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거주자입니다.
1층으로 이사하게 된 이유는 저희 시부모님께서 엘리베이터를 싫어 하시기 때문이었습니다.
계단 오르내리기도 불편해 하시구요.
이곳에 온지 2년 채 안되었는데...그동안 불편했던 이야기 중 몇가지만 적어 볼께요.
베란다 창문, 블라인드를 활짝 열어놓지 못합니다.
창밖에 나무가 많아서 괜찮겠거니 했었죠. 하지만 밖에서 저희집 내부가 환히 다 보입니다.
일부러 보진 않으셨겠지만... 어쩌다 들여다 보는 할머님이랑 눈이 마주친 적도 있네요.
글구...
지난 여름 새벽에 로미가 냉장고 밑에서 으르렁거려 무언가...했었는데
혹시나 짐작하고서 놓아뒀던 찍찍이에 커다란 엄마쥐 한마리....ㅠㅠ (끔찍하죠?)
그담부터 대청소를 하더라도 늘 주의하고 방충망은 물론 창문단속 철저히 한답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의 무례함입니다.
아이가 떼쓰거나 울거나 할 때 이해할 수 없는 부모들의 방관자적인 태도
현관문 두드리고, 초인종 누르고 도망가는 아이들 (울 포메 강쥐땜에 더더더 장난치곤 하지요)
엘리베이터와 맞닿은 우리집, 옆집 현관 근처에 쌓이는 과자봉지,담배꽁초,가래침 등
쫌...
베란다하수구에서 올라오는 세탁거품물입니다.
윗층 어디선가 사용하는 베란다 세탁기...
관리실에 협조 얻어 일일히 확인(직접 확인은 못하고)하였지만, 아무도 베란다에서 사용한다는 사람은 없습니다.
가끔씩 세탁거품물이 베란다 조금 차거나 어느날은 가득 찰 때도 있습니다.
심지어 이번 겨울에는 하수구 저 밑이 얼었는지 세탁물이 빠져 나가지도 못하더군요.
관리실에 준비되어 있지 않아 건너건너 아는분에게 염화칼슘을 얻어와서 뿌렸었지요.
방송까지 했지만... 어제 또 거품이 올라왔습니다.
얼마전 엘리베이터에 "세탁기전용실에 사용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고 글까지 써 붙였는데도....
왜 이렇게까지 협조를 안해 주시는지... ㅠㅠ
제발 쫌...!!!
좀 더 윗층으로 이사갈까?
윗층 가서 우리도 베란다 세탁기 놓고 돌려버릴까?
제발 쫌...!!!
기본적인 것은 지키고 이웃을 배려하고 삽시다!!!
윗층 가서 우리도 애들 키우는 아랫층 가서
"콱! 이번달 안으로 애들 안갖다 버리면 내가 갖다 버려주겠어" 이래볼까?
(아이셋 키우는 3층 아저씨가 울 로미 낑낑거려 낮잠 못잔다고 제게 한 말...)
윗층 가서 우리도 밤늦게까지 쿵쾅거리고 놀아볼까?
(10시 넘어서까지도 그러면 우린 너무 힘들어요... 아이들이니, 우리도 강쥐 키우니 그냥 기죽이고 사는거여요)
윗층 가서 우리도 베란다에서 이불 탈탈 털어볼까?
(그집 먼지 우리집으로 다 들어오거든요?)
윗층 가서 우리도 화분 밖에 내 놓고 물 뿌려줘 볼까?
(흙물이 우리집으로 튀어요)
1층은 다 이런가요?
우리 아파트만 이런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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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웃고 말지요...
하루사이 많은 의견들이 분분하네요.
그제 또 다시 올라온 베란다 배수관 거품때문에 짜증이 울컥 했었죠.
이는 이웃들에게 그렇게 부탁했음에도 전혀 나아진 점 없었고
(배수관 아닌 다른 불편함으로 부탁드린 적 여태 없었고, 그러려니 참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파트를 내놓아야 하나 어쩌나...갈등하던 중이었습니다.
이곳에 글을 남긴 것은 1층 사는 사람으로서 이러이러한 불편한 점이 있으니 참고해 주십사 한 것이었습니다.
혹시나 저희 아파트 주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도 했었지요.
대개 위아래층 같은 고충들 있지 않나요?
지극히 평범한 글에 달아주신 친절한 말씀들 - 저렴한 1층 사는 사람은 그정도 감수해야지 - 은
회색빛 콘크리트에 물든 이기주의 발상이라고밖에 생각 안드네요.
언제부터 우리 사는 세상 바라보는 시선들이 이러했나....자조가 드네요.
제가 바라는 것은, 엘리베이터앞조차 자기집안처럼 생각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과
(아니죠...자기집안에 담배꽁초나 가래침 뱉고 다니는 사람은 없겠네요 ㅎ)
앞베란다에 세탁기를 설치할 수 없음에도 굳이 자신들의 편의만을 생각해 사용하는 분들께 드리는 부탁과 함께
약간의 비유를 덧대 이웃간 있을 수 있는 경우를 말씀드린 것입니다.
아, 어느 분께서 얻는게 있으니 잃는 것도 있다고 하셨네요.
글쎄요... 얻은것은 이웃들의 무례함이고 잃은 것은 이웃간의 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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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2>
강아지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조금은 조심스럽네요.
저희집 로미(3살)는 약9개월때 주인이 3번이나 바뀐 길강아지 아닌 길강아지였습니다.
저의 지난 글처럼
저도 강아지,고양이라면 질색팔색했던 시절이 있었죠.
우울증에 걸린 로미를 데려온 후 아파트생활이 것도 1층이라 매우 난감하였으나 평생을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어느날 3층아저씨의 모진 말을 듣고서
성대수술은 차마 못하고 레몬향스프레이를 목에 장착해서 크게 짓는 일은 없습니다.
산책길에 다른 동물들을 보면 마구 짓곤 하지만 이 또한 리드줄을 이용해서 제어하고 있습니다.
다만, 엘리베이터앞에서 누군가 소리치거나 울거나 싸우는 목소리가 들리면 으르렁 거립니다.
이때 짖으면 스프레이 분사 되는 걸 알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내부를 누군가 빤히 쳐다보고 있으면 또 그러구요.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관심 없어합니다.
강아지 키우는 집...냄새나고 지저분할거라 생각도 하실거에요.
그치만 저희 집 깨끗해요. 아침저녁으로 쓸고 닦고 강아지 키우기 전보다 더 부지런 떨어요.
아 글구... 예전 3층아저씨 일로 해서 2층 할머니댁에 인사차 간 적 있었죠.
할머니께서 오히려 제게 용기를 주시더군요. 주말에 가끔 손주들이 와따가면 아랫층에서 힘들지? 하시며...
근데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할머니께서 큰아드님네로 가셨는데... 갑자기 할머님이 보고싶네요.
일요일이 일요일 같지 않고...
특별하지 않는 제 글로 인해 제가 오히려 맘 다치고 있습니다.
글을 차라리 내리고픈 맘 가득하지만, 그냥 두겠습니다.
아, 이렇구나... 이런일도 있었구나... ㅎㅎㅎ
모든님, 남은 주말 잘 보내시고...모쪼록 건강한 몸과 맘으로 삶의여유를 즐기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