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군산의 친구들과 가을 여행에서 돌아와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그 한 덩어리로 만들기 위한 '동영상 작업'을 하는 중에,
나도 많이 늙었구나! 하는 감정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사이 사이에 찍었던 사진들 속의 제 모습이 '늙은이(영감)'가 분명하드라구요.
그러니 절로 나오는 한숨에 기분이 좋을 리 만은 없었지요.
근데 사실은요, 이번 여행 중에도,
우리가 앞으로 이런 여행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얘기를 두어 차례 했었거든요.
물론 지금 당장 어떤 큰 일이 생기는 건 아니리라고 믿어보지만,
그리고 앞으로도 최소한 몇 년은(?) 이렇게 다닐 수도 있을 테지만,
그걸 누가 장담한답니까?
그리고 오늘,
오후가 깊어지기에 인터넷 TV를 틀어놓고 '동물의 왕국'을 보았는데, 그러다 어두워지기에 저녁 식사를 준비하느라 주방을 오가다,
한 순간 가수 '최 백호'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낭만에 대하여'라는 노래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동물의 왕국' 다음 프로인 '열린 음악회'(KBS)의 시작을 최 백호가 알리고 있었던 건데요, 저는 그 화면을 보면서는,
아, 최 백호도 할아버지가 됐네! 하고 말았답니다.
그의 수수한 외모(그는 분장 자체를 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면의 그(분)를 저는 좋아하지만)가 더 깊은 느낌을 내뿜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한 눈으로도 '노인'임을 결코 부정할 수 없겠드라구요.
순간, 세상이 허무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러잖습니까?
우리가 살아가다, 그렇게 TV거나 방송 매체를 통해 접하는 '연예인'들이 어느 한 순간 세상을 떠났다거나 하는 소식을 들을 때는,
벌써? 하곤 하지만,
그들도 똑 같은 인간인지라 늙는 건 당연한데,
또 연예인이기 때문에 외모에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그들의 나이를 잊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엊그저께는 '배우'이자 '탈렌트'였던 '송 재호'가 죽었다는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면서는,
그 분도, 갔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던 저였거든요?
제가 대학생이었을 때, 그 분의 한 영화('여자들만 사는 거리'였던가?)를 보고,
그 분의 인간미와 연기력에 감동을 했었기에, 그 기억으로 평생을 지내왔었는데,
그 분 역시 세상을 떠났던 건데요,
(어쩌겠습니까? 누구든 영원히 살 수는 없는 일이라.)
그래서 오죽했으면 저는 오늘 저녁엔,
바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기까지 했답니다.
최 백호가 왜 저리 노인처럼 보이나? 하면서요.
그랬더니, 그(분)는 1950년생(부산)이드라구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저는,
내 또래인 줄 알았는데, 나보다 대여섯 위였구나! 하고 있었답니다.
그렇다면 그 분은 70......
그런데 제 '나이의 체감온도'를 본다면, 저도 외모상으론 그 정도는 됐을 거라는 생각으로 지내왔다는 거라,
남들에겐 나도 저 정도로 보이겠지? 하기도 했는데요,
뭔가 아찔한 생각이 아니 들 수가 없었답니다.
근데요,
요즘 제가 유화 '단풍드는 시절'을 그리고 있기도 해서, 오늘도 오후로 접어들면서는 바깥을 보다가, 며칠 사이에 더 바랜,
여기 '내 자리'에서 내려다 보이는 단풍든 모습의 사진을 한 장 찍어두기도 했는데요,(아래)
이번 여행 중에도 느낀 건데,
경북지방이 서울보다 아랜데, 오히려 단풍은 서울보다 더 빨리 들었던지 이미 진 곳도 많아서(은행잎은 이미 진 곳이 많고, 다른 나무들도 단풍이 들었다기 보다는 색깔이 바래고 이파리가 꼬스라든 모습이 대부분이드라구요.),
이상하다? 하곤 했는데요,
아무튼 이제 11월도 중순으로 접어들며 가을의 막바지로 달리고 있는데,
그나마 서울 이 동네에 마지막 단풍이 빛을 발하는 걸 보면서는,
어디, 단풍만 드나? 나도 늙어가고 있는데...... 하는 생각에서 자유롭지 않답니다.
첫댓글 세월은 멈추지도 않고 뒤 돌아 보지도 않고 그렇게 가나 봅니다.
요즈음 운동을 하다보면 많이 힘들어 지는것을 나 자신도 느껴집니다,
가끔은 나의 계절이 이제는 11월이 지나 한겨을로 접어드는 세월을........
결정적인 것은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자주 든다는것입니다. 콧등도 찡 해지고요.
그래도 나는 아직은 나이에 비해 젊어 하며 위로하며 살지요.
남궁샘도 너무 일에 몰두하지 마시고 올리신 글과같이 친구분들과 같이 추억여행도 자주 다니시고
건강에 많이 할해 하시며 건강을 잘 챙기세요.
남자들은 아버지를 그리워할 때 철이 든다는데요...
충분히 공감하게 되는 말씀이십니다.
그래도 '오리발 님'은 치아도 건강하고, 활동적이시고, 아닌 게 아니라 젊어보이시기까지 하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근데, 저는 일을 해야만 합니다.
일을 하지 않는다면, 살 의미가 없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