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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비핵평화의 도시로~
부산평통사 세번째 일본 평화발자국
"비핵고베방식을 배운다"
2020. 2. 14~16
부산평통사는 지난 2018년부터 “부산을 비핵평화의 도시로~”를 주제로 평화발자국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부산을 비핵평화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 조례제정에 나섰습니다.
세 번째 일본 평화발자국은 1975년부터 핵무기 적재 함정의 입항을 거부하고 있는 고베시의 경험을 배우기 위한 여정으로 마련되었습니다.
이번 일정에서 부산평통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실현에 대한 굳은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지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한일 평화운동의 연대성을 높여냈습니다.
이번 일정에는 부산에서 평화발자국 해설사 도라지 윤해정 허채봉, 비핵평화부산 조례 제정에 나서고 있는 손기종 도용회 박석분, 평화행동 담당자 신차범, 핵금조약 서명운동 담당자 전나미 회원이 참가했습니다. 또한 통역을 도와주기 위해 대구평통사(김천) 유은정 회원이, 항공과 일본 현지 교통편을 지원하기 위해 순천평통사 김경수 회원이 동참했습니다. 부산평통사 이명옥 운영위원이 동행하고자 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가족과 직장 동료들의 우려를 받아들여 안타깝지만 일정을 포기했습니다.
<준비>
참가자들은 고베 평화발자국을 준비하기 위해 11월부터 모였습니다. 지난 해 한일평화포럼에서 발표된 고영대 대표의 발제문을 학습하며 아베 정권이 추진해온 집단자위권 행사 등 안보법제 제정과 개정에 관한 내용을 이해하고 고베에서 보내준 자료를 토대로 비핵고베방식에 대한 이해를 도모했습니다. 그리고 부산의 미군기지 현황과 부산평통사의 대응 활동을 정리했습니다.
김해공항에서 오전 9시 5분 비행기로 오사카(간사이)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이번 일본평화발자국에 참가한 열 명의 회원들. 왼쪽 부터 부산평통사 평화발자국 해설사 도라지, 윤해정, 허채봉 회원.
통역을 맡아준 대구평통사 유은정 회원. 항공 등 교통편을 도와준 순천평통사 김경수 회원.
핵무기금지조약 부산 천주교 서명운동 담당자 전나미 운영위원. 그리고 부산평통사 손기종 사무국장과 박석분 운영위원.
사진을 찍어준 부산평통사 평화행동 담당 신차범 운영위원. 이외에 도용회 부산시 의원이 15일 일정에 참가함.
간사이 공항에는 원수폭금지효고현협의회(효고현원수협) 대표 츠가와 선생을 비롯하여 지역의 평화단체를 대표하여 다섯 분의 간부들이 마중을 나와주셨습니다.
원수협은 일본의 전노련(노동조합연합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이 속한 연대체로, 약 400만명의 회원들이 참가하고 있으며 효고현에는 10만명의 회원들이 있다고 합니다.
마중나온 분들 중에는 카지모토 이사 등 평화위원회 분들도 계셨는데, 평화위원회는 개인이 가입하는 단체로 전국적으로 18000명의 회원이 있으며, 원수협 활동에도 적극 참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분들은 이번 평화발자국 일정에 모두 동참해주셨습니다.
리무진 버스를 타고 고베시 산노미야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원수협 회원분들이 기다리고 계셨고, 그 분들은 우리 일행의 짐을 자신들의 차에 싣고 먼저 숙소로 출발했습니다.
우리는 가벼운 몸차림으로 걸어서 고베시청으로 향했습니다. 흐린 날씨였지만 부산보다 따뜻했습니다.
고베시청에서는 먼저 일본 공산당 소속 시의원들이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고베시 공무원들과 면담이 진행되었는데, 이 일정은 고베시가 어떻게 비핵고베방식을 집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평통사의 요청에 의해 원수협이 추진한 일정이었습니다.
고베시 측에서는 교류행정과 이지하시 계장과 유가하라 계원이 나왔습니다.
