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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遊天姥吟留別(몽유천모음유별)
李白(이백)
海客談瀛洲(해객담영주) 煙濤微茫信難求(연도미망신난구) 越人語天姥(월인어천모) 雲霓明滅或可覩(운예명멸혹가도) 天姥連天向天橫(천모연천향천횡) 勢拔五嶽掩赤城(세발오악엄적성) 天台四萬八千丈(천태사만팔천장) 對此欲倒東南傾(대차욕도동남경) 我欲因之夢吳越(아욕인지몽오월) 一夜飛渡鏡湖月(일야비도경호월) 湖月照我影(호월조아영) 送我至剡溪(송아지섬계) |
바다에 다니는 사람들은 영주(瀛洲)를 얘기하는데
안개 낀 파도 아득히 깔려 참으로 찾기 어렵고
월(越) 지방 사람들은 천모산(天姥山)을 말하는데
구름 무지개 나타났다 사라지니 혹시 볼 수도 있다네.
천모산은 하늘과 맞닿아 하늘가에 비껴있어
기세는 오악(五嶽)을 뽑아버리고 적성산(赤城山)도 덮어버린다.
천태산 사만 팔천장(四萬八千丈)도
이 산을 대하곤 쓰러질 듯 동남쪽에 기울어 있다.
이 때문에 나는 오월 지방을 꿈꾸게 되었는데
어느 날 밤 달 비치는 경호(鏡湖)를 지나 날아갔네.
호수의 달빛이 내 그림자를 비추더니
섬계(剡溪)로 날 보내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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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1> 瀛洲(영주) : 동쪽 바다에 있는 신선이 산다는 전설상의 섬이다. 《史記》 〈秦始皇本紀〉에, “바다 가운데 세 神山이 있는데 봉래(蓬萊), 방장(方丈), 영주(瀛洲)로 신선이 산다.[海中有三神山 名曰蓬萊方丈瀛洲 仙人居之]”라고 하였다.
역주2> 天姥(천모) : 절강성(浙江省) 신창현(新昌縣) 동쪽 50리에 있는 산인데, 동쪽으로는 천태산(天台山) 화정봉(華頂峰)과 접하고 있고 서쪽으로는 옥주산(沃洲山)과 이어져 있다.
역주3> 赤城(적성) : 절강성 천태현(天台縣) 북쪽에 있는 산인데, 소산(燒山)이라고도 한다. 산의 흙빛이 적색이고 모양이 무지개 같으며 멀리서 보면 성가퀴 같다. 서쪽에 옥경동(玉京洞)이 있는데 천태산(天台山)의 남문이다.
역주4> 天台(천태) : 지금의 절강성 천태현 북쪽에 있는 산이다. 선하(仙霞)산맥의 동쪽 지맥으로 서남으로는 괄창(括蒼)ㆍ안탕(雁蕩) 두 산과 접하고, 서북으로는 사명(四明)ㆍ금화(金華) 두 산과 접하고 있다.
역주5> 鏡湖(경호) : 감호(鑑湖)라고도 한다. 지금의 절강성 소흥현(紹興縣) 남쪽에 있는데 예전에는 후한 때 회계(會稽), 산음(山陰) 두 현(縣) 경계에 둑을 쌓아 만든 호수다.
역주6> 剡溪(섬계) : 지금의 절강성 승현(嵊縣) 남쪽에 있는데 조아강(曹娥江)의 상류다.
謝公宿處今尙在(사공숙처금상재) 淥水蕩漾淸猿啼(녹수탕양청원제) 脚著謝公屐(각저사공극) 身登靑雲梯(신등청운제) 半壁見海日(반벽견해일) 空中聞天雞(공중문천계) 千岩萬轉路不定(천암만학로부정) 迷花倚石忽已暝(미화의석홀이명) 熊咆龍吟殷岩泉(웅포룡음은암천) 栗深林兮驚層巓(율심림혜경충전) 雲靑靑兮欲雨(운청청혜욕우) 水澹澹兮生煙(수담담혜생연) 列缺霹靂(열결벽력) 邱巒崩摧(구만붕최) 洞天石扇(동천석선) 訇然中開(굉연중개) 靑冥浩蕩不見底(청명호탕부견저) 日月照耀金銀台臺(일월조요금은대) |
사령운(謝公)이 머물던 곳 지금도 여전히 있어
맑은 물결 넘실대고 원숭이는 맑게 우네
발에는 사공(謝公)의 나막신 신고
푸른 구름사다리를 몸소 오르니
산허리에서 바다에 해 뜨는 것 보이고
허공에서 천계(天雞)의 울음소리 들리네.
