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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천만원 받다 나갈땐 8억… 30대도 희망퇴직 손드는 직장
김지섭 기자
입력 2023.08.18. 03:00
업데이트 2023.08.18. 14:53
일러스트=김현국
일러스트=김현국
올 상반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직원 1인당 평균 보수가 사상 처음으로 6000만원을 넘었다. 상반기 희망퇴직자들은 특별퇴직금 등을 포함해 평균 8억~9억원에 달하는 목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장사’로 손쉽게 돈을 번다는 비판을 받아온 시중은행들이 올해 상반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등에 업고 성과급·퇴직금 잔치를 벌인 것이다.
◇고금리 장사 4대 은행 상반기 급여 6000만원 넘어
17일 시중은행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올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6150만원이다. 지난해 상반기(5875만원)보다 4.7% 늘어난 것으로 4대 은행의 반기 평균 급여액이 6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 사태가 터졌던 2020년 상반기(5050만원)와 비교해 불과 3년 만에 22%(1100만원)나 증가했다.
그래픽=김현국
그래픽=김현국
은행들 중에는 경영 성과급을 상반기에 지급하는 곳이 더 많기 때문에 연봉 총액이 상반기 급여액의 2배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영 성과급이 보통 월급의 1.5배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4대 은행의 올해 평균 연봉은 1억1000만원 정도는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4대 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2021년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은행원 급여가 크게 늘어난 것은 은행 실적에 연동된 성과급이 두둑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힘입어 은행들은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을 크게 남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5대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2조6908억원으로 2020년(8조6745억원) 대비 46%나 늘었다. 같은 기간 수수료 등의 비이자수익은 1조원가량 줄어든(4조6578억→3조5626억원) 반면 이자이익이 10조원가량 급증(27조209억→36조9388억원)하며 은행 곳간을 불렸다.
그래픽=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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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억원 넘는 퇴직금에 30대 희망퇴직도 등장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이자 장사로 돈을 쓸어 담은 은행들은 성과급으로도 모자라 퇴직금 잔치까지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2개월여 사이 5대 은행에서만 2220여 명의 희망퇴직자가 평균 5억~6억원가량의 퇴직금을 받아 은행을 떠났다. 지난해 1~11월 희망퇴직 규모(1800여명)를 벌써 크게 넘어섰다. 은행들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며 순항하고 있음에도 직원들의 희망퇴직 행렬은 줄을 잇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이 좋을수록 특별퇴직금을 후하게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기회에 나가려는 직원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4대 은행의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은행장·부행장을 제치고 연봉 상위 5명에 이름을 올린 직원들은 전원(20명)이 희망퇴직자였다. 이들은 법정퇴직금과 특별퇴직금, 일반 급여 등을 합해 평균 8억~9억원가량을 받았는데 하나은행에는 무려 11억3000만원을 받은 직원도 있었다. 은행들은 나이, 직급을 비롯해 정년까지의 남은 개월 수 등을 감안해 특별퇴직금을 차등 지급하는데 지난해 5대 은행의 1인당 평균 퇴직금은 5억4000만원(법정퇴직금 포함)에 달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한창 일할 30대 직원들까지 희망퇴직을 요구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 노사는 연초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는데 대상이 ‘근속연수 15년 이상, 1983년생 이전 출생자’이다. 1983년생은 올해 만 나이로 39세(생일 이전), 40세(생일 이후)인데 30대가 은행권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된 것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일이다.