박석분 운영위원은 "고베시를 방문하게 되어 기쁘다. 시장님이 나왔으면 더 좋았겠다. 고베시는 유엔에서 인정한 평화도시이다. 헌법9조와 함께 비핵고베조례는 세계의 평화 지침으로 알려져있다. 부산은 고베처럼 항구도시이다. 그래서 부산에는 지금도 많은 미군함이 들어오고 있더. 그 속에는 핵잠수함, 핵항공모함도 있다. 또 부산에는 핵발전소도 있다.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있으면 부산이 굉장히 위험이 따른다. 그래서 고베처럼 핵함정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베시민들이 45년이나 비핵고베를 지켜온 것을 존경한다. 아베정부도 고베시를 비핵평화의 도시로 잘 지켜내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지하시 계장은 "45년 전부터 조례를 잘 지키고 있다. 고베시청은 시민의 생명,재산,안전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방문이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박석분 운영위원이 "아베정권 하에서 고베방식을 지키는 것이 어렵지 않은가? 압력이 있지 않은가?"라고 묻자 이지하시 계장은 곤란해하며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고베방식을 다른시나 나라에 전파하기 위해 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라는 박 위원의 질문에 대해 계장은 "일본 각 시의 시장들이 모여 평화시장회의를 하고 있다."고만 답했습니다. 그는 일본에서 고베시만 비핵고베방식이 관철되고 있는 현실, 아베 정권이 고베방식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항만법을 개악하는 등의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아베 정권이 추진해온 집단자위권 행사 등 안보법제 개악이야말로 비핵고베방식의 전개에 압력이 되는 것입니다.
박 위원은 이어 "평화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에 시가 어떤 후원을 하고 있는가? 재정적 후원을 하고 있는가?"라고 묻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그런 것은 없다. 단체에 재정지원하려면 의회가 결정해야 한다"며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면담을 마친 후 시청 로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참가단은 효고현원수협이 마련한 환영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고베시민센타로 이동했습니다.
시민센타에는 시민들을 위한 도서관과 노동회관 등이 있었습니다.
행사장소에 도착하니 50명이나 되는 분들이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인원이 참석해서 “다른 일정이 있어서 환영회를 겸하는 것이냐?”고 질문하니 츠가와 대표는 “아니다. 부산평통사 환영만을 위해 모였다. 고베는 한국 시민단체 방문이 드물다. 정말 오랜만이다. 또 원수협 활동을 위해서도 이번 일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독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환영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1부 순서는 효고현원수협 츠가와 대표의 인사말, 카지모토 사무국장의 비핵고베방식에 대한 발제, 부산평통사 측의 부산 기지 현황과 평통사의 대응에 대한 발제, 질의응답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츠가와 대표는 인사말에서 “고치, 하코다데, 구례 등에서 비핵고베방식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면서 “이번 부산평통사의 방문이 그런 운동을 격려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이 같은 한일의 움직임은 비핵평화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대해 한, 일 정부가 외면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지구상에서 드문 한미, 일미 군사동맹에 있다”며 이에 대한 한일 양국 시민운동의 대응과 “부산, 한국과 고베, 일본에서의 비핵항구 만들기 시민운동이 합쳐지고 미국을 추종하는 양국 정부의 TPNW 반대의 태도를 전환할 수 있다면 미국을 비롯한 핵보유국을 밀어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한 “지금 ‘전후최악’이라고 말하는 일한관계지만 그 원인은 일본 아베정권의 역사수정주의, 과거의 침략의 역사에 대하여 눈을 감는 태도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나는 ‘가해의 역사 피해의 역사 그리고 저항의 역사’를 똑바로 응시하면 진정한 한일 양국민의 화해와 연대가 깊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임이 그러한 점에서 크게 도움이 될 것이고 더욱더 이 모임이 한 번만이 아니라 예를 들면 ‘비핵 부산·고베항을 추진하는 시민공동의 모임’같은 명칭으로 지속할 것을 원”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어 카지모토 효고현원수협 사무국장이 비핵고베방식에 대해 그 배경과 역사적 과정, 현황을 발표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첨부한 자료집 참조). 카지모토 사무국장은 1962년부너 2018년까지 일본의 일반항에 기항한 주요 미군함정의 일람표를 작성해서 보여주었는데(아래 사진 참조), 일본 평화운동이 얼마나 꾸준히, 변함없이 기지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표에서 보듯 비핵고베방식이 시작되기 전까지 고베항에는 제일 많은 미군함이 입항했습니다. 고베항 입항 거부는 미일동맹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발제 중에는 뉴질랜드에서 비핵고베에 연대하는 뜻에서 일본의 군함 기항을 반대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부산 사례발표는 박석분 운영위원이 했습니다. (발표내용은 자료집 참조)
질의응답시간에는 주로 원수협 분들이 부산평통사에 질문을 했습니다. 첫 질문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이었는데 한미동맹 유지 강화 입장을 소개하고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우면서 국방예산 증액이 역대 정부 최고이며, 노동정책이 후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의외다는 반응이 많았고 그가 변절한 것인가? 하고 질문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선호와 정책을 갈라보아야 하고, 한미동맹에 종속되어있는 한계는 애초부터 갖고 있었는데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습니다. 허채봉 회원은 "정부가 어떤 성격인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의 힘을 조직하는 데 있다. 한일 평화운동이 더 크게 연대해야 한다"는 발언에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또 다른 질문 중에는 한국 시민운동이 격렬하던데 실제로 그런가? 통일운동은 어떤가? 하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매우 심각하고 극한적인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통일운동에서는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동맹 폐기가 근본 과제이나 이런 구호가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평통사는 효순미선 사건이나 방위비분담금 문제를 알려 주한미군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일깨우도록 운동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참가자들이 큰 박수로 응원하고 호응했습니다.
