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1 발신: smileagain8511
날짜: 2002/7/6 (토) 10:14am
제목: 휘몰아치는 바람에 맞서
바람은
가끔 우리에게 사색에 잠길 여유를 주기도 하고
흘러 내리는 땀방울 살포시 닦아주는 멋스러움을
느끼게도 해주며
기다리는 그님 소식도 귓가에 뿌려주는것이라
생각하며 있었는데
어제 오늘 바람은 가히 무서움을 느끼게 하네요.
사랑스런 우리 민님!
두 공주님과 긴밤을 잘 보냈는지 모르겠어요.
그런 와중에도 고양이 울음 소리라니..
역시 민님은 참 귀여운 구석이 많아요. 그쵸?
밖에 잠시 나갈일이 있어
집에서 제일 튼튼해 보이는 우산 들고 . 위급할때 뛸수 있는
운동화 신고, 행여 머리카락이 시야를 가릴까 질끈 동여매고
아파트를 나섰더니
귀신소리 뒤꽁지 간지럽히고 , 지난날 내가 잘못한 일이 있나
머리 팍팍 굴려보니 , 오늘 같은 날 무슨 심뽀로 나왔는가
싶었어요.
두 팔에 힘주고 바람을 막아보지만
휘몰아치는 바람은 그냥 순순히 보내주지 않더군요.
그래, 이런 날이 또 오겠는가~
흠뻑 젖어버린 모습이 그 나름대로 즐길만 하여
아예 휘몰아치는 바람에 맞서 걸어 보았습니다.
젖어버린 몰골이 흡사 새앙쥐 같아...
제주의 앙증맞은 고양이님은
물에 젖은 새앙쥐는 잘 보살펴줄것 같아
혼자 미소 지며 웃어 봅니다.
태풍이 상륙을 했답니다.
그 지나간 자리에
아름다운 무지개 피울수 있도록
지우님들 건강하시기를...
3672 발신: cds6696
날짜: 2002/7/6 (토) 10:49am
제목:
나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만히 손을 대 본다.
나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만히 귀를 대 본다.
나무도 날 좋아하는지
살며시 뺨을 대 본다.
나무도 날 좋아하는지
살며시 팔로 안아 본다.
아,싱싱한
나무 향기
나무도 날 좋아하는걸
나는 나무 냄새로 안다.
-- 유경환
^^*행복하셔야해요.신비였습니다.
3673 발신: today1955
날짜: 2002/7/6 (토) 10:55am
제목: 파스텔 사랑
그 사람이 만나고 싶어 진다
노오란 개나리가 입을 벌리듯
수줍음 한모금 조심히 들이키며
마음속에 쌓인 아픔들
등뒤로 살짝 넘겨두고
파르르 떨리는 손 앞으로 내미는
그 사람을 만나고 싶다.
바람이 불어
갈대가 흔들리는 그날
하얗게 흔들리는 그 손은 보지 못해도
허공을 가르는 갈대의 울음소리가
가슴으로 스며 들어
함께 울고 싶다던
그 사람을 만나고 싶다.
세월이 흘러 갈수록
가슴에 쌓이는
그리움을 삭일 수 없어
비가 내리는 날이면
노란 레인 코트를 입고
함께 울어 버리는
그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은
파스텔을 손에 들고
그리움을 수(繡) 놓아가는
나만을 위한 사랑의 화가.....
3675 발신: jytw123
날짜: 2002/7/6 (토) 0:47pm
제목: 허리케인
남의 민님 이라고 해놓고는 또 걱정이 되네 여린 우리 민님이...
샛별등대님."수시아"의 전사기질을 물러받은 민님은 아무 탈 없겠지요.
다른 님들 모두 걱정하는데 아무런 말이 없어서 미운 이넘도 걱정이...
이제 제주도는 맑은 하늘이 보인다고 하는데,
그놈 태풍은 지난주 내가 들렀던 목포 앞바다를 건너 지금 쯤에는
환님의 낙시터를 강타하고 오후 늦게는 이곳 무지개님들이 집중적으로
뭉쳐있는 인천으로 상륙하겠지.
하여, 나도 오늘은 빨리 집으로 가 아파트 베란드 청소나 해야겠다.
