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현 선생님이야기마당
- 몸과 마음과 차 1회차 2부 - 직립보행자의 낮과 밤(1-2)
(2026.07.14(화) 오후2시/갤러리GU)
*정리자 주 - 선생님 이야기마당은 격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소와 시간은 티셀라 일차일소(일요일 오후1시30분)과 갤러리GU(화요일 오후2시)입니다.
참석 가능 상황은 해당 장소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선생님 이야기마당 정리는 차예사 몇 분이 하고 있습니다. 혹시 수정할 게 있으면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3. 뼈에서 발견한 원시 수학
(그러다가 어느 날 더 안 되겠는 거예요. 한번 알아보기로 한 거예요. 이 후(who)라도 알아보기로 한 거예요. 아니 왓(what)이라도 알아보기로 한 거예요. 웨어(where)나 하우(how)를 따지기 전에 왓(what)으로서의 나를 알아보기로 한 거예요. 나를 알아보는데 뭐 움직이고 있잖아요. 뭐 하네 뭐 하네. 근데 뭐 하는지 움직이는 건 보이는데 그게 다가 아닌 것 같은 거예요. 그 안에 있는 게 궁금한 거예요.)
갈라 볼 수 없잖아요. 어떻게 해요? 죽어 있는 조상이 있겠죠. 동굴에 안장해 놨겠죠 뭐만 남았죠? 뼈만 남았죠. 가서 보는 거예요. 어디로 가는지도 궁금하니까. 가서 보니까 뭐가 보여요. 처음엔 아무것도 안 보여요. 한없이 가는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죠. 근데 어느 날 뭐가 보이기 시작하는 거예요.
머리뼈가 있어요. 목뼈도 있어요. 등뼈도 있어요. 허리뼈도 있어요. 꼬리뼈도 있어요. 팔뼈도 있어요. 손뼈도 있어요. 다리뼈도 골반뼈도 있어요. 윗다리 뼈, 아랫다리 뼈, 발뼈도 있어요. 뼈가 다 보이는 거예요. 그 순간 뼈 자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 이전까지는 그냥 사람의 죽은 몸이었던 거예요. 고독감을 느끼고 내가 뭐지 뭐 하는 놈인지를 생각한 순간부터 그 뼈는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는 거예요. 거기서 일단 찾아내는 게, 제일 먼저 찾아낸 게 원시 수학인 것 같아요.
보니까 등뼈는 이렇게 보니까 갈비뼈가 붙은 등뼈잖아요. 12개예요. 앞으로 그걸 갖고 대충 숫자를 헤아리기로 해요. 12진법이 나오죠. 12시간이 나오죠. 그 밑에 있는 요추 즉 허리뼈는 꼬리뼈 빼고 나니까 5개예요. 그 다섯 개를 자꾸 생각하는 거예요. 다섯 개가 뭔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나중에 그런 게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에 오행도 되고 그러는 거죠. 12에다 5를 곱해서 60 진법을 만드는 것도 하는 거죠. 그건 후대의 일이죠. 몇 백 년, 몇 천 년이 흘러야죠.
어쨌든 5를 봤어요. 그 다음에 손가락을 보니까 10개예요. 어떤 거는 이걸로 세야 되는 게 더 편하겠어요. 십진법 나오는 거예요. 멀리서 안 나와요. 고독한 울음 끝에 찾아본 자신의 그 조상이나 친구의 뼈에서 나온 거예요.
자기 뼈도 그렇게 생겼을 거니까요. 목은 뼈가 일곱 개에요. 그러다 보니까 이상하게 7을 중시해요. 동양에서는 천강(天罡)이라고 그래요. 7개를 쳐서 목이라는 이야기예요. 하늘 목이라는 이야기예요. 목에 뼈가 7개 있었다 보니까 7개가 중요해요. 북두도 칠성이래요. 그림 그리기에 따라서는 구성(九星)도 할 수 있고 오성(五星)도 할 수 있어요. 어차피 별자리는 우리가 보지만 실제 성운상에서는 완전 딴 성좌에 속하는 별들이거든요. 7개 별이 한 성좌에 있는 게 아니거든요.
