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음악가를 만들어 보라는 희재님의 요청을 수락해 보았습니다! 심 꾸미는 기술이 부족하지만 나름 열심히 만들어 보았습니다~
눈과 설탕의 정령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인간세계에서 불행한 삶을 살고 죽음을 맞았던 그는 생전에 늘 간절히 기도했다. 만약 죽어서나마 동화같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죽어서 눈과 설탕의 정령이 되었다. 그의 임무는 모든 심들을 위하여 축제 기간 동안 공급되는 설탕 과자를 만들어 산타에게 보내는일. 아무도 없는 추운 곳에서 혼자 떨며 과자를 만드는 일은 매우 힘들지만, 자신이 만든 설탕과자를 선물받고 행복하게 웃는 심들의 모습을 보면 즐겁고 뿌듯하다.
1년 내내 추위와 눈보라가 끊이지 않는 눈의 나라, 이곳에는 특별한 정령이 눈의 성에서 살고 있다고 하는데....
저, 설탕의 정령님?.... 아무도 안 계세요? 저는 엘레나 슈가라고 해요! 7살이고 설탕 요정 견습생인데....
차이코프스키= 어서 오너라, 너가 이번에 새로 온다는 아이구나? 반갑구나. 어서 일을 잘 배워서 좋은 요정이 되기를 기도하마!
해맑게 웃는 소녀를 보고 정령은 생각했습니다. 저 아이는 어쩌다가 어린 나이에 죽어서 여기로 온 걸까? 슬프고 안타깝지만 더는 묻지 않기로 합니다.가끔은 알아서는 안 될 것들도 있습니다....
어디보자.... 설탕 한 스푼과 물엿, 꿀을 섞고 잘 저어주면 과자가?? 뭐야 이거 왜 실패지?
요즘 누가 손으로 일일히 반죽을 해? 그냥 기계로 대충 만들면 되지~ 그런데 이 버튼이 맞아?? 펑! 으아아아악!!
으아아 추워 추워! 으어어 집 가서 따뜻한 보드카나 한 잔 마시고 싶어!
엘레나= 정령님? 정령도 추위를 타나요?
차이코프스키= 예야 나도 한때는 인간이었어.... 러시아인도 추운건 추워!! 찬장에서 보드카나 한 병 꺼내와! 너도 마실래??
기계치임이 분명한 정령. 기계에 넣은 재료를 도무지 알 수 없는 수상한 똥색의 바닐라 컵케이크....맛은 있을까??
엘레나= 우웨에에엑! 차라리 브로콜리를 다 먹는게 낫겠어요! 정령님, 정말 이딴 똥맛 컵케이크를 다른 아이들 입에 넣을 생각이세요?? 잔인해!
차이코프스키= 우웩! 진짜 토사물 맛이네.... 내가 이딴 걸 어떻게 만든거지??
축제기간, 정령은 산타를 통해 자신이 만든 과자를 먹은 심들의 여러 반응과 평가를 메일로 받습니다.
ID 형편없는 요리사= 과자에서 보드카 냄새가 너무 심하잖아 이XX야. 내가 왜 이 과자를 먹은 영감탱이가 술 취해서 누드로 춤추는 걸 봐야되는거지?? 내 정신건강 책임져 빌어먹을 정령XX.
ID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렐라= 안토니오가 설탕과자를 너무 좋아합니다. 그것 때문에 그는 이가 아프다며 고통스럽게 울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무설탕 과자를 만들어 주시면 안되나요?
차이코프스키=그거 물엿이 아니라 보드카였어?? 그리고 무설탕 과자? 부모란 것들은 이상해, 애가 울어대면 온갖 달콤한 과자나 젤리를 물려놓고 방치하면서 한편으로는 무설탕 과자를 찾는 꼴이라니?
자신의 직업에 회의감을 느끼며 보드카를 홀짝거리는 심. 늘 춥고 우울한 러시아인에게 보드카는 영혼의 동반자입니다.
어라 토스트가 바닥에 떨어졌네? 뭐 3초 안에 주웠으니 먹어도 되겠지?
피곤하고 졸립다. 나 혼자 살 때는 대충 아무거나 챙겨먹고 자면 그만이었지만, 귀여운 아이가 생긴 상황에서 아이를 굶길 수는 없지....
엘레나= 정령님, 저랑 놀아주세요 심심해요!
차이코프스키= 그래 이 귀여운 꼬맹아, 그 전에 밥 부터 먹으렴! 당근과 브로콜리를 듬뿍 넣은 특제 야채 수프란다~
차이코프스키= 음식 맛은 어때 꼬맹아? 고기만 먹지 말고 앞에 채소도 같이 먹으렴~
엘레나= 맛있어요! 정말 최고의 샌드위치에요~
음식에서 괴상한 고무맛이 나지만 꾹 참기로 합니다. 언젠가 자신이 정식 요정이 되면 상관으로서 늘 봐야 할 것인데, 좋게 넘어가는게 낫겠죠?
차이코프스키= 우웁....엘레나,미안하구나 아저씨 몸이 안 좋아서 너랑 더 이상 놀아줄 수 없을 것 같구나, 아니 더 이상 너를 볼 수 없을지도 몰라....
엘레나= 어? 정령님 괜찮아요?? 죽으면 안 돼요!!!
차이코프스키= 짠 서프라이즈~ 놀랐지? 이 아저씨는 어린애 놀리기가 가장 재밌단다!
