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들과 함께 1호선 두실역에서 만나 아파트촌을 지나
부산대학과 반대 방향인 외국어대쪽으로난 둘레길을 걸었다.
전에도 한번 입구쪽에는 왔었으나 이끼 바위쪽으로 곧장 올라 갔었다.
빽빽이 들어찬 소나무가 초여름의 땡볕을 가려주어 시원하고
엊그제 비가 온 탓인지 개울엔 맑은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다.
흙길이라 맨발로 걸어도 좋겠다고 평소 해운대 바닷가 모래사장에 가서
멘발로 걷는 위식이가 한마디를 했다.
일세 친구는 황톳길에 맨발로 걷는 것이 지력과 기력을 우리몸으로 받아들이는데
좋다고 맨발걷기의 애호가이다.
한참 걸어서 숲속에 우뚝 솟아 있는 부산외국어대 캠퍼스를 지나고
회룡선원으로 오르는 길은 약간 비탈진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었다.
곳곳에 시원한 폭포가 있어 물소리와 바람소리만 들어도 가슴속까지 시원한 느낌이 들었으나
어느듯 이마에서는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좁은 오르막 길에는 외국에서 수입해 깔았다는 일종의 카페트가 놓여 있었다.
그 위로 별 모양의 하얀 꽃잎들이 무수히 떨어져 있었다.
친구들은 앞 서 가고 나 혼자만 뒤로 처져 터벅터벅 힘겨운 발걸음을 떼어 놓았다.
저만큼 떨어져 있는 회룡선원도 한번 둘러보고 가면 좋으련만 무엇이 바빠 그렇게 빨리 산을 오르고 있는지?
한참 올라가니 금정산 4망루 인근의 바위가 우뚝 서 있는 모습이 푸른 녹색숲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땀흘려 고생한 보람이 느껴졌다. 마라톤 주자가 골인지점을 향하여 마지막 스퍼트를 하듯이 한발 한발 힘껏 내디뎠다.
허물어진 산성턱을 넘었다.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무 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걸어서 남문입구로 내려와 하산 버스를 탔다.
예전엔 범어사에서 뛰어서 동문까지 내려왔는데 어느새 세월이 나도 모르게 흘러갔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