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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시대] 4부
# 패밀리 레스토랑
태석 두리번거리는데
동화 태석아 여기야 부른다.
태석 소리에 돌아보고 씨익 나서려다 우뚝 멈춰서는..동화와 마주 앉아있는 여자 지윤이다.
태석 (쿵! 심장이 뚝 떨어지는)....
지윤 (역시 놀라 굳어져 보는)....
동화 태석아. 뭐해.(다시 손 들어 흔든다)...
태석 그소리에 그제야 동화에게 다가가는.. 동화 다가오는 태석보고 일어나 지윤 옆으로 자리 옮기며
동화 뭘 그렇게 놀래 임마. 내가 우리 지윤이 소개 시켜준댔잖아.
태석 ....
동화 인사해라. 지윤아. 아까 내가 말한 그 친구 이태 석이고...지윤이다. 홍지윤이야.
지윤 (놀라움 반가움등..표정 감추지 못하고 보는데)...
태석 (저도 모르게)첨 뵙겠습니다. 이태석이라고 합니다
지윤 (뭐?...보는)....
태석 동화한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만나뵈서 반갑습니다.
지윤 (뭐?)....
동화 지윤아...뭐해 인사 안해?
지윤 (그제야)....안녕하세요
# 동 레스토랑
지윤 동화 나란히 앉아있고, 태석 마주앉아 있다. 세사람 식사 중이다.
동화 그게 중1때지? 해수욕장으로 간부수련회 갔었는데 밀물인지 모르고 너무 깊이 들어가 빠져 죽을뻔 했었거든, 그때 이놈이 날 구해줬어.
태석 (감정 드러내지않고 차분하다)....
지윤 (상대적으로 감추지 못하고) ....
동화 목숨 구해 줬다고 있는데로 생색내며 폼 잡았으면 계속 밥맛없어 했을텐데 별 말이 없대. 그래서 그때부터 친해졌어. 그전까진 나 이놈 무지 싫어했었어. 온갖 똥폼 다잡으 며 나보다 더 멋있는척 했으니까. 내가 또 그건 못참잖아
태석 ....
지윤 ....
동화 그러다 중3 가을인가 얘가 지방으로 전학가는 바람에 (하는데 전화벨. 받는다)..
예...어 키타냐?....뭐?... 잠깐 잠깐만
(태석 지윤에게 통화하고 온다고 양해동작 구하고 일어나 입구로 가며)...야 말두 안되지....그래서?
태석 입구로 가는 동화 보는척 해보지만, 결국 태석과 지윤 단둘이 남겨진다.
태석 ....
지윤 (망설이다 어렵게 태석을 보는데)....
태석 (눈 마주치지 않게 물컵 들어 마시는)....
지윤 (그모습 보다)....우리가 오늘 처음 만났나요?
태석 (반응없자)...
지윤 ...저는 어디선가 뵌거 같은데요...아닌가요?
태석 (시선 피하며 컵 내려놓는다)....
지윤 (보다)...아닌가요?... 그럼 그건 전생의 기억인가요?
태석 ....(본다. 차가울 정도로 차분한 눈빛이다)....
지윤 ....
그러는데 동화-아 미안...다가온다.
동화 (앉으며)갑자기 클럽이 내부수리 들어간다구해서 ...어디 까지 얘기했드라.
지윤 (감정수습이 잘 안되는) ....(동화보며 막 말 꺼내려는데)....
태석 미안한데 나 들어가봐야 겠다..(시계 보며)7시부터 회의야. 너만 잠깐 만나 저녁 먹
는줄 알고 시간을 그렇게 잡았거든
지윤 .....
# 거리
태석 버스정거장(혹은 택시정거장)에 다가와 선다. 태석 그제야 좀전의 일이 아직도 충격인 듯 마음의 동요 드러나는 표정으로 잠시....
태석 ....
태석 그러다 주머니에 손 넣어 담배 꺼낸다. 태석 담배 물고 불 붙이고 후...길게 연기 내뿜는다.. 태석 그러다 문득 보면, 거리 담장으로 가득 붙어있는 포스터들.. 포스터를 보는 순간 떠오르는 지윤과의 추억들...
태석 ....
# <인써트(회상) - 포스터 붙이다 지윤을 낚아채 돌려세워 처음 만났던 순간.
과학실 너머로 태석을 몰래 보다 들켜서 기절하던 지윤.
유원지에 갖혀서 자신의 옷을 잡고 가지말라던 지윤.
다친 무릎 살짝 가리며 웃던 지윤.
선실에서의 꽃같던 지윤.
함께 모닥불을 바라보던 순간.
엉망으로 얻어터진 자신을 닦아주던 지윤,
지윤의 손수건을 빼내어 지윤의 얼굴을 닦아주며 지윤을 강렬하게 바라보던 태석.
집앞에서 키스를 하던 태석과 지윤.
떨어져서다 굳어지던 태석.
저만큼 서서 그런 자신을 보고 있던 돌같던 민수의 모습.
트럭 타고 떠나던 자신을 끝까지 따라 뛰어오던 지윤..
그모습 밀러로 보고도 끝내 외면 하던 태석>
# 대문밖(밤)
태석 담벼락에 기대서 있다. 머리도 기댄채 허공만 바라보고 있다
태석 .....
아버지 자다 깬 분위기로 대문 열고 나온다. 아버지 이쪽 저쪽 둘러보다 태석을 본다. 태석 움직일줄 모르자 아버지 다가와 태석 보는 방향 힐끔 봤다가
아버지 ...술 마셨냐?..(큼큼)...그렇지 술 마셨지..
태석 (툭)1999년에 지구가 왜 멸망하지 않았는지 알아요
아버지
아버지 (얘 또 왜이래)....몰라...넌 아냐
태석 그냥 둬두 지구는 언젠가 멸망할꺼구...사고친 놈은 언젠가 덜미를 잡히게 되있거든요(보면)
아버지 그래 그래서 우리 살아있나 부다 들어가자
태석 아무래두 저주 받았나봐요
아버지 누가 또?...(하다 그제야 본다)...
태석 어려서부터 봐서는 안될꺼..해서는 안될 짓... 너무 많이 했 잖아요
아버지 (보다)....민경이 만났냐?
태석 (힐끔 보고 픽)...아버지두 귀신 다 됐네요..배고프다. 들어 가요...(돌아서 대문으로)...
아버지 (그런 아들 보다 뒤따르며) 저녁 안먹었어? 라면 끓여줘?
# 광고회사 앞
동화차 다가와선다. 지윤 둘러보고 동화본다.
지윤 여기가 어딘데?...
동화 어딜꺼 같애?
지윤 장난하지 말구
동화 태석이 회사
지윤 (다시 쿵...보는)....
동화 오늘 오픈파티하거든. 막 창업한 광고대행산데 규모는 작지만 앞으로 제법 유망할꺼야.
태석이 꽤 능력있거든..
지윤 ....
동화 내리자..내린다. 지윤 잠시.. 마음 다지고...따라 내린다.
# 광고회사 내
동화 지윤 들어서 다가온다. 스탠딩뷔페 음식테이블 갖춰져 있고 칵테일바도 차려져 있다. 사람들 제법 내부를 가득 채우고,(칵테일 잔 든 사람도 있고) 태석 쪽을 향해 서서 다들 태석의 오픈멘트를 듣고 있다. 태석 차분하고 쿨하지만 카리스마 넘치고 여유있게 좌중을 끌어들인다.
태석 일등이 아니어도 일등이라는 이미지를 파는게 광고라고 합니다. 저희들 이제 막 시작해 최고는 아니지만, 최고라는 이미지로 기억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뛰어보 겠습니다....15초에 인생을 걸고 사는 이 자리의 모든 여러분...오늘만큼 은 150분 15000초 충분히 즐기십시오, 감사합니다.
지윤 (보는...전혀 다른 사람이된 태석 같지만).....
연설 끝나고 사람들 큰 박수 환호 보낸다. 동화도 씨익 박수치며 환호보내며 손 올려 주먹쥐고 흔든다.
태석 동화의 장난에 웃음기 머금고 돌아보다 옆의 지윤 보고 다시 우뚝 굳어진다
태석 ....
지윤 (느끼고)....
# 광고회사 내
사람들 삼삼오오 모여 칵테일 잔들고 정담 나누고 있고 사람들 제법 많다. 태석 민경 서있고, 동화 지윤 이끌고 다가오며
동화 사람들 많이 왔다... 누구시냐? 소개좀 시켜줘
태석 김민경씨. 우리 회사 디자이너고...민경아 여긴 유동화라구
민경 아.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어요 오빠한테두 이대표님 께두
동화 오빠?
민경 태석오빠 제 오빠 친구에요
동화 아...오빠친구...친구동생..(기억난다 태석보면)
태석 (슬쩍 표정으로 아는척 말라고)...
동화 (걱정말라는 표정짓고)....