(여람북두- 태양에서 지구와 북두칠성을 함께 바라본 모습. 박현 선생님 작품)
제가 그린 천문도에서 만약에 가정해서 성운의 옆에 가서 봤다고 치면, 딴 그림의 딴 별자리거든요. 일단 7개를 모아보는 거예요. 우리 왜 자동차도 사람을 따라 자기도 모르게 베낀다고 그러잖아요. 심장 따라 엔진 만들고 신장 따라 라디에이터 만들고 뭐 이런 식으로 자기도 모르게 베끼는 거예요.
자기가 전진을 많이 하고 후진을 적게 하니까 전진 기어 많이 넣고요. 자기가 게였어 봐요, 그러면 자동차는 옆으로 갔겠지요. 베끼는 거예요. 그러니까 표준은 자기한테 있었던 거예요. 거기까지 생각하는 순간 수리가 형성돼요. 그 수리를 이용하는 방법들도 나올 수 있죠. 이 이야기를 제가 복잡하게 안 할게요. 복잡하게 하면은 농담 삼아 진담 삼아 천기운운 하게 되어요.
24. 인체 관찰과 사유 체계의 형성
어느 사람들은 뼈를 보고 또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동시대에 다른 문화권일 수도 있어요. 이렇게 등뼈로 보니까 12개예요. ‘아! 이 12개를 전부 지나가는 뭔가 있지 않을까?’ 여기가 적어도 태양의 기운은 지나가지 않을까? 여기가 아마 태양경일 거야! 발부터 머리까지 가는 족태양방광경일 거야! 그렇게 뭐 넘어가는 거예요.
그리고 그 12마디가 다 하나하나 뭐 연결돼 있지 않을까! 12경락이 나오는 거예요. 그렇게 동서양 안 가리고 원시라고 불리던 시대, 사실은 원시시대가 아니라 그때도 있었던 초첨단 문명 인자들은 그렇게 탄생하기 시작해요. 그리고 그 체계를 만들어요.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교육을 시키면서 점점 점점 발전하는 거죠. 그 교육 범위에서 그것을 교육받으면서 자란 인자들은 문명 인자들이 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게 없고, 밤에 통곡이 없었던 존재! 그들은 원시 비문명 인자로 있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 비문명 인자로 있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 밤을 잃어버리면 그렇게 되는 거예요. 우리도 현재의 밤을 잃어버렸어요. 이미 가지고 있던 기술을 누릴 뿐이에요. 우리는 그런 의미에서 재창조하지 못해요. 현대인들은 그런 창조력을 안 갖고 있어요. 있는 거 써먹을 뿐이에요. 예술가들이 나서서 영감을 줘도 안 되는데, 어떻게, 왜, 되겠어요? 고독한 통곡의 시간을 잊어버렸거든요.
25. 차(茶)와 영혼의 안부
그런 면에서요. 차는 저에게 느낌은 뭐냐 하면요. 차는 나의 영혼의 안부를 묻는 물건이에요. 이건 어느 분이 이미 등록한 문구이니까 응용해 쓰지 마세요. 그 차에 구호로 그렇게 썼더라고요.
자기 차의 구호를 “Say hello to a soul!” “당신의 영혼의 안부를 물어봐!” 문구치곤 최고죠. 아무튼 차 이야기하자는 게 아니고, 앞으로 하겠지만 이번은 아니고요.
그렇게 해서 시스템을 만들어요. 이걸 뭐라고 그러느냐 교육! 도구! 도량형! 이죠.
26. 도량형(매)의 탄생과 교육
제일 처음 도량형이 나오고 나서 사유가 나오죠. ‘나는 뭔가?’에 대한 사유가 발전하기 시작하죠. 통곡 끝에 찾아낸 그 12와 5와 7 등등 이게 전부 하나로 이어져 있어요.
해골은 하나예요. 다리뼈 팔뼈는 위와 아래가 있어요. 상과 하가 있어요. 다리뼈도 마찬가지고요. 근데 다 연결시켜 놔 봤더니 머리는 하나예요. 그러다보니까 이게 암암리에 계속 무의식적으로 남아가지고 나중에 철학적으로 어떻게 오느냐? 일원론이 나와요. 만류귀일(萬流歸一)! “만 가지 흐름은 하나로 돌아간다!”
이 해골 보고 나온 거일 수도 있어요. 100% 증거는 없어요. 저는 추론해서 말씀드리는 건데 아마 여러분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가 보신다면 맞다는 걸 느끼실 거예요. 어쩌면 볼 거예요. 근데 보기는 어려워요. 그들은 수천 년 동안 이걸 만들어 왔기 때문에 저는 수천 년을 단순하게 그냥 탁 던진 것뿐이에요. 수천 년 중요한 고비 고비마다 만들어지고서 시스템화된 그들의 사유에 현실적인 첫 산물을 얘기하면 아까 말씀드린 천기누설 될 수 있죠.