수많은 바위 굽이굽이 정해진 길 없어
꽃에 홀려 바위에 기댔는데 홀연 어두워져
곰이 포효하고 용이 울듯 커다란 계곡 물소리
깊은 숲마저 떨게 하고 솟아오른 봉우리도 놀라게 한다
구름 짙어지며 비 오려는 듯
물 출렁거리며 물안개 피우더니
번갯불 번쩍이고 우레소리 들리더니
언덕이며 봉우리 무너지고 부서져
동천의 돌문이
꽈광 쩌억 열린다.
푸른 하늘 넓고 넓어 끝 보이지 않는데
햇빛 달빛 비추니 금은대(金銀臺)가 번쩍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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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7> 謝公宿處今尙在(사공숙처금상재) : 謝公(사공)은 謝靈運(사령운)을 가리키는데 그가 이곳 섬계에 머문 적이 있다. 사령운의 〈登臨海嶠(등임해교)〉 시에, “날 저물어 섬계(剡溪) 가운데 투숙하고, 밝아선 천모산 봉우리에 오른다.[暝投剡中宿 明登天姥岑]”라는 시구가 보인다.
역주8> 謝公屐(사공전) : 사령운은 산에 올라 유람하기를 좋아하였는데, 굽을 조절할 수 있는 나막신을 신고 다녔다. 《宋書》 〈謝靈運傳〉에, “산을 찾고 고개에 올라 꼭 깊고 험한 곳엘 갔으며 바위절벽이 천리 되는 곳도 두루 다 가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항상 나무신발을 신고 갔는데, 산에 오를 때는 앞굽을 떼고 내려 올 때는 그 뒷굽을 뗐다.[尋山陟嶺 必造幽峻 巖障千重 莫不備盡 登躡常著木履 上山則去前齒 下山則去其後齒]”고 하였다.
역주9> 靑雲梯(청운제) : 구름에 오르는 사다리로, 험하고 높은 산을 올라가는 것이 마치 푸른 구름 속으로 들어가 오르는 것 같다는 뜻이다. 사령운의 〈登石門最高頂〉 시에, “안타깝구나 심회 똑같은 나그네 없어, 함께 청운제 오르지 못하는 것이[惜無同懷客 共登靑雲梯]”라는 구절이 있다.
역주10> 天雞(천계) : 천상에 있다는 닭으로, 《述異記(술이기)》에, “동남쪽에 도도산(桃都山)이 있는데 산 위에 큰 나무가 있어 도도(桃都)라고 한다. 나무 가지 사이 거리가 3천리인데 그 위에 천계(天雞)가 있다. 해가 떠서 이 나무를 비추면 天雞가 우는데 천하의 닭이 모두 이를 따라 운다.[東南有桃都山 上有大樹 名曰桃都 枝相去三千里 上有天鷄 日初出照此木 天鷄則鳴 天下鷄皆隨之鳴]”라고 하였다.
역주11> 殷(은) : 크다 혹은 성대하다는 뜻이다.
역주12> 澹澹(담담) : 물이 흔들리는 모양이다. 장형(張衡)의 〈西京賦(서경부)〉에, “맑은 물 출렁출렁[淥水澹澹]”이라는 구절이 보인다.
역주13> 列缺霹靂(열결벽력) : ‘列缺(열결)’은 번개 빛이 번쩍하는 것이며, ‘霹靂’은 천둥소리다.
역주14> 洞天石扇(동천석선) : ‘洞天(동천)’은 도가(道家)에서 신선이 사는 곳을 말한다. ‘石扇(석선)’은 돌문이다.
