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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
지난번 너와 오랜만에 만나 술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도 모자라 단톡방에서 격렬하게 토론한 뒤
서로 간의 깊고 넓은 강이 만들어진 것 같아 씁쓸했어.
그 옛날 대학 교정과 서울 시내 곳곳에서
최루탄 맞으면서 짱돌과 화염병 던지면서
기성 세대들에게 분노하면서 싸웠었지.
그랬던 우리가 어느새 그 기성세대가 되었고
이제 은퇴를 앞둔 나이인데
처음에는 서로 비슷하던 생각이 지금은 많이 다르네
그날 못다 한 이야기를 다시 해본다.
친구야
지금 왜 서울을 비롯하여 부동산
특히 아파트값이 이렇게 미친 듯이 오르는 줄 아니?
다주택자 때문이라고?
부동산 투기 때문이라고?
코로나 이후 넘쳐나는 유동성 때문이라고?
아니면 세금 적게 때려서라고?
이것도 아니면 공급 부족 때문이라고?
다 맞는 말이지.
그런데 뭔가 핵심 하나가 빠진 것 같아.
뭔가 다른 하나가 있을 것 같았는데
너랑 헤어지고 난 뒤 곰곰이 생각해보았어.
그게 뭘까?
뭔지 다른 핵심이 있을 듯한데
그런 고민을 하다
빙고 !
이것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어
[본능]
지금 부동산 특히 서울 아파트가 이 난리인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 본능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무슨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일단 거부감 갖지 말고
내 말 한번 들어봐라.
너 좋은 집에 살고 싶니 안 살고 싶니?
너 좋은 동네에서 우리 아이 교육하고 싶니 안 하고 싶니?
아 나는 그런 것 상관없이
그냥 아무 데나 비 피하고 누울 자리만 있으면 된다고?
음...
증말? Really?
그럼 친구야 너는 사람이 아니고 동물이네.
아니다 동물도 좋은 잠자리와 먹을 것 풍부한 곳 좋아할 텐데?
아 있다.
인류 중에서도.
해탈한 종교인이나 성인군자 분
그런데 그런 분은 0.0001%도 안 될 거야.
네가 혹시?
이런 분이라고 생각하니?
착각하지 마라.
우린 그냥 평범한 호모사피엔스 후손일 뿐이야.
좋은 음식 먹고
좋은 옷 입고
좋은 차 몰고
좋은 집 사고 & 살고
좋은 교육하고
이런 것들이 인간의 본능이라는 것이야.
너도 알다시피
나는 지금 강남 늙다리 재건축에
벌써 10년 이상 몸 테크 하고 있어.
반지하 단칸방 시절
전세 끼고 강남 아파트 사놓고
서울 가장 싼 구에서 월세로 살면서
10여년 정도 악착같이 돈 모아
겨우 이 동네에 실거주 시작하게 된 것이야.
그것도 조막만 한 늙다리 아파트에.
그리고 다행히 17년에 평수 넓히긴 했지만
그때 돈이 모자라
강남 새 아파트로 못 옮긴 것이 지금도 한이 되고 있다.
나는 정말 새 아파트에 살고 싶다.
수영장도 있고
아이들 공부할 독서실도 있고
스카이라운지 카페에서 조식 먹고
우아하게 커피도 한잔할 수 있는
그런 새 아파트에 살고 싶어.
요즘 새 아파트들 얼마나 좋은지 몰라.
혹시 너 현존 최고 비싼 아파트 중 하나인
아리팍 가보았니?
개디아 가보았니?
아 아리팍과 개디아가 뭐나고?
미안하다. 약어 사용해서
아리팍은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라고
반포에 있는 현존 최고가 아파트 중 하나야.
이 사진은 내가 부.알.못에서 막 벗어나
부동산 공부 미친 듯이 할 때 아내와 함께
아리팍 구경하고 찍은 사진이야.
강남 썩다리에 사는 나에게 이 아파트는 증말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해 주었어.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이런 새 아파트에 살아야 겠다.
우리 아이들에게 늙다리가 아닌
이런 아파트에 꼭 살게 해 주겠다는
'전의'를 불태웠어.
지금도 그 꿈은 유효하다.
개디아는
작년에 개포동에 새로 만들어진
개포디에이치아너힐즈라는 아파트야.
혹자는 '디아힐'이라고도 하더라
아니 웬 강원도 단풍 사진이냐고?
친구야. 너도 나처럼 촌놈 맞구나.
이 사진은 개디아(디아힐) 스카이라운지에서 찍은 뷰야.
이 아파트 임장한 멋진 사진이
내 블로그에 많이 있으니 궁금하면 한번 가서 구경해 봐라.
[늘~포토갤러리] 코너에 있다.
아니 왜 강남 아파트만 보여주나고?
당근 강북에도 좋은 아파트 엄청 많아.
현존 최고 강북 아파트 중 하나는
경자야.
