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수행을 통해 이윽고 선정에 들게 되면, 마음은 밝고 깨끗해질 것입니다.
마음의 움직임이 점점 잦아들고, 수시로 일어나던 다양한 심상(心像)들도 뜸해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무한한 평온함과 행복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하지만 자칫 그같은 행복감에 집착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 행복감을 불확실한 것(無常)으로 관해야 합니다. 불행 또한 불확실하고 일시적인 것으로 관해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다양한 감정들이 영구적이지도, 고정적이지도 않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같은 깨우침은 지혜에서 기인합니다 ─ 사물들은 자기 본래의 성질대로 존재할 따름입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단단히 매듭지어진 끈을 풀 수 있게 됩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끈을 잡아당기면 매듭은 느슨해져 풀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제 끈은 더 이상 팽팽하고 단단히 매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자 끈이 항상 그런 식으로 매어져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자각에 이르게 됩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모든 것들은 항상 똑같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믿어 왔습니다. 따라서 그 ‘매듭’을 더욱 더 단단하게 죄어 왔던 것입니다. 이 단단한 ‘매임’이 바로 고통입니다. 이런 식으로 사는 것은 정말 피곤한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매듭을 약간 느슨하게 풀어놓습니다.
왜 매듭을 푸는 걸까요? 단단히 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더 이상 매듭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풀 수 있습니다. 항상 같은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는 것이 영구불변의 명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