역주15> 訇然中開(굉연중개) : 큰소리를 내며 한 가운데가 열리는 것으로, ‘訇然(굉연)’은 의성어이다.
역주16> 靑冥(청명) : 하늘을 가리킨다.
역주17> 日月照耀金銀臺(일월조요금은대) : ‘金銀臺(금은대)’는 동해바다에 신선이 사는 곳의 궁궐을 말한다. 《史記》 〈封禪書(봉선서)〉에, “蓬萊, 方丈, 瀛洲는 신선이 사는 곳이다. …… 식물이며 동물은 모두 희고 黃金과 白銀으로 궁궐을 지었다.[蓬萊方丈瀛洲仙人居之 …… 其物禽獸盡白 而黃金白銀爲宮闕]”라는 用例가 보인다.
霓爲衣兮風爲馬(예위의혜풍위마) 雲之君兮紛紛而來下(운지군혜분분이래하) 虎鼓瑟兮鸞回車(호고슬혜란회거) 仙之人兮列如麻(선지인혜렬여마) 忽魂悸以魄動(홀혼계이백동) 怳驚起而長嗟(황경기이장차) 惟覺時之枕席(유각시지침석) 失向來之煙霞(실향래지연하) |
무지개로 옷 해 입고 바람으로 말을 삼아
구름의 신들이 어지러이 내려오는데
호랑이는 비파를 타고 난새는 수레 끌며
신선들이 삼대처럼 늘어선다.
홀연히 혼백이 놀라고 요동쳐서
황홀하게 놀라 깨어 길게 탄식하였네.
꿈 깰 때의 잠자리만 있을 뿐
여지껏 있던 좋은 풍경 사라져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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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18> 雲之君(운지군) : 구름의 신으로, 굴원의 〈九歌〉에, ‘雲中君(운중군)’이라는 말이 있다.
역주19> 虎鼓瑟兮鸞回車(호고슬혜란회거) : ‘虎鼓瑟(호고슬)’은 漢나라 장형(張衡)의 〈西京賦(서경부)〉에, “白虎가 瑟을 타고 蒼龍(창룡)이 지(篪)를 분다.[白虎鼓瑟 蒼龍吹篪]”라는 용례가 보이는데 신선들이 내려오는 성대한 모양을 형용한 것이다. ‘鸞回車(난회거)’는 唐나라 이유(李庾)의 〈兩都賦 東都賦(양도부 동도부)〉에, “난새의 가마, 학의 수레가 하늘을 왕래하네.[鸞駕鶴車 往來於中天]”라는 용례가 있는데 신선들의 탈것을 묘사한 것이다.
역주20> 列如麻(열여마) : 삼처럼 빽빽이 늘어선 모양으로 많다는 말이다.
역주21> 怳(황) : 실망한 모양으로 보기도 하고 갑자기 깨어난 모습으로 풀기도 하며, 꿈속과 깨어난 경계 사이에서 어렴풋한 모양으로 보기도 한다. 여기서는 꿈에서 막 깨어나 의식이 돌아오는 단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았다.
世間行樂亦如此(세간행락역여차) 古來萬事東流水(고래만사동류수) 別君去時何時還(별군거시하시환) 且放白鹿靑崖間(차방백록청애간) 須行卽騎訪名山(수행즉기방명산) 安能摧眉折腰事權貴(안능최미절요사권귀) 使我不得開心顔(사아부득개심안) |
이 세상 즐거움 또한 이와 같으리니
예로부터 모든 일은 동쪽으로 흘러가는 물과 같은 것
그대들과 이별하고 떠나가면 언제나 돌아오리.
푸른 절벽 사이에 흰 사슴 풀어 놓아
떠나면 사슴 타고 명산을 다니리라.
어찌 머리 숙이고 허리 꺾어 권력과 부귀 섬겨
내 마음과 얼굴 펼 수 없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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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22> 白鹿(백록) : 흰 사슴으로 신선이 탄다는 전설상의 사슴을 말한다.
