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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가 29일 선수선발식을 갖고 6번째 시즌의 진용을 완성했다. 선발식을 마친 8개팀 감독들이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 선수선발식
8개팀 진용 구축… 5월 21일 개막전
'바둑 두는 여자가 아름답다'는 캐치프레이즈로 2015년에 출범한 여자리그가 6번째 시즌을 연다.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는 29일 오후 한국기원 대회장에서 선수선발식을 갖고 8개팀 32명의 진용을 완성했다.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이 보령머드에 지역연고선수로, 2위 오유진 7단과 3위 김채영 6단이 각각 부안곰소소금과 포스코케미칼에 보호선수로 선발되는 등 5명이 사전지명을 받은 가운데 이날 선수선발식은 드래프트를 신청한 3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선발 인원은 총 2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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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선발식 전경.
선발식의 화두는 '새판 짜기'. 기존의 6개팀 중 네 팀이 지난시즌 1지명을 '보호'하지 않았다. 맨 먼저 이름이 불린 선수는 조승아 3단이었다. 추첨 결과 첫 지명권을 가진 EDGC 팀이 1지명으로 낙점했다. 조승아의 여자랭킹은 5위다. 이어 김혜민 9단, 오정아 4단, 박지은 9단, 조혜연 9단 순으로 각팀의 1지명이 선발됐다.
국내 최연소 프로인 13세 김은지 초단은 2지명 중에 첫 번째로 삼척해상케이블카 팀에 호명됐다. 이 밖에 도은교ㆍ정유진ㆍ김노경ㆍ박소율ㆍ유주현 초단도 여자리그 데뷔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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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시즌에 참가를 희망한 여자기사는 총 38명, 8개팀의 선발 인원은 총 32명. 이 중 5명이 지역연고선수 및 보호선수로 사전 지명을 받았고, 29일의 선수선발식에서는 33명 중에 27명이 소속팀을 찾았다.
사전지명 선수가 5명에 그친 올해는 선수 이동폭이 컸다. 신규 입성한 두 팀 외에 기존팀들도 대부분 새 진용으로 꾸렸다. 32명 중 전년도와 같은 팀에서 뛰는 선수는 7명에 불과하다. 드래프트 희망자 중 6명은 부름을 받지 못했다. 또 감독, 휴직자, 그리고 불참 의사를 밝힌 기사 등 33명은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았다.
-보호지명 포기팀 많아 선수 이동폭 커
-코로나 여파로 외국 선수는 선발 못해
한편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외국선수의 선발 및 출전은 불가하다. 다만 코로나 추이에 따라 후반기에 후보선수로 교체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놓았다. 교체 허용 여부는 후반기 개시 15일 전까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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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시즌보다 선수 이동폭이 컸다. 전년도와 같은 팀에서 다시 뛰는 선수는 7명뿐이다.
8개팀이 더블리그로 경쟁하는 정규시즌은 5월 21일의 개막전으로 테이프를 끊는다. 코로나 여파로 개막식은 갖지 않는다. 매 경기는 3인 다승제의 단체전. 정규시즌은 14라운드 56경기 168대국에 이른다.
이어 상위 네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단계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제한시간은 장고판(1국)이 1시간, 속기판(2ㆍ3국)이 10분. 초읽기는 40초 5회로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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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지명을 하지 않은 다섯 팀 감독들이 드래프트 순번을 놓고 추첨하고 있다.
상금은 우승 5500만원, 준우승 3500만원,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 이와는 별도로 정규시즌의 매판 승자에게 100만원, 패자에게 30만원을 지급한다.
선수선발식은 8개팀 감독 및 관계자 등이 참석해 지역연고선수 및 보호선수 발표, 드래프트 순번 추첨, 선수 선발, 대진순번 추첨, 감독 인터뷰, 기념촬영 순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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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팀에서 질투할 수도 있는데 팀의 지원은 우리가 가장 빵빵할 것 같다. 예상한 대로 구성되어 올해는 잘해 보고 싶다. 그동안 용병에 의존한 경향이 있었는데 올해는 국내 선수로만 구성되어서 더 기대된다." (부광약품 권효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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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감독들이 고민되는 하루였을 것 같은데 편안한 마음으로 왔다. 여자리그 첫 2연패에 도전해 보도록 하겠다. 곰소소금의 짠맛을 기대해도 좋다." (부안곰소소금 김효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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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째인 올해 성적이 나지 않으면 내년에는 바뀔 것 같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겠다. 원하는 번호는 뽑지 못했지만 선수는 만족스럽게 뽑았다. 국내 선수로만 치러지기 때문에 여수에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여수거북선 이현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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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지 선수의 2지명 선발은 어찌보면 과감한 선발일 수도 있다. 전반기보다 후반기, 후반기보다 내년에 더 강한 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포스트시즌 예상팀은 부안과 보령, 그리고 우리팀이고 마지막 한 팀은 잘 모르겠다." (삼척해상케이블카 이용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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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 9단만큼 든든한 1지명이 있을까. 굉장히 배부르다. 세계대회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최정 선수가 대부분의 대국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팀들은 많이 긴장하셔야 할 것이다." (보령머드 문도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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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우승이 목표이다. 다 경계되지만 그래도 최정 팀, 어떤 포텐을 가지고 있을지 모를 삼척도 경계된다. (삼척에 한마디?) 적당히 하세요." (EDGC 조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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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팀 분위기가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곤두서 있는 신경을 어떻게 완하시켜 줄 것인지를 고민한다. 조혜연 선수와는 처음으로 헤어지게 됐는데 새롭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다." (포스코케미칼 이영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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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선수층이 두꺼워진 느낌이어서 불가피하게 승부수를 날린 게 오정아 선수를 빼는 거였다. 그래도 다시 데려오고 싶은 매우 컸고 실제로 다시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서귀포칠십리 이지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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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발식을 구경 나온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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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들의 대진순번 추첨. 1라운드에서는 부광약품-부안곰소소금, 여수거북선-삼척해상케이블카, 보령머드-EDGC, 포스코케미칼-서귀포칠십리가 차례로 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