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34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너는 돌판 둘을 처음 것과 같이 깎아 만들라
네가 깨뜨린바 처음 판에 있던 말을 내가 그 판에 쓰리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모세가 40일 동안 시내산에서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만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10계명의 언약을 세워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십계명을 두 돌판에 새겨주었습니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있을 때 산밑에서는 아론을 비롯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가 빨리 내려오지 않고 지체하는 것을 더 참고 기다리지 못하여 금송아지를 만들고는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 신이로다"하면서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고 온갖 우상숭배와 음란의 죄악을 범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목이 곧은 백성'이라 평가하면서 진노하셨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주신 돌판을 들고 내려와서는 백성들의 패역한 행위를 보고 대노하면서
돌판을 던져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아마 모세는 금송아지를 세워놓고 온갖 죄악에 사로잡혀 있는 백성들을 보면서
"이런 하나님의 언약의 돌판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 마땅한 어리석은 백성들아"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님께서 바로 그 돌판을 처음 것과
똑 같은 모습으로 다시 만들고 시내산으로 가져오라고 합니다.
그러면 그 돌판에 십계명을 다시 새겨주겠다고 합니다.
처음 돌판은 하나님께서 만드셨기 때문에 아주 쉬웠습니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이고, 말씀으로 세상의 창조하신 분이기 때문에
돌판을 만들고 글을 새기는 일은 아주 쉬운 일이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하나님께서 직접 하시면 아주 쉽습니다.
하나님께는 어려운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쉬운 일인데 사람이 그 일을 하게 되면 무척 어려운 일이 됩니다.
하나님은 그 돌판을 모세가 직접 만들어 오라고 합니다.
그러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은 생각이 더 앞섭니다.
비석을 만드는 석공들도 비석 하나를 만들기 위하여 수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80세가 훨씬 넘은 노인이 두 어깨에 들 수 있을 정도로
얇은 돌판을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돌판을 만들라고 하면서
"네가 직접 만들어야 소중하게 여길 것이 아니냐.
먼저 돌판을 네가 만들지 않아서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깨뜨려버렸으니
이번에는 네가 직접 돌판을 만들면서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직접 체험해 보렴.
그래야 네가 가장 소중하게 여길 것이 아니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쉽게 얻은 것은 그리 중요하거나 소중하게, 가치있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이 직접 피땀 흘리며 얻어진 소득이나 물건은 소중하게 여기면서도
자신이 직접 피땀 흘리지 않고, 노력하지 않고 얻은 것은 소중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우리는 심심치않게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강도, 절도, 소매치기했다는 소식을
메스컴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현대인은 카드를 갖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는 지경인데
카드를 사용할 때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든 척척할 수 있는 만능이어서 좋았는데
막상 엄청나게 불어난 카드 빚을 갚으려니 너무 막막하여
스스로 귀한 생명을 끊어버리거나 가정이 산산조각으로 파산되는 일까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피땀 흘리며 노력해서 얻어진 소득은
비록 그 소득이 적은 액수라 할지라도 얼마나 가치있고 소중하게 여기는지요.
함부로 허비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직접 무엇을 하건 열심히 일하여 돈을 벌어봐야 그 돈이 소중함을 압니다.
자신이 직접 글을 써봐야 그 글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압니다.
한편의 글을 쓰기 위해서 얼마나 가슴 졸이고 머리를 쥐어짜면서
또 생각하면서 졸필의 글을 써내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저는 비록 졸필이지만 한편 한편의 글을 너무 너무 소중하게 여깁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어렵게 어렵게 두 개의 돌판을 만들었습니다.
모세는 목동출신이지 석공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어렵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손등이 꿀과 망치에 고통스럽게 찢히고 찢어지고 피가 철철 흘러 났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가 어렵게 어렵게 다듬으면서 만들고 올라간 돌판에 십계명을
새겨주시고는 하나님을 만나는 법궤에 넣어 잘 보관하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 법궤를 성막과 성전의 지성소에 잘 모시도록 하면서
그 지성소에 영광으로 임재하시고 말씀하시고 만나주시겠다고 했습니다.
모세가 너무 어렵게 만들어서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가장 소중하게 여겨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여호와로라 여호와로라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이로라
인자를 천대까지 베풀며 악과 과실과 죄를 용서하나 형벌 받을 자는
결단코 면죄하지 않고 아비의 악을 자여손 삼사대까지 보응하리라(출34;6-7)"
라고 말씀하시면서 하나님의 성품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이 얼마나 큰 은혜의 자리였는지요.
돌판을 만들면서 힘들었던 모든 아픔이 눈 녹듯이 사르르 녹아 내리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거저 되어지는 일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값진 대가를 치르면서 이뤄놓았을 때 그 업적을 높여줍니다.
그래서 바울은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데살로니가후서3;10)"고 단호하게 책망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에게 건강한 육신과 정신과 마음과 영혼을 주신 목적이 무엇일까 깊이 생각하면서
세월을 허송하지 말고 우리들에게 주어진 일에
직접 우리의 손과 발로 무엇인가를 이뤄놓을 수 있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 삶이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의 모습이 아니겠나 싶습니다.
언제나 주님의 일에 열심히 참예하는 우리 사랑방 식구들이 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