박석분 운영위원은 고베시로 들어오지 못하는 미군 함정이 인근 히메나 항으로 들어오는 것처럼 부산 인근의 진해 해군기지도 미군이 상시로 이용하고 있다고 소개하여, 고베와 부산의 지리적 공통점을 언급하였습니다.
한 원수협 회원은 자신이 일미지위협정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한미소파에 대한 대응을 하고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박석분 위원은 지금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50억 달러에 달하는 방위비분담금을 강요하는 사실을 소개하고 이는 인도태평양 전략 수행비용을 한국에 떠넘기는 것으로서, 남한 방어를 목적으로 주둔하는 미군에 대한 지원을 규정한 한미소파를 위배하는 일이기에 평통사가 이를 규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허채봉 회원은 일본 국민들의 평화헌법 9조 수호 투쟁에 경의를 표하고, 이 같은 일본 평화운동이 일본 언론에서는 얼마나 다루어지고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이에 원수협 측에서는 아베 정권 7년 동안 언론은 길들여졌다고, 진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2부에서는 저녁식사를 겸한 문화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네 개의 테이블에 평통사 2~3명, 원수협 회원 10명 정도씩 섞여 앉아 교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원수협에서는 어코디언 연주와 중창공연, 한국인 형부를 둔 분의 한국인에 대한 사죄 발언,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 공연 등을 함. 중창곡은 ‘무궁화’와 ‘임진강’ 두 곡이었는데 한 곡은 남측, 다른 한 곡은 북측의 곡이어서 선곡에 신경을 쓴 것이 느껴졌습니다.
평통사 참가단에서는 합창단을 하는 손기종, 신차범, 허채봉, 김경수 회원이 일본 분들이 좋아한다는 ‘바위섬’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소성리에서 애창하는 ‘행복합니다’ 무용을 모두 나와 공연했습니다.
원수협 회원들은 각자 만든 초콜릿, 버튼, 고베에 관한 CD 등과 캠페인 용 조끼도 선물로 주셨습니다. 효고현원수협 회원들은 이번 일정 지원을 위해 모금을 했다고 합니다. 평통사 일행을 맞이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오신 것이 참으로 고맙고 한편 그만큼 준비를 못한 것 같아 미안했습니다.
부산에 사업이나 가족관계 등으로 연고가 있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인사하는 등 열띤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한국인 형부들 둔 한 부인은 열심히 한국말을 배워 한국사람들에게 죄송하고, 동북아 평화를 위해 연대하자는 메시지를 적어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교류회를 마치면서 참가자들은 평화발자국 현수막에 한국 참가자들과 일본 참가자들이 각각 연대의 메시지를 적어 교환하는 순서를 진행했습니다.
첫 날 일정을 마친 평발 참가단은 숙소로 돌아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효고현 원수협 분들이 많이 오시고 준비도 많이 하셔서 놀랐다, 우리가 제대로 준비했나? 돌아보게 되었다, 다음에 우리도 대접을 해드리고 싶다.
너무 환대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핵문제가 1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사람들이 합류되어야함을 느꼈다, 비핵고베방식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겠다.
일본의 시민운동이 한국보다 발달되어있다는 점을 느꼈다, 많이 배워야겠다고 생각한다.
힘들고 배고팠지만 보람이 있다, 목표를 좀 더 높이 세우고 평화에 대한 공부를 더 해보고싶다, 평통사를 더 크게 키워보자.
민간교류의 힘을 느꼈다, 동지애를 느꼈다, 말이 통하지않아 조금 힘들었다. 조례를 만드는데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나서야겠다.
서프라이즈에 참가한 느낌이다. 미안할 정도로... 내용 준비를 더 하고 더 공부해야겠다.