(계속 지윤 보는 민경 눈빛에)
제 여자친구에요. 지윤아 (하는데)
성재 (다가오며)동화씨 여자친구시라구...아이구 안녕하십니까
동화 여기 이성재 대표님..
지윤 축하드립니다...홍지윤입니다
동화 가만...이대표님 혹시 여기 디자이너 한사람 안필요하세요.
우리 지윤이가 요즘 취직자리 알아보는 중인데
지윤 (당황해 보는데)...
성재 디자이너...(잠깐 갈등하다 동화 보고 얼른)어 그래 가만... 안그래두 우리가 디자이너를 한사람 더 충원할까 어쩔까 하던 중이었는데
태석 (돌아서 접대하다 돌아보고) 무슨 소리에요..우리가 무슨 디자이너가 한사람 더 필요해
지윤 ....
태석 우리 광고회사야 디자이너만 줄줄이 뽑아 뭐하게..야 너 그런식으로 압력 넣으면 그거 일종의 직권남용이야
지윤 (화끈 닳아오른다)
동화 아 자식 사람 무안하게..그냥 한번 해본 소리야 마..(지윤 표정 힐끔 보고 얼른 짐짓)봐
임마 우리 지윤이도 기분 나쁜 표정이잖아.
지윤 (아닌척 표정 수습하지만)....
성재 아 자식..그냥 한번 해본 말씀이시라잖아..
태석 ....
# 회사내 테라스(혹은 휴게공간)
지윤 한쪽에 서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지윤 표정에 감출수없이 드러나는 허탈과 분노.. 내가 여기 왜왔지.
지윤 ....
태석 테라스에 들어선다. 태석 주머니에서 담배 꺼내다 그제야 지윤을 본다.
태석 ....
지윤 (기척에 돌아보고, 뚫어지게 본다)....
태석 ....(담배 도로 집어넣고 잠시...그대로 돌아나가려면)....
지윤 이태석
태석 ....
지윤 너 왜 계속 나 모른척해. 나 3학년 3반 홍지윤이야. 나 몰라?
태석 ....
지윤 이해가 안가서 그래. 오히려 모른척 해야할 사람은 나 아냐?...너 마지막에 나한테 무슨 소릴 했는데... 내가 너한테 무슨 말까지 들었는데
태석 ....
지윤 그래두 난...비겁하게 모른척은 안하잖아..근데 넌 왜 이
러는거야?
태석 ....
그러는데 민경 들어서다 두사람 본다
민경 어..여기 계셨어요..동화오빠 언니 여깄어요
지윤 얼른 표정 수습하려... 태석도 표정 수습하고, 동화 들어온다
동화 같이 있었구나..지윤아 이놈이 깍듯하게 사과하든?
민경 저 언니 어디서 본거 같은데... 혹시 고향이 통영 아녜요?
태석 (놀라는)...
지윤 (역시 내심 놀라서)....
동화 통영?....아 그럼 태석이 고등학교 때 친구 동생이구나
민경 예
태석 ....
동화 그러구 보니까 내가 여태 니 고향두 몰랐네..고향 어디야
지윤 어...대전이야
동화 대전? 그럼 대전서 초중고 다 나왔어?
지윤 (결국 거짓말을 한다)....어
민경 그럼 어디서 봤지?
태석 ....
# 태석집 앞 주차장(밤)
태석차 다가와선다. 태석 싸이드 채우고 시동끄고 잠시 머리 기댄채 움직일줄을 모른다.
태석 ....
누군가 차창문을 똑똑 노크한다. 태석 돌아보면 동화다. 태석 차창문 내리고
태석 ....너 또 왔냐(하는데)
동화 너 우리 지윤이 어디가 그렇게 못마땅해
태석 (보다)....나 못마땅하다구 한적 없는데..(차문 열고 내려 닫는다)
동화 그럼 맘에 들어서 그러냐. 맘에 드는 놈이 오늘 그런 무안을 주고 처음 만난 날부터 지금까지 코멘트 한마디가 없어
태석 (힐끔)...넌 길가다 벼락 맞으면 말이 나올꺼 같애.
동화 뭐?
태석 그렇게 이뻤다구...(짐짓 씩 웃으며 문으로)
동화 (긴가민가 보다 이내) 아 내 저녀석한테 또 당하네..얌마 나지금 농담 아냐. 장난 그만 하구 대답해봐 왜 못 마땅해
# 동네공터(혹은 집마당-밤)
태석 죽도 들고 묶여있는 폐 타이어를 겨누다 내리친다. 퍽...다시 퍽, 퍽..
태석 다시 겨누다... 내리친다 퍽.퍽. 퍽... 입술 굳게 앙다물고 아무 소리 도 내지않고 다시 겨누는 태석.. 다시 퍽.퍽.퍽...퍽.퍽.퍽..점점 격하게 내리친다
# 아이스크림 가게
윤혜 가게 옆으로 다가와 벽에 바짝 붙어선다. 윤혜 붙어서서 잠시 망설이는....윤혜 그러다 결심한 듯 가게를 향해 빼꼼히 고개를 내밀다 움찔 놀란다. 안쪽 유리에 바짝 붙어 유리를 닦다 자신을 보고 있던 불곰과 눈이 딱 마주친다.
윤혜 (놀라서)....
불곰 (역시 시선고정....멀뚱히 보다).....(갑자기 세정제 남은 것 마저 마구 닦아내는... 닦아내고 다시 봐도 윤혜다)....
윤혜 (당황해 보다 음 가다듬고...).(목례하는).
불곰 (얼떨결에 따라 목례하는) .....
윤혜 후...입구로 다가간다. 불곰 멀거니 시선 따라가면, 윤혜 문열고 들어선다. 아버지 카운터에서 어서오세요... 윤혜 불곰 힐끔 보면, 불곰 움직일 줄 모르고...윤혜 그대로 아이스크림 통 앞에 다가가 선다.
윤혜 아이스크림 주세요. 파인트루요.
아버지 예...컵 집어드는데, 불곰 그제야 정신이 드는 듯 후다 닥 아버지에게로 달려가는...
불곰 달려들어와 손에 든 걸 레와 세정제 내팽개치듯 놓고 아버지에게 컵 확 빼앗아든다.
아버지 황당해서 보면, 불곰 얼른 윤혜 보며
불곰 안녕하세요....윤혜씨.
윤혜 예 안녕하셨어요? 오랜만에 뵙네요.
아버지 (뭐야...불곰 윤혜 번갈아 보고)...
# 커피숍
불곰 윤혜 커피잔 놓고 마주앉아 있다.
윤혜 어쩌면 그렇게 하나두 안변하셨어요? 한눈에 알아봤어요
불곰 윤혜씨야 말루 하나두 안변했어요.
윤혜 저야 많이 늙었죠
불곰 안늙었어요 하나두
윤혜 헤어스타일두 여전하시구요. 머리는 일부러 안기르시는거죠?
불곰 제 헤어가 맘에 안드세요?
윤혜 아뇨 그런 뜻은 아니구
불곰 맘에 안드시면 당장 기르겠습니다.
윤혜 (보다 웃는다)농담두 잘하시네요 이제
불곰 농담 아닌데요
윤혜 (보다)...결혼은...하셨어요?
불곰 ....아뇨 아직...(조심스럽게) ...윤혜씨는요?
윤혜 ....저도 아직이요
불곰 (역시 안도하는데)....
윤혜 근데 전 곧 해요. 우리 승완씨가 사법고시 패스한지 얼마안 되거든요.
불곰 (보다)....아 예...그때 그분 말씀하시는거죠?
윤혜 ...예
불곰 ....잘됐네요...축하드려요.
# 아이스크림 가게
불곰 잔뜩 화난 사람처럼 앉아있고, 아버지 옆에서 콩알만한 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 퍼 먹다, 불곰 보며
아버지 그럼 너한테 왜 차는 마시자구 했대냐 그여자
불곰 (화나 앞만 보고)저두 묻구 싶었어요.
아버지 물어보지 그랬어
불곰 담에 만나면 꼭 물어봐야지
아버지 (본다)담에 또 만나기루 했어?
불곰 ....아뇨
아버지 연락처는 주고받았어?
불곰 ....아뇨
아버지 (쯧쯧)...먹을래?
# 악기점
동화 드럼 톡톡 두드려보다 그중에 하나를 손가락으로 찍는다. 표정 자못 건방지고 거만하다. 주인 아예 얼른 허리 굽신 비굴한 자세로 모델명 받아적고...
동화 다시 키보드로 이동한다. 동화 다가가 기종 살피면, 주인 얼른 다가와 뭔가 설명하려면, 동화 됐다고 조용히 하라고..
주인 아 예..얼른 입 꼭 붙이고 가만히...
동화 건반 가볍게 눌러보고 옆의 건반 다 시 눌러보고 귀대어 소리 듣고 혼자 건방을 떨어가며 살피다 그중에 하나를 또 거만한 표정으로 탁 찍는다.
