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랑시인 김삿갓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리
흰 구름 뜬 고개 넘어가는 객이 누구냐
열두 대문 문간방에 걸식을 하며
술 한 잔에 시 한 수로 떠나가는 김삿갓.
가수 명국환,
선생이 부른 노래인데, 필자도 젊은
시절, 자주 불렀던 노래다.
조선 후기,
방랑시인 김삿갓 김병연(1807~1863)은
경기도 양주시 회암동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학문에 특출 나며 詩 짓는 능력이 남달
랐다고 한다.
김병연(김삿갓),
집안은 조부인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
에 투항하여 몰락한다.
영월군,
산속 깊은 곳에 숨어 살던 김병연은 백
일장에 나가 김익순을 비판하는 글로
장원을 하게 되는데, 김익순이 자신의
조부인 사실을 어머니를 통해 알게 된
후, 하늘을 볼 수 없다며 삿갓을 쓰고
집을 떠나 방랑 생활을 시작했다.
노모와,
처자식을 남겨둔 채, 24세에 집을 떠나
57세에 전남 화순에서 사망할 때까지
30년 이상을 방랑시를 읊으며 전국 방
방곡곡을 유랑했던 것이다.
그 김삿갓을,
기리기 위해 지난 일요일(9월 3일), 양주별산대놀이 마당에
서 [제13회 양주 김삿갓 배 전국바둑대회]가 성대하게 열렸다.
오전 9시30분,
내외빈 인사들의 덕담과 축사가 끝나고 김삿갓
분장을 한 성재경 시인의 호방한 웃음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원형 경기장으로,
가운데는 선수들이 시합을 하고 학부모나 원장
님들은 스탠드에 앉아 관전하기에 제격이었다.
연단에서는,
초청된 김효정, 김다영 여류 프로가 귀
빈들과 지도대국이 펼쳐지고 있었다.
2라운드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주어졌다.
오후 1시.
오전에 경합했던 아이들 경기가 끝나고 귀가
한지라 가운데는 다소 여유가 있었다.
불곡산,
산자락에 위치한 경기장이라 풍광은 나무랄데
없었으나 워낙 더운 날씨여서 후덥지근 하였다.
필자와,
첫째 사위는 ‘시니어(40세 이상).여성부’에 참가
해 모처럼 바둑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오른쪽 흰 모자가 필자.
2번째 줄 오른쪽이 둘째사위(이용희 3위)
그 위에는,
주니어(40세 이하) 최강부가 우승컵을 향해 달려
가고 있다.
보아라,
저 눈부신 행마를.
같은 정석,
같다가도 조금 더 들여다보면 분명히 다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내용이 상당한 실력자임을 증명하고
있다.
정신력의 빈틈을 노린다.
상대 유혹에,
초연할 선수가 쉽지는 않지만 가능하긴하다.
어차피,
태어나서 삶을 마무리할 때까지 인생의 승부
는 연속이다.
연단에서는,
학생부의 시상식이 시작되고 희대의 방랑시인
김삿갓의 버금간다는 성재경 유랑시인과 기념
사진도 찍고 있네.
저학년(1.2.3학년)부에,
참가한 손녀가 3위를 한 모양이구나.
그저, 그 끝이 장대하기를.
경기장 뒤쪽으로,
세워진 대형 상황판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
작하는 형국이 이제는, 끝으로 달려가고 있다
는 증거.
홍시범 대표의,
A7 팀은 20년 노하우가 축적되어
진행이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우왕좌왕,
하는 상황이 연출되면 그 피해는 고스
란히 참가선수들에게 돌아가기 마련.
분명,
‘남과 같이해서는 남 이상 될 수 없다’는 모토가
가슴깊이 새겨 있을 게다.
☻아마 최강부
우승 홍성원
준우승 김동한
3위 홍근영 윤남기
☺시니어. 여성부
우승 박한솔
준우승 정하음
3위 하성봉. 이용희
8강 이용만 김지수 양덕주 이철주
棋(기,바둑) 김삿갓
흑백이 종횡으로 에워싼 것처럼 진을 치니
승패는 오로지 때를 잡고 못 잡음에 달렸네.
사호가 은거하여 바둑으로 시국을 잊었고
삼청 신선들 대국에 도끼자루 다 썩더라.
뜻밖의 속임수로 세력 뻗을 점도 있고
잘못 두고 물러 달라 손 휘두르기도 하는구나.
한나절 승부를 걸고 다시금 도전하니
바둑알 치는 소리에 석양이 빛나네.
의미있는,
대회에 참가해 바둑도 한 수 배우고 글도
올리게 해준 주최 측에게 감사의 말 전한다.
바둑 팬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1도 없다면 어림도 없는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