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하얀 어느 노교수님이 예기좀 할게 있다고 하셔서 긴장을 하였답니다. 연세드신 교수님들이 보자고 하면 다시 학생이 된 기분이어서 긴장이 되곤 합니다. 덕분에 착한 사람이라는 말은 많이 듣지만요.
그 교수님 강의에 한국 유학생이 한명있는데 성실하고 공부도 굉장히 잘 한다시네요. 그런데 그학생이 자꾸 지난 학기에 자기가 반에서 몇등을 했냐고 물어봐서 교수님이 이상하게 여기셨다는 예기였습니다.
언제인가 한국의 어느 영화배우 아들이 하바드대학에서 일등으로 졸업했다는 소문으로 한국이 들썩 했었다는 예기가 떠올라 웃음이 나왔답니다. 하기는 저도 유학생시절에 다른 학생들 점수를 흘깃 흘깃 보며 내가 과연 몇등이나 되나 하고 혼자 나름대로 계산을 해보기도 했답니다. (동양의 몇몇나라를 제외하고는 학교에서 성적으로 등수를 매기는 나라가 거의 없답니다)
어렸을때부터 몸에 배인 오랜 습관 고치기가 정말 쉽지는 안더군요.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갔을때 시집도 안간 노처녀 강사란 딱지, 맛선이 들어올때마다 외국물 먹은 여자는 까졌다는 꼬리표, 대학 강사가 어떻게 청바지 입고 학교에 가느냐는 질책, 외국 남자와 결혼했다니까 부산에 있는 어느 술집에 다녔냐고 대놓고 물어보는 사람등등으로 힘이 들 때가 많이 있었답니다.
그당시 마침 한국에 가격파괴라는 말이 유행이어서 전통파괴라는 제목으로 주부생활이란 잡지에 조그만 글을 한편 쓴것이 있답니다. 나쁜 전통이라면 과감히 파괴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통을 세우자라는 의도(?)에서 였읍니다.
찐짜의도는 너무나 빈약한 대학교 시간강사 보수때문에 이것 저것 부업을 한것이고요. 이것도 파괴 되었으면 하는 전통입니다. 부업중에 괴외를 많이 했는데, 입시생 과외도 했지요. 우리 아이는 반에서 10등안에 들어야 해요, 전교 100등 안에는 들어야 대학에 가는데... 걱정하시는 어머님 말씀. 일류대학 이류대학 일등 꼴등 최고 한국최고 세계최고 선진국 후진국... 우리는 왜 이렇게 등급을 매기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을까요?
한국사회에서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나쁜것도 이런 등급을 메기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아들 딸 장애아동 정상아동 모두가 귀여운 아이들이지요. 굿이 나눌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마찬가지로 카페회원들을 등급(특수회원, 우수회원, 정회원, 준회원)으로 구분할 필요가 없을 같네요. 이런 전통들은 당연히 파괴되어야지요!
외모가 다른 외국사람들 틈에 섞여 살다보니 미오새가 된기분을 느낄 때가 간혹 있읍니다. 요즘에는 강의 끝에 학생들에게 꼭 한가지 질문을 던지고 토론으로 이끌어 낸답니다. 까만 머리, 납작한 코, 찢어진 눈 그리고 불쑥 튀어나온 광대뼈를 가진 내가 과연 스웨덴을 대표할수 있을까? 미오새가족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 하지나요? 서커스단의 광대 같지는 않은지요?
기특한 우리 학생들, Why not! Of course! Yes Yes Yes!!!
선뜻 대답을 못하는 학생들까지 제게는 너무나 사랑스럽더군요.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사람들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