여자 해병대 신비님도 이런날에는 쫄랑쫄랑 돌아다니지 않고 집에서
시집을 읽고 음악을 듣고 불랙커피도 마시고 그렇게 있겠지...
혼자 마시는 술은 해로우니 다음주까지는 참겠지.
우리 시인 장진님은 6월25일 10일간 해외여행 갔다온다고 했으니 지금쯤
한국에 도착했을 것인데, 이제 스마일님도 나타났으니 답글이 보일듯한데.
나로서는 스마일님 글무게에 감히 접근하기가 겁이나서.......
하지만, "요즘 건강(정신적,육체적)은 어떠세요"라고 물어보는 것은...
마린님이 올리셨다고 하는 나훈아 "가지마오"는 다시 올려줄수는 없으신지
전번에 뭔가 잘못되어 들을 수 없었는데...너털 성님 부탁합니다.
사실 다음주 우리 만날때 이차가면 지가 부를 노래라서...미리 연습 필요함
자 대방어르신 이하 우리 무지개님들 이번 허리케인에 모두들 조심하시고
특히,허리를 조심하십시오.
.
.
고백.
지금 님들 계신곳은 어떠신지요
이곳은 아직 태풍의 꼬리 부분이 약간 걸려 있는지
견딜만한 바람과 간간이 가랑비를 흩뿌리는 중간 햇빛도
얼핏 얼핏 구름을 밀어내는 걸 보니 서서히 마지막 자락을
걷어 갈 모양입니다.
다행히 많은 피해는 없었습니다.
제 주변은 그저 가로수 가지가 찢겨 나가고 휴지들이
군데 군데 갈 곳 몰라 뒹굴고 어디서 몰려 나온 공사중
간판이 정처없이 위치를 못 찾아 헤메는 것 외엔 뉴스로
듣는 피해 상황이 전부에요
이게 다 님들 걱정해 주신 덕분이겠죠? ^^
사무실 근처에 왕대나무 몇그루가 조경수로 있는데
출근하며 살펴보니 우후죽순이란 말이 잘도 들어 맞는다 싶게
하루가 다르게 하늘을 찌를 것 같은 기세로 쑥쑥
자라는 모습이 어찌나 시원 시원한지 제 마음까지 쑥쑥
솟아 오를 것 같았습니다.
예전엔, 안은 줏대없는 마음 마냥 텅비고 단지, 자란 만큼
그 마디만 보여주는 대나무를 왜 그리 옛 선비들이 수묵화
소재로 즐겨 그렸는지 이유를 몰랐습니다.
태풍이 할퀴고 지나간 자리에 변함없이 그 가느다란 몸 하나로
잘도 버티고 서 있음에 이게 바로 굳은 절개의 상징이구나
싶기도 하고 이리 저리 머리를 휘둘렸을 것은 분명한데
한 치의 뽑힘도 없이 단지 바람의 억지스러움에 고개짓만 할 뿐,
마음의 흔들림은 없을거란 생각에 옛 선현의 선견지명에
잠시 수긍이 가 끄덕거려 봅니다.
요며칠 비를 머금은 대나무들은 뿌리깊은 심지 곧음으로 그
푸르름과 시원함을 잔뜩 머금은 채 후두둑 이슬을 뿌리며
휴식의 샘물이 담긴 조롱박에 띄우라고 잔 잎새들을 내 앞에
쏟아 놓습니다.
간간히 고개를 내미는 푸른 하늘이 밝은 햇살을 몰고 와 이슬을
더욱 투명하게 하니 세상 먼지 다 씻겨간 듯 마음 또한 상쾌하기
이를데 없어요
어떡하죠? 저만 상쾌한 것 같아서...
님들은 이제 막 자연의 고비를 맞아야 하는데...
혹 님들중에 목 마르신 분 계세요?
굿잘님 버젼으로~~
퍼뜩 오이소마~ 주저 말고 퍼뜩!
시원한 제주 무공해샘물 지가 따블로 다다다 쏠 테니께...
대나무 잎새 하나 수줍게 띄워서요^^;;
버드나무 잎새 띄웠다던 뒷마을 갑순이 우물물에 비교 할라구요^^;;
어서 오소마~ ㅎㅎㅎ
제주도
하니까 친구가 생각이 나요.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해야했고
그래서 졸업여행은 생각도 못해 커피 나르는것으로
대신했었다네요.