◇“국가적 특혜 받는 은행들, 뱃속 채우는 데만 급급”
은행들이 성과급과 퇴직금으로 뱃속을 채우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자 비난 여론은 점점 들끓고 있다. 신규 사업자 진입이 철저히 제한된 시장에서 국가적 특혜를 받으며 돈을 버는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돈에 집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외환위기·금융위기와 같은 대규모 위기가 터지면 국가에 손을 벌리는 은행들이 시장 여건이 좋을 때 번 돈은 철저히 사유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의 한 스타트업에 다니는 김모(31)씨는 “혁신적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매출 확대에 혁혁한 공을 세워 막대한 성과급을 받은 샐러리맨은 대단하고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호봉제라는 온실 속에 근무하며 저성과자가 득실대는 은행원이 퇴직금으로 10억원 넘는 돈을 챙긴다는 소식에는 허탈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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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도 은행에 성과급과 퇴직금 잔치를 자제하라는 목소리를 계속해서 내고 있지만, 이를 제어할 마땅한 대안은 없다. 퇴직금·성과급은 노사 합의로 정해지는 사안이기 때문에 당국이 개입할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퇴직금·성과급 관련 공시를 강화하는 것 말고는 뚜렷한 대책이 없지만 국민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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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나무
2023.08.18 07:03:45
직원이 수년간 700억원을 빼먹어도 모르니 그은행원뿐일까요? 부실운영엔 국민세금투입으로 살려놨더니 앉아서 이자장사로 돈잔치하는건 파렴치한 범죄입니다 환수가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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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북극한파
2023.08.18 07:39:00
도둑이 따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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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2023.08.18 07:48:43
도둑이 따로 없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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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pi
2023.08.18 08:20:11
IMF때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으로 회생한 것들이 돈잔치를 하고있구나 , 은행에서 생기는 이익은 공적자금을 투입한 정부에서 회수를 해야합니다 !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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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긴자가 강한자
2023.08.18 07:55:12
은행은 순전히 국민들 상대로 돈놀이 해서 이익을 만들지 무슨 생산적인 활동하는거 있나? 합법적인 기생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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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님
2023.08.18 08:26:42
사실상 은행, 금융권은 폰지 사기 아닌가 ??? ............ 고객들 돈으로 거액의 임금을 받으면서, 고객의 몫인 이자는 쥐꼬리 만큰 준다 .........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 진실이다 ............ 법으로 공식적으로 허용된 고객 돈 횡령, 빼돌리기 이다 ........ 고객 돈을 선취해서 거액의 연봉, 거액의 퇴직금을 빼돌리고, 고객에게는 쥐꼬리 만큼의 이자를 제공하는 공식적 폰지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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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비노니그로
2023.08.18 08:48:05
저게 다 세금이고 우리 예금 아닌가..........한심하다!!...빨리 은행카르텔도 응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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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팔
2023.08.18 08:47:29
한국의 대표적 낙후 시스템이 은행이다. 대출이자 오른 만큼 예금이자도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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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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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아제
2023.08.18 08:18:30
이런 불공정을 보고잇어야 함니까? 애타는 서민들 피눈물같은 이자돈으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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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최고
2023.08.18 08:16:16
이탈리아처럼 세금으로 흡수해야 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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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Lee
2023.08.18 08:17:02
회사의 경영위기 상황에서 불필요한 조직과 부서를 통폐합하게 됩니다. 그럴 경우 희망퇴직 형태가 아닌 자유롭게 해고를 통해 구조조정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들은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기업 전체가 파산하게 됩니다. 또는 근무를 안하면 미국처럼 고용주가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도록 해야 파업이 사라집니다. 근로자가 회사에서 일을 하지 않고 파업하면 근로 조건 위반으로 언제든지 해고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노동 유연성이 높아지면 기업들은 보다 쉽게 해고가 가능해지지만 해고가 쉽기 때문에 고용도 쉽게 하게 됩니다. 근로시간도 업계에서 노사간에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비용상승을 막지 못해 회사 전체가 부도나거나 근로자들은 부족한 수익 만큼 투잡 뛰게 됩니다. 이를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도 사라지게 됩니다. 현재 근로자는 언제든지 자신이 원하면 퇴사할 수 있기 때문에 고용주도 언제든지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어야 평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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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네
