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데레사께서 미혼모와 아기의
대모가 되어주고 평생 기도로
함께 해주는 영적엄마의 역할을
하라고 하신다는걸, 깨달아버린거다.
대체 어쩌자고 그 엄청난 걸
깨달아버린거냐고.
카푸친 수도원 경당에서 조배를
하며 주님과 행복한 시간을
갖고자 했던 나의 바램은
바람과함께 사라진거다.
그순간 주님께서는 나에게,
"오늘은 나에게 오지 말고
불쌍하고 외로운 미혼모와
아기안에 있는 나를 조배하여라"
지금 떠올려도 목이 메이며
눈물이 나게 하는 주님의 사랑과
연민의 마음!!!
수녀님과 함께 미혼모의 집에
가보니 창문도 없는 쪽방에
아기용품들이 빼곡하게 차 있었다.
심란한 마음이 되어 방안을 살피는데
또 허걱, 방문 위 벽에 걸린 성화 한점.
머리가 엉클어지고 옷자락에
먼지가 묻은 채로 엎드려서
고개만 위로 들고,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며 절박한 심정을
전하는 여인과 그 앞에 마주선
남자의 두발이 그려진 성화였다.
마리아막달레나와 예수님이신거다.
말로표현할수 없었던 그 느낌,
온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경외감, 신비로움까지 느껴지는
오묘한 감각에 두려움마저 감돌았다.
누가 이 모녀를 외면하고 무시한단
말인가. 이 여인이 살아온 고통과
아픔을 니들이 알기나 하니?
내가 사랑하고 보호하고 돌보는
귀하디귀한 영혼이거늘, 어찌
세상은 이리도 차갑고 냉정하고
무심하더란 말이냐.
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시는것 같았다.
그때부터 시작된 파란만장한 인연,
과도한 불안과 부모에게 버림받은
상처로 그 누구도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병때문에 약을 복용하고
있던지라, 그녀의 거센 감정기복을
감당하는게 버거웠다.
아무때나 떼를 쓰며 다가오는
모습엔, 이러다가 나까지 죽어
나갈것 같은 심정이었다.
성체조배를 하러 들어갈때마다
전화가 와서 어쩔땐 듣다듣다
핸드폰을 성체앞으로 갖다대면서
주님 들으셨죠? 얘가 쪽방에서도
쫓겨나서 지낼 데가 없으니
제발 집 좀 구해주세요.
저도 힘들고 기도할일 투성인데
저 좀 살려주세요 라고 주님께
매달리면서, 여관에 가있는 모녀에게
따뜻한 밥 먹이고 싶어 식당가서
쟁반에 담아서 배달을 해준적도
있었다. 통장에 남은 얼마 안되는
돈까지 긁어서 찾아다 주고 나오던날,
나는 더 주지못한 마음에 엉엉
울면서 돌아오기도 했었다.
그 아기의 대모가 되어준건
기도로 영적엄마가 되어준다는
약속이었으니, 오직 기도, 기도만
할뿐이었다.
소화성녀 9일기도를 거의 매일
바쳤고, 내힘으로는 이 모녀를
돌볼 에너지에 한계가 있으므로,
카푸친경당에가서 매일 머물러
앉아 주님께 의탁하며 힘을 얻었다.
얼굴을 보니 아기때 얼굴이 남아있었다.
마음이 이상했다. 울컥하면서도 묘한
감정이 교차되었다. 그 힘든 시간들을
어린게 어찌 견디고 살았을까.
그럼에도 좋으신 엄마들(수녀님)을
만나 신앙안에서 보호받고 사랑받으며
살았으니, 엄마처럼 아이도 주님께서
특별히 보호하시고 사랑해주신
자녀였던 거다.
밝게 웃는 모습이 예뻤다.
가슴엔 내가 지어준 소화데레사를
새긴 명찰이 있었다.
또 뭉클해졌다. 소화데레사 성녀께서
얼마나 기도를 해주시고 도우셨는지
알것 같았다.
유아세례에 이어 견진식을 참석하다보니
미혼모와 딸 소화데레사, 그리고 나와의
관계는 성령의 이끄심이었다는 것을..
성령의 짝이신 성모님께서 중재해주시고
13년전 그 수녀님은 도구가 되어
주신거라는 깨달음, 그 아이만 성령을
받은게 아니라 나 역시 성령을 받고
치유되고 보상감을 맛본 견진식이었다
그렇다.
미혼모가정의 모녀는 내게,
구원과 정화의 도구였다.
언니 가계부쓰는거 가르쳐주세요
라고 하면 나도 가계부를 썼고
냉장고 정리하는거 가르쳐주세요
그러면 나도 밀린 냉장고청소를 했다.
내힘으로는 감당할수 없어서
죽도록 기도하고 울면서 모녀의
안전과 살길과 치유를 위해
청원했으니 그 덕에 나는 기도꾼이
되어 하느님과 아주 친밀해진
영혼으로 성장했으니 말이다.
나와 제어미는 뒤에서 기도하고
수녀님들은 희생으로 키우시고
가르치시고 기도해주시면서
여기까지 온거다.
하느님께서 진정 영광받으실 일,
감사드립니다.
미혼모를 처음 만났던 본당마당의
성모상 앞, 안된다고 도리질하던
나를 달래시며,
'지금 얘들을 돌봐줄 사람은
너밖에 없다. 내가 도와주마.
너는 할수있단다.' 라고 하시며
용기를 주신 성모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소화데레사 성녀여,
당신을 사랑했던 미혼모의
기도를 들어주시며,
역시 당신을 사랑했던 저와
연결해주신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누구든 누군가를위해
기도하고 돕는 영적엄마가
될수 있다고 가르쳐주시어,
제가 감히 미혼모 딸의 대모가
되었으니 저는 그 아이의
영적엄마겠습니다.
아이들이 고기를 좋아해서
고기사다가 재놓고 구워주신다는
엄마 수녀님, 요즘엔 다들 어려워서
후원자가 줄어서 살림에 어려움이
많다고 하신다.
주님께서 더많은 후원자를보내주시길
기도해야겠다.
수녀님들의 희생이 가슴으로 느껴진날,
참 뭉클했다.
하여 내 대녀 소화데레사의 견진식에서
느낀것은, 주님께서는 이 모녀를
그 누구보다 사랑하시어 지켜주시고
기도하고 헌신해줄 천사들을
보내주셨다는 것, 그러시면서 하신
말씀은, "니들, 얘네들한테 함부로 하지마라.
내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 귀한 딸들이야.
이 모녀에게 해준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거란다.나는 성전과 조배실에만
있는게 아니다. 그러니 나를 조배하려거든
모녀안에 있는 나를 조배하여라."
'내 대녀 소화데레사야, 잘 커주어
고맙고 하느님과 가까운 자리에
네가 있어줘서 고맙다. 너는 참으로
소중한 존재란다.'
2024년 6월 15일, 대녀 소화데레사의
견진식에 다녀와서..
첫댓글 박지현 요셉피나님
심쿵입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