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양성부 참사회 1박 2일 피정 다녀왔습니다
시간과 장소
2019년 9월 28일~29일
고성 올리베따노 수도원
수도원에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함께 한 자리는 수도원 찻집
피정집 담당 수사님은 우리에게 따뜻한 차와 식빵을 주셨다.
회원들은 올리브 오일에 식빵을 찍어 맛있게 먹었다.
그곳에서 맛있기로 유명한 포도주를 샀다.
한 회기를 마감하면서 양성부와 참사회원들이 1박2일 피정을 계획하였다.
마산 가르멜 피정집으로 결정하였으나 우리가 원하는 날짜에 피정할 수 있는 방이 없어서
두 번째로 물망에 오른 고성 '올리베따노' 수도원으로 자연스럽게 결정 되었다.
같은 지역이어서 그런지 대부분의 회원들은 한번 쯤은 다녀 온 듯 했다.
말로만 들었던 곳이라 무척 기대가 컸다. 가는 길이 아름다웠다.
피정 첫 날은 비가 많이 왔고 우리의 숙소는 수도원 대성당에서 한참을 걸어 들어가는 비포장 도로다.
그로써 모든 이의 부러움을 받은 장화 신은 한 사람
찻집을 나와서 드디어 숙소로
숙소에 짐을 풀고 산책을 했다.
차를 몰고 들어오는 입구에 있던 간판 기억이 나서 수녀원을 찾아 나섰다.
가파른 경사에 숨을 몰아 쉬면서 한참을 올라가니 회색 건물이 나왔다.
나무가 많고 숲이 깊어서인지 새들이 많이 지저귄다.
저녁 기도 시간, 성당.
수사님들과 함께 한 거룩한 시간
피정집 담당 수사님이 안내를 하시면서 우리에게는 눈으로만 성무일도를 따라 읽으라고 했다.
전례로 유명한 수도원에서 수사님들의 성무일도 시간에 참여한 기쁨이 컸다.
숙소에서 10여분 걸어 도착한 식당에서 수사님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숙소로 향하는 길목에서
카메라를 들이댔는데 실루엣이 예쁘다
숙소 입구에 모셔진 성모님, 깜깜한 어둠 속에서 성모님 혼자 기도하고 계시네
한 회기 동안 고생했노라고
그래서 아무런 생각없이 마음껏 쉬고 가자고 단합을 했다.
두 병의 포도주로 잔을 주고 받기 전에 끝기도를 드리세
아침 기도를 드리러 가는 길
성모님은 밤새 홀로 기도하고 계셨네
성당 입구
아침 기도 끝나고 성당 계단을 내려 오는 풍경
아침 식사하러 가는 길
우리가 배고픔으로 하루 세 끼를 챙겨 먹는 행위는
하느님께서 주신 음식으로 힘을 채울 수밖에 없는 우리의 나약함을 고백하는 행위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식사를 할 때마다 그 글 생각이 난다.
참 좋은 말씀인 것이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돌아 오늘 길
날씨가 갰다.
아주 어렸던 날
거미의 통통한 몸에 난 화려한 무늬에 반해 오래 오래 쳐다본 기억이 난다.
거미를 볼 때마다 어렸던 날 그 곤충에게 가졌던 신비스러운 기억은 무의식에서 올라와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항상 설렌다.
거미를 찍고 숲 속으로 들어가려하니 형제님이 '뱀' 나온다고 가지 말라고 한다.
오는 길에 뱀을 본 회원들이 있다고 했다.
이 곳에는 멧돼지도 있다고 하니
어제 밤에는 포도주를 마시면서 멧돼지 얘기도 많이 했다.
회원들은 이틀 동안 시간 나면 밤을 땄다. 이 곳은 밤이 많다.
지난 밤에는 용기에 밤을 구워 먹고 또 생 밤도 깎아 먹었다.
점심 식사를 기다리며 서 있다가 회원들은 축구 게임판에 둘러 섰다.
2:0의 승부로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졌을 것이다.
식사 끝나고 오는 길
수도원장님께서 함께 차를 마시자고 하셨다고 한다.
찻집에 들어가니 벌써 수사님 한 분이 커피를 내리고 계신다.
설마 이 맛있는 드립 커피를 저희에게 주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수도원장님과 차 마시는 시간
수도원장님은 가르멜 성인들 저서를 젊은 날 다 읽으셨다고 말씀하시면서
그러면서도 '가르멜 수도원'이 있는 줄은 몰라 가르멜 수도자가 되지 못하셨다고 하셨다.
그때 커피를 내리시던 수사님께서 멀리서 소리쳤다,
"그때 왜 그러셨어요.."
"하하하.. 오늘 저녁이 두렵지 않으신가 봐요"
평신도로 살면서 좀 더 잘 살아 보려고 재속회에 들어간 것은 참 잘 한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이틀 동안 걸어 다녔던 숙소 가는 길
고성 바닷가 횟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횟집 근처 멋진 해안 도로를 드라이브하고나서 우리는 이틀 동안의 일정을 마쳤다.
세상에 아름다운 형상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름다움과 선한 것 진실한 것에 우리의 온 가치를 두어도 된다는 확증일 것이다.
아주 작은 한 송이 꽃 안에서 천국을 본다.
가르멜의 성모님!
가장 아름다우신 피조물이신 어머니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첫댓글 모처럼 카페 들렸다가,
멋진 사진과 글을 보니 반갑네요.
공순례 함께 했던 분들 모두 안녕하시죠?
언젠가 시간내서 수도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인상깊은 글과 사진 잘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