근데 그렇게 해서 어떤 기준을 만들었어요. 그 기준을 갖고 교육을 할 거 아니에요. 그 기준을 갖고 교육할 때 그 기준이 되는 것을 우리는 뭐라고 부르느냐 ‘매저’라고 불러요. 자 측정하는 것을 매저라고 해요. 그렇게 해서 이제 교육 체계로서의 첫 도량형이 만들어지고 그 도량형이 철학을 만들고 기술을 만들고 종교를 만들어요.
에른스트 카시러(Ernst Cassirer, 1874~1945, 정리자주- 독일의 철학자이자 철학사 연구자로, 20세기 신칸트학파(Neo-Kantianism)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사람. 가장 유명한 사상은 상징형식의 철학)라는 사람이 인간론을 쓰면서 “인간의 상징 체계로 봤던 언어, 그게 나와야 즉 제대로 된 언어가 나와야 문자가 나온다”고 말해요. 그게 안 나오면 문자가 등장할 수가 없어요. 그 사유가 없으면 그 사유 끝에 문자가 나올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문자도 초기에 인간의 몸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얘기를 제가 드렸던 거예요. 어쨌든 문자도 거기서 나오고 종교도 거기서 나오고 철학도 거기서 나오고 예술도 거기서 나오고 음악도 거기서 나와요. 그러다 보니까 음악에도 보면 뭐 12음이니 5음이니 8율려이니 7음이니 이런 소리가 나오는 거예요. 7음이라 치면 그냥 경추 두들겨 보고 있었던 거예요. 쉽게 그냥 무식하게 말하면요. 설마 그랬겠습니까? 심각한 얘긴데 막 웃으시네요. 이렇게 교육하였던 도구를 매저라고 불렀어요. 그런 거에 따라 가지고 재배열하는 것을 메이킹이라고 해요.
27. '매'와 '잣대'의 어원
그게 메이크(make)예요. 메이크는 마구잡이로 쭈물떡 거리는 게 메이크가 아니라 그 매저에 따라서 조합을 재배열하는 것을 매저라고 불러요. 그 매저를 우리 말로는 뭐라 그러죠? ‘자’는 한자잖아요. 자를 갖다가 우리 말로 시킨 게 잣대잖아요. 잣대는 두 글자죠. 두 글자면 뜻도 2개인 거예요.
여러분! 지붕이 뭔지 아세요? 영어로 루프라 그러죠. 그러면 한 글자야 되는데 원시 글자가 지붕이에요. 그러면 뜻이 두 개가 다른 거예요. 지붕의 ‘지’는 짚이예요. 지붕의 뒤에 있는 받침 ‘ㅇ’은 명사형 어미예요. 일본에 가서는 '끼'가 되죠. 그래서 ‘부한 것’이에요. ‘부한 끼’ 즉 붕긋한 거예요. 덮개 위에 있는 붕긋한 거예요. 우리 말로 지붕의 ‘부’에 ‘ㅇ’이 붙어서 붕이 돼요. 그럼 지가 붙었으니까 집으로 된 붕이에요. 그러면 루프가 아니잖아요.
초가지붕이라고 그러면 동어 반복이 되죠. 풀 즉 짚으로 이은 거니까요. 일본에 가면 이상한 동네가 하나 있어요. 오카야마라는 동네가 있고 오카야마에서 직진으로 북쪽으로 가면 시마네예요. 일본 사람들이 우리보다 고등어를 더 좋아했어요. 근데 고등어가 일본 남해에서는 안 나요. 일본에 보면 서북해 우리의 동해에서만 나요. 근데 그걸 먹고 싶은데 고등어가 얼마나 잘 썩어요. 그러니까 고등어는 바로 날라야 돼요. 시마네 앞에서 고등어를 잡아서 일단 모으는 데가 있어요.
그 모으는 동네 이름이 ‘가야부키’라는 마을이에요. 가야부키노사토라는 마을이에요. 근데 그 동네를 중심으로 해서 생겨난 말이 있어요. 일본 말 중에 ‘기껏해야 백팔십리’라는 말, 180리는 72km입니다. 근데 왜 기껏 해야 보느냐 거기 가야부키라는 마을에서 ‘부키’는 지붕이죠. 가야는 우리 말에 우리 갈대라고 그러죠.