주인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동화 다 됐나 그럼..(둘러보고)된거 같네 얼마에요
주인 얼른 카운터에 다가가 계산기 두드려대며 계산한다.
주인 예 드럼 **만원 키보드 **만원 베이스
동화 (기타 튕기다 다가와 지갑 꺼내며)...토탈만 토탈만 주인 예 토탈...도합...*** 되겠습
니다
동화 (카드 내민다)일시불
주인 일시불?(감동적인 표정으로)... 예...
꾸벅 인사하며 카드 받아든다. 주인 카드기계에 대고 긁는데 잘 안되는.. 주인 다시 카드 긁어보다 얼굴 순간 확 구겨지는...애써 눌러참고
주인 ...손님...다른 카드 없으십니까? 이 카드는 정지됐다는데요
동화 (보는)...정지...무슨 소리야
주인 (욱 치밀지만 다시 한번 참고 긁어 보이고)...봐요. 사용정지 맞지요
동화모E 아버지 니 카드고 뭐고 다 정지시켜버린대
동화 확 열 뻗치는....동화 후...꾹 누르고 지갑 열어 다른 카드 내민다.
주인 (받아 죽 긋고, 그럼 그렇지. 못참고)이것두 정진데
동화 (후..다른 카드 내민다)... 이거 한번 해봐요..(주인 위 아래로 훓어보는 표정에 꼬리 내린다)... 해보라니까요 좀
# 대학 미술센터 내 이사장실
동화 동화모에게 떼 쓰고 있다.
동화 줘요 빨리 엄마 카드.... 어 엄마아 나 악기 사야한단말야
동화모 너 아버지 아시면 엄마두 쫓겨나
동화 아버지가 어떻게 알어 엄마가 말 안하면
동화모 아버지말 들어. 이번 기회에 다 정리하고
동화 엄마까지 그러면 나 집 나가.... 엄마 그래두 상관없어?
동화모 아 그래 맘대루 해 맘대루.. 나가든가 말든가 너 하구 싶은데로 해.
동화 정말이죠?...알았어요....(휙휙 입구로 걸어가 문 쾅 닫으면)
동화모 (아후 저녀석을)...동화야 동화야
동화 (이내 다시 문 열고 들어서 씨익)...역시 엄마밖에 없어
# 지하철 역 입구 앞 거리(밤)
지윤 지하철역 입구 계단을 걸어올라 오고 있다. 거리에 비가 내리고 있다.
지윤 올라와 선다. 손에 우산을 들었다.
지윤 거리를 바라보다 이내 우산 펴들고 나서려다 느낌에...지윤 천천히 돌아보다 우뚝
지윤 ....
입구 한쪽에 좀 떨어져서서 비오는 거리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 태석이다.
태석 손에 우산없다. 태석도 느낌에 돌아보고 지윤 본다.
태석 (역시 시선 고정되어 보는) .....
지윤 (보다...먼저 시선 돌린다)..
태석 ....
지윤이 시선 돌리고 잠시, 이내 우산 들고 거리에 나산다. 지윤 몇걸음 걷다가 결국 멈춘다. 지윤 멈추고도 잠시...결국 다시 태석을 돌아본다.
지윤 ....어디까지 가요?
태석 ....
# 거리(밤)
태석 지윤 걸어온다. 우산은 태석이 들고 있고, 두사람 우산을 사이에 한채 거리를 두고 걷고 있다. 태석은 떨어져선 지윤 쪽으로 우산을 좀 기울인 탓에 한쪽 어깨에 비를 맞고,
지윤도 반대쪽 어깨에 비를 맞고 있다. 지윤 태석이 자신에게 우산을 조금 더 기울이는 것 느끼면서도 끝내 입 꼭 붙이고 아무 말없이 그대로 걷는다. 거리감 두려는 지윤의 의지가 느껴진다...
두사람 횡당보도 앞에 다가와 선다.
멈춰서서도 지윤 앞만 바라볼 뿐 끝내 아무말이 없다. 태석도 말이 없고...
태석 지윤 ....
지윤 뚫어지게 앞만 바라보고 있다.
지윤 앞만 바라보다 신호등 파란불로 바뀌자마자 반사적으로 앞으로 내딛는다. 태석 지윤이 움직이자 무심코 돌아보다 눈 커지며 크게 놀라는. 지윤을 향해 트럭이 달려오고 있다.
태석 지윤아..
외치며 우산 던지듯 놓고 지윤의 팔을 휙 당겨 지윤을 끌어당겨 감싸안는다. 지윤 태석 손힘에 휙 돌려지며 태석 가슴에 안기듯 당겨지고, 그순간 지윤 등뒤로 트럭 빠앙 큰 경적소리와 함께 지나간다. 태석 지나가는 트럭을 보며 크게 안도하다 지윤을 보면, 지윤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다.
지윤 ....
태석 지윤 눈빛에 그제야 자신이 조금전 취한 액션 깨닫고 당황되어....
태석 ....
두사람 잠시 움직일 줄을 모른채...
# 커피숍(밤)
태석 지윤 따뜻한 커피잔 앞에 두고 앉아 있다. 두사람 긴장과 속내 감추고 담담하려 애쓰며
태석 서울엔...대학입학 하면서 왔어?
지윤 응...넌?..그때 전학가서 바로 서울로 온거야?
태석 어...왜 이제 졸업해?
지윤 ....입학두 늦구 휴학두 하구 그래서...선생님은 안녕하셔?
태석 어...근데 지금은 선생님아냐. 아이스크림가게 주인아저씨야
지윤 선생님이?...잘 상상이 안간다
태석 그래서 파리만 날리고 있지
지윤 (힐끔)...그렇게 말하니까 이제 너 같다...알어? 많이 변한거
태석 그래?...
지윤 오픈파디서 봤을 땐 완전히 다른 사람 같드라....이제 쌈 같은 건 절대 안하지?
태석 그럼 나이가 몇인데.... (커피 마신다)....
지윤 (보다 역시 커피잔 든다)....
전화벨 울린다. 지윤 휴대폰이다
지윤 꺼내보면, 폴더에 유동화 뜬다. 지윤 잠시 망설이다 표정 들키지않게 꺼버린다. 태석 그런 지윤 보면
지윤 친군데 나중에 하면 돼.
태석 보다 커피잔 내려놓는데,
이번엔 태석 휴대폰 울린다. 꺼내 받는다.
태석 녜....어 나다 동화야
지윤 (움찔 긴장하는)....
태석 ...어...어...그래?..안그래두 가던 길이야..
(끊고 잠시...지윤보는)..동화 오늘 정기공연이라구 보러 가던 길이었어..너두 오기루 했다든데...
지윤 ....어...맞어 나두 가던길이야...(무안해 먼저 벌떡 일어나는)...
# 클럽(밤)
태석 지윤 함께 입구에 들어선다.
동화 무대에서 밴드친구들과 음맞추고 있다보고 얼른 뛰어내려 다가온다.
동화 (지윤 보고 웃는)왔어.. 오디오가 갑자기 나가서 좀 지연되고 있어..왔냐
태석 난 이제 보이냐
동화 어디서 만났어?...앉어... 여기 술 좀 줘.. 차 안가져왔지?
하며 동화 주위 둘러보고 옆 테이블 의자 무심코 가져다 앉는다. 남자1 잠시 테이블 옆에 이동했다 다시 앉으려 했는데 동화가 의자 빼가는거 보고
남자1 유동화 너 이새끼 왜 남의 의자는 빼가
동화 (힉 보고)..건 몰라서 그랬는데 너 말투가 왜 그러냐
남자1 내가 원래 재수없는 놈 만나면 말투가 좀 거칠어져
동화 뭐....이자식이 오늘 못먹을걸 쳐먹었나
태석 ....
지윤 ....
남자1 너 돈좀 있다구 엄청 재수없이 다대는 놈 아냐
동화 이자식이(일어나면)
태석 (얼른 다가와)동화야
동화 놔 이거
태석 (잡고)이봐요(하는데)
남자1 보긴 뭘봐....가서 연주나해 빨리 이 새끼야. 그 그지같은 음악두 음악이라구 들어주러 온 이 불쌍한 사람들 성의를 생각해서. 하이구 그것두 연주라구..내가 발루 해두 그보단 낫겠다 이새끼야. 너 돈 좀 있다구(하는데)
동화 이 개자식(하며 달려들려면 태석 만류한다)...놔 이거 못놔 놔 빨리 너 이자식 말하는거 듣구도 나 말려
태석 뭐합니까 옆에 계신분들 친구분이 취했으면 좀 말려야죠
남자2 얘 안취했어요. 냅둬봐요 재밌잖아.
태석 ....
동화 들었지 놔이거 놔 빨리. 못놔
지윤 ....
그러는데 무대에서 동화야 부른다. 동화 돌아보고 아후...
태석 ...올라가봐.. 사람들 기다리잖아
동화 너 오늘 진짜 맘에 안들어...