역주23> 摧眉折腰事權貴(최미절요사권귀) : 윗사람에게 극진히 아부하는 모습이다. ‘摧眉(최미)’는 머리를 숙이다, ‘折腰(절요)’는 허리를 굽힌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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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바다에 다니는 사람들은 신선이 산다는 영주를 말하곤 하지만, 그 산은 안개 낀 파도가 아득히 펼쳐진 가운데 있어 참으로 찾기 어렵다. 옛날 월나라가 있었던 지방 사람들은 천모산을 얘기하는데 그 산은 무지개가 생겼다가 사라지고 하는 사이사이에 간혹 볼 수 있다.
천모산은 하늘과 맞닿아 있으면서 하늘가에 비스듬히 솟아있다. 그 기세는 오악보다도 훨씬 뛰어나고 적성산도 가려버릴 정도다. 사만 팔천장이나 높은 천태산조차 천모산을 대하곤 쓰러질 듯 동남쪽으로 기울어져 있을 뿐이다.
나는 이런 천모산의 모습 때문에 그 산이 있는 오월 지방을 꿈속에서라도 가보길 바랐는데 어느 날 밤 경호를 비치는 달을 지나 날아갔다. 호수의 달은 나를 비춰 그림자를 생기게 하고 옛날 사령운이 묵었던 섬계에까지 데려다 주었다. 사령운 그 분이 묵었던 곳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남아 있어 깨끗한 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원숭이 울음소리는 맑고 높다. 그 분이 만들었다는 나막신을 신고는 이 몸이 푸른 구름을 뚫고 험하고 높은 산에 올라 산허리에 이르러서는 바다에서 솟는 해를 보고 허공 가운데에서 들려오는 천계 우는 소리를 듣는다. 수많은 바위들이며 끝없이 돌아가는 곳, 길이 정해져 있지 않아 꽃에 홀려 바위에 앉아 쉬노라니 갑자기 날이 어두워져 버렸다. 밤이 되자 곰이 울부짖고 용이 소리를 내며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깊은 숲마저 떨게 하는 것 같고 높이 솟은 봉우리까지도 놀라게 하는 것 같다. 구름이 짙어지면서 비가 쏟아질 듯 하고 물이 출렁이며 물안개를 피우는가 싶더니 천둥이 울리고 번개가 치면서 봉우리들이 무너지고 부서져 내리고 동천의 돌문도 큰소리를 내며 가운데가 쩍 열린다. 그러자 맑은 하늘 끝없이 드넓게 펼쳐지고 햇빛은 동해바다 삼신산이 있는 곳의 금은대를 비춰 빛나게 한다. 무지개를 옷으로 입고 바람을 말로 삼아서는 구름의 신들이 많이 내려오고 호랑이는 비파(瑟)를 연주하고 난새는 수레를 몰면서 신선들이 삼대처럼 빽빽하게 수 없이 늘어섰다. 그런데 갑자기 혼백이 요동치며 움직이더니 바로 잠에서 놀라 깨어 길게 한숨만 내쉰다. 잠에서 깨어난 뒤의 잠자리만 남아 있을 뿐 방금까지 있었던 아름다운 풍경들은 사라져 버렸다. 세상에서 누리는 즐거움이란 이와 같은 게 아닐까. 예로부터 모든 일은 동쪽으로 흘러가는 물과 같아서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그대들과 헤어져 나 떠나가는 길 어느 때에나 돌아올 수 있을까. 먼저 흰 사슴 푸른 계곡 사이에 놓아두고 기르면서 모름지기 길 떠나게 되면 그 사슴을 타고 명산을 찾아갈 걸세. 어떻게 머리 숙이고 허리 굽혀 권력 있고 귀한 사람 섬기면서 내 마음이며 얼굴 펴지 못하게 하는 일을 할 수 있겠나.