신혼 여행은 회사가 너무 바빠서 앞산공원에 가서
사진 한 장찍고 , 친구들과 쐬주 한잔 하고 보냈고.
맞벌이에 , 두아이에, 열심히 살았는데
여름 휴가는 시어머님 생신과 겹쳐 매번 시골로..
이맘때면 여러 언론 매체에서는 연일 해외여행이니
무슨 여행이니 하며 소개하잖아요.
언젠가 그 친구 제게 말하더군요.
주변을 둘러보니 해외여행은 말할것도 없고
제주도 한번 못가본 사람은 자기 밖에 없더라고..
우리가 꿈꾸는 삶에는
여행이 가장 먼저 선택되어지죠.
가고 싶을때 갈수 있다는것은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정신적 여유까지도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
무어라 말할 수 없었는데
며칠전에 제게 살짝 말하네요.
자신의 말에 남편이 미안해 하며
아이들 두고 갔다 오자고..
기쁨과 기대에 찬 그이의 목소리가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아마 올 여름은 그 친구에겐 시원하고 행복한 날일것 같습니다.
글쎄요.
게다가
늦둥이 까지 하나 얻는다면 금상첨화 일까요?
꼭 먼곳이 아니어도
유명한 곳이 아니어도
많은 경비가 들지 않아도
두 손 꼭잡고 같이 할수 있는곳이면
어디라도 행복할수 있는게 소박한 사람의 마음이겠지요.
제 마음이기도 하구요.
바람이 조금 숨을 죽이고 잇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를 바라옵니다.
아씨님, 고백님
스마일 이름값 하도록 노력하지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3683 발신: min9441
날짜: 2002/7/6 (토) 3:21pm
제목: Re: 휘몰아치는 바람에 맞서
스마일님!
우리 멜동의 찬란한 보석이자 애바부인이시여
(순전히 고백님 버젼이니 놀린다고 욕하시지 마시길...^^;;)
님 덕분에 태풍은 잘 지났고 저 역시나 한가로운 토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역시나 O형이 맞긴 한가 보네요
새로운 도전,새로운 활력에, 분위기 메이커
무서움 없이 홀로 나와 운동하는 건 잔 다르크요
님의 출현에 다른 님들 집단으로 몰려와 활동을 하니
애바부인이 따로 없도다
(어째 글이 이상하게 고백님 버젼이 되어 버리네)
스마일~ 쨘!하고 나타나주셔서 정말 반갑고 그러네요
항상 건강하시구 언제나 행복하시길...^^
안녕~
3684 발신: min9441
날짜: 2002/7/6 (토) 3:36pm
제목: Re: 허리케인
고백님...
다른님들 리플 다는 건 제가 다 그 분들이 고맙고
나름대로 느끼는 바가 있어서 들리는데 이상하게 다른님
리플 달게 되면 꼭 고백님을 염두에 두고 글을 올려야
하니 이 어찌된 일이랍니까(심기 불편 하실까봐)
그래도 오늘 고백님께서 천재지변으로 제게 뭔 일이
없길 바란다 하시니 한편으론 고맙기 그지 없으면서도
바로 견제 들어가게 되니 이 어찌 운명의 장난이랍니까
"수시아" 문제도 그렇습니다.
에고~ 말을 말아야지 또 꼬투리 잡힐랴
고백님...
늘 염려해주시는 덕분으로 잘 지내고 있사옵고 어제 태풍도
고백님이 염려해 주신 덕분으로 저만 비껴 간 듯 하오니
이제는 염려 놓으시고 고백님 가정에 태풍의 피해가 없으시길
바라올 뿐이옵니다.
나훈아의 "가지마오"를 열창하는 모습 떠 올리곤 안 뵈도 훤~한
고백님 모습에 폭소를 터트리며 min 물러 가옵니다. ㅍㅎㅎㅎ
저는 추석님이 걱정해 주시고 많은 님들이 걱정해 주신
덕분으로 태풍의 피해를 덜 보았습니다.
