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라이딩의 백미는 경기도 양평 산수유 마을인 내리와 주읍리 마을을 탐방하는 것이다. 2년 전에도 양평 산수유 마을을 찾았지만 이번에는 지난번 코스와는 달리 중복을 회피하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함으로써 색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이번 라이딩 코스는 용문역에서 시작하여 양평 산수유 마을을 둘러보고 곤지암역에서 마침표를 찍는 코스로 약 65km이다. 바이크 손대장과 아스트라 전(인구)을 제외한 바이콜릭스 회원들은 아침 일찍 서둘러 용문역에 오전 9시 30분에 도착하였다. 경의 중앙선은 라이더들이 항상 붐비는 지역이라 시간을 앞 당긴 것이다.
바이콜릭스의 리더인 바이크 손대장은 척추협착증 치료로 담당의사의 권고에 따라 다음 주까지 휴식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용문역에서 흑천 화전교를 지나 341번 도로를 따라 약 4km에 이르면 지평역이 나온다. 흑천은 양평군의 중심 하천으로 금물산(791m)자락에서 발원하여 한강으로 유입되는 유로연장 37km이다. 송강 정철(1536-1593)은 1580년 강원도 관찰사로 임명되어 말을 타고 원주로 가는 도중에 흑천을 돌아서 갔다는 이야기가 관동별곡에 나와 있다. 지평리는 6.25 전쟁 당시 유엔군과 중공군 사이에서 전황을 가르는 기념비적인 전투가 벌어진 지역으로 전략적 교통 요충지역이다.
지평리 전투(1951.2.13-16)는 남북전쟁시 게티즈버그와 견줄만큼 인천상륙작전과 함께 한국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중요한 전투 중 하나로 미 육군 지휘참모대학에서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지평역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 월산 저수지가 있다. 월산 저수지는 산으로 둘러싸인 저수지로 지평천의 물주머니이다. 망미 2리 마을회관에 이르면 중앙선의 간이역인 석불역(石佛驛)에 당도한다. 석불역은 수수께끼 같은 생소한 이름이다. 통상 역 이름은 동네 명칭을 따서 붙이는데 생뚱맞게도 석불역이라니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석불역 주소는 양평군 지평면 망미리이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한 결과 망미산줄기의 능선에서 석불을 발견하였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라고도 하고, 석불역 근처 마을 이름인 안섬부리, 바깥섬부리도 석불리가 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석불역 건너편 월산리에 고려시대 취암사라는 사찰이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석불역에서 대평로를 따라 절운고개를 넘어 2km에 이르면 대평 저수지가 나타난다. 대평 저수지 수변에는 1592년 임진왜란 때 절운 고개에서 왜군과 싸우다 장렬히 순국한 정응진 장군과 의병들을 기리기 위한 임진 의병전적지 공원이 있다.
그리고 대평 저수지 옆을 통과하여 700m에 이르면 양평TPC 골프클럽이 있다. 대평로에서 70번 도로와 수곡로, 추읍로를 따라가면 주읍리 산수유 마을이 나타난다. 주읍리 산수유 마을로 들어서면 산수유나무들이 노란색으로 예쁘게 치장하고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이해 준다. 주읍리 산수유 마을은 노란 물감으로 뿌려놓은 듯 농가 집뜰이나 마을회관, 논두렁, 개천 둑에 피어난 꽃은 소박한 시골을 화사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은 때가 일러 상춘객들의 발길이 뜸하고 조용한 편이었다. 주읍리 산수유 마을에는 500년 이상된 산수유 시조목이 있다.
1466년 세조대 당시 중국에서 들여온 산수유나무 몇 그루를 하사하여 나무들이 퍼지면서 산수유 마을을 조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나무 중 한 그루를 시조목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동네 어르신의 말씀을 듣고 시조목을 찾아 나섰지만 헛걸음만 하고 개군 저수지를 경유하여 내리 산수유 마을로 향하였다. 내리 마을에도 산수유 꽃의 그윽한 향기로 동네 마을 곳곳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내리 마을에서 주읍사거리로 접어들고 계전길과 여양 1로(70번 도로)를 따라가면 송촌 초등학교를 지나 천서리 막국수촌이 나온다.
파사산성(婆娑山城) 자락에 위치한 천서리 막국수촌은 이포보가 생기기 전 오래 전부터 이포나루 손님들을 상대로 장사했던 곳으로 전국적으로도 알려진 유명한 맛집이다. 바이콜릭스 회원들은 이곳으로 여행할 때마다 맛집기행으로 꼭 들리곤 한다. 주말에는 맛을 보려는 손님들로 가득하여 차례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비빔막국수는 추억의 음식으로 먹으면 먹을수록 칼칼한 매운맛이 일품이다. 맛있는 음식에 술은 언제나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항상 따른다. 막걸리로 권커니 잣커니 하면서 흥겹게 이야기 꽃을 피우고 귀로길에 올랐다.
천서리 사거리에서 이포대교를 건너 남한강 서편 자전거길을 따라 이동하면 추읍산과 용문산과 백운봉, 양평읍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용담천을 만난다. 용담천은 여주시 산북면 상품리에서 발원하여 한강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전북교에서 용담천변길을 따라 이동하면 해듬 요양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잠시 참참하면서 모과주로 피로를 풀고 페달링을 재촉하였다. 용암천변을 따라 계속 이동하면 막다른 골목이 나온다. 광여로(98번도로)로 접어들고 1,3km 오르막길을 따라 힘들게 정상에 올라서면 경기도 광주시와 여주시의 경계의 표지판이 보인다.
광여로 건업교에서 곤지암천의 시멘트길과 흑길을 따라 하오향리에서 광여로로 진입하고 이동하면 곤지암역에 당도한다. 이번 라이딩은 늦은 오후 시간대까지 백오십리 이상을 달렸다.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시간당 13km를 달린 셈이다. 화창한 봄 날씨에 쉴새없이 불어오는 맞바람과 싸우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여유로움속에서 낭만을 즐기며 경기 양평, 여주, 광주를 넘나들면서 아기자기한 꽃길과 하천길. 업다운힐을 종횡무진 페달링하며 꿀잼에 흠뻑 빠진 즐거운 하루였다. 바이콜릭스 회원들과 함께 있으면 언제나 행복이 가득하다, sd 16 바이콜릭스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