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가족 24-13, 봉안당 방문
아저씨는 교회 예배 마치고 점심 드신 후 봉안당으로 향했다.
가지리 끝자락에 위치한 그곳은 거창 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방문할 때마다 깔끔하게 잘 관리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강석재 어르신이 동행했다.
“같이 들어가 볼래요?”
“아니, 나는 밖에서 기다릴 테니까 가서 형님 보고 와.”
입구에서 아저씨를 대신해 방명록 작성을 도왔다.
방문일과 시각, 방문자 성명을 기록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세 번째 방문이다.
둘째 형님 백춘수 씨의 유골함을 확인했다.
작년 가져다둔 꽃장식이 눈에 띄었다.
“형님, 나 왔어요. 잘 있었지요?”
아저씨는 유골함이 든 유리창을 손으로 여러 번 쓰다듬고는 넙죽 바닥에 엎드려 두 번 절했다.
“형님, 창근이가 걱정이라요.”
“또 올게요. 잘 있어요.”
아저씨는 밖이 환하게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한동안 서계셨다.
밖으로 나오니 어르신이 그늘에 앉아 쉬고 계셨다.
“조금 앉았다 가요.”
아저씨는 봉안당 건물 옆 계단에 앉았다.
그늘이 깊었다.
지대가 높아서인지 바람이 무척 선선했다.
“형님 잘 계시던가? 나도 죽으만 여기로 오만 좋겠다.”
“여기 좋지요?”
“춘덕 씨 덕분에 이런 데도 와보네. 와서 보니까 경치가 참 좋은 곳이라. 거창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나는 몰랐는데. 춘덕 씨가 형님을 좋은 데 모셨구만.”
“그렇지요. 나도 여기가 참 좋더라꼬요.”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두 분은 이내 먼 산만 바라보았다.
2024년 6월 16일 일요일, 김향
‘창근이가 걱정이라요.’ 아! 아저씨께서 이렇게 생각하고 계셨네요. 조카 소식은 없나 봅니다. 신아름
“형님, 나 왔어요. 잘 있었지요?”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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