갈대가 두 글자잖아요. ‘갈’과 ‘대’잖아요. 무슨 대 무슨 대할 때 대잖아요. 갈이라는 식물의 대가 갈대인 거죠. 그냥 식물 자체는 갈인 거죠. 우리 강은 가람이라 그러죠. 가람은 일본 가가지고 카와가 되죠. 가람이 음운변화해서 갈은 일본 가가지고 가야가 돼요.
갈대는 두 글자인 거예요. 가야부키로 짚으로 지붕을 이어놓은, 저도 막 지붕이라 쓰지만은, 붕하게 만들어 놓은 마을이에요. 지금도 그렇게 있어요. 그대로 있어요. 근데 그 마을에 일단 고등어가 모여요. 그러면 그걸 짊어지고 해지자마자 뛰기 시작하는 거예요. 어디까지? 교토까지 교베까지 오카야마까지 72km 180리! 그래서 해 뜨기 전에 도착해요. 그래서 나온 말이 기껏해야 180리지!
180리는 약간 쉬는 시간 빼면 한 시간에 10km 정도씩 거의 조깅 수준으로 가야 돼요. 8km에서 10km 정도 가야 돼요.
28. 매(회초리)의 원래 의미 — 표준을 익히게 하는 것
아무튼 그렇게 말도 이제 차이가 나는데요. 그러니까 우리가 보던 지붕마다 다르고 우리 쓰는 말들이 엄청나게 달라요. 갈대도 다 갈이라고 생각하죠. 갈과 갈대를 구분 안 하죠. 굳이 구분 안 할 거면 두 개의 단어가 있을 수 없는데 후대에 오면서 한 단어처럼 인식이 되는 거죠. 잘 모르겠는 건 쪼개 놓고 보면, ‘아! 어떤 내용들이 합성됐고 거기에는 어떤 문화적 요소와 역사가 있었겠다! 이유가 있었겠다!’라고 짐작되는데요.
어쨌든 잣대는 자라는 한자와 갈대 할 때 ‘대’자가 합성된 우리 말이에요. 우리 말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니에요. 진짜 우리 말은 뭘까요? 여러분 다 알고 있는 말입니다. 아버지가 아이에게 회초리를 때리면 그건 회초리를 때리는 거예요. 선생님이 때리면 뭐를 든다고 그러죠. 매를 드는 거예요. 물론 나중에 음이 전환돼서, 매를 드는 거나, 매질을 하는 거나, 회초리 때리는 거랑 같은 말로 음운변화가 되어 뜻이 바뀌어 버렸죠.
원래 매라는 것은 교육의 핵심적인 도구, 도량형 그리고 마치 초기신라 답사를 갔다 오신 분들이 생각할 수 있는 금척지의 금척인 거예요. 그런 것이 도량형 이상의 무엇이에요. 인간 문명의 그 문명의 핵심 표준이 되고 있는 표준인 거예요. 스탠다드인 거예요. 그 스탠다드를 도량화시켰겠죠. 도량형이 가장 중요한 스탠다드이긴 해요.
그걸 가르치는 거예요. 그걸 가르치는 것이 매질이에요. 질로 하면 안 돼요. 그냥 그게 매예요. 매로부터 배우는 거예요. 그걸 못할 때 때려서라도 교육을 시키는 게 매질이에요. 그런데 나중에 때리는 질이 매질이 돼버리죠. 회초리질이 매질이 돼 버리는데 매질은 매를 익히게 하는 것! 사회 표준 문명의 표준을 익히게 하는 행위이고 그 표준이 매예요. 안 되면 때려서라도 그건 익혀야 되는 거예요. 그래야만 문명은 확장하고 유지되고 이어가니까요. 어쨌든 그 모든 것이 어디서 시작된다? 한밤에 깨어나는 통곡에서부터 시작합니다.
29. 예수의 통곡, 사도 바울의 신격화
신약에 예수님도 사막에서의 통곡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무한한 통곡을 지르고 제자들은 못 따라오게 하죠. 그 소 소리가 나오는, 끄윽거리는 소리를 굳이 들려주고 싶지는 않았겠죠. 사실은 데리러 가서 그걸 봤어야 제자들이 되지 신도가 되지 않았겠죠.