마트에 갔는데 전에 없이 주류코너에 눈길이 가더군요
추석님이 나열하신 그 많은 술 들이 과연 내 눈에
바로 와서 꽂히더군요
요녀석들이 언제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 싶구요
노란 장바구니 들고 남이 보건 말건 웃었습니다.
아무래도 남의 시선이 있는지라 실성한 사람 마냥
크흐흐흐흐흐...이런 웃음이^^;;
칠성사이다표 접대용 쐬주...
작년 울아자씨 직원망년회때 소위 이 사이다표쐬주를
소주잔으로 아마 수십잔은 마셨을 거에요
알고보니 술 못하는 사람들 전용이더군요? ^^;;
그게 있쟎아요...희한한건 취하는거 있죠
나만 그런가 했는데 제 옆에 앉았던 동료부인이 이러더군요
"어머~차라리 소주 한 잔이 나을 것 같어~"
"샛별아~ 취한다 취해~" ㅎㅎㅎ
감사합니다.
소저 min 요즘 추석님의 酒예찬론 때문에 한라산만
쳐다보아도 추석님 생각으로 정신 못 차려 하며 한 줄
흔적 남깁니다.
화이팅...항상 사랑으로 생활하시는 사랑 많으신 추석님...
추신: 혹 진도산 홍주는 드셔 보셨어요? ^^;;;(불 타는 술)
3687 발신: ckj0815
날짜: 2002/7/6 (토) 7:44pm
제목: Re: 추석님 전 상서 (민님 전 상서)
조용한 휴일 오전이네요
태풍의 지나간 자리 다 아물기도 전에
안녕? 나 안개지롱~~
이러고 사방이 자욱한 구름이 내려 앉은 듯
고요함 속에 안개가 가득 합니다.
장마가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겠죠
오늘은 멜동도 조용하고 심야에 굿잘님 다녀가신 흔적.
환님이 이른 새벽에 추억을 회상하다 다녀가신 흔적.
환님글 읽다가 예전에 우산 하나로 어머니 마음을 아프게
했던 추억(?)이 떠 올라 가슴 한 구석이 시큰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입학하고 아마도 여름이었던 것 같은데
장마철이었는지 비가 자주 내려서 늘 우산을 잊고 와서
방과 후만 되면 교실 밖 현관에 서서 오시지도 못 할 어머니를
기다리면서 우산들고 문 밖에서 고개를 내미시는 반 친구 엄마를
부러운듯이 쳐다봤던 기억.
사실 우산을 잊고 온게 아니고 일부러 놔두고 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앙큼을 떨었던 것 같습니다.
나도 남들처럼 엄마가 가져다 주는 우산을 쓰고 싶었던 소망
그 나이엔 당연한 바람이었는데 저는 그 간단하고 쉬운
일 하나 조차 들어줄 수 없는 어머니가 정말 미웠고
싫었던 만큼 비가 오는 날 아침이면 한 길까지 따라 나서며
우산을 들려 주시려는 어머니 손을 매정하게 뿌리치고
학교로 줄달음 쳤던 기억.
그런 날이면 어김없이 같은 동네에 사는 상급반 언니를 통해
우산이 전달 되어지고 두살 위인 언니지만 왜 그리 어른스러웠던지
내게 뭐라고 핀잔을 주었는데 그럴때면 핀잔의 강도만큼 어머니가
더 야속해지고 미워지고 그랬던 기억.
어렸지만 어머니가 왜 그래야 했는지 그 이유를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어머니가 애틋한 만큼이나 더 싫었던 기억.
비오는 날이라고 해서 한번 집에서 쉬고 계신 모습을 본 적이
없던 기억으로 인해 지금은 애잔한 추억이 되어 친정에 갈 때
마다 어머니 얼굴을 몰래 훔쳐보며 예전의 그 흔적을 찾게 되고.
자꾸만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별거 아닌 추억 하나로 지금도
이렇게 장마철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감정을 추스리지 못해
허공에 시선을 둘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예전의 아픈 기억들이 이젠 감당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추억이 되는 걸 보면 저도 나이을 먹고 있다는 증거인데...으휴~
정말 싫어라~
환님! 책임지셔요~ ^^;;
일요일 아침 마음만 어수선 해 지게스리...
조용필 "허공"이 이렇게 짠~해보긴 처음이네요
그래도 음악 잘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