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martial art)의 역사는 인류 문명과 함께 맥을 같이 하면서 사냥, 대인격투, 전투수단이었던 것이 현대에 와서는 건강 증진과 정신 수양 그리고 철학, 교육, 종교, 예술적 가치로 전환되고 있다.
하디(Julia M. Hardy)는 「영향력 있는 서구의 『도덕경』해석(Influential Westem Interpretations of the Tao-te-ching)」이란 글에서 서구 사회에서의 도교 유행에 관해 논하면서 ‘나쁜 학문 좋은 종교?’ 라는 재미난 논의로 결론을 대신한다. 하디에 따르면 서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도교적 활동, 예를 들어 ‘태극회(太極會, Tai Chi Society)’나 ‘미국 도교회(Taoism of America)’ 같은 조직이나 기공(氣功), 태극권(太極拳), 내단(內丹) 등 도교적 명상이나 수련을 행하는 다양한 사조들은 분명 중국의 도교와는 다르다고 지적한다.
진화론과 무예올림픽
다윈의 진화론이 올림픽에서도 통용되었다. 태권도가 올림픽 무대에서 살아남았고, 레슬링은 퇴출됐다. 수많은 스포츠종목이 올림픽에 들어가기 위해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고 개혁과 변신을 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것이 이번 사태에서 증명되었다. 그런데 이런 치열한 경쟁속에 살아남은 25개 근대올림픽 종목들을 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거의 대부분이 서양에서 기원한다는 것이다. 동양에서 기원한 종목은 태권도와 유도뿐이다. 전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인의 입장에서는 아쉽기 그지없는 대목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30여년 전 세계의 경제중심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수상은 권력의 중심이 동양으로 이동하는 것이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동양의 경제ㆍ정치적 권력이 유럽과 미국을 서서히 능가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을 곳곳에서 목도하고 있다. 빠르지는 않지만 분명 문명의 변천과 진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이 스포츠 분야에서도 서서히 감지되고 있다. 그 움직임은 서양의 스포츠와는 다른 형태의 신체 문화인 동양의 무예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2008년부터 모든 중학생에게 무도를 필수화했고, 중국은 우슈를 자국의 전통문화로 확고히 하며 다양한 연구와 대회 등을 통해 체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부터 충주무술축제를 열면서 이를 기반으로 국회에서 2009년 전통무예진흥법을 제정하됐다. 또 2009년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서양스포츠 일변도의 체육수업에서 국궁, 태권도, 카바디 등의 무예를 통해 전통문화와 역사인식을 새롭게 하려는 시도가 펼쳐지고 있다. 2011년 택견이 무예종목으로는 최초로 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UNESCO 산하 기관으로 국제무예센터(ICM)설립을 위한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무예는 서양 스포츠처럼 승리지상주의가 목표가 아니다. 자기 호신과 내면의 가치를 승화시켜 국가통합과 강한 군ㆍ경찰ㆍ청소년을 배양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지닌 수단이다.
이제 이런 무예의 가치에 대한 국제적 인식의 폭을 넓히고 각국의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려 동ㆍ서양 교류의 상호이해를 증진하는 장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또한 국제무예산업 영역 등 무예의 외연을 확장하기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충청북도가 동양 중심의 신체문화 운동으로 무예올림픽 창설을 추진하는 데 대해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만일 무예올림픽이 창설된다면, 동ㆍ서양의 균형 있는 신체문화의 발전은 물론 서양 일변도의 스포츠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진정한 스포츠의 진화를 보게 될 것이다.
요가 수련
오늘날 여유 시간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여행, 관람, 문화 참여 등 체험적 여가 문화의 형태가 과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문화생활의 참여가 우리 생활 중 중요한 부분, 필수적인 부분으로 인식되면서 본격적으로 문화 참여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반면에 급속한 생활의 변화와 노동의 압박감, 적당한 운동의 결여, 부적절한 음식과 과식 등으로 건강과 마음을 해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최근 서양철학에 기원을 둔 심리학이나 정신 의학 뿐만 아니라, 동양의 영적 전통인 요가, 명상, 불교의 참선, 국선도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중 가장 보편적으로 전 세계 인류가 받아들인 것은 요가이다. 요가가 인류가 발명해 낸 것 가운데 신체의 건강은 물론 영적인 탐구에 관한 모두의 수련 체계인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빠르게 발전해 나아가는 사회에 맞추어 살아 나가기 위해 새로운 문화, 신세대, 새로운 기술의 각종 기기들에 적응해야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에 적응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급속한 산업화와 저질의 외래문화의 유입으로 인해 전통적 도덕규범의 와해, 물량주의․인명 경시풍조, 향락․퇴폐산업 만연 등의 사회 혼란이 야기되고 있으며, 또한 정신적 불균형은 신체적인 문제로 이어 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자세에서 나오는 신체적 통증과 시력 저하, 무력감,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결국 우리 현대인들이 사회에 적응하며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건전한 정신을 키워나가야 하며 이는 건강한 신체 발달의 바탕이 된다.
사람의 몸과 마음, 생각은 서로 밀접한 관계로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에 적응하도록 작용한다. 그러므로 건강이란 자신이 처한 환경에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현대인들은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정신적인 빈곤을 경험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불안, 긴장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마음의 여유를 차츰 잃어가고 있다. 여유가 없는 좁은 마음으로는 현대사회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힘들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의 삶은 나 자신의 참모습으로 살기보다는 사회가 요구하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살게 되었다. 그리하여 몸과 마음이 왜곡되고 굳어 있기가 쉽고, 생활 속에서 형성된 이와 같은 경직성은 우리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때로는 그것이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이러한 경직성을 풀어 좀더 유연하고 느슨하게 해 줄 필요가 있다. 딱딱한 근육보다는 부드러운 근육이 활동하기에는 더 바람직하며, 경직된 마음보다는 유연한 마음이 만일에 있을 수 있는 긴급한 사태에 더 잘 대응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최근 동양의 수행 체계인 요가가 그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명상법의 일종인 요가는 초월명상과 선(仙)에 근거를 둔 근이완술 중 하나이며(Benson, 1974) 체위와 운동(asanas), 호흡조절(pranayana), 묵상(dhyana)을 통해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Shapiro, 1977)이다. 요가는 인간의 몸과 마음을 닦는 체계적이고 자연적인 수행 체계이며, 그 어떤 것과도 조화를 이루려는 자연의 순리를 담은 우주정신의 표현이다. 요가는 동작(아사나)과 호흡, 명상 등으로 어우러져 있으며 분파별로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1960년대 후반에 첫 선을 보였던 요가는 다양한 신체 동작을 통해 몸의 유연성과 기(氣)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내장 등 신체 기능을 복원시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요가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여유를 갖게 해주며, 신체적 균형을 취하여 건강을 회복시키고 나아가 증진시키는 수행체계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