그걸 간접적으로 느꼈던 제자들은 신도가 아니라 제자가 됐어요. 그분을 직접적으로 만나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했던 사도 바울은 그분을 신으로 만들었어요. 깨친 자가 아니라 사도 바울은 한 번도 예수를 만난 적이 없어요. 대화 한번 나눈 적이 없어요. 편지 한 번 주고받은 적도 없어요. 근데 그분이 기독교를 만들죠. 원래 그러는 거예요. 아무튼 그렇게 해서도 만드는 거예요.
30. 통곡을 잃어버린 인간 — 바르게 걷는 자만이
근데 아무튼 통곡 없이 살잖아요. 사람은 병투성이에요. 바르게 걸은 자만 별빛 아래에서 절대 고독을 느끼고 통곡할 수 있어요. 꾸부정하게 있는 이런 사람은 절대 못 느낍니다. 그냥 제가 한번 해 볼까요?
이렇게 꾸부정하게 있는데 별빛 봤다고 해서 통곡이 나오겠어요? 상상해 보세요. 꼿꼿하게 광야에 서 있어요. 별이 쏟아져요. 유성이 지나가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우르르… 울컥도 아니고 주르르 나오는 거예요. 그 고독감에 몸부림도 못 치고 속에서부터 용 울음이 나오는 거예요.
속 울음이 그걸 겪으면서 문명이 발전하는 겁니다. 사유가 생기는 겁니다. 그들이 초기에 첨단 문명 인자가 되고 그들이 현재 확장해서 우리 전체가 첨단 문명을 누릴 수 있는 인류를 만들어 온 겁니다.
근데 인류는 이제 와서 다시 통곡하지 않습니다. 다시 별을 바라보고 울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우는 것! 그 우는 것이 실제로 병도 다 고친다고 봐요. 그렇게 울고 나면 이상하게 몸이 가벼워요. 가뿐하고 깨끗하고 머리에 맨날 연탄 가스 든 것 같은 게 싹 사라져요. 그런 것이 되려면 꼭 (신발) 장사하는 것 같은데 바르게 걸어야 된다! 아무튼 농담이고요.
31. 나의 영혼에게 안부를 묻는 시간
그런 것에 해당되는, 나에게 한밤중에 고독이라도 느끼게 하는! 어느 날 잠에서 깨었어요. 어느 날 깨잖아요.
차 한 잔 우리세요. 밖에 별은 없어요. 차 한 잔 마시다가도 어느 날 통곡은 나올 수 있어요. 나의 영혼에게 안부를 묻는 시간이 될 수 있어요. 그 순간 통곡이 아니고 눈물만 주르르 나도요,
그 다음 날 몸이 그렇게 가뿐해지고 마음이 그렇게 가뿐해진 것을 바로 본인이 느낄 수 있어요.
쌓은 것이 풀려야 되는 거죠. 쌓은 것이 안 풀리는데 아무리 좋은 걸 집어넣어 본들 뭔 의미가 있나요? 건강 음료가 아니라 나의 영혼의 안부를 묻는 음료라고 생각한다면은 현대인들에게는 어쩌면 더 필요한 것입니다.
‘지유’라고 했을 때는 땅젖이었습니다. 기능적으로 그랬고, 또 한편으로는 땅이라는 건 모두의 것입니다. 모두가 마실 수 없는 비싼 차 중심으로 파는 데는 관심 없어요. 제가 늘 주장했던 건 삼만 오천 원, 이만 오천 원 하는 원미소타가 지유의 중심이라고 그랬습니다.
(중략)
저는 지금까지 지유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도와주고 보답을 받는 형식이었지, 계약해서 협업한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차에 관해서는 리스펙트를 받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중략)
차와 관련해서 저는 완전 자유인입니다. 그냥 저는 자유인일 뿐입니다. 그래서 열심히들 하시는 거 뒤에서 응원하는 그냥 뒷방 노인일 뿐입니다. 그 대신에 신발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32. 몽유증 — 통곡 없이 사는 현대인
아무튼 오늘 이런 얘기를 드린 것은 서론이에요. 사람이 통곡하고 나서 버릇이 되고 나서 그리고 너무나 못 견뎌서 뭔가를 살펴보고 그 중에서 육하 원칙대로 살펴봤죠. ‘난 누구의 자식이군!’ 근데 ‘나는 어디서 왔지, 왜 왔지, 언제 왔지!’ 그리고 어떻게 했나? 어떻게 왔지 등등을 반복하면 어떻습니까?
