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책 : 프란시스코의 나비 / 프란시스코 히메네스 글
토론일 : 2026. 10.14
발제 : 설윤지
참석 : 김경은, 김주형, 박평숙, 설윤지, 이향주, 조정근, 한민혜, 한주현, 노은남 (총 9명)
<발제글>
미국에 사는 제왕나비는 겨울을 나기 위해 멕시코의 숲으로 4,000km를 날아 이동한다. 이 나비는 1만년 전부터 매년 이렇게 국경을 넘으며 살아왔다고 하는데, 멕시코 사람들에게는 이와 같은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다. <프란시스코의 나비>는 나비처럼 자유롭게 날고 싶었던 한 소년과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미국으로 이주한 프란시스코 가족은 일감을 찾아 목화, 딸기, 포도 농장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며 유목민과 같이 생활한다. 그들은 천막이나 오두막, 빈 창고처럼 간신히 허락된 보금자리에서 최소한의 의식주를 꾸리며 살아간다. 그런 와중에도 가족은 늘어나고, 엄마도 어린 자녀에게 아기를 맡기고 농장 일에 투입되어야만 하는 팍팍한 일상이 지속된다. 아이들은 영어를 몰라도 혼자 학교에 가 부딪혀 적응해야 한다. 언제 또 짐을 꾸려 떠나야 할지, 언제 붙잡힐지 모르는 불안정한 삶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프란시스코와 가족들은 서로에게 불평하거나 싸우지 않고 아름다운 팀웍을 보여준다. 어떻게 하면 가족에게 좀 더 보탬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사랑하고 배려한다. 아직 어려 일인 분의 농장일을 거들지 못함이 원통한 프란시스코, 3미터짜리 목화 자루를 허리에 매고 가장 예쁜 웨딩드레스라며 깔깔 배를 잡고 웃는 엄마, 아픈 아버지 대신 직업을 구해 가족을 정착시키고자 애쓰는 장남 로베르토 등 의젓한 그들이 고맙고 한편 안쓰러웠다. 낯선 땅에 던져진 듯한 막막한 상황 속에서도 마음을 나누는 언어와 음식, 함께 올려드린 믿음의 기도,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소망으로 가족은 하루하루를 살아냈다.
거처를 옮겨 다니는 중에도 프란시스코는 최대한 학교에 다니려 노력했다. 미국의 학교가 프란시스코와 같은 불법 이민자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 점은 다행이었다. 영어를 알아듣지 못해 나비만 열심히 그리던 프란시스코가 나비 그림으로 1등 상장을 받아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은 순간은 정말 기뻤다. 나비가 번데기의 껍질을 벗고 세상 밖으로 나온 것처럼 프란시스코도 외로움과 편견을 깨고 미국 사회에 조금씩 적응해 갔다. 하지만 미국 독립선언문을 열심히 외우던 중 학교로 찾아온 이민자 단속 경찰에 의해 프란시스코가 잡히고, 가족들 모두 멕시코로 추방당하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결국 올 것이 온 것인가? 프란시스코가 외우던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선언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책에 수록된 ‘그 후의 이야기’와 작가님의 약력을 통해 소년 프란시스코에게 미국은 다시 한 번 기회의 땅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프란시스코의 나비> 이후 세 권의 자전 소설을 더 출간하신 걸 보면 미국에서 이어진 삶 역시 결코 녹록지 않았으리라 짐작된다. 프란시스코 가족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었던 1947년으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멕시코와 미국 사이의 국경 장벽은 더욱 높고 견고해졌다. 더 나은 삶을 찾아 낯선 땅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우리는 그들의 삶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까. 그들에게 어떤 이웃이 되어야 할까.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1) 프란시스코의 가족 중 누구에게 가장 공감이 되었나요?
2) 확실하진 않지만 더 나은 미래(ex.자녀세대)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수 있나요?
3) 인상 깊었던 장면, 문구를 나눠 주세요.
4) 인생의 어려운 순간에, 그래도 이것이 있으면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있나요?
<함께 나눈 이야기>
- 엄마의 입장으로 읽으면 더 안타깝고 힘들게 느껴지는데, 아이의 시선으로 쓰여져서 그런지 동화처럼 아름답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
- 이 시대에는 아이가 곧 재산이자 노동력이었기에 자식을 많이 낳았던 것 같다.
- 1900년대 한인들의 미국, 멕시코 이주도 생각났다. 자녀 세대를 위해 희생하며 정착했다.
- 프란시스코가 ‘나만의 작은 도서관’이라 생각했던 파랑 수첩이 화재로 불 타 없어졌을 때, 엄마가 수첩은 불 탔지만 수첩 안의 내용은 네 머릿 속에 있다고 말해 준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 아빠가 엄마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손수건을 내민 장면도 뭉클했다. 부부의 사랑과 끈끈함으로 자녀들도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정서적 안정을 얻고 잘 성장했으리라 생각된다.
- 긍정적이고 희망을 잃지 않는 가족의 태도, 기적을 바라고 기도하는 신앙이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 원제는 <The Circuit>으로 돌고 도는 떠돌이 생활을 나타내는 듯 해 절절한데, 오히려 번역서의 제목 <프란시스코의 나비>이 잘 지은 것 같다.
- 책에서 프란시스코와 형제들이 불법이민자임에도 미국의 학교에 다니는데, 인도주의적 관점과 ‘모든 아동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UN 아동권리 협약에 따라 바람직하고, 현재 한국의 학교들도 그렇게 하고 있다.
- 관련하여, 193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유색인종 분리 정책에 맞섰던 멕시코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운문소설 <레몬나무의 바다>도 소개하였다.
- 현재, 한국 노동시장에서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과 가족들을 우리가 어떻게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하겠다.
- 프란시스코는 외로워서 ‘나비’를 그렸고 교실에 있던 애벌레가 그를 위로해줬다.
- 동전, 수첩과 같은 작은 물건이 아이를 견디게 하는 작은 울타리가 되었다.
- 나비는 희망이자 변신(변화), 영혼을 상징한다.
- 부모님을 비롯해 정육점 주인, 선생님 등 좋은 어른들이 많이 나왔다.
- 비슷한 시기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이사벨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이사벨의 방>도 목요팀 노은남 님의 소개로 함께 읽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046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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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랜 만에 수요팀 책 벗들 반가웠어요🤎
은남님 함께해주셔서 더욱 풍성한 토론이 되어 감사했어요^^ 책이 3개 버전이 있었군요. 저장 꾹 합니다.
이사벨의 방 덕분에 이민자 어린이들의 시선에 푹 빠져들었어요. 집에오자마자 리디아의 정원읽고 더 좋았드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