(남자1 본다)너 어디 가지말구 꼼짝말구 여깄어 어
남자1 왜 쳐봐 지금..쳐 쳐 보라니까 너 돈 많지? 쳐 괜찮아 쳐쳐..
동화 (가려다 말고 다시 다가와 치려면)...
태석 (다시 막으며)작정하고 시비거는 놈이야. 참기로 했으면 끝까지 참어.
동화 야 너...(어후...이해 안된다는 듯 보다 에잇 돌아서 무대로)....
태석 동화 무대로 가면 자리에 다가와 앉는다.
지윤 ....
태석 ....
옆테이블의 남자1.2.3 지들끼리 낄낄대며 건배 좋아하다 동화 향해 주먹 먹이고 일어나 나간다. 지윤 그모습 힐끔 본다. 남자들 문밖으로 나간다.
지윤 나간거 보다 은근히 힐끔 태석 보지만...그저 앉아만 있다
태석 ....
지윤 ....
종업원 쟁반에 맥주병 잔 가져와 놓는다.
태석 ....(일어나며)...여기 화장실 어디에요?..(종업원 손길에 보다 돌아서는)....
지윤 (그런 태석 돌아보고 허..술병 병째 집어들어 마시다..다시 보는)...
# 클럽 밖 뒷길(밤)
남자1.2.3 낄낄대며 신나서 걸어오는데,
뒤에서 누군가 야 부른다. 세사람 돌아보는 순간 태석 남자2.3 의 얼굴을 차례로 갈기고 남자1의 가슴을 발로 퍽 지른다. 기습을 받은 남자들 주춤했다-
뭐야 이새끼 태석에게 달려들지만 태석 세사람의 협공을 능숙하게 피해가며 복두 안면 등을 정확하게 가격한다. 남자 2 바닥에 나가떨어지고, 남자3은 몇대 맞고 줄행랑을 치고, 남자1 이새끼 저새끼 해가며 마지막까지 맞서다 젤 많이 두드려맞고 결국 바닥에 쿵 넘어가 뻗는다.
남자1 뻗어서 두려운 눈빛으며 태석 보면,
태석 다가와 멱살 거칠게 잡아 짐짓
태석 (목 조여 세우며)너 아까 내 친구한테 뭐라구 했냐... (남자2 일어나 도망가려면)너 거기 서, 너 움직이면 얘 죽어. (남자2 주춤대다 그냥 도망간다).. 저런 놈을 친구라구 달구 다니냐...
남자1 왜 이래요 놔요 이거
태석 그지같은 음악...발로 연주해두 그거보다 나.. 가. 가서 발로 연주 한번 해봐 일어나. 만약 니가 발로 해서 내 친구보다 못하면 넌 오늘...반은 죽어..내가 딱 반만 죽여주께. 일어나 가자(짐짓 사납게 마구 잡아끄는척하며)일어나...와...발 디뎌 못 디뎌..못 디뎌
남자1 살려주세요..잘못했어요...살려 주세요 다신 안그러께요...형님 살려주세요 형님...
태석 너...이 시간 이후로 다시 한번만 더 내 친구 욕을 한다거나 내 친구 음악에 대해 왈가불가 터진 입이라구 읊어대는 날에는..
남자1 아뇨 그런 일 없어요. 제가 약 먹었어요 다시 그러게 안해요 맹세해요 안해요
태석 멱살 팍 놔준다. 남자1 주춤하며 벌벌 대다 후다닥 얼른 도망간다. 태석 그모습 보며 잠시....돌아서다 주춤선다. 지윤 보고 서있다
지윤 ....
태석 (들킨거 같아 무안해서)....
지윤 (애써 시치미 떼며)....화장실 간다드니
태석 ....
지윤 (돌아선다. 돌아서며 못참고 픽 터지는 웃음)....
태석 ....
# 클럽 앞 거리(밤)
두사람 다시 클럽으로 다가온다.
지윤 자꾸 픽픽 웃음 나려는거 애써 참고 시치미 뚝 떼고 걸어오지만,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태석의 모습을 본 뒤라 자꾸만 기분이 좋다. 마치 7년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에... 태석도 내심 그런 기분에...
태석 지윤-....
태석 입구 앞에 다가와 멈춰선다.
태석 먼저 들어가 담배 한 대 피고 들어갈게.
지윤 ....어..
태석 담배 꺼낸다. 지윤 그모습 보다 보면 태석 손등에 상처가 났다. 싸움의 흔척인지 제법 까지고 피가 베어있다. 지윤 슬쩍 옆의 편의점을 보고 들어가는척 말없이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태석 적당히 기대거나 혹은 걸터앉거나 하고 불 붙인다...
태석 연기 길게 내뿜고 잠시...
지윤 다가온다.
지윤 잠깐 손등좀 보여줘 봐
태석 (보다 자신 손등 보고 그제야 상처본다).... 괜찮아.....
지윤 좀 봐봐...
태석 지윤 표정에 그제야 왜? 내밀면, 지윤 손에 든 일회용밴드를 태석 손등에 조심스럽게 붙인다. 가능한 태석 손에 자신의 손을 닿지않게 하려 애쓰며 그러다 어쩔수없이 조금 닿으면 금새 긴장하면서...
태석 (보는)....
지윤 (쑥스러워 시선 피하고)상처가 좀 크잖아
다 됐어
태석 ........고맙다
지윤 ....
태석 ....
지윤 ....
# 클럽(밤)
공연 시작되어 클럽안 열기로 후끈하다. 사람들 열광하며 밴드의 음악에 맞춰 방방 뛰며 흥분하고 있다. 지윤 태석 들어서고 그사람들 헤치며 자리에 다가가 앉으면 음악 막 끝난다. 키보드에 앉은 동화 지윤을 보며 씨익...사람들 우우 박수치며 환호한다. 동화 친구들에게 표정 지어 보이고 무대로 나서 씽어와 자리를 바꾼다. 밴드친구들,주위 환기하는 드럼소리 요란한 음악 짧게 연주한다.
동화 좋은 밤입니다. 유동홥니다...
사람들 (조용해지며 다시 집중한다)....
동화 얼마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제
방문을 미는 것 같아 확 잡아당겼다니 한 여자가 그대로 제 가슴에 퍽 안겨 들었습니다...그녀와 저는 그렇게 처음 만났습니다.(지윤 본다)
사람들 우우..오오..
지윤 (당황되는)....
동화 처음에 그녀는 제게 눈길도 주지않고, 절
인간 이하 취급을 했습니다. 참을수없이 화가 났고, 제 친구 표현대로 저는 거의 녹다운이 되갔지만 포기가 안되더군요. 그녀의 마음 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것 같았습니다. 마치 마지막 한소절이 떠오르지 않으면 영혼 이라도 팔고싶은 그 순간처럼요
태석 .....
사람들 우우..(더욱 열광하고)....
동화 그러던 어느날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녀가 절 바라봐주기 시작했고, 절 살짝 옆에 붙여주더니...급기야 지금은 제 곁에 있습니다.
바로 지금 이 자리에요
사람들 와 우...(박수치고 열광하는데)
동화 (지윤 본다)...사랑한다 지윤아
지윤 ....
태석 ....
사람들 우우..(박수와 환호 절정에 이른다)
동화 (연주 시작된다)...제 인생에 또다른 음악이 되어버린 그녀를 위해 노래합니다. *** 입니다.
전주가 이어진다. 클럽안 사람들 조용해지고, 동화 노래 시작한다. 사랑의 마음을 표현한 발라드풍의 노래다. 사람들 노래에 빠져들고, 동화는 노래하며 지윤을 뜨겁게 바라본다. 사람들 두사람 번갈아 보며 여자들은 부러워 죽는 표정이고. 그러나 지윤은 그럴수록 더욱 당황스럽고 태석에게만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두려워 차마 태석을 바라보지도 못하고..태석도 별 움직임없이 앉아있기만...
태석 ....
지윤 ....
# 원룸 주차장(밤)
동화의 차 다가와 선다. 지윤 보조석에 앉아있다 내리려면
동화 (싸이드 채우고 본다)
지윤아...
지윤 ....
동화 (부드러운 눈빛으로)... 오늘 어땠어?
지윤 (시선 내리고 말투는 차분하게)..그렇게 물으니까 그 생각이 난다. 니가 나한테 천문학적인 도색비 대신 하루 데이트하자고 한날. 그날도 하루 온종일 나 이리저리 끌고 다니다 마지막에 그렇게 물었어. 오늘 어땠어?
동화 (좀 당황되어 표정은 웃지만)...그랬단말야 오늘두?
지윤 모르겠어?...난 그런 이벤트 별루 좋아하지 않어.
동화 (무안하고 당황되고)....
지윤 ....(차문 열고 내린다)...태워다줘서 고마워...잘가
지윤 차문 닫고 돌아서간다. 동화 당황해 내릴 생각도 않고 멍하다 보다...가만 그래도 뒤따라 내려 차문 닫고 돌아서 가려다 에잇 멈춘다..김새고 속상한...
