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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乙)가 된 여인의 혼(魂)이 서린 곳 / 울산 은을암(隱乙庵)
인간의 본성(本性)에 관한 이론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면, 맹자(孟子)의 성선설(性善說) , 순자(荀子)의 성악설(性惡說),
고자(告子)의 성무선악설(性無善惡說) 또는 백지설(白紙說)이라고 한다.
본성이 선하고 악하던,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백지상태라 할지라도 살아가면서 형성된 품성(品性)을 선악의 정도에 따라
조합(combination)하면, 그 경우의 수(數)는 충신효제(忠信孝悌)에서 극악무도(極惡無道),또는 신(神)의 경지에서 짐승같은
수준까지 빛의 스펙트럼(spectrum)처럼 무수히 많은 분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분류목록의 어디쯤에 속해 있어 어떤 빛깔로 나타날 것인가를 가장 정확히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일 것이고,지난 삶에 대한
후회와 반성 없이 망각(忘却)이란 편리한 지우개에 의존하는 사람의 빛깔은 하늘의 기준에 따라 하늘이 정해 줄 몫이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 그 평가가 엇갈리는 경우도 더러 있긴 하지만, 우리 역사에 많은 충신열녀(忠臣烈女)가 있다. 물론 그들은
선(善)의 최상부(最上部)에 분류될 것이고, 그런 연고로 전설이나 설화를 통해 본 그들의 삶이 거울이 되어 좋은 일,착한 일,
의(義)로운 일이라 하면 거울에 반사되듯《본받고 따라야 될 모범》으로 그들이 떠올려 지게 되는 것이다.
만고충신(萬古忠臣) 박제상(朴提上)과 몸은 망부석(望夫石)이 되고 혼(魂)은 새가 되었다는 그의 부인의 경우도 그러하다.
▲ 은을암(隱乙庵)가는 길
끝나지 않은 일이지만 미국산 수입쇠고기 때문에 온나라가 시끄러웠다.
없어서 못 먹던 시절을 생각하면 배부른 소리라고 일축하고도 싶지만, 먹어야 할지 말아야 될지... 이렇듯 모순되고 대립되는
두 가지 상황의 이원적충돌에서 한발 비껴 서있는 곳이 있다.
경주와 울산의 경계지점에 정부가 『 한우 불고기특구』로 지정한 "봉계(鳳溪)"라는 마을이 그곳이다.
봉계(鳳溪) 버스터미널에서 "박제상유적지" 란 도로표지판을 따라 3km 정도 가다보면 "상월평마을"의 표지석이 보인다.
박제상유적지 문화해설사의 말씀에 의하면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 실린 내용들을 미루어 짐작컨데 박제상의 부인 금교부인
김씨의 친정이 있던 곳이라 추정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유적지까지는 약 5km, 유적지에서 치술령 정상까지는 3km를 더 올라가야 한다. 길은 여러 갈래가 있겠지만 20리
산길을 오르내리며 왜국쪽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지아비의 무사귀환과 안녕을 기원했을 것이다.
은을암은 치술령정상에서 4,5km 거리에 있다. 정상에서 그곳까지의 산행시간은 약 2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일부구간이
가파르긴 하지만 시멘트포장이 되어있어 박제상유적지에서 차량을 이용해 갈 수도 있다.
▲ 철로(鐵路) 받침목으로 설치한 은을암(隱乙庵) 목(木)계단
박제상(朴堤上)의 본관(本貫)은 영해(寧海)이며 호(號)는 관설당(觀雪堂)이다. "방아타령"으로 유명한 백결선생 박문량
(朴文良)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신라 눌지왕 1년(418년) 그가 삽량주(지금의 경남 양산)의 태수로 있을 때 고구려에 볼모로 잡혀있던 눌지왕의 첫째 동생 복해
(卜海)를 고구려 장수왕을 설득하여 귀국시켰으며, 집에도 들르지 않고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신라를 탈출하였다고 거짓으로
왜국왕을 안심 시킨 뒤, 볼모로 잡혀있던 눌지왕의 둘째 동생 미사흔(未斯欣, 또는 미해)을 탈출시켜 귀국하게 하였다.
자신은 체포되어 발바닥 가죽이 벗긴 채 갈대를 벤 그루터기 위를 걷고 끌려다니며, 쇠를 달구어 그 위에 세우는 등의 고문을
당하며 왜국의 신하가 될것을 강요 당하였으나 "신라의 개, 돼지가 될지언정 왜국의 신하가 되지는 않겠다."며 거절하고 목도
(木島 : 대마도)에서 화형을 당해 죽었다.
▲ 시골집 사랑방같은 소박한 불보사찰 통도사의 말사 은을암(隱乙庵)의 요사채.
박제상이 고구려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왜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경주의 대궐에서 바로 율포(울산의 정자항)로 갔다는 말을
듣고 그의 부인 김씨 역시 말을 달려 뒤쫓았다. 그녀가 율포바닷가에 이르렀을 때, 박제상이 탄 배는 이미 바다로 둥둥 떠가고
▲ 영산전(靈山殿)
어느 날 왕이 있는 대궐 마루에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앉아 구슬픈 소리로 지저귀며 <목도의 넋을 맞아 고국에 돌아오니 뉘라서
▲ 영산전(靈山殿)
처음 은을암을 찾은 때가 고운 햇살이 내려쬐던 날씨 맑은 6월의 초여름이었다. 그때도 영산암의
문은 방풍비닐이 처져 있었다. 두번째로 방문한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던 9월초에도 저 비닐은
벗겨지지 않았다. 산중 높은 곳에 위치한 작은 암자에 들이치는 황소바람의 위력을 짐작케한다.