<2월 15일(토) / 2일>
오전 7시에 일어나 생활담당을 맡은 전나미 운영위원이 준비한 아침을 맛있게 먹고 일찍부터 와주신 원수협 분들을 따라 9시에 숙소를 나섰습니다.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고베시민들이 비핵고베방식 결의를 기념하여 제작한 '미미상' 앞이었습니다. 이 동상은 어린 소녀가 바다를 향해 서서 파도소리를 듣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파도"의 일본말은 "우미"인데, 뒷 글자만 따서 이 소녀의 이름을 "미미"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고베시를 비핵평화의 도시로 지키려는 시민들의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시민들은 모금을 하여 이 동상을 만들었는데, 고베항에 설치하고자 했으나 시가 이를 허용하지 않아 중국인(화교)가 세운 역사박물관 앞에 세웠다고 합니다. 이 동상 아래 뒤쪽에는 비핵고베방식의 내용이 한글로 새겨져 있었습니다. 동상 옆에는 중국인들이 만든 비핵고베방식을 기념하는 비도 세워져 있었습니다.
다음 일정은 고베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고베항을 돌아보는 일정이었습니다. 약 1시간 동안 고베항만을 돌아보았는데 전범기업 가와사키와 미쓰비시가 잠수함을 건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유람선은 잠수함 건조 장면을 관광코스로 정하여 보여주었기 때문에 잠수함 건조 장면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비핵고베방식”을 “군수산업 폐기”로 확대해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가단은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하기 전에 고베항에 마련된 고베대지진에 관한 전시물도 둘러보는 등 고베항에 마련된 공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이 날 점심식사는 일본공산당 소속 효고현 의원들과 함께 했는데, 부산시 도용회 의원이 이 만남을 위해 특별히 시간을 내어 참석했습니다. 부산시 조례를 발의한 도용회 의원은 이 일정만 참석한 후 바로 부산으로 돌아갔습니다.
도용회 의원은 부산 역사와 항구, 8부두 생화학실험실을 비롯한 부산의 미군기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한국과 일본 모두 핵우산 아래에 있으니 비핵고베방식을 지키고 부산에서 조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고베가 잘 지켜줘야 한다, 한국이 위험하면 일본도 위험하다. 한국의 평화가 곧 일본의 평화다. 한일이 안전공동체로서 함께 평화를 지키자”고 말해 깊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또한 도의원은 "한국은 일본과 달리 지방자치 권한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부산에서 만드는 조례가 고베에 비해 매우 제한될 것이나 이런 조례 제정 자체가 한반도 평화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일공 의원들은 "비핵고베조례는 모든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이렇게 된 것은 노동, 시민진영의 강력한 투쟁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부산에서도 시민운동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도 의원은 "부산 시민들도 평화를 원하기 때문에 평화발자국과 같은 평통사의 활동을 시민들 속으로 더 확산시켜 조례 제정에 대한 시민들의 동참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답했습니다.
배석한 카지모토 효고현원수협 사무국장은 "비핵고베방식은 당시 비핵3원칙에 대한 광범한 지지가 바탕이 되었다. 비핵3원칙을 고베에서 지키는 것은 너무다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에 조례를 관철시키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고 비핵고베방식이 만장일치로 결의될 수 있었던 시대 상황을 소개했습니다.
원수협 회원들은 도의원에게 한국의 행정단위와 선거별 투표율, 연금제도 등 다양한 질문을 했습니다.
박석분 운영위원은 일공 의원들에게 미국이 요코스카에 미7함대를 두고 사세보, 제주, 부산, 군산, 평택 등을 자신들의 작전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원수협 회원들은 부산과 고베의 교류를 지속하자며 내년에는 고베에서 부산을 방문하는, 두 번째 한일교류를 갖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도용회 의원은 일공의원들에게 선물을 챙겨와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일정으로 참가자들은 고베시는 물론, 오사카까지 내려다보이는 해발 900m 높이의 로코(六甲)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미군이 사용했던 레이다 기지를 돌아보는 일정이었는데, 오모리 미키오(효고현평화위원회 사무부국장)가 안내하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고베항만 노동자 출신으로, 평화위원회 활동을 50년간 했다고 합니다.
오모리 선생은 고베시민들은 1985년부터 집회와 인간띠잇기를 꾸준히 벌이고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1992년 이 레이다 기지를 반환받았다고 소개했습니다. 다른 대체부지를 마련하여 미군들은 다른 곳으로 빠져나갔으나 지금은 자위대가 사용하고 있는 이 레이다는, 동북방향(부산)과 요코스카를 향해 있었습니다.
지금도 시민들은 매월 6일과 9일(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투하일) 점심시간에 시내에서 오키나와 문제 등 주일미군기지 문제에 대해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날 효고현 원수협 간부들은 다시 한 번 “부산평통사와 연대하고 싶다, 방문하고 싶다”며 지속적 연대를 요청했습니다.