동화 ....
# 동화네 거실(밤)
동화모 거실에 서서 안절부절한다.
동화 다녀왔습니다 들어서 그대로 이층으로 향하려면, 문 팍 열리고 동화부 나온다. 동화 소리에 돌아보고
동화 다녀왔습니다..(돌아서는데)
동화부 그대로 골프채 들고 다가와 동화 등판을 때린다. 동화 아야 얻어맞고 놀라보면, 동화부 다시 골프채 들고 때린다. 동화모 기절할 듯 놀라 달려들어
동화모 여보 여보 왜 이러세요
동화부 (뿌리치고 계속 동화 때리려고)비켜 못비켜
동화 아 왜 이러세요 갑자기..(아파서)아..아후
동화부 못비켜 못비켜
동화 (아파하며)아후 골프채를...아 왜 이러세요...(연신 동화부가 동화모 뿌리치고 달려들려하자)왜 그러시냐니까요. 아들 하나 남은거 마져 잡을려구 이러세요
동화모 동화야
동화부 뭐가 어째..뭐가 어째
동화 (주춤해서)...그러니까 이유를 말씀해 주셔야죠. 아버지두 들어서자마자 느닷없이 골프채로 맞어봐요
동화부 나가..나가 당장
동화모 카드 땜에 그러셔 인석아 내 카드
동화 (좀 주춤하는데)
동화모 빨리 빌어 얼른 잘못했다구 빌어 얼른
동화부 (그러면서 동화모가 힘 뺀 사이 확 뿌리치고 다가가 다시 골프채 휘두른다)나가 당장 나가 나가. 나 너같은 자식 둔적 없어 나가
동화 아..다시 퍽 한대 맞고 아파하며 피하다 에잇 이층으로 휙 올라간다
동화 알았어요 나간다구요 나가면 될꺼 아녜요.
# 동화방(밤)
동화 문 팍 열고 들어선다. 동화 옷장문 열고 가방 꺼내 놓고 가방에 옷들 꺼내 담기 시작한다...
동화 문득 멈추고 책상에 다가가 다시 다른 가방 열고 악보 노트 필기류등 죽 훑어넣고 서랍 열어 다이어리 책 등도 팍팍 던지듯 넣는다. 손길에서 감정이 그래도 드러나며 열이 있는데로 올라있음이 느껴진다. 동화모 들어선다
동화모 너 이게 뭐하는 짓이야 안돼 동화야 안돼
동화 노세요 어차피 아버지랑 나랑은 한집서 살수가 없어요
동화모 너 이렇게 나가면 아버지 가슴에 대못치는건지 몰라
동화 그럼 어뜩하라구 나보구
동화모 ...
동화 엄마 나는...형처럼 살기 싫어. 형처럼 그렇게 박제 처럼 살다 그렇게 연기처럼 허망하게 죽기 싫어. 그래서 이래 그래서 더 아버지 말 듣을 수가 없어
동화모 ....
동화 다시 가방에 팍팍 물건들 넣는다.
# 태석방(밤)
동화 큰 가방 두 개들고 들어서 그대로 방다닥에 던지듯 탁 놓고 침대에 다가가 에라 눕는다.
뒤따라 들어온 태석 방바닥에 놓인 가방과 침대의 동화 본다.
태석 뭐냐 이게?
동화 집 나왔다
태석 니가 10대냐 집나오게
동화 ....
태석 (대답없는 동화 모습에 더이상 장난 않고)...뭐 맥주좀 줘?
동화 됐어...
태석 그런 동화 보다...다가가 가 방 들어 한쪽에 놓는다.
# 결혼정보 회사
불곰 컴퓨터에 입력하기 위한 비디오 카메라 촬영을 위해 어색하게 앉아있다. 아버지 그 옆에서 보다가
아버지 야야 표정좀 풀어 무슨 사건용의자 사진찍냐
불곰 웃어요? (웃어보이는)...
아버지 아냐 아냐 그거보단 차라리 아까게 낫다.. (옆의 기사한테) 아까께 낫죠?...가만 머
리가 저래두 되겠어요? 가발을 한 번 씌워볼까요?
불곰 가발은 싫어요...(하다)... 그럼 모자를 한번 써보까요?
아버지 그래 그런 자세면 너 이번에 장가 가겠다. 가겠어
# 백화점 남성복 코너
불곰에게 양복 입어보는 중이고,
아버지 옆에서 봐주고 있다. 아버지 영 아니라고 고개 흔든다. 불곰 아녜요?
불곰 다른거 골라 걸쳐본다. 아버지 갸웃, 불곰 또 다른 옷 입어보고...
아버지 다시 흔들다. 불곰 아버지에 대한 불신에 쌓이는데, 아버지 자신이 나서서 양복 타이 고르고 해서 코디를 해서 내미는데 유행이 한참 지난 스타일이다. 불곰 아 갑갑하다
# 백화점 식품매장
아버지 불곰 카트 밀고 장 보는중이다. 여기저기 지나가는 짧은 옷의 젊은 아가씨들 두남자의 시선을 동시에 잡아끈다. 두남자 정작 사야될 물건보다는 아가씨들 움직이는 곳으로 카드 밀고 가며 물건 집어넣다 가만...어느 순간 자신들의 손에 생리대 들려 있는 것 깨닫는다. 두남자 에그머 니나..서로 당황해 얼른 놓고
# 광고회사 내
피디(남. 30대 초중반), 카피 (여.20대후반), 기획(20대후반) 민경 등 자리에서 일하는 중이다. 태석 성재와 함께 내려오며
태석 알았어요 일정 조정해보죠. 다녀올께요 김민경씨
# 광고회사 앞 주차장
태석차 세워져있고 태석 민경 차 안에 탄다. 태석 시동걸고 안전 벨트 매는데
민경 오빠 핸드폰 좀 줘봐요.. 잠깐 줘봐요(태석 꺼내 내밀 면 받는다) 나 핸드폰 바꿨거든요..번호 입력해줄게요.
태석 (힐끔 보다 싸이드 풀고 차 후진해 빼낸다)....
민경 (꾹꾹 누르며 태석 본다)그래두 혹시 모르니까 기억해둬요. 국은 같구요..번호만 0921로 바꿨어요. 오빠 외우기 쉬우라 구. 쉽죠? 공구이일 공구이일.. (반응없자)구월 이십일일
태석 (막 출발하기 전에 멈추고 그제야 돌아본다)....
민경 맞죠 오빠 생일?
태석 (허)....그걸 아직두 기억해
민경 (수줍은 미소 역력하다)... 그럼 나 다 기억해..오빠 생일.. 식성, 좋아하는 음악 싫어하는 계절..
태석 (느껴져 순간 난감한)..벨트 매(출발한다)
# 미대 실습실
동화 입구에 들어서는데, 지윤 조교에게 서류 내밀며 묻고 있다
지윤 혹시 또 그동안 추천서 들어온거나 채용공고 난거 없어요?
조교 없어. 들어와두 홍지윤 나이땜에 안된다니까..그러길래 그때 왜 쿰 홍보실 면접을 안갔어. 그런 자리 다시 없다니까
동화 ....
동화 다가간다. 조교 받아들고 입구로.
지윤 다가오는 동화 본다
지윤 (보고)....왔어...
동화 쿰 홍보실 면접을 봤었어?
지윤 어...근데 못갔어 늦어서. 추천서 들어온 거라, 면접만보면 다되는 자리였는데
동화 홍보실두 관심 있었어?... 거긴 디자인실도 아니구
지윤 나 그런거 고집 안해. 일단 취직이 급하니까.. (하다)...연락두없이... 나 오늘 바쁜데...
동화 ....그래?...그냥 잠깐 얼굴 보러 온거야. 점심은 먹어야할꺼 아냐
지윤 ....약속 있는데...
# 캠퍼스 일각
지윤 벤치에 혼자앉아, 태석 명함 손에 들고 들여다보며 한없이 갈등하고 있다... 지윤 그러다 휴대폰 집어들고 보는데, 벨 울린다. 지윤 공연히 놀라서
지윤 ....여보세요...예 제가 홍지윤 맞는데요...(놀라운 표정)
# 쿰 홍보실
팀장(여 30대 중반) 서있는 지윤을 어딘가 삐다닥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팀장 역시 이쁘게는 생겼네요.
지윤 ....예?
팀장 사진보다 이쁘다구. 아직두 우리 쿰 홍보실에서 일할 의사 있어요?
지윤 (놀라워)...예 그럼요...
팀장 그럼...같이 일해봅시다. 담주부터 출근하는 걸로하죠.