본 자료의 원문 및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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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唐詩
卷一百七十四 李白
卷174_4 《夢遊天姥吟留別(一作別東魯諸公)》李白
海客談瀛洲,煙濤微茫信難求。越人語天姥,
雲霓明滅或可睹。天姥連天向天橫,勢拔五嶽掩赤城。
天台四萬八千丈,對此欲倒東南傾。我欲因之夢吳越,
一夜飛度鏡湖月。湖月照我影,送我至剡溪。
謝公宿處今尚在,淥水蕩漾清猿啼。腳著謝公屐,
身登青雲梯。半壁見海日,空中聞天雞。
千岩萬轉路不定,迷花倚石忽已暝。熊咆龍吟殷岩泉,
栗深林兮驚層巔。雲青青兮欲雨,水澹澹兮生煙。
列缺霹靂,丘巒崩摧。洞天石扇,訇然中開。
青冥浩蕩不見底,日月照耀金銀台。霓為衣兮風為馬,
雲之君兮紛紛而來下。虎鼓瑟兮鸞回車,
仙之人兮列如麻。忽魂悸以魄動,怳驚起而長嗟。
惟覺時之枕席,失向來之煙霞。世間行樂亦如此,
古來萬事東流水。別君去時何時還,且放白鹿青崖間,
須行即騎訪名山。安能摧眉折腰事權貴,
使我不得開心顏。
바다에 다니는 사람들은 영주(瀛洲)를 얘기하는데
안개 낀 파도 아득히 깔려 참으로 찾기 어렵고
월(越) 지방 사람들은 천모산(天姥山)을 말하는데
구름 무지개 나타났다 사라지니 혹시 볼 수도 있다네.
천모산은 하늘과 맞닿아 하늘가에 비껴있어
기세는 오악(五嶽)을 뽑아버리고 적성산(赤城山)도 덮어버린다.
천태산 사만 팔천장(四萬八千丈)도
이 산을 대하곤 쓰러질 듯 동남쪽에 기울어 있다.
이 때문에 나는 오월 지방을 꿈꾸게 되었는데
어느 날 밤 달 비치는 경호(鏡湖)를 지나 날아갔네.
호수의 달빛이 내 그림자를 비추더니
섬계(剡溪)로 날 보내주었네.
사령운(謝公)이 머물던 곳 지금도 여전히 있어
맑은 물결 넘실대고 원숭이는 맑게 우네.
발에는 사공(謝公)의 나막신 신고
푸른 구름사다리를 몸소 오르니
산허리에서 바다에 해 뜨는 것 보이고
허공에서 천계(天雞)의 울음소리 들리네.
수많은 바위 굽이굽이 정해진 길 없어
꽃에 홀려 바위에 기댔는데 홀연 어두워져
곰이 포효하고 용이 울듯 커다란 계곡 물소리
깊은 숲마저 떨게 하고 솟아오른 봉우리도 놀라게 한다.
구름 짙어지며 비 오려는 듯
물 출렁거리며 물안개 피우더니
번갯불 번쩍이고 우레소리 들리더니
언덕이며 봉우리 무너지고 부서져
동천의 돌문이
꽈광 쩌억 열린다.
푸른 하늘 넓고 넓어 끝 보이지 않는데
햇빛 달빛 비추니 금은대(金銀臺)가 번쩍이도다.
무지개로 옷 해 입고 바람으로 말을 삼아
구름의 신들이 어지러이 내려오는데
호랑이는 비파를 타고 난새는 수레 끌며
신선들이 삼대처럼 늘어선다.
홀연히 혼백이 놀라고 요동쳐서
황홀하게 놀라 깨어 길게 탄식하였네.
꿈 깰 때의 잠자리만 있을 뿐
여지껏 있던 좋은 풍경 사라져버리다니.
이 세상 즐거움 또한 이와 같으리니
예로부터 모든 일은 동쪽으로 흘러가는 물과 같은 것
그대들과 이별하고 떠나가면 언제나 돌아오리.
푸른 절벽 사이에 흰 사슴 풀어 놓아
떠나면 사슴 타고 명산을 다니리라.
어찌 머리 숙이고 허리 꺾어 권력과 부귀 섬겨
내 마음과 얼굴 펼 수 없게 하겠는가.
[출처] [당시삼백수]夢遊天姥吟留別(몽유천모음유별)-李白(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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