그 다음에 나는 뭐 하고 있는 놈이지! 그러니까 왔어요. 그래서 하우(how)와 웨어(where) 및 후(who)를 다 따져서 사유해 버린 거예요. 그 결론은 뭐냐? ‘뭐 하는 놈’이지요. 일단은 언제 왔는지 모르겠어요. 따져봐도 답이 없어요. 왜 왔는지도 모르겠어요.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어요. 언제부터 왔는지도 모르겠어요.
아까 반복했지만 모르겠어요. 아버지로부터 왔는데 그 후(who)도 따져봐야 모르겠어요. 결국은 6하 원칙이 다른 걸로 귀결돼요. 단 남은 게 있어요. 내가 알아볼 수 있는 게 왓(what)이였던 거예요. 난 뭐 하는 놈이지! 일단 가서 이렇게 생긴 놈인데 안에도 뭐 있단 말이에요.
이걸 알기 위해 내 배를 갈라 볼 수도 없고요. 여러분! 가끔 답답하면 뭐 지퍼라도 있으면 열어서 보여주겠다고 그러지만, 그리고 지퍼 있어봐야 평생 안 열죠. 무서워서 자기 배는 열어볼 수도 없죠. 그런데 이미 죽어있는 뼈가 있잖아요. 내장은 모른다해도 뼈를 보니까 보이잖아요. 내 모습이잖아요. 바로 몇 시간 후일 수도 있고 몇 십 년 후일 수도 있는 내 모습이잖아요.
보는 거예요. 해골! 큰 두개골 하나에 목뼈 7개, 등뼈 12개, 꼬리뼈 빼고 나서 요추 허리뼈 5개, 상하 팔뼈 다리뼈에다가 10개의 손가락 뼈 발가락 뼈가 각각 아래위로 있어요. 그래서 이거를 보다 보니까 열이 떠오르니 그 열 갖고 진법이 나와서 십진법 나오는 거고요. 12개 등뼈에서 12진법 나오는 거고요. 뭐 수메르가 60진법 썼다고 그랬는데 12진법을 허리 뼈에 따라가 다섯 바퀴 돌리니까 60 진법 나오는 거예요. 그걸로 60분 60초 세게 만드는 거고요. 시간은 12진법에 따라 가지고 12시간 하는 거고요.
십진법이 생활화됐는데도 아직까지 여기는 12진법이에요. 하늘에 칠성은 쳐다보면 복받을 것 같고요. 럭키세븐조차도 복받을 것 같고요. 이왕 가는 거 카지노에도 럭키 세븐 이름 붙은 데 가면 돈 더 나올 것 같고요. 어쨌든 간에 그렇게 사유가 되고, 그 사유가 종교도 만들고 기술적 진보와 과학적 진보도 만들고 철학적 진보도 만들고, 인간이 살아가는 틀을 만들고 개념을 만들고 문화를 만들고, 전해줄 수 있는 마침내 핵심 스탠다드까지 만들게 된다는 것!
그 스탠다드에 의해서 우리는 소수자가 다수자가 돼 왔고 다수자는 소수자가 돼 갔고 거의 소멸해 가고 있다는 거죠.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그것이 완성되는 단계에 왔다는 이야기인 거죠.
33. 공산주의에 대한 단상 — 아직 미숙한 인간
완성은 안 됐지만 이 상태에서는 완성되지 못해요. 저는 원시적인 이념으로서 공산주의를 좋아합니다. 같이 생산하고 같이 먹고 사는 게 얼마나 좋아요. 근데 왜 공산주의를 안 좋아하는지 아세요?
현재 인간은 공산주의를 실현할 만한 주체적인 능력이 없는 단계예요. 그 능력이 안 되는 존재가 그 무기를 손에 들 때는 장난밖에 안 나와요. 제도로서의 공산주의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봤던 것은 아직 인간이 공산주의라 할 만큼 문명적으로 성숙해 있진 않아요.
다만 누구나 문명을 누릴 수 있는 평등한 문명 향유의 시대에 왔을 뿐이에요. 좀 더 가야 돼요. 이 상태 속에서 황소 울음은 반복돼야 돼요. 한없는 새벽의 통곡은 아직도 이어져야 돼요. 이런 소리를 왜 제가 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스님들이 해야 되고 신부들이 해야 되고 목사들이 해야 되고.. 그들의 몫이죠.
