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하게 살기
그 어떤 수행보다 일상을 잘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상생활이 곧 수행이고 도를 닦는 일이라고도 하더군요. 예전에 저는 오래 참선을 해서 삼매경에 드는 것이 도를 닦는 첩경이라고 오해 아닌 오해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삼매경이나 특출한 영릉에 대한 환상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평범한 일상을 신성하게 살아갈지 생각해보고 실천해 봅니다. 잘 안돼도 실망은 하지 않습니다. 하루아침에 성인이 될 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어슴푸레 희미한 빛이 들어오는 아침, 눈이 떠집니다. 살아서 눈을 뜨는 게 신기해서 기지개를 켭니다. 온몸이 생각대로 움직여지고, 온전히 잘 돌아가는 것에 감사합니다. 내 몸에 감사하고, 자동으로 움직여지게 만드신 조물주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일어나 앉아 잠시 눈을 감고 명상을 합니다. 막 떠오르고 있는 밝고 찬란한 태양 빛이 온몸으로 사지 끝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상상하며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쉽니다. 10여분 간의 명상을 마치면 손을 싹싹 비벼 두 눈에 대어 그 온기를 느낍니다. 그다음 머리와 온몸을 두들겨 주고 배도 문질러주며 마칩니다.
아침 명상을 마치고 식사 준비를 합니다. 저의 아침 식사는, 각종 야채를 데쳐 믹서에 갈아 올리브유를 끼얹어 함께 먹는 것입니다. 데쳐 갈은 야채 외에 날로 먹을 수 있는 파프리카와 오이맛고추, 깻잎, 과일 샐러드를 견과류, 반숙 달걀과 함께 먹습니다. 이 겨울에 이렇게 각종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구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놀랍고 감사한 일입니다. 또 먹고 싶은 걸 맘대로 살 수 있어 행복합니다. 더욱이 새벽에 문 앞까지 물건이 배달되어 온다는 것은 정말 경이로운 축복입니다.
식사를 마치면 산책을 나섭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춥거나 더워도 도로변을 걸어 숲 언저리까지 갑니다. 가는 길에 만나는 사철나무, 은행나무에 인사를 건넵니다. 추워도 새파랗게 살아 있는 사철나무 잎들에게 ‘안녕’하고 아는 체를 합니다. 높은 하늘의 구름, 차가운 대지 위에 퍼져나가는 햇빛, 차갑지만 숨을 쉬게 해주는 공기, 어디서 들려오는 새소리, 부지런히 바쁘게 가는 자동차들 모두 신성합니다. 우연히 마주치는 청소부 아저씨에게도 인사합니다.
산책 후엔 주로 풍욕을 하고, 점심을 먹고 난 뒤에는 체육관에서 본격적인 운동을 합니다. 체육관에는 올바른 운동법과 스트레칭을 가르쳐주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혼자 운동을 하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친절하게 가르쳐주십니다. 덕분에 나날이 체력이 향상되고 있습니다. 그 선생님들, 체육관의 각종 운동기구들 모두 신성한 존재입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사용하고, 사용한 뒤엔 제자리에 가지런히 놓습니다.
체육관에서 집까지 버스를 타는데, 편하게 갈 수 있게 운전해주시는 버스 기사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에게도, 아파트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아주머니에게도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합니다.
저녁을 먹고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을 본 뒤, 씻고 잘 준비를 합니다. 잘 준비가 다 되면, 휴대폰에서 <한밝음 명상>앱을 켜고, 그날 그날 눈에 띄는 명상을 틀고 들으며 저녁 명상을 합니다. <한밝음 명상>앱은, 어떻게 신성한 마음을 내고, 올바른 호흡을 해야 하는지 조목조목 자세히 나와 편리하고, 고마운 명상 안내자이자 스승입니다.
저녁 명상까지 마치면 편안하고 행복한 잠자리에 듭니다.
매 순간 신성하지 않을 때가 없습니다. 매 순간 마주하는 사람과 존재들 모두 신성하지 않은 게 없습니다. 이렇게 하늘이 주시는 놀라운 축복에 감사하고 찬탄할 뿐입니다. 이 신성한 나와 모든 존재들을 진심으로 공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