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카메라에 단속되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속도를 마음껏 올릴 수가 없을 만큼,
새벽공기는 마치 한겨울 같습니다.
패딩내피를 주섬주섬 껴입었어도 허벅지와 등짝은 꽤나 시리네요.
손가락은 말할 것도 없구요.
늦잠 때문에 그동안 여러차례 놓친 평일라이딩이 이제사 너무너무 아깝습니다.
벌써부터 겨울냄새가 이렇게 심하게 나다니...
봉평에서 흥정계곡으로 찾아 들어갑니다.
골짜기를 따라 좁은 도로가 5km가량 꼬불꼬불 이어지는데,
혹여 비포장이라도 만날까봐 계곡 끝까지는 들어가질 않았어요.
몇년전 왔을때 보다
팬션, 식당들이 더 많이 생겨서 서운합니다.
들깨 털어서 말리는 구수한 향기는 참 좋았습니다.
한동안 푸른 녹음으로 모든 산이 다 똑같은 색깔이었건만,
이제는 각각 저마다의 색채로 가을을 보내고 있군요.
빨강,주황 이런 색상은 좀 부족해 보이긴 하나
그래도 이 정도면 즐거운 눈요기는 되겠습니다.
손바닥 만한 윈드스크린을 꺼내어 다시 달았어요.
3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흔한 범용스크린 이지요.
스크린 뒤로 허리 숙이고 양팔도 모으고
잘 안하던 니그립까지
바람 한번 안맞아 보겠다고 자세빠지는 쪼그라든 삶 되겠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달릴땐 제법 찬 바람이 헬멧 위를 타고 흘러넘어가
한결 살 것 같군요.
만세핸들 할리를 추월했는데,
그 양반 엄청 추웠을거 안봐도 비디오입니다.
저도 예전에 탔었거든요,
얼마나 옆구리가 시렸던지...ㅋㅋ
손을 한번 담궈보니 얼음장 같아요.
근자에 비가 넉넉히 오지는 않아서 수량은 좀 부족해 보입니다.
계곡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근사한 그림들이 많아집니다만,
안타깝게도 사진의 반대편에는
평상 깔아놓고 장사하는 식당들이 마치 점령군처럼 자리들을 잡고있어요.
외국영화에서 처럼 돗자리 펴고 앉아
샌드위치 싸와서 낮잠도 자고 책도 보는
그런 소풍, 피크닉 이런건 꿈도 꿀 수가 없고요.
오로지 닭도리탕에 술판이 이 아름다운 계곡의 땅값을 부풀리고 있지는 않은지 씁쓸합니다.
작은 보조스크린 보이죠?
저 녀석 덕분에 헬멧쉴드에서 터지던 로드킬 벌레들은 죄다 예방이 되네요.
보조스크린이 지저분해지는건 어쩔수 없어도,
라이딩 끝날때까지도 헬멧이 깨끗하게 유지되어서 아주 좋아요.
쉬는시간마다 물티슈로 닦아내던 수고로움아 이젠 안녕.
게다가 풍절음도 확 줄어서,
간만에 세나 음악이 불편하지가 않네요.
보통 5,000rpm에서 속도 140 이 나오는데,
그 이상부터는 쥐어짜기해서 가속이 좀 더디게 됩니다.
그래서 140~150 정도로만 다닙니다.
아무래도 언더리터급 출력의 아쉬운점 같아요.
6단기어만 철컹 들어가도 가슴이 쿵쾅거리던 이 허접떼기가 이젠 이딴 건방진 소리를 하고있군요.
많이 컸네~
제무쉬 라고들 불렀죠...GMC...
여지껏 쉼 없이 간벌한 나무들을 실어나르는
60년 넘은 살아있는 자동차의 역사죠.
이 골짜기에서 두 대가 나무를 실어나른다 하는군요.
역시 미제구나...이래야 되는건지...
주먹으로 툭툭 쳐보니 쇳덩어리 장갑차 같습니다.
해뜨기 전에 집을 나서서 하루죙일 강원도 산자락을 돌아보려고 했는데,
망할놈의 빗방울이 드문드문 떨어집니다.