혼자 놀리고 혼자 깔깔대며 신나게 웃는 정령을 보며 엘레나는 생각했습니다. 어른들 농담은 이상해.... 저게 재미있나?? 혼자 살면 다 저렇게 되는건가? 난 저렇게 되기는 싫은데....
즐거운 인형놀이. 차이코프스키는 자신의 옆에서 웃으며 인형을 갖고 노는 엘레나를 보며 만약 전생에 딸이 있었다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 아이가 결혼을 하면 동화같이 아름다운 곡을 써 줄 것이고, 손녀가 있었다면 그 아이에게는 자신이 지은 동화를 들려줄 수 있었을텐데....
엘레나= 정령님 뭐해요? 클라라가 호두까끼 인형과 성으로 가는 장면 연기해야죠!, 정신 차려요!
작은 트리 하나에 불을 켜주자 행복하게 웃는 엘레나, 아이가 말하길 자신은 고아원에서 살았고 트리를 제대로 구경하거나 선물을 받아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런 엘레나의 모습에 어딘지 어릴 적 자신이 떠오르는 것 같아 씁쓸한 정령....
엘레나를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 엘레나는 정령의 옆에서 신이 난듯 드레스 차림을 하고 발레를 추기 시작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차이코프스키는 웃었다. 진짜 설탕 요정의 춤이잖아!
차이코프스키= 엘레나, 별이 참 아름답지? 나는 너에게 이러한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구나. 죽음이 많이 두렵고 무서웠지? 나도 그랬단다, 이곳에서 나랑 지내는 동안에는 모든 슬픔과 괴로움을 다 잊어버리렴....내가 너를 지켜주마!
엘레나= 네 많이 무서웠어요, 만약 제가 죽기 전에 정령님 같은 분이 한 명이라도, 신부님께 두들겨 맞고 굶어 죽어가는 제 자신의 손을 잡아주었다면.... 전 덜 외롭고 덜 슬펏겠죠? 사랑해요 정령님....
엘레나= 흥! 안 자고 싶어요, 더 놀래요~ 절 재우고 싶다면 호두까끼 동화책 읽어주세요!
차이코프스키= 그래 내가 졌다! 졌어! 대신 한권만 읽어주면 자야 된다?
그래서 클라라는 왕자님과 성에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끝~
차이코프스키= 엘레나 사랑한다. 이곳에는 학대도 굶주림도 없단다.... 너는 분명 좋은 요정이 되서 불행한 심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거란다!
(번외편-놀이공원)
한가한 틈을 이용하여 몰래 심들의 세계로 내려온 두 사람. 재미있고 행복하게 웃는 심들을 보며 정령이 아닌 평범한 인간으로 다시 환생했더라면 좋았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엘레나= 정령님, 평범한 심세계는 너무 더워요! 주스 한 잔만 사주시면 안되나요?
정령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가격표를 확인한다. 무슨 주스 가격이 저렇게 비싸?? 하지만 더워서 지쳐보이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여기 레몬에이드 한 잔이요!!
작고 붉은 입술로 레몬에이드를 마시는 아이는 매우 귀엽다. 죽기 전에 이런 것도 제대로 못 마셔봤겠지.... 실컷 마시렴!
회색머리= 널 사랑해! 나랑 죽을때까지 함께 있어줘!
안경잡이= 저도 당신을 사랑해요 선배, 그런데 손 떼요, 지금 어디를 만지시는겁니까?
엘레나= 정령님, 저 사람들은 매우 행복하고 서로를 사랑하나봐요! 그런데 참, 왜 정령님은 결혼을 안했나요??
차이코프스키= 아이의 솔직한 질문이 조금 당황스럽다. 그래, 전생에서 한 여인이 내가 좋다며 죽기 살기로 청혼했던 기억이 있었다. 결국 결혼했지만 그 결혼은 매우 불행하고 최악이었지.... 내 불행을 아이에게 알릴 필요는 없겠지! 적어도 저 커플만큼은 나 같이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지 않기를!
엘레나= 정령님, 저 곰 인형 사주세요! 사주시면 말 잘들을께요!
엘레나= 정령님! 그건 제 인형이에요! 저도 갖고 놀고 싶어요.
차이코프스키= 잠깐만, 이거 너무 푹신해서 기분좋은데~ 나 조금만 더 안아보고 돌려주마!
첫댓글 오! 새로운 음악가 심이네요! 차이코프스키까지.. 내용도 곡이랑 이어지네욥!
혹시 전공자신가여? 이렇게 심즈플레이로 이야기 풀어내는거 넘 재미있네요😆
그 와중에 베토벤ㅋㅋㅋㅋㅋㅋㅋㅋ
전공자 아닙니다. 그냥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고 취미로 플루트 연주를 하는 아마추어 신경외과 간호사입니다 ㅎㅎ 참고로 학창 시절 제일 싫어했던 과목은 음악이었답니다~ 음악 이론 따위 몰라요! 피아노 배운 적도 없어요!
@신경외과 앗 그러셨군녀! 뭔가 본문 글에서 전공자의 느낌이 났는데 취미로 하시고 계시군요!😆
덕분에 저도 클래식 음악가들 이름 많이 외웠어욬ㅋㅋㅋㅋ 다음엔 어떤 음악가가 나올지 궁금해지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