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1000m 가까운 비가 퍼붓고 난 휴유증으로 중학교 언덕 쪽에서 토사가 흘려내려 보강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요즘 며칠간 꼭 동남아 스콜 처럼 비가 주룩 거리고 오다 그치고 또 잠시 후면 쏟아 붓는 날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는 날 오후. 그냥 나도 모르게 웃음을 머금고 싱그러운 광경에 비를 맞고 서있었습니다. 처음엔 여중생 두명이 계단에 서서 가위 바위 보를 하드니 진사람이 장대 같은 빗속으로 뛰어 들어 가드니 다시 돌아와서 가위 바위 보를 하고 다시 진사람이 뛰어 들어 가고, 처음엔 두명이서 시작된 놀이가 다섯명이 되여서 노네요. 비를 쫄닥 맞는 그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청량하고 상쾌하고 싱그러웠고 맑았습니다. 칠순이 넘은 나는 그순간 마음은 그아이들 마냥 설렜습니다. 아~~~! 나에게도 저런 때도 있었지. 그랬었지. 저렇게 꿈많고 비를 흠뻑 맞아도 신나고, 웃음이 치솟든 날들이 있었드랬지. 아이들은 웃으며 비를 맞고 서있는 나를 보며 웃고, 나는 그아이들을 보며 웃는 기분 좋은 날이 였습니다.
그날 오후 작업 현장으로 소녀 네명이 운동장 스텐드 쪽으로 찾아 왔네요. 손에는 포카리 캔 네개를 들고요. 수줍은 얼굴들이 하는 말 "이거 드시고 일하세요. 우리들이 돈 모아서 샀어요" 작은 용돈을 아껴서 본인들 먹을거 참아가며 사온 그 음료수는 그 어떤 감로수보다 달고 시원 했습니다. 기특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네요.
무너진 황토가 옷에 묻었고 비를 맞은 초라한 우리들의 모습도 그아이들 눈에는 흙을 치워주고 운동장을 말끔히 정돈해주는 감사함으로 수고로움으로 보여지며 베려와 사랑이 자리잡고 있었네요.
다음날 아침 일찍 애들이 등교 하기전 출근 하신 교장수녀님께 인사를 하며 어제 있었든 일을 말씀드렸습니다. "애들이 너무 기특하고 착해요. 교장선생님께서 애들 마음쓰임을 칭찬 좀 많이 해주세요." 교장선생님은 활짝 웃음을 지으시며 "어머나 우리 애들이 그런 애들이예요. 그런일이 있었네요. " 하시며 우리보다 더 기뻐하시네요. 함께 계시든 다른 선생님도 기뻐하시네요.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기쁜 일들 중에는 몸과 마음과 생각이 균형을 잡고 커가는 애들의 성장 과정을 보는것도 있습니다. 가정에서의 부모의 역활과 학교에서의 선생님의 가르침이 근본이 되였기에 고운 마음과 생각을 가진 그아이들이 커서 재대로 된 사회가 만들어 질거라고 나는 기대합니다. 비가 오고 축축하지만 하나도 축축하지않은 기분좋은 날입니다. 그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사랑이 운동장을 가득 메워진 날이였으니까요.
첫댓글 늘 건강하게 보내세요
하루에 1,000 mm이면 상상도 안가는 기록적 폭우였군요.
그러니 매스컴에 보여지는 그림이었겠지요.
학교에 복구 봉사를 가셔서 천사들을 만나셨나 보군요.
그렇습니다.
아직은 희망이 있는 미래의 재목들이 있어 웃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