지윤 (믿어지지 않아 보는)... 감사합니다...저 근데... 어떻게 제가
팀장 왜 이상해요?..(이상해야 정상이지)..충원할 일이 생겨서 이 력서 검토하다 홍지윤씨 이력서 보구 전화한거에요. 정확한 출근날짜는
인사부에서 다시 통보갈꺼구.됐어요 가두 되요
지윤 (그제야 표정 풀어져)예.. 감사합니다...열심히 하겠습니다
# 사내 엘리베이터 앞
지윤 다가와선다. 지윤 꿈만 같고 자꾸 웃음이 나고 행복하다... 딸각 소리와 함께 옆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 태석 민경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선다. 태석 지윤을 보고 주춤선다.
태석 ....
지윤도 태석을 본다. 지윤 예상못한 장소의 만남에 놀랍고 반가운데...
지윤 ....
민경 ...지윤언니? 맞죠 동화오빠..
지윤 (그제야 민경 알아본다)... 아...예 안녕하세요.
민경 안녕하세요?...여기...근무하세요?
지윤 아뇨 아직은 아니구요...다음 주부터요.
민경 아...하긴 동화오빠네 회사니까...어느 부서 근무하세요?
지윤 (웃음기 걷힌다)..무슨 말씀이세요?...여기가 동화오빠네 회사라뇨...
민경 (그말에 태석 돌아봤다 설마 지윤 본다)...정말 모르세요? 여기 회장님이 동화오빠 아버님이신거
지윤 (두사람 시선에 당황되고 얼굴 화끈한)....
# 원룸 작업실
컴퓨터 악기들 어느새 다 들어와 있다.
동화 새로 들여논 악기들의 케이블 연결작업하는 중인데, 문 열리고 지윤 들어선다. 동화 돌아보고 어 일어나는데
지윤 유동화 내가 언제 너한테 내 취직자리 알아봐 달랬어?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서 사람꼴 우습게 만들어
동화 ....지윤아
지윤 그래 이제 알겠어 아까 팀장이 날 왜 그렇게 봤는지...허 조금만 생각하면 금방 눈치 챌 수 있었는데 말이 안되잖아 면접도 안간 나한테 굳이 전화까지 해서
동화 지윤아
지윤 (좀 격해서)듣기 싫어. 넌 왜 늘 그렇게 제멋대루야
동화 (보는)....
지윤 (보다)...왜 말 안했어? 왜 진작 니가 그렇게 대단한 집 아들이란 소리 안했어(하는데)
동화 (버럭)니가 언제 물어나 봤어 그럼
지윤 (허 보는)....
동화 너 언제 나에 대해 뭐라두 물은적 있어? 뭐 하나라두 궁금해 하구 알구 싶어 한적 있어? 내가 낮에 뭘 하는지 왜 집 나와 이러구 있는지 관심이나 가져본적 있어?
지윤 (주춤해)....
동화 그럼 니가 묻지도 않았는데 나 혼자 떠벌려? 우리집 이런 집이다 나 이렇게 대단한 집 아들이다 떠들어대?... 니가 가장 싫어하고 혐오해 마지않는 인간이 그런 인간 아니었어
지윤 ....
동화 화나 휙 입구로...동화 문 쾅 닫고 나간다. 지윤 움찔하는..
지윤 ....
# 주차장
동화 있는데로 화가 나서 차앞으로 휙휙 걸어온다. 동화 차로 다가가 문 열다가 멈추고 문 도로 소리나게 닫는다. 동화 화 치미는 듯 타 이어 팍 팍 팍 걷어찬다
동화 (익)....
# 태석네 주차장(밤)
동화차 세워져있고 동화 차에 기대 앉아있다. 동화 힐끔 보면 창밖으로 아버지 불곰 손에 쇼핑백 장본 물건들 한가득씩 들고 걸어온다. 동화 보고 차문 열고 내린다.
동화 아버지 어디 다녀오세요. 한참 기다렸잖아요
아버지 너...아직 집에 안갔냐?
동화 (다가와 받아든다)저 집 나왔다니까요...저두 오늘부터 열쇠 하나주세요... 다 뭐야. 먹을 껏두 있죠 아 배고파
아버지 (보며)황당하구만...야 내가 이나이에 다큰 자식 들 뒷바라 지 하는 것도 열통터질 일이구만 이제 그 자식 친구놈까지 와서 들 러붙네. 가 임마 빨리 집에.
동화 에이 아버지...아버지 우리 오랜만에 나가서 한잔 하까요?
아버지 가라니까 글세. 니가 얘야 마 이 나이에 가출이나 하게
# 단란주점 정도(밤)
양주병 놓여있고 술잔과 안주들 놓여있는 풍경이 적당히들 마신 듯.. 세남자 함께(어깨동무 해도좋고) 노래하고 있다. 각자 광란의 의상 분위기 연출하며 ‘말달리자’ 정도 를 악을 써가며 통통 위로 뛰어가 며 열심히 신나서 부른다. 아버지 도 불곰도 신나하고, 동화 가장 크게 악써가며 짐짓 더욱 오버해가며 부른다.
# 원룸(밤)
지윤 침대에 올라앉아 무릎 세워 고개 파묻고 웅크리고 있다. 지윤 슬며시 고개 든다. 동화에 대한 미안함 태석에 대한 그리움 등이 범벅되어 어떡하나..마음 갈피잡지 못한채 힘들고 또 힘든 눈빛과 표정...
지윤 ......(그러는데 밖에서)
동화E 지윤아 홍지윤
# 원룸 입구 앞(밤)
지윤 입구에서 나온다. 동화 차혹은 적당한 구조물 정도에 기대서서 씨익 웃으며 지윤을 보고 있다. 지윤 다가와선다.
지윤 (보다)....술 마셨구나
동화 어 쪼끔...아냐 사실은 쫌 많이 마셨어..(다시 씨익)술마시니까 니가 막 보구 싶드라.
지윤 ....
동화 낮에 화내서 미안하다..내가 성질이 좀 지랄같지?
지윤 ....니가 왜 미안해. 내가 잘못한건데
동화 ....맞어 사실 아까 일은 니가 잘못한건데...근데 내가 왜 사과를 하지.
지윤 ....
동화 나 아버지랑 한판 하구 집 나왔다...뭐 너 별 관심없겠지만...그래서 상당히 꿀꿀해. 위로같은건 이제 기대도 안하는데...그러니까 한가지만 해줘. 이럴 때 내 곁 떠나지마.
지윤 (본다)....
동화 그냥 옆에만 있어줘... 아무것도 안바래. 그거만 해줘
지윤 ....왜 그런 소릴 해 동화야
동화 ....니 눈 속에 내가 없거든...
지윤 ....
# 주방
윤혜 고모 식탁에 상 차리고 있고,
고모부 윤경 다가와 앉는다.
고모부 지윤이 얘는 어떻게 된겨 이달두 벌써 며칠이 지났구만 왜 돈을 안가져와
고모 하이고 갸가 돈 떼먹을까봐 그려요. 얘가 아직 취직을 못혔 잖아요.
고모부 아 은행서 꿨다구 생각혀봐 암만 급혀두 이러구 몇날 며칠씩(하는데)
고모 아 지금 그게 문제가 아녀요..윤혜야 장서방 어떻게된겨..니들 결혼얘기 오구 가긴 가는거여. 왜 통 코빼기를 볼 수가 없어
윤혜 ....바빠서 그래요
윤경 말돌리지말고 똑바로 말해봐. 언니 혹시 헌신하다 헌신짝 꼴 난거 아냐
고모 (윤경 머리 확 쥐어박는다) 이노무지지배 말을 혀두. (하고 불안해) 윤혜야
윤혜 아니라니까...지난주도 만나서 얘기했어. 워낙 바뻐서 그래.
엄만 승완씨를 그렇게 몰라..(밥 먹는척)...
# 아이스크림 집
불곰 넥타이를 만지며 괜찮냐는 표정으로 아버지 본다.
아버지 너두 그렇게 입혀노니까 인물난다 야..
불곰 제가 원래 인물은 좋아요 털이 안받쳐줘서 그렇지
그러는데 문 열리는 소리, 두사람 돌아보면 윤혜 들어선다.
윤혜 안녕하세요?...
불곰 (얼른 통 안으로 들어가며) 아이스크림 드려요?
윤혜 오늘은 아이스크림 사러온 게 아니구요..제가 저녁을 대접을 하구 싶어서...
불곰 (보는)....
윤혜 아...어디 가시는 길이세요?
아버지 예..
불곰 (동시에)아뇨 안가요 아무데두...
아버지 (보는)...
# 광고회사 앞 거리
지윤 걸어온다. 저만큼 회사가 보인다. 지윤 적당히 걸어와 멈춰선다. 지윤 저만큼 회사를 눈앞에 두고..
지윤 .....
지윤 서서 한참을 망설이고 또 망설이는...지윤 심호흡하고 손에 든 휴대폰 들고 통화버튼 누르면,
뒤에서 벨소리. 지윤 엄마야 놀라 돌아서면, 태석 언제 와 있었는지 등 뒤에 서서 자신을 보고있다.
지윤 (당황해 얼른 전화 끊는다)....