2023.08.18 08:23:46
꼭 나중에 경영에 문제 생기면 그냥 퇴출 손벌리지 말아 ?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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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g
2023.08.18 07:52:02
말안들으면 국영은행 만들면 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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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mornin****
2023.08.18 09:44:05
국민 세금으로 죽어기던 은행들 살려놓고 이게 무슨 뻘짓인 건가요 ?? 당연히 그 혜택은 국민에게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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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2023.08.18 09:49:25
서민들의 피와 땀이 도적놈들의 돈파티로 다 사용되는구나! 나라가 이러면 안된다. 돈맡긴 서민들은 이자 0.01%에 메달리며 맡기는데 이돈으로 도적놈들 돈환각파티를 벌이는구나..허탈하다. 나라가 이러면 안된다.이건아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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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스런자
2023.08.18 09:46:19
대기업도 금융업을 허가해 주세요.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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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병장K병장
2023.08.18 11:00:38
금감원에서 이러한 은행들의 횡포와 서민들을 울리는 고금리를 왜 방치하는가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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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안
2023.08.18 10:23:03
사실상 금융시장의 은행이 독과점 위치에 있고 서민의 피를 빠는 은행은 흡렬귀가 되었다. 국민이 호구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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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ou
2023.08.18 08:23:06
국민들이 자초한 결과다. 영끌까지 해서 대출 퍼내서 이자를 상납하는데 은행만 나무랄 수 없다. 세계 1위 가계대출! 이자 무서운 줄 모르는 국민들이 만든 결과! 내일 또 가계대출증가 소식 들릴 것.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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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훈
2023.08.18 10:44:46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이 천대받는 대한민국
답글작성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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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공용 둘리
2023.08.18 10:40:08
기가막힐 노릇이네, 언제까지 이런놈들의 이짓꺼리 처다보고만 있어야만 되나
답글작성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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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잭
2023.08.18 10:09:27
내 친구들도 보면 은행원들이 제일 잘 산다. 나도 금융권에 갔으면 좋았을텐데. 후회막급이다...
답글작성
12
0
조2
2023.08.18 12:48:25
이복현 금감원장 당신 뭐하고 있나? 이런거 바로 잡으라고 대통령이 당신 임명했는데, 당신 은행놈들하고 같이 놀고 있냐?
답글작성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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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사람들
2023.08.18 11:37:44
서민은 허리띠 졸라메며 은행돈 빌려쓰는데 정작 본인들은 서민돈 끌어모아 고리대금 업자마냥 돈놀이로 흥청망청 쓰고있다.그렇다고 은행들이 사회기여도가 있는것도 아니다.오직 지들 배불리기에 혈안이 되어있다.사회 양국화의 하나이기도 하다. 방송국의 간부진들 놀고먹는것보다 은행간부들의 고액연봉지급도 문제제기 하고싶다.은행의 정화도 서민을 위하여라도 필히 추진하자.은행은 고리대금 업자다.
답글작성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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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
2023.08.18 11:09:57
은행/농협 등등 흡혈귀수준이다 .....서민들 피ㅃ는 집단들........
답글작성
7
0
중얼
2023.08.18 10:50:12
이복현 금감원장 머하고 계시나 그들만의 리그를 정리하지 않고
답글작성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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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야필부
2023.08.18 14:54:12
은행이자제도 손 봐야 한다.
답글작성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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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2023.08.18 14:50:51
그래도 KBS보다는 못하다. KBS는 일정한 보직 없는 자들이 무려 40%에 달한다고 하는데 그들도 월 평균 1000만원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답글작성
6
0
학아
2023.08.18 13:50:42
이 또한 그 뿌리는 문씨와 그 잡것들의 작품이다..!!
답글작성
6
0
more4more
2023.08.18 12:12:35
은행. 과연 주인이 있는가? 한 명도 예외 없이 모두 다 오다가다 자리 하나 맡아 일하다가 나가면 그만인 것. 그래서 나갈 때까지 최대한 챙기기만 하면 그만. 이것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
답글작성
6
0
돌바람
2023.08.18 10:48:29
국민세금으로 살려줬더니 제 놈들 뱃속만 채운다.
답글작성
6
0
혜안
2023.08.18 15:49:58
모든 은행을 국유화 해서 서민과 중소기업 갈취하는 이자 장사로 돈잔치 벌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답글작성
5
0
자유공정정의
2023.08.18 09:48:17
좋겠다...
답글작성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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