<2월 16일(일) / 3일>
마지막 날 일정은 재일교포 3세 손민남 선생 부부와 간담회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자리는 고베에 징용되었던 한국 노동자들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으로 마련되었습니다.
고베는, 한국에서 징용된 분들이 가장 많은 도시로, 손민남 선생은 강제징용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들을 중국시민단체들과 함께 직접 조사하고 확인하고 정리해놓았으며 책자로도 발간했습니다.
평화발자국 참가자들은 물론, 동석한 효고현 원수협 회원들도 이런 내용은 처음 접하게 되었다며 세밀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준비한 손민남 선생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 앞으로 더 깊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일정의 마지막 코스는 고베철도부설공사에 동원되었다가 희생된 한국강제징용노동자 상 방문과 추도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알고있는 원수협 회원이 배경과 상황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조선인들은 고베에서 아다라 온천까지 철로를 놓는 공사에 동원되었습니다. 공사에 동원된 조선인들은 낮은 임금, 고된 노동에 시달렸습니다. 일본 정부는 세 개나 되는 터널을 지나야만 도착할 수 있는 동네에 숙소를 마련했는데 숙소(함바)로 돌아가는 길에 산사태로 터널이 무너져 고립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공사 중 사망한 열 세분을 기리기 위해 일본분들이 힘을 보아 건립한 이 노동자 상은 1996년에 일본 분이 제작했다고 합니다. 이 상은 철로가 바라보이는 언덕 중턱에 세워졌는데, 사람들의 왕래가 드문 곳으로, 주변에 철조망을 치고 입구도 협소하여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24세의 젊은 노동자도 있었습니다. 고베시는 이 동상을 세우는 일에도 협조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원수협 회원은 한일연대로 역사문제를 해결하자고 말했습니다.
70년 넘게 찾아뵙지 못한 후손들을 나무라듯, 이제라도 왔으니 반갑다고 하시는 듯 하늘에서는 눈물처럼 비가 내렸습니다.
허채봉 회원이 천도교 식으로 청수를 올리고 씻김굿 춤을 추었으며 회원들은 각자 준비한 추도문을 돌아가며 낭독하고 배를 올렸습니다. 일본 분들도 한 분씩 나와 기도하고 예를 갖추었습니다. 손민남 선생 부부도 참배에 동참했습니다.
참가자 모두 해방을 보지 못하고 스러져간 할아버지와 할머님들을 추모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반드시 전쟁과 분단을 끝내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어 편히 모시겠다는 마음을 다졌습니다.
참배의식을 모두 마친 한국과 일본의 참가자들은 서로 손을 잡고 고향의 봄을 불렀습니다.
참가단은 평화발자국 현수막과 배너, 원수협에서 사용하는 서명용 조끼를 그곳에 걸어두었습니다.
징용노동자 상이 내려다보고있는 고베철도.
모든 일정을 마치고 참가단은 원수협 분들의 후한 점심대접까지 받고 간사이 공항에서 저녁 7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무사히 귀국했습니다.
이번 원수협 분들의 응대는 어리둥절할 정도로 과분했습니다.
한 회원은 이번에 참가한 평통사 회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귀국하면 14일간 경제활동이나 일상적인 사회활동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하자 "그런 희생까지 감수하며 이곳에 와주어서 정말 고맙다"며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이번 일정을 계기로 부산-고베 뿐 아니라 평통사와 원수협이 좋은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효고현원수협 측에서 제안한 지속적 연대와 교류에 대하여는 부산평통사 운영위는 물론, 중앙과도 협의하여 추후 공유하겠습니다.
시간과 돈을 내어 빡빡한 일정을 서로 협력하면서 잘 소화한 평화발자국 참가단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바쁜데도 하루를 비워 이번 일정을 빛내주신 도용회 의원과 통역에 나서준 대구평통사 유은정 회원, 묵묵히 일정이 잘 진행되도록 도와준 순천평통사 김경수 회원에게 감사드립니다.
참가하지 못했지만 응원하고 염려해주신 강문수 대표님과 회원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일정까지 챙겨주신 효고현 원수협 분들과 숙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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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2월16일 실천홀씨 가두서명전과 실천행동에 동참해주신 원폭협회와 부산평통사 가족들께도 뜨거운 가슴으로 감사드립니다
깨어있는 시민연대의 힘만이
지구별 생태ㅡ생명ㅡ평화ㅡ사랑을 이루어냅니다!!!
잘 읽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보람되고 의미있는 귀한 일,
잘 마치고 돌아오심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