태석 ....
# 커피숍(혹은 카페)
지윤 태석 커피잔 놓고 마주앉아 있다. 지윤 긴장가득한 모습 역력하지만 애써 감추고 숨기려...
지윤 (애써 웃으며)놀랬지?
태석 ....
지윤 (입이 안떨어져 또 딴소리)... 동화가 요즘 니집에 있다며?
태석 어...동화 일이야?
지윤 ....아니...(망설이다 짐짓 툭)...그때 왜 그렇게 인사 한마디 없이 갔어?..전학?
태석 (툭 떨어지는..역시 짐짓 별일 아닌 듯 응수한다).... 어...그렇게 됐어 전학이 갑자기 결정났거든
지윤 (소리에 힘이 쭉 빠지는)...어 ...(애써 계속)그래도 인사 한마디 쯤은 할수 있었잖아...
가서두 편지같은거 얼마든지 할 수 있구
태석 별루 그러구 싶지 않았어
지윤 (아!...숨이 가쁘고 말문이 탁 막혀)....
태석 ....동화가 어제(하는데)
지윤 나한테...(잠시 감정 다스리느라, 애써 감정 드러내지않고 말하려)왜 졸업을 이제 하냐구 했지?
태석 ....
지윤 (짐직 웃어보이려)너 그렇게 가구 나 대학 떨어졌거든.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기억두 안나. 정신 차려보니까 또 일년이 훌쩍 갔드라. 더 늦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정신 바짝 차 려 공부했어. 하루 두세탕씩 알바 뛰면서. 다행히 붙었어 마지막 면접만 남겨두구.
태석 ....
지윤 그래서 그 마지막 면접보러 서울에 올라왔는데...널 봤어.. 면접보러 가는 버스안에서
태석 ....
지윤 내리면 안되는데 난 꼭 그면접 합격해 그 학교 들어가야 장학금 받고 대학을 다닐 수 있었는데....(눈물 날 것 같은).. 내렸어. 내려버렸어....꼭 묻구 싶은 말이 있어서...
태석 ....
지윤 (입술이 마르고 떨리는)....그말...그말 진심이었어?... (결국 시선 떨구고)...술김이었다는 말?
태석 (기어이) ....
지윤 (떨리지만)....듣구 싶어... 대답해줘...
태석 ....어...진심이었어
지윤 (쿵!...보는)...
태석 그치만 아마...취중진담처럼 그순간의 진심은 있었을꺼야
지윤 (눈앞이 흐려지는)...
태석 그런데 이해가 안가네...이제와서 왜 그런게 중요하지. 벌써 그게 언제적 일인데
지윤 (입술이 떨리는 것 같아 얼른 마주붙인다)....
태석 벌써 7년이나 지났잖아. 진심이든 아니든 그건 이제 지난 추억이구..넌 그리고 지금 동화두 있구(하는데)
지윤 고마워 솔직히 말해줘서... (일어나) 먼저 갈께
지윤 돌아서 입구로. 이 앙다물고 덜 비참해지기 위해 덜 들키기 위해 꼿꼿이 걸어나오려 애쓴다.
태석 혼자 남겨져 온몸에 피가 다 빠져나가는 것 같은...
태석 ....
태석 꼼짝도 못하고 앉아있다...벌떡 일어난다.
# 커피숍 밖 거리
지윤 걸어온다. 지윤 역시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간 듯 다리가 후들 거린다. 지윤 다가와 보이는 벤치에 그대로 휘청 주저앉는다.
지윤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듯 힘들어 벤치에 손 집고 앉아
지윤 ....
# 회사앞 주차장
태석 휙휙 다가온다 태석 다가가 차에 탄다. 태석 타자마자 시동걸어 거칠게 후진해 차 빼내서 출발한다.
# 아이스크림 가게 앞
태석차 다가와 급하게 선다.
태석 빵빵 크렉션 울린다. 아버지 가게 안에서 파리채로 파리잡다가 힐끔 쳐다본다 태석 다시 빵빵... 아버지 그제야 다가와 내다보면 차안의 태석 차창문 열고 타라고 고개짓.
# 한강 고수부지(저녁무렵. 혹은 밤)
아버지 태석 오랜만에 죽도를 들고 서로 겨눈채 마주서있다. 태석 으아아...아버지에게 달 려든다. 아버지 힘있게 휘둘러 한합에 태석을 제압한다. 예전 실력 그대로 살아있다. 태석 다시 으아아...달려들고 달려들고... 아버지 태석의 머리 어깨등 등을 정신없이 내리치며 태석을 제압한다. 그래도 태석 지칠 줄 모르고 비명인지 기합이지 연신 질러가며 아버지에게 달려 들어 얻어맞고 얻어맞고..아버지 어느 순간 죽도를 팍 쳐서 태석의 죽도를 떨어뜨린다. 태석 죽도 놓치고 씩씩대며 아버지보면
아버지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태석 아버지 씩씩대며 보다 그대로 아버지 지나쳐 휙휙 걸어가 강변으로 다가간다. 아버지
돌아보면, 태석 강변에 다가가 서서 강물에 대고
태석 야 김민수 이 개새끼야 ....김민수....이개새끼..(눈가에 물기 번지며 눈이 충혈되가는)...
# 원룸(밤)
지윤 문 열고 들어서 문 닫고 돌아서다...엄마야 너무 놀라 얼른 돌아선다. 영란과 애인 막 열정적으로 키스를 주고받던 중에 역시 놀라 돌아본다
영란 지윤아...인형 못봤어
지윤 (뒤돌아선채)미안해 영란아...내가 정신이 없어서...죄송합니다 민성씨. 죄송해요.(얼른 문열고 나가는)....
# 원룸 밖(밤)
지윤 얼른 문 닫고 나와선다.
지윤 아후...놀란 가슴 아직도 진정이 안되어 쓸어내리는데
민성E 아 기분 확 깨네...뭐냐 쟤 너 꼭 쟤 끼고 살아야 돼
영란E 어뜩해 갈데가 없는 앤데 ...쪼끔만 참어 나두 불편한거 간 신히 참구 있는거야. 취직만 하면 방 얻어 나가라구 할 생각이야
지윤 .....(벗어나는)
# 편의점(밤)
지윤 컵라면 앞에 두고 가만히 앉아있다. 지윤 라면 뚜껑을 열고 젓가락 집어 먹기 시작한다. 지윤 잘 참고 견디다 막상 뭔가를 먹기 시작하자 울컥 치받쳐오르며 눈물이 난다. 지윤 손등으로 쓱 닦아내고 다시 라면을 먹는다. 라면 먹으며 계속 눈물이 나는 지윤...지윤 먹기를 멈추고 손등으로 쓱 닦아내고 심호흡한다
지윤 휴대폰 꺼내 버튼을 누른다.
지윤 ....여보세요....동화 야 나야....동화야 나
쿰 홍보실 다닐래... 그래두 되지?
# 홍보실
지윤 5-6명의 직원들에게 인사한다.
지윤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홍지윤입니다.
인사마치고 고개를 들면, 직원들 위아래로 훓어보듯 어 너구나.. 탐탁찮은 눈빛 역력하다. 다들 이내 흩어진다.
팀장 신규브랜드 출시앞두구 전시상황이나 다름없어 지금. 홍지윤 맘만 먹으면 일 제대로 배울 타임에 들어왔어
지윤 예.
팀장 일단 온갖 잡일은 각오하구. 가만 윙크와 미팅이.. 늦었다...저거 들구 따라와 홍지윤 빨리 늦었어
지윤 약간 얼떨떨하지만 얼른 다가 가 신제품 박스들 4-5개 챙겨들고 따른다.
# 사내 회의실
팀장 들어서고 지윤 뒤따라 들어선다. 회의형 테이블에 등돌리고 태석 앉아있다. 팀장 태석과 맞은 편으로 다가가고, 지윤도 뒤따른다
팀장 오셨어요. 저희가 좀 늦었죠...(다가가 선다)
태석 (고개들다 지윤 보고 어?...당황스러운)....
팀장 거기 내려놓고 홍지윤 인사해.
지윤 (내려놓고 돌아보다 역시 어 당황하고 놀라는)....
팀장 쿰 광고대행사 윙크의 이태석씨...이번에 저희 팀에 새로 배정된 홍지윤씨..뭐해 홍지윤
지윤 ....안녕하세요
태석 ....예 안녕하세요
팀장 중요한 회의시엔 저도 참석 하겠지만 당분간은 이친구가 주로 이태석씨를 만나게 될꺼에요. 팀이 이원화 되서 제가 당분간 정신 없거든요
태석 ....예 알겠습니다
팀장 신제품 나왔어요. 홍지윤 (갖다주라는 고개짓)
지윤 예..다가가 집어들다, 당황한 마음에 허둥대어 박스들을 떨어드린다. 박스에서 구두 쏟아져 나오고..
