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시안컵 축구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제목을 보고 '역시 감독이 중요해~' <--이런 글일 거라고 상상하시는 분도 계셨겠지만 그런 얘기는 아니고요.
축구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그냥 야구에 대한 얘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관심이 없습니다.
4년에 한번 월드컵 본선 경기는 집중해서 본방사수 하지만
K리그는 물론이거니와 수많은 A매치, 심지어 유럽 축구 등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심지어 아시안컵이라는 대회가 있다는 것도 몰랐네요.
결승전을 언제 몇시에 하는지, 다음 아시안컵은 언제인지도 아직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런닝머신 위에서 요즘 가장 자주 보는 화면이 바로 축구 하이라이트입니다.
이어폰을 꼽지 않고 볼 수 있는 채널은 (자막이 있는) 영화채널과 (화면만으로 시청이 가능한) 스포츠채널 뿐이거든요.
소리 안 나오는 '압구정 백야'보다는
소리 안 나오는 '축구 하이라이트'가 집중하기 훨씬 쉬우니까요.
축구 하이라이트를 보면 역동적인 화면들이 많습니다
골을 넣고 환호하는 선수들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좌절하는 표정들
위기를 넘긴 후 수비수를 독려하는 골키퍼
경기가 끝나고 그라운드로 달려나와 한데 엉기는 선수들의 풍경
상기된 얼굴로 흥분을 겨우 가라앉힌 채 인터뷰에 응하는 표정 뭐 기타등등
이런 것들 보면서 저는 하루 빨리 봄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얼른 시간이 가서, 야구장 위에서의 그런 풍경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탈꼴찌를 할 것이냐, 외국인 투수의 기량이 훌륭할 것이냐, 수비가 나아졌을 것이냐, 김성근은 꼴찌신화를 쓸 것이냐...
이래저래 관심가는 키워드가 많은데
사실 그것보다도 저는, 그냥 야구를 보는 것 자체가 그립습니다.
저를 개인적으로 아시는 분들은 이미 아시겠다만, 성적에 연연하지 않은지 사실 꽤 오래 됐고
패하거나, 실수를 남발하거나, 무기력한 플레이를 한다고 관중석에 앉아 화를 내는 성격도 아니거든요.
굳이 이분법적으로 따지자면
승리에 대한 기대가 있는 비시즌보다
매일 지는 페넌트레이스가 제게는 차라리 더 흥미롭습니다.
맨날 져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고
이기고 지는 것 보다는 그냥 '야구를 보는 것'이 좀 더 본질적인 관심사다. 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저는,
축구 중계와 하이라이트 화면들을 보면서
뜬금없이 야구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저렇게 부지런히 뛰고 뒹굴고 몸을 날리고
그런 재밌는 볼거리가 벌써 3개월째 사라진 것이 아쉬워서 말입니다.
그래도, 이제 두 달 남았네요.
카페 회원들이랑 같이 1박 2일 스케줄로 개막전 보러 가는게 이곳의 관례였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올해는 목동이어서 개막전 MT는 없겠죠.
그래도, 2000년대 초중반에 카페 회원들과 추억을 많이 쌓은 수원구장에 올해는 다시 가볼 수 있고
2006년 마지막 한국시리즈를 응원했던 곳
대구시민운동장이 사라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가봐야 한다는 숙제도 있네요.
날씨가 따듯해지면, 이제 런닝머신 위에서도 축구나 영화 대신 야구를 볼 수 있겠죠.
그 때를, 기다립니다.
어디서, 누구와 어떤 방법으로 야구를 즐기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겠다만
여러분들께도 올해의 야구가 의미있고 흥미로웠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가을야구를 늘 꿈꿉니다. 한대화감독시절때도...
개막전 MT는 올시즌 안하겠지만 경기 결과에 따라서 뒷풀이때문에 왠지 1박 2일이 될듯한 예감이 있습니다..훈련 사진들 올라오는 것 보니 야구가 그립기는 정말 그립네요..
동감입니다~ 빨리 야구가 보고싶네요~ 저도 아시안컵이 있는줄도 모르는 축구를 모르는 사람이다보니.. 요즘처럼 야구가 그리운적도 없는거 같습니다 ㅋ 3년안에 4강을 기원하며~ 올해에는 그 도약의 첫걸음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직 두달 남은게 지루하네요.
그 어느해보다 올해는 더욱 프로야구 개막이 기다려지네요~
두달이 길게만 느껴지네요ㅜㅜ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스포츠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야구경기가 없는 비시즌이 정말 재미 없습니다 응원하는 팀의 순위 보다는 야구경기를 볼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좋으니까요~
비록 대학생활내내 희망고문당했지만 이제는 희망할수있는 팀이 됬으면 좋겠습니다^-^
비시즌때는 멕시코나 저쪽 윈터리그 경기라도 해줬음 좋겠어요! 야구하는거랑 보는게삶의 낙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