여자 이름 같지?
경희궁자이라는 아파트다.
강북 썩다리 주택을 정리해서 만든
최고 좋은 단지 중 하나야.
요즘 새 아파트 정원은 숲속 같더라.
곳곳에 쉼터도 있고,
언덕이라도 기술이 좋아
에스컬레이터에 엘리베이터 있어
다니는 데 불편함도 없고
이곳 뿐이겠니?
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전국 각지에 새 아파트들 요즘 많이 생기고 있어
대한민국 1인당 GDP가 이미 4만불을 넘었잖니?
고소득자도 수두룩 하고
돈 많은 분들이 왜 헌 아파트 살겠어?
아니 돈 많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웬만한 사람들은 죄다 다 새 아파트에 살고 싶어하지.
사람들이 그러데
새 아파트에 한번 살아보면
더 이상 헌 아파트 못 산다고
하긴 가끔 지인들 새 아파트 놀러 가면
정말 요즘 아파트 좋더라.
그런데 말이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그리고 지방 대도시들을 보니
직장 가깝고, 교통 좋고, 학군 좋은 동네는
새 아파트보다 헌 아파트가 더 많네.
특히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그러면 어떻게 될까?
새 아파트에 살고 싶은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시중에 돈도 무지 많이 풀리고
그런데 원하는 새 아파트는 모자라고
그러면 경제 초딩 원칙
수요와 공급에 의해
새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뛸 수밖에 없잖아?
아 앞으로 서울과 제3기 신도시에
새 아파트 엄청 많이 공급하니 괜찮다고?
어제 정부의 획기적인 공급 대책 발표도 못 봤나고?
응 봤어.
그리고 발표 전문도 몇 번 읽어보고
어제 하루 종일 밤늦게까지
많은 분들 글과 기사도 읽어 봤어.
그런데 내 결론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이야.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그 이유 설명하면
막 댓글에서 안티 분들이 올 것 같아서 무서버
그래도 용기 내어 딱 2가지만 적어 볼게
첫째,
정부가 발표한 공급 대책 중
내가 그리고 네가 살고 싶어 하는 동네에
살고 싶어 하는 아파트 공급되니?
아 많다고?
도심 50층에, 제3기 신도시에
서울 요소요소에
강남에도 있고
그러면 너는 그런 곳에 가서 살아.
나는 그런 곳에 안 갈란다.
차라리 이 동네 늙다리에서 그냥 살래.
왜냐고?
나도 흙 수저 출신이지만
임대 왕창 때려 넣은 닭장 고층 아파트에는 살기 싫다.
나는 쾌적한 민영 아파트에 살고 싶다.
아 그렇다고 오해하지 마
나 적당한 소셜 믹스 적극 찬성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이렇게 임대 천국 아파트에는 살고 싶지 않아.
임대 비율은 10~15% 정도 해서
적절하게 섞고 임대동 따로 만들지 말고
함께 살게 하는 것이 난 더 좋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둘째
서울 재건축과 취소된 뉴타운 재개발까지 풀어주었고
더구나 50층까지 허락한다고 하니
엄청 공급 될 것이라고.
글쎄?
너 재건축(재개발) 조합장/조합원이라면
용적률 왕창 올리고,
고층 지어 일조권까지 문제 생기는 닭장 아파트가 되는데
조합원 동의 받을 수 있을 것 같니?
동의할 것 같니?
그것도 개발 이익을 70~90% 다 가져가는데?
물론 있겠지.
지금 엄청 용적률 높아 재건축 힘들고
나 홀로 아파트 등은 일부는...
그런데 시중 요지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소유주들이
(나도 포함이다)
총 맞았냐? 내 사유 재산 다 삥 뜯기는 것 동의하게.
만약 내가 사는 조합장(조합)에서 그 짓 하려고 하면
낫/곡괭이/야 삽 다 들고 달려간다.
알지? 나 어차피 밑바닥에서 올라온 놈이라
이 세상 무서울 것 없어.
다른 건 몰라도 내 재산 피해주면 절대 못 참는다
남들 맛난 것 먹고, 외제 차 타고
해외로 전국 방방곡곡 놀러 다닐 때
이 악물고 아끼고 모으면서 전세금 마련했어.
너 마을버스비 120원 아끼느라
추운 겨울에 30분 걸어가 봤니?
너 꼽등이랑 같이 살아 봤어
너는 그동안 잘 먹고 잘 살았잖아?
그동안 외제차에 주말에 골프 치고 다녔잖아?
내차 2006년산 18만 킬로 뛴 국산 그랜다이저 TG다.
못 믿을 듯 해서 인증샷 올린다.
올해 차 바꿀려다
그놈의 종부세 맞아서
(꼴랑 1주택인 나한테도 막 세금 더~ 내라고 하네)
세금 낼 돈 만드느라 차도 못 바꾸고
뼛골 빠진다.