아무리 우비가 있다한들,
이 날씨에 냉동송장이 되지 않으려면,
눈썹이 휘날리도록 후다닥 철수해야지요.
구룡령-한계령으로 돌아오려던 야무진 꿈은 후딱 접고,
운두령 하나만 올랐다가 6번국도로 헐레벌떡 돌아왔어요.
남은 한주 즐거운 시간들 되세요 ^^
첫댓글 빨강옷을 입은 바이크가 가을단풍과 잘 어울리네요.
덕분에 단풍구경 잘 했습니다. 빗방물에 하루의 투어가 반투어가 되신것같네요.ㅡㅡ
마지막 셀카는 지형지물을 아주 잘 활용허셨네요^^
원망스러운 비 때문에 아주 짧은 나들이 밖에는 안됐죠
단풍사진은 시로진사님께서 잘 좀 찍어서 보여주세요 ^^
오~단풍 1 호사진으로 인정합니다. 800 이 뒷태가 섹쉬하네요.ㅎㅎ
제 FJR 과 800 이 나란히 서면,
800 이가 뒤가 훨씬 더 높아요.
축 쳐지지 않은 젊은 아가씨 히프처럼요
이런 표현은 쫌 그런가요?
스맛폰 없을 시절에는 반사경 이용하여
사진들 많이 찍었답니다. 앞쪽과 뒷쪽의
축소율도 적고 예술성도 있지요
셀카봉을 사이드백에 늘 넣어다니는데도 그거 꺼내기가 귀찮아요
반사경은 자칫 잘못하면 머리는 크게 다리는 짧게 나오는 비극도 있습죠 ^^
빨간 오도방과 단풍이 잘 어울립니다. 요즘 고배기량 바이크가 땡기네요. 빨리 달리지도 않으면서... ㅎ
저는 고배기량에는 얹혀 다니는것 같아 아직도 어리숙 합니당
물론 빨리 달리지도 몬하고요 ^^
이제 곧 럭이로 y영역 오르락 내리락 하시겠네요^^
헐헐 무슨 이런 심한 말씀을
저는 유전자가 매우 소심해서 선배님들 따라다니는 그정도만 돼도 다행입죠 ^^
오랜만에 후기 보는거 같습니다 ㆍ 단풍 시작되는 경치도 멋지네요 ^^
고작 사진 몇장인데요 뭘
철이님 본지가 오래됐군요
작년 요맘때에는 촛불들고 종종 봤었는데 말이죠 ^^
f800이 저리 멋스러웠나요? ^^ 단풍아래 세련된멥시가 제대로 사네요 ~ 형님 사진으로 올해 첫 단풍을 보았습니다 ㅎ 북방의 경치가 아주 멋지게 담겨있습니다 ^^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는군요
남쪽단풍이 더 아름다울텐데 나중에 근사한 그림 좀 보여주세요 ^^
나좀 낑가주시지.
혼자 가셨구먼유.
가게 때문에
새벽 여섯시에 나갔다가 점심시간 지나 집에 돌아와 있어야해서
그나마 그것도 불규칙해서요
함께 가자는 말씀이 참 어렵습니다요
꼭 형님 투어에 쫓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단풍하고 바이크 하고 잘 어울리네요
그런가요?
예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흥정계곡.... 올라갓다가 되돌아 나오는 길로는 가본게 언제인지...
가마득하네요~ㅎㅎㅎ
저도 솔투로 굽이굽이 계곡도 찾아 다녀 보고파용~!!
강원도로 이른시간 또는 늦은시간은 벌써 추위가 초겨울 날씨인듯 춥더라구용~ ^^
고뿔 안걸리시게 조심하셔융~!!
조키로님 만큼 여기저기 많이다니는 방랑객께서야말로 감기 조심하셔야죵 ^^
근사한 장소에 색상 매치되는 바이크 입니다
남쪽 지방은 아직인데 곧 기대도 되네요 ㅎㅎ
울산은 아직 물들지가 않았나보죠?
며칠 지나면 근사한 풍경이 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