지윤 그바람에 더욱 당황하며 집어드는 손길 더욱 허둥댄다. 태석 다가가 거들려다 멈칫...그만두고 맘 불편한채 그저 서있고
태석 ....
# 회사내 자료실(밤)
어두운 사무실. 태석 혼자 앉아있다. 모니터에 외국 광고테잎을 걸어놓고 있지만 태석 손에 리모콘 든채 움직일 줄 모르고 앉아만 있다.
태석 ....
민경 들어선다. 민경 그런 태석보다가-오빠..태석 돌아보고, 뜻밖이다.
태석 ....웬일이냐 이시간에
민경 오빠 아직 이러구 있을꺼 같애서..(쇼핑백에서 예쁜 찬합을 꺼내 놓는다) 엄마가 김밥 쌌는데 오빠 생각나서..오빠 저녁두 안먹었잖아
태석 ....야....이시간에 거기서 여기가 어디라구 와.
민경 버스 한번만 타면 되는데 뭐..나두 오빠한테 뭔가 해주구 싶어서
태석 (허...보다)...그래 고맙다...같이 먹자
민경 (도시락 뚜껑 열며)..난 많이 먹었어 오빠 먹어요 ...빨리
태석 (일부러)남자친구 있어?
민경 (보다)....아니
태석 너정도 애가 남자친구가 없어...(김밥 먹으며)... 눈이 너무 높구나 니가
민경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요. 아주 오래전부터 혼자 좋아했던.. (하며 슬쩍 보고)....(쑥스러운 미소 지으며 얼른 다시 시선 내린다).....
태석 ....
# 버스정거장 앞(밤)
태석 민경 서있다. 민경 버스가 오나 바라보는데
태석 민경아
민경 (보면)....
태석 내 가슴은 사막이야...풀한포기 나무 한그루 자랄수가 없어...
민경 ....
태석 이 지구상에 가장 가망없는 놈이 있다면 그건 바로 나라구 생각하면 돼...혹시나해서 말이야...
민경 ....
태석 버스 온다. 가라 그럼.
태석 먼저 돌아서 걸어간다. 민경 멀어져가는 태석 속상해 보는...
# 원룸 작업실
동화 커피메이커에 물 붓고 버튼 누르고 돌아서면, 태석 앉아있다.
동화 어 그렇지 홍보실이랑 니 회사랑 연결되있지. 만났냐?
태석 만났으니까 알지..지윤씨 입사 니가 손 쓴거냐?
동화 그렇지 뭐
태석 그럼 왜 하필 홍보실이야, 전공 살리자면 디자인실두 있고 많을텐데....
동화 그렇게 됐어.....잘 됐네 니가 잘 좀 돌봐줘 날파리들 달라붙나 감시두 좀 하구(다시 돌아 컵 꺼낸다) .....
태석 야 나 불편해 친구 여자... 다른 부서로 재 발령내줘
동화 (따르다)..뭐?...(돌아보며)무슨 소리야 이미 발령 (하다 주춤)
태석 (동화 표정에 돌아보고 우뚝)....
지윤 (열린 문밖에 굳어져 서 있다. 막 들어오려던 듯)....
세사람 잠시 당황해 방안에 정적이 흐르다 이내 동화가 먼저
동화 지윤아...들어와..(다가가려면)...
지윤 아냐 손님 계신데 나중에 올께..(돌아나간다)...
동화 지윤아..(태석 돌아보고 아자식...표정 짓고 뒤따른다) ....
# 작업실 밖
지윤 걸어오고 그뒤로 동화 뒤따라 나온다. 동화 지윤아 부른다. 지윤 멈춰서고 동화 다가와선다.
동화 기분상해 하지마. 저놈이 성격이 좀 특이해서 그렇지
지윤 그런거 없어...불편할수두 있지 뭐 나 괜찮아
동화 ....
지윤 정말 괜찮아...들어가 나중에 다시 올께.
# 작업실
동화 문 닫고 들어선다.
동화 야....난 몰라 마 니가 수습해
태석 갔어?
동화 갔지 그럼...왜 그래 저번에 클럽왔을 땐 사이좀 좋아진거 같드니 너 진짜 우리 지윤이 가 그렇게 못마땅해
태석 ....
# 원룸 밖 거리 일각
태석 걸어오다보면, 지윤 서있다.
태석 (보다 다가와 선다)... 아까 그 얘긴
지윤 내가 먼저 말할께. 내가 기다렸으니까. 난 홍보실과 광고쪽이 연결되어 있는지는 전혀 몰랐어. 그러니 그건 내 의지는 아니지만
태석 그런 뜻으로
지윤 설령 알았다해두 난 상관없이 출근했을꺼야.. 감상적 차원에서 일자리를 가릴만큼 여유 있지가 못해 내가 지금
태석 ....
지윤 그러니 정 껄끄럽고 싫으면 니가 옮겨. 담당을 바꾸든까 난 무조건 이일 계속 할꺼니
까.
태석 얘기 끝났어?...그럼 내가 말해두 되지?...미안하다. 내가 생각이 짧았어. 경솔했 어 내가
지윤 ....
태석 그게 서로를 위해 좋겠다 싶었는데...생각해보니까 일 아니더래두 동화 때문에 자주 부딪히게 될텐데
지윤 난 상관없어 이제....
태석 그래...그럼 다행이구... 그래 그럼 우리 한번 잘 지내보자.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악수 청하며 애써 편안하고 담담한 미소지으며) 안녕하세요 유동화 친구 윙크의 이태석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지윤 (악수 받는다)...안녕하세요 동화 여자친구 쿰의 홍지윤입니다..
태석 (보는)....
지윤 (손 빼낸다)....안녕히가세요. 회사에서 뵙지요.
지윤 돌아서간다. 태석 가는 지윤 보는...
# 작업실
동화 키보드에서 악보 들여다보고 있는데 똑똑.. 동화 고개들면 지윤 문 빼꼼히 열고 들어서 동화 보다
지윤 나 바람 쐬고 싶어
# 차안(달리는)
지윤 보조석에 앉아 창밖에 시선 두고 움직일 줄 모른다. 동화 운전하며 그런 지윤 힐끔 보지만 아무말 붙이지 않는다.
# 바닷가 절벽
별장터여도 좋겠다. 동화차 선다.
지윤 동화 내린다. 지윤 내려서 와 입 벌어지며 놀라는...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풍경이 아름답다.
동화 바람 쐬고 싶댔지..바람이 가장 많은 데가 어딘가 생각하다가...
지윤 (보는)....
동화 ....
# 동 장소(혹은 바닷가)
지윤 동화 벤치에 앉아있다.(가능하다면 차를 뒤로 돌려 트렁크 열어 차에 걸터앉아도 좋고)... 두사람 말없이 눈앞에 펼쳐진 바다풍경 바라보고 있다. 지윤의 표정 많이 편안하고 정리된 듯 보인다. 동화 별 말 없이 기다린다.
지윤 ....동화야...나 요즘 맘에 안들었지?
동화 어....좀....
지윤 그랬을꺼야...여러가지 좀 복잡했거든
동화 그럼 이제 복잡한 문제가 다 해결됐어?
지윤 ....어
동화 대답이 신통찮네...아까까진 묻지말자 싶었는데... 대답이 신통찮은거 보니까 묻고 싶어지는데.
지윤 ....알구 싶어?
동화 막상 그렇게 물으니까 겁나는데...겁은 나는데... 말해줘
지윤 ....그사람 만났어...한번쯤 보고 싶다는 그사람
동화 ....그럴꺼라 짐작은 했었어. 내가 옆에 있는데 갑자기 새로 운 놈이 나타날리는 없을테니까....어떻게 만났어?
지윤 ....우연히
동화 우연히...우연히라...좋네
지윤 (보는)...
동화 그래서...그래서 만나서?...
지윤 묻고 싶었던거 물었어....대답 듣고...그리고 헤어졌어
동화 그리고 또...
지윤 (보는)....
동화 (지윤 시선에)....왜 유치해서 봐줄 수가 없어?
지윤 아냐 그런 뜻....
동화 유치해두 확인은 해야겠어... 끝났어? 확실하게?
지윤 ....어
동화 다시 안만나기루 했어?
지윤 (잠시)...어.
동화 (본다)...그럼 오늘부터 넌 뼛속까지 내 여자친구 맞어?
지윤 ....어
동화 뼛속까지...거죽만 말고... 니 눈빛 온몸 세포 하나하나 다 나를 향하는거 맞어?
지윤 ....노력할게
동화 (보다)...그래...그게 더 낫다 무작정 어 했으면 나 두 못믿었을꺼야.
지윤 나 니 여자친구 맞어 동화야.
동화 (보다)....키스한다
지윤 ....
동화 지윤의 얼굴 조심스럽게 감싼다.
지윤 움직이지 않고 외면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준다. 동화 그런 지윤을 보며 지윤에게 다가가 입 맞춘다. 부드럽지만 뜨겁게...조심스럽지만 강렬하게...
- 4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