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횟집에서 맛있게 해산물을 먹고 난 뒤 배탈을 경험한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근데 함께 식사를 했던 사람 중 어떤 사람은 멀쩡하고, 어떤 사람은 탈이 납니다. 무엇이 차이를 만든 걸까요?
일단 문제를 일으킨 원인은 해산물과 함께 존재했던 미생물, 즉 세균과 바이러스입니다. 하지만 사실 세균은 우리와 항상 함께 있습니다. 지금 자신의 손가락에도 세균이 묻어 있고, 매일 얼굴에 대는 휴대폰에도 세균이 붙어 있습니다.
세균의 종류, 그리고 세균의 양이 문제가 됩니다. 독소를 내뿜는 세균이 너무 많이 증식하여 그것이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문제를 일으키는 거죠. 특히 굴, 조개류와 같은 패류는 독소를 일으키는 세균이 존재하기 쉬워서 자칫 날로 먹었다가 배탈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여름에는 회 먹지 말라”, “비오는 날은 회 먹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덥고 습한 환경은 세균들이 증식하기에 딱 좋기 때문이죠. 잘 관리되지 않은 식칼, 도마, 행주 등의 주방환경은 세균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장 속에 우리 편, 즉 유익한 세균이 이미 많이 존재하여 면역력이 쎈 경우에는 유해균이 좀 들어와도 배탈이 안납니다. 똑같이 먹었는데도 A씨는 배탈이 나고, B씨가 멀쩡한 이유를 거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한가지 이유를 생각해보지요. 회와 함께 무엇을 먹었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답니다.
횟집에 가면 생마늘이 꼭 나오지요. 회와 함께 생마늘을 챙겨먹었던 사람은 배탈이 날 가능성이 훨씬 적어집니다. 왜냐면 마늘에 강력한 살균, 항균 효과,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늘의 그 매운 맛은 알리신이라는 성분이 만들어내는데요, 생마늘로 먹을 때에 그 성분이 극대화됩니다. 생마늘이 이빨에 의해 부서질 때 알리네이즈라는 효소가 활성화되어 알리신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지요. 알린이 알리네이즈라는 효소에 의해 알리신으로 바뀌는 거랍니다.
하지만 마늘이 열에 의해 익으면 알리네이즈의 활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익힌 마늘은 살균, 항균효과는 별로 없어요. 회를 먹을 때 생마늘을 먹어줘야 한답니다.
마늘을 칼로 짓찧었을 때도 마늘에서 알리신이 만들어집니다. 쌈장에 들어간 다진 마늘이 회 먹을 때 착한 역할을 하는 이유를 아시겠지요?
하지만 생마늘을 많이 먹으면 속쓰림이 유발될 수 있으니 좋다고 많이 먹으려고 하지 마세요. 세균 잡으려다가 자신의 위장이 헐고 까질 수도 있어요. 세 알은 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자, 이제 마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횟집에서는 생마늘을 좀 드셔보세요. 입 안에 강하게 남는 마늘의 냄새는 녹차를 한 잔 하거나, 혹은 우유를 조금 머금고 양치를 해보세요. 그러면 좀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