번역할 때는 전체적으로 하느님이라고 불렀던 것으로 보입니다.
존 로스 선교사는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신의 개념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한국인에게 '헤븐(Heaven)'은 '하날(하늘)'이고, '로드(Lord)'는 '님(Lord/Master)'이다. 이 둘을 합한 하나님(당시 표기는 아래아를 사용한 '하ᄂᆞ님')은 하늘에서 다스리는 자, 혹은 지상에서 가장 높은 분을 가르키는 말이라고 조선인들은 알고 있다." 그래서 '하ᄂᆞ님'이라는 칭호를 택했던 것입니다.
원래 옛 발음은 '하날'이었고, 아래아(ㆍ) 표기가 사라지면서 나중에 '하늘'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므로 변화된 표기를 따라 천주교에서는 '하느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존 로스 선교사가 신약을 번역할 때 대본으로 삼은 헬라어 개정판들을 보며 가장 고심했던 것은 헬라어 '테오스(신)'를 조선어로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였습니다. 당시 중국의 번역본에는 상제나 천주라고 번역되어 있었지만, 로스 목사는 한자어를 배제하고 조선인들이 고유하게 부르던 칭호인 '하ᄂᆞ님'을 택했습니다. 비록 나중에 표기법이 갈라져 오늘날 '하나님'과 '하느님'으로 나뉘었지만, 한글 고유의 칭호를 사용해 번역한 것은 참으로 칭송받을 만한 결정이었습니다.
신약에 존 로스 선교사가 있다면, 구약 성경 번역에는 알렉산더 알버트 피터스(Alexander Albert Pieterse, 한국명 피득) 목사가 있습니다. 그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지방의 정통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건너왔다가 개신교를 믿게 된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발견한 예수님을 전하고자 조선으로 건너왔고, 히브리어를 아주 잘 알았기 때문에 시편 중 축복의 시 62편을 택해 직접 번역한 '시편 됴요(조요)'를 1898년에 출판했습니다. 최초의 구약 쪽복음입니다. '됴요'라는 말은 요점을 골라 뽑아낸다는 뜻입니다. 그의 번역을 보면 아래아를 사용하여 "하나님이여 내가 불러 아뢸 때에 허락하소서", "내 임금과 내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기도하오니 외쳐 부르는 소리를 들으소서"라고 번역했습니다. 발음은 하나님이었습니다.
이후 기독교 내에 성경번역위원회가 조직되어 정식 활동을 시작했고, 1900년에 신약을 번역하고 1911년에는 신구약 전체를 완역한 최초의 한글 완역본 '성경전서'를 출판했습니다. 이 역본에서도 신의 명칭은 아래아를 사용해 발음상 '하나님'으로 표기했습니다. 1911년에 출판된 성경전서 창세기 6장을 보면 "사람이 땅 위에 번성하여 딸들을 낳을 때에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아내를 삼으니"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이때 '하나님', '아들', '사람' 등의 단어에 모두 아래아가 사용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래아는 여러 모음으로 변했습니다. '하ᄂᆞᆯ'은 '하늘'이 되었고, '아ᄃᆞᆯ'은 '아들', '오ᄂᆞᆯ'은 '오늘'이 되며 '으'나 '우', '오'로 변했습니다. 또한 '마ᄎᆞᆷ'은 '마침'이 되며 '이'로 변했고, '사람'처럼 '아'로 유지되기도 했습니다. '구름(옛 표기 구룸/구ᄅᆞᆷ)', '다람쥐(옛 표기 다ᄅᆞᆷ쥐)', '비둘기(옛 표기 비ᄃᆞᆯ기)' 같은 단어들도 모두 아래아에서 변한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의 관습을 따라 다양하게 변했습니다.
