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동안 아쿠아마린 펀드를 운영하여 시장을
뛰어넘은 탁월한 실적을 기록한 가이 스파이어(Gyy Spier)라는
투자가가 있습니다.
영국 총리인 데이비드 캐머런과 함께 옥스퍼드에서
공부했고, 하버드에서 수석으로 공부한 인물입니다.
투자 세계에서 이런 저런 경험을 쌓으면서
종착지는 워렌버핏을 철저히 벤치마킹하는 가치 투자가로서
명성을 얻는데 성공한 인물입니다.
자신이 투자의 세계에서 범한 실수들 그리고 경험들을
찬찬히 정리한 책이 이번에 나온 (워렌버핏과의 점심식사)(이레미디어)
입니다. 자서전 성격을 지닌 책이지만 배울 점이 참으로
많은 책입니다. 투자의 세계에 입문하는 젊은이들에게도
권할 만한 책입니다.
그가 투자를 할 때 지키는 투자 원칙들도 매우 유익합니다.
1. 주가를 자주 확인하지 않는다.
나는 상황을 매일 확인할 필요가 없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단지 시간문제일 뿐, 거의 모두 장기 실적이 ‘필연적으로’
좋아질 기업들이다.
이렇게 정말로 필연적인 기업에 투자한다면,
모니터를 끄고 소파에 편히 앉아 책을 읽어도
전혀 문제가 없다.
2. 누가 팔려고 애쓰는 것은 사지 않는다.
뉴욕 소용돌이에 휘말려 지내던 초기,
내 펀드 실적이 좋았는데도 관심을 끌지 못해서 나는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가 줄지어 오기 시작했다.
모두가 내게 뭔가를 팔려고 했다.
주식을 사라고 권유하기도 했고, 값비싼 분석 시스템,
투자 뉴스레터, 새 전화 서비스, 기타 수많은
제품을 사라고 권유했다. 처음에는 내가 어느 정도 성공했기
때문에 관심을 받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곧 이들의 선전에 넘어가 내가 형편없는 것들을 샀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3. 경영진과 면담하지 않는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내 경험으로는 경영진과의 접촉이 투자실적에
오히려 해가 된다. 문제는 경영진이 매우 노련한 세일즈맨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회사의 실적이 아무리 나빠도, 회사 전망이
밝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능력이 있다.
4.올바른 순서로 투자자료를 수집한다.
찰리 멍거의 하버드 강연 ‘사람들이 잘못 판단하는 24가지 원인’에
의하면, 사람들은 머릿속에 처음 들어온 아이디어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인간의 사고방식은 난자와 매우 비슷해서, 다른 정자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합니다. 인간의 사고방식도 이와 비슷합니다.“
이 말이 옳다면, 나는 정보를 수집하고 투자 아이디어를 탐색할 때
그 순서에 지극히 주의해야 한다.
나는 약자가 아니라 강자의 위치에서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싶다.
세일즈맨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는다면, 나는 즉시 약자의
위치에 서게 된다.
그래서 나는 세일즈맨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을 생각이 전혀 없다.
그러면 내가 존중하는 친구나 동료가 어떤 종목
매수를 고려해보라고 권유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식으로 아이디어를 듣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똑똑한 친구가 어떤 종목이 훌륭하다고 말하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그 종목을 평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투자 아이디어가 유명해서 더 조사해야겠다고
판단하더라도 추가조사 순서에 대해서도 여전히 조심한다.
사람들은 순서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먼저 읽는 자료로부터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나는 늘 가장 객관적인 자료부터 읽기 시작한다.
대개 회사가 공식적으로 제출하는 서류로서, 사업보고서,
SEC에 제출하는 연차 보고서, 분기 보고서, 위임장 등이다.
이런 자료도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회사가 상당한 주의와
관심을 기울여 작성한 자료이며, 미국에서도 변호사가 검토한
자료다.
사업보고서에 실린 경영진의 서한도 중요하다.
서한이 화려한 홍보자료에
불과한가, 아니면 진정으로 소통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가?
나는 과도하게 치장한 홍보를 앞세우는 획사는 피한다.
나는 기업의 공식서류를 살펴본 다음에는 다소 주관적인
자료도 읽어본다. 실적 발표, 보도 자료, 전화 회의록 등이다.
회사나 설립자에 관한 책에서도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책은 많은 시간을 들여 만든 자료이므로, 지나친 홍보자료가
아니라면 상당히 유용하다.
나는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인터넷 사용도 최소화하려도
노력한다. 웹 페이지에는 온갖 정보로 연결되므로, 읽다 보면
정신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 끌려 다니고 싶지 않다.
그래서 신문이나 잡지를 인터넷판 대신 종이판으로 읽는다.
-출처: 가이 스파이어,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이레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