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기장 총회교육원 사순절 묵상집
3월 8일(수) 사순절 13일째
믿음, 다른 세상을 가져오다
마태복음 20:27~28
찬송 : 545장 / 이 눈에 아무 증거 아니 뵈어도 말씀 : 너희 가운데서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몸값으로 치러 주려고 왔다.(새번역, 27~28절)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개역개정 27~28절) |
"그것은 나와 내 아우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 내가바라는 것은 양반도 상놈도 없고, 적자도 서자도 없고, 주인도 노비도 없고, 임금도 필요없는 그런 세상이다."
영화 <자산어보>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주인공 정약전이 흑산도에서 만난 제자 창대에게만 털어놓는 속마음이기도 합니다. 같은 시기에 강진과 흑산도로 유배를 온 정약용과 정약전, 두 형제는 각각 다른 길을 갑니다. 그들의 다른 형제 정약종은 신앙을 인정하여 순교를 당한 이후입니다. 일찍이 천주교를 받아들여 세례를 받고 순교자가 많이 나온 신앙인의 집안에서 탁월한 세 형제가 가는 길이 각각 다르게 그려지면서 이 영화는 시작됩니다. 약종은 순교의 길로, 약용은 목민심서의 길로, 그리고 정약전은 자산어보(玆山魚譜)의 길로 갑니다.
강진으로 유배를 오기는 했으나 오히려 책 쓰기 좋고 공부하기 좋았기에 제자들도 그곳으로 불러 내려 한 무리를 만들어낸 정약용과 달리, 형 정약전은 험한 뱃길을 건너 흑산도에 홀로 던져집니다. 영화에서는 애초에 정해진 유배지가 바뀌는 것으로 그립니다. '이제 보니 정약전이 더 위험한 인물'이라는 이유입니다. 정약전이 원래대로 강진으로 유배되었다면 '자산어보'가 아니라 강진 땅에서 만나는 다른 생물들에 대한 기록이 오늘 우리 손에 남겨졌을 것입니다. 입으로는 배교자가 되었으나, 이미 그에게 들어온 믿음이 그를 더 이상 시대의 틀 안에 살게 두지 않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세베대의 아들 둘과 그 어머니가 예수님에게 와서 장차 주님의 세상이 오면 한자리씩 좋은 자리로 내어달라는 청탁을 하는 장면입니다. 이 사건 이후로 나머지 열 명의 제자들이 분개했다고 하니, 그 둘이나 나머지 열이나 제자들이 모두 다 장차 '주님의 세상'에 대해 헛꿈을 꾼 것은 같았나 봅니다. 그 꿈이 예수님과는 '동상이몽'이었던 것이 확실합니다. 예수님은 세상에서 한자리는커녕,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을 위해 내어놓아야 한다고까지 말씀하고 계시니 말입니다.
권력자가 되기 위해서는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한다는 것이 바로 '주님의 세상'의 새로운 질서였습니다. 정약전이 꿈꾼 세상과 뭔가 통해 있는 것 같습니다. 믿음의 세계에 들어선 사람은 이전에 살아오던 대로 살 수가 없습니다. 그 믿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현실을 깨뜨리는 마음입니다. 더욱 견고해지는 세상의 질서를 흔드는 힘입니다. 예수님이 그러셨듯, 내 안의 믿음은 나를 흔들고 있습니까?
기도 : 겨자씨 한 알이 새들을 깃들게 하고, 바울의 회심이 로마를 흔들었고, 주님의 사랑이 온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우리에게 들어온 믿음으로 우리가 세상을 새롭게 하게 하옵소서. 아멘.
첫댓글 아멘. 세상의 방식이 아닌 하나님의 방식으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세상의 질서가 아닌 하나님의 질서를 따라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것처럼, 더욱 더 낮은 겸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질서를 이루어 가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아멘!
하나님의 자녀된자들로 육에속한것이 아닌 영에 속한자로 새마음 새영으로 날마다 나를 다스려주셔서 내안에 올라오는 자아들로나는 죽고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주는 삶이 되지 않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새릅게 변화되어지는 삶으로 살아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