그러다가 1977년에 개신교와 천주교가 공동으로 번역한 '공동번역 성경'이 나오면서 큰 변화와 논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공동번역 성경은 나오자마자 교계 잡지인 '기독교사상' 등을 통해 뜨거운 지상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공동번역에서 하나님을 '하느님'으로 표기했기 때문입니다. 개신교는 '하나님'을 고집하고 천주교는 '천주'를 고집하다가 타협안으로 나온 것이 '하느님'이었습니다. 이에 보수적인 개신교 학자들과 교인들은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양측의 학자들과 언어학자들은 여러 달 동안 맹렬한 논쟁을 이어갔습니다. 심지어 어떤 개신교 장로님은 "예배나 기도 시에 하느님이라고 부르면 엉뚱한 잡신에게 기도하는 꼴이 되어 사탄이 응답한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민망하고 공허한 논쟁이지만 당시에는 아주 진지하고 심각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과 하느님은 정말 별개의 신을 지칭하는 용어일까요? 학술적 연구와 논문들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존 로스를 비롯한 초기 성경 번역자들은 하늘(하날)에 높임말인 '님'을 붙여 '하ᄂᆞ님'으로 이해하고 호칭했습니다. 둘째, 표기법상 아래아가 사라진 뒤에도 개신교인들의 입에는 이미 발음상 익숙해진 '하나님'이 그대로 굳어져 전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셋째,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님이라는 표기가 유일신 사상(오직 하나이신 여호와)과 연결되어 "하나뿐이신 분"이라는 의미가 덧붙여지기도 했습니다.
'하늘님'이 어원상 맞으므로 표기법도 '하느님'으로 고쳐야 한다는 주장은 언어의 생리에 맞지 않습니다. 언어는 어법을 먼저 정해두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입에 자연스럽게 굳어지고 다수가 사용하면 표준어가 됩니다. 짜장면과 자장면의 사례처럼, 혹은 사글세의 사례처럼 다수가 사용하는 관습이 표준이 되는 것입니다. 천주교는 역사적 배경에 따라 '하느님'을 선호하게 되었고, 개신교는 '하나님'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동일한 어원을 둔 단어를 어떻게 표기하고 발음하느냐에 따른 관습과 선호의 문제입니다.
어느 언어로 부르든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당신의 호칭으로 인정하십니다. 인간의 언어는 선호에 따라 달라질 뿐입니다. '하나님'이라는 호칭은 하늘을 뜻하는 초월성과 함께 오직 하나라는 유일성, 그리고 '한(크다)'이라는 단어가 가진 위대함을 모두 내포하는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성경에서 이 호칭은 얼마나 자주 사용될까요? 개역한글판에는 약 3,581절에 나타나며, 중복 사용된 것까지 합하면 약 3,600회 등장합니다. 개역개정판에도 3,600여 회, 킹제임스 번역에는 3,885회, 쉬운성경에는 4,427회, 공동번역 개정판에는 4,444회, 가톨릭 성경에는 3,937회 나옵니다. 대명사를 명사로 바꾸어 번역하는 등의 차이로 횟수가 조금씩 다르지만, 성경 전체에 약 4,000번이나 등장하는 호칭입니다.
매 장마다 수없이 나타나는 이 귀한 호칭을 부를 때, 우리가 서로 다른 용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갈등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상대방이 쓰는 칭호를 존중하고 양해하며, 우리는 하나님을 경건한 마음으로 부르고 찬송하며 기도하는 영광스러운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공부를 여기서 마치고 다음 107번 강의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핵심 요약정리
본 강연은 성경에 등장하는 '하나님'과 '하느님'이라는 호칭의 역사적 배경, 언어학적 변천 과정, 그리고 이를 둘러싼 신학적 논쟁을 다룹니다.
1. 전 세계 언어의 신(God) 칭호
2. 한글 성경 번역과 '하느님/하나님'의 유래
3. 언어학적 변천 (아래아의 변화)
4. 1977년 공동번역 성경과 호칭 논쟁
5. 결론 및 신앙적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