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앞 신림사거리에는 언제나 사람들로 넘쳐난다
수돗물이 콸콸 쏟아지듯이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나도 그 사람들중에 한명이다
오늘은 친한 사람과 신림사거리에 잇는 안동찜닭집에 갔다
항상 공정하게 각자 돈을 똑같이 내는것이 무슨 법같아서
나는 오히려 마음편하게 그 사람과 자주 먹으러 간다
얼마나 좋은가
부담없고 서로 공평하게 똑같이 내는것
물론 인간미는 좀 떨어진다
니가 한번 사면 내가 한번사고..뭐 그런 오래전 훈훈함은
없지만 그래도 집에가서 사준게 아깝다거나 담부턴 절대
안사주리라 맘먹는 일이 없으니 그또한 좋은 일이 아닐수 없따
(나의 인격의 끝은 어디인가)
오늘도 그분이(여자다) 뜬금없이 닭이 먹고 싶다며 가난하고
구차하게 사는 나를 꼬셨다
나는 꼬심을 당햇다
나는 딸랑 만원뿐이라고 했다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갓다 전원주아줌마 안동찜닭집에 말이다
굉장히 많앗다 그리고 맛잇었다
(사실 우린 시장기가 도를 넘어선 상태였다)
근데 그런 우리가 보기만해도 포만감이 마구마구 밀려왔다
사실 나는 닭고기보다는 그 옆에서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잇는 감자와 당근 그리고 당면을 더 좋아한다
마구마구 먹었다
맛잇었다 김치도 맛깔스럽고 소주한잔도 쏴아했다
사실 직장인들이 무슨 낙으로 살겟는가 말이다
맛나는 음식이랑 편한 사람 그리고 진한 쐬주한잔...
그리고 못다한 이야기들..깊어가는 밤....
사실 그분과 나는 마니 틀리다
외모도 살아온 환경도 가치관도 심지어 주량까지...
그 사람은 예쁘장한 외모에 적당한 애교 적당한 내숭
자신의 욕실이 잇고(순전히 목욕을 넘 좋아해서 그렇단다 쿠쿠)
침대에서 자고 까만 구두만 일곱켤레가 잇다고 햇다
나는 무난한(?) 외모에 (지수군의 언냐같이 생겼다고 햇다 누군가가)
적당한 폭력 적당한 단순무식 그리고 온돌에서 자며 내가 잘방도
없고 (나만의 욕실이 왠말인가 나는 참고로 목욕하는걸 정말 시러한다)
까만구두 흰구두 갈색구두 운동화 다 합쳐도 일곱켤레가 안된다
그러니 대화가 잘 될리 만무하다
그러나 우리는 제법 친하다
쿠쿠
때론 설명되어지지 않는 관계도 잇는것이다
살다보면..
물론 내가 그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는 잇다
솔직하기 때문이다
나는 가식을 시러한다
나는 솔직한 사람에겐 젬병이다
아주 약하다
아주아주 약하다
그래서 그분을 좋아한다
...먹고나와서 바로 헤어졌다
것두 우스웠다
정말 찜닭을 먹으려고 만난 사람들마냥 모양새가 좀 그랫다
여전히 신림사거리엔 인간들로 북새통이였다
정말 궁금하다
그 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걸까
어느새 삼월의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잇엇다
추신)단골 피시방이라서 그런걸까
단골에 대한 예우가 최고다
일하시는 분이 슬쩍 데미소다 애플을 내 자리에 주고 간다
아까워서 못 먹겠다
그 맘이 너무 고마워서 말이다
(사실 내가 피시방에 들인 돈이면 피시한대는 샀지 싶다 쿠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