영산전 오른쪽에 광명정대(光明正大)라 쓰여진 편액은 여느 사찰에서는 보기 드문 글귀라 이채롭다.
▲ 석탑
암반을 깍은 높은 곳에 세운 탑의 규모는 작지만, 탑신을 보노라면 태백산 정암사의 수마노탑을
보듯 고개가 뒤로 젖혀진다.
▲ 구름속에 싸인 은을암
9월의 첫날에 내린 비를 몰고온 구름이 국수봉 높은 마루의 작은 암자에 걸렸다.
▲ 석등과 산신각
▲ 극락전 가는 길
은을암은 사찰의 조성경위가 높은 산위의 바위에서 비롯된 연고로 절터가 매우 비좁다.암산(岩山)을 깍아 만든 터에 지은
전각들로 들어가는 보도(步道)의 오른쪽은 10m가 넘는 절벽이다.
▲ 마음을 내려 놓는 길
비가 내린 9월초의 평일 오후에는 참배객이 아무도 없고 나이 지긋한 공양주 보살 한 분이 따뜻이 맞아 주셨다. 은을암을
우중에 찾아가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깊은 곳에 위치한 탓도 있겠지만 좁고 가파른 길을 오르기란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 솔직히,비뿌리는 구름속에 갇힌 좁은 산길을 차량으로 혼자 오르는 내내 이어지는 음침한 분위기에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다)
날씨가 좋은 공휴일이면 인근의 경주,울산시민들이 치술령을 산행하면서 고즈늑한 이 작은 암자를 많이 찾는다고 한다.
▲ 극락전의 풍경(風磬)
가끔 연꽃모양의 것도 보이긴 하나 추녀 끝에 매달려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면서 청아한 금속성 소리를 내는 풍경(風磬)의
장식은 왜 하필 물고기 일까?
소리가 나게 할 목적이라면 물고기 형태가 아닌 다른 것을 매달아도 될 터이나, 특별히 물고기 모양을 사용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물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일체의 구속과 거리낌을 여읜 바람 속에 흔들리는 물고기가 만들어 내는 청아한
맑은 풍경소리는 범천(梵天)의 소리처럼 들리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범천(梵天)은 우주원리, 또는 욕계 위에 존재하는 무애(無碍)와 원천적 자유세계를 지칭한다. 맑은 연못 속에서 자유롭게 헤엄
쳐 다니는 물고기의 모습을 보고 그런 경지를 느껴보는 것은 본능에 가까운 것이다.(☜ 허 균 / 한국민예미술연구소장의 글)
▲ 극락전의 아미타불과 목각탱화
▲ 운무(雲霧)와 풍경(風磬)
▲ 은을암(隱乙巖)
긴 세월을 오매불망 지아비의 무사함만을 바라며 치술령 바위에서 왜국쪽을 바라보며 빌고 빌었건만
불에 태워져 죽었다는 소식에 그 얼마나 애절한 통한을 품었으리....비록 전설이나 설화가 아닐지라도
이런 경우라면 혼(魂)이라도 새가 되어 이국(異國)의 구천에서 떠도는 지아비의 넋을 맞으러 가고싶은
절절한 마음이야 고금(古今)을 막론하고 달라질 수 있을까?
▲ 정면에서 바라본 은을암(隱乙巖)
김씨부인의 혼이 새가 되어 숨어 들었다는 은을암(隱乙巖)은 깊지않은 바위굴이다.
굴 안쪽에서 입구쪽의 바닥으로 용(龍)모양의 석조물을 조각하여 놓았는데 그 의미를 잘 알지 못하겠다.
입구 상부에 걸린 동판의 부조에도 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을 용왕각의 용도로도 사용하는지....
편액이나 안내문이 없으니 혼자만의 생각에 머무른다.( 두 마리의 용에 둘러싸인 저 분이 용왕님?)
▲극락전 처마 위의 범종각
범종각 역시 좁은 절터에 조성하느라 바위산을 깍아 저리 높은 곳에 두었다. 가장 높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그야말로
범천(梵天)의 소리리라.....
▲ 극락전의 풍경과 범종각
▲ 범종각 내부
범종은 최근에 조성된 듯하고 에밀레종의 비천상을 조각해 놓았다. 종각의 바닥은 아무런 치장없이
암(岩)을 깍은 그대로 두었으나, 작은 돌까지 참배객들이 돌탑을 쌓은 정성으로 편평한 편이다.
▲ 치술령(隧述嶺)
눈길이 머문 석등의 연꽃너머로 치술령이 들어온다. 저곳에 육신은 망부석이란 바위로 남겨놓고
넋은 새가 되어 이곳으로 날아 스며들었다.
오늘도 망부석은 지아비를 처참하게 죽이고 독도망언을 일삼는 일본쪽을 향해 원한에 사무친 눈빛으로
날카롭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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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근에 있어도 한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유익한 정보를 주신데에 그저 감사하고 고맙기만 합니다~산사의 새벽이 참으로 운치있게 보이는군요~언제 틈을내어 함 들리고자 합니다~은을암~~^^*()
좋은사찰을 소개해 주시는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_ 아내가 이곳 한국불교대학에 다니는 연고로 저도 이곳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글에 대한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부처님의 가피가 님의 곁에 항상 머물기를 기원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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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도 보도 못한 사찰을 알려주셔서 너무고맙습니다, 자동차는 어디까지 가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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