주재원 시절 싱글까지 했던 골프도
한국 들어와서 안 했다.
돈 모으려고 저렴한 등산이나 자전거로 취미까지 바꾸었어.
그런데 왜 나에게 강남에 산다고 적폐라고 하고
비아냥 거리냐?
나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 정확히 22년 걸렸다.
한번 폭망하고
지하에서 다시 올라오느라 졸나 힘들었어
그것도 이제 겨우 사다리 한 칸 정도 올라왔어.
아 갑자기 지난 세월이 생각나
빡쳐서 이야기 한 것이니 이해해 주라
암튼 내 생각은 이렇다
내가 원하는 것은 민영 새 아파트야.
임대 말고.
참 그리고 임대 좋아하지 마라
10년 내 집 없이 임대 살면서 YOLO 즐기다
폭망 한 친구들 많이 보지 않았니?
아 무주택자로 오래 살다 로또 당첨되면 된다고?
뭐 그것도 방법이지.
그 길 가려면 가던지 Don’t Care
그래서 말이야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노무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획기적으로 서울 좋은 동네에
민영 새 아파트를 왕창 공급하는 길 밖에 답이 보이지 않아
그러면 어떻게 공급을 하냐고?
내가 만약 결정권자라면
서울 재건축/재개발 다 풀고
35층 제한도 풀고
(단 용적률 적정하게 해서 쾌적하게)
1기 신도시 늙다리 아파트도 재건축하든지 리모델링 시켜서
그러면 그분들에게 불로소득 주는 것이라고?
그런 생각하니까 일이 안 풀리는 것이야.
그게 개인 재산이지 공공재냐?
그래 생각해 보니 너 말도 일리가 있네
사회 인프라 사용과 개발 이익도 있으니
단 지금처럼 분상제에 재초환에 조폭처럼 삥땅 뜯지 말고
(조폭도 먹고 살게는 해준다)
좀 적당하게 세금 징수해라.
개발 이익 20~30% 정도 회수하면 충분하잖아.
그리고 그 세금으로 못사는 서민들 주거 안정을 위해
출처 분명하게 좀 사용하고.
이렇게 새 아파트 왕창 공급하면
좋은 집에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 본능을 채울 수 있을 텐 데..,
왜 그렇게 안 하는지 몰겠다
아니 알지만 안 하는 것이겠지만.
그 이유 알지만 노코멘트다.
더 이상 글 적으면 혼날 것 같아서
이 정도에서 오늘은 마무리할게
마무리하기 전에 하나만 더
친구야
너가 혹시 높으신 곳에서 일하시는 분 알면
이 이야기 꼭 좀 전해주라
어제 발표 내용 중
서울의 최고 중심부인 용산
100년만에 한민족에게 돌아온 그 금싸라기 땅에
임대 주택 박아서 제발 망치지 말아 달라고.
또 오해 할까봐.
나는 현 정부의 가난한 사람을 위한
복지와 정책 방향에 찬성해
태어나면서부터 가난한 분들은
계층 사다리 올라가기 너무 힘드니까
국가와 사회가 그런 분들 지원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그 땅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글로벌 경제와 관광 중심지로 만들
마지막 땅이야.
임대 주택 물론 지어야지
그런데 그 땅은 아니다...
잘 생각해 보면 좋은 방법 많을거야
너 알지? 나 용산에 땅 1평 없다
그리고 태릉 골프장은 공원으로 만들어서
강북 주민들에게 돌려주라
진짜 마무리한다.
좋은 동네, 좋은 집에서 살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이 문제 오래오래 끌 것 같아
요즘 중부에 폭우 내리는데 조심하고
무더위 잘 견디길
8월 5일(수) 아침
친구 늘~푸르게가
※ 오늘 글은 최근 친구와 오프 만남 그리고 단톡방에서 나눈 이야기를 픽션도 좀 가미하여 재미있게 풀어본 것입니다. 모두들 좋은 동네에 좋은 집 마련하고, 아이들 잘 키우면서 행복하게 사세요. (저는 쪽지와 비밀 댓글로는 소통하지 않습니다)
# 수정(20.8.6)
이 글을 소설(픽션)으로 생각하시는 분이 계신데요. 이 글은 80% 정도는 실화(논픽션)입니다. 앞으로 '친구야' 시리즈로 글을 이 카페에만 올릴 듯 한데, 그 경우에도 실제 생겼던 주변 친구나 선후배 이야기로 적을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늘~뮤직
브라보마이 라이프
봄여름가을겨울(조회수 296만회)
친구야, 너 이 노래 기억나지?
우리 노래방에서 어깨 두르고
참 이 노래 많이 불렀다
그래 우리 생각은 다르지만
우리 서로 열심히 살아 왔다고 생각한다.
이제
너는 너의 길을 가고
나는 나의 길을 갈게
단 우리의 우정은 변치 말자
Bravo Our Lif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