그건 책무죠. 저는 책무는 없는 사람입니다. 아무튼 그런 얘기를 드렸는데요. 우리가 그러면 그 다음 단계에서 우리는 지금 뭐 하고 있는가를 보는 거예요.
34. 몽유증을 앓는 현대인
더 이상 통곡하지 않는다고 그랬잖아요. 통곡을 잊어버린 오래된 인간은 결국은 몽유증을 앓고 있는 겁니다. 우리 모두가 멀쩡하게 생활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몽유증을 앓고 있는 겁니다. 돈 찾으면서 그냥 자기는 눈 뜨고 열심히 성실하게 산다고 생각하는데 그 돈 찾아서 그냥 몽유병 앓고 있는 거예요.
실제 몽유병은 운전도 하고요. 계단도 올라가고 막 그러잖아요. 심지어 열쇠로 문도 열고 돈도 꺼내고요. 요리도 해 먹기도 한대요. 몽유병 환자들이 요리하고 나서 문제점이 불을 끄지 않는답니다. 요리는 한다고 해요. 먹기도 한대요. 후 불어가면서 먹기도 한대요.
그 몽유병과 현대인의 삶이 다를 게 없어요. 그 안에서 의미 있는 거 막 찾아요. 자신의 통곡없이 찾는 의미는 전부 몽유증입니다. 그것이 아무리 사회적으로 의미를 찾으려고 해도요. 신시(神市)를 찾으면 뭐 하고, 협동조합을 찾으면 뭐 하고, 뭘 찾으면 뭐 합니까? 내 통곡 없이 나오는 것은 결국은 몽유증이에요.
권력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는 몽유병자! 병자라고 하고 싶진 않아요. 우리 모두가 증(症)을 앓고 있는 증상자라고 하고 싶어요. 몽유증자에 명예를 향해서 쫓아가고 있어요. 심지어 얼마나 몽유병에 빠지면요, 몽유병에 빠지는 줄도 몰라요. 중국에 언 이번에 온 태풍 바비가 회오리가 돌았죠. 엄청나게 많은 가게들이 날아갔죠. 특히 노점에 있는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신 분 중에 상당수가 노점상들이에요. 노점에 있는 자신의 마지막 재산 지키려고 날아간 거예요. 그것도 몽유증이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안타깝지만 깨어 있는 내 자신의 삶! 고독한 나 자체가 주인이라는 거! 그게 있어야만해요. 그게 없이는 제발 의미 있는 일 하지 마세요. 아예 벌리지 마세요. 벌리는 것 자체가 죄악입니다. 또 다른 몽유증을 만들고 있고, 몽유한 증상을 만들고 있을 뿐입니다. 그게 제가 드리고 싶은 아주 살벌한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근데 그게 꿈이죠.
(사람 - 박현 선생님 작)
35. 맺음말 — 다음 이야기마당 예고
어쨌든 꿈도 몽유병이 있는 건데요. 몽유증은 여기까지만 그냥 짧게 그냥 던지는 걸로 하고요. 무슨 뜻인지 다 알아들으셨을 거니까요.
다음 번에는 진짜 꿈! 왜 꿈꾸지! 살아서도 깨서도 자면서도 꾸고, 무의식적으로도 꾸고 의식적으로도 꾸잖아요. 사람의 삶! 직립 보행자라고 했는데, 왜 직립 보행자라고 하는지 이제 이해되셨죠?
문명인자와 비문명인자가 있는데 그를 함께 부를 수 없으니까. 인간이라 부르면 어떤 시기에선 그게 비문명인자의 이름이었고, 지금은 통곡하지 않는 문명화된 모든 사람들의 이름이어서, 저는 그렇게 부르기보다는 적어도 이 시간에는 직립 보행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그 직립 보행자의 꿈에 대해서 다음 시간에 이어가려고 합니다. 직립 보행자의 꿈과 전혀 이상한 단어가 조합됩니다. 중용(中庸)입니다. 직립 보행자의 꿈과 중용! 이 중용은 논어 같은 데 나오는 중용이에요.
근데 제가 생각하는 중용은 어떤 철학자분들이 하시는 것 하고 달리 제가 느껴본 이야기를 드리려고 그래요. 그래서 오늘은 얘기를 이렇게 줄이고요. 다다음 주 4주째에 ‘직립 보행자의 꿈’이라는 주제로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줄입니다. 고맙습니다.
(이야기마당 1회차 끝)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