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위기 극복하는 스페인, 실업률은 고공행진
“스페인 노동시장의 비극”...외국투자자에게는 보다 매력적
스페인 실업률이 새로운 기록을 낳았다. 스페인 통계청은 24일 지난해 4/4분기 스페인 실업률이 26%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보다 많은 채권자들이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며 스페인 부채위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경기 후퇴는 보다 심화됐다고 평가된다.
월스트리트저널 독어판은 25일 연일 치솟고 있는 스페인 실업률을 주제로 스페인 경제와 노동자들의 상황을 조명했다. 이에 따르면 스페인 긴축조치로 인해 경기와 노동시장 여건은 악화됐지만 이는 투자자들에게 보다 매력적인 투자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애초 2011년 9%인 재정적자 규모를 4.5%로 줄이기 위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인상했고 실업기금을 삭감했으며 연금 인상분도 줄였다. 공공부문 노동자는 해고됐고 공공부문 지출은 삭감됐으며 투자 또한 중단됐다.
은행과 공공기관, 수천 명 해고...외국투자자는 다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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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wallstreetjournal.de 화면캡처] |
월스트리트저널 독어판은 이에 따라 실업자 수가 크게 늘고 지속적인 경기 후퇴가 진행됐지만 실업자의 수는 향후 수 개월 간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유럽연합의 구제금융 지원 조건에 따라 부실 은행은 문을 닫고 수천 명의 직원이 해고될 운명에 처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경제성장률은 작년 4/4분기에 전년도 대비 1.7% 줄어들었다. 지난 2년 이래 이렇게 악화된 상태는 처음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일전에 올해 스페인 경제성장이 0.3% 줄어들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이제 경기후퇴는 1.5%까지 이를 것이라고 예견했다. 스페인 정부는 0.5%가 수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두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스페인 국가부채에 다시 새로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달 스페인 정부는 이미 2013년 국채 판매분의 약 15%를 팔았다. 10년 만기 스페인 국채 연간 이자 수익은 이제 5%에 달한다.
스페인 은행들은 지난 주 수십억 유로 규모의 새로운 채권을 발행할 수 있었다. 은행들은 또한 지난해 수익률이 낮아졌다고 신고했지만 24일 스페인 사바델 은행(Banco de Sabadell)과 방킨테르 은행(Bankinter)은 유럽중앙은행의 유동성구조기금을 상환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는 악화된 실업률이 스페인 경제에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스페인 생산성과 수출은 늘어났지만 임금 인상은 약화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스페인은 전체적으로 외국 투자자들에게 보다 매력적인 지역이 되고 있다. 경상수지, 스페인 내외 모든 무역활동의 총계는 대략 위기 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마드리드 IE 비즈니스스쿨의 스페인 경제학자 게일 알라르드(Gayle Allard)는 “이들 모두는 위기 기간 실행됐던 조치에 원인이 있다”며 “이는 다시 낙관할 수 있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매일 시위 일어나...이주노동자 실업률은 36%
월스트리트저널 독어판은 그러나 스페인 거리에선 투자자들의 낙관주의를 느낄 수 없고 거의 매일 사람들은 긴축과 정부 발표에 맞서 시위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에도 수천명이 은행그룹 방키아와 다른 3개의 국영은행의 1만명 정리해고에 맞서 시위했다.
무엇보다 90년대 중반 부동산 붐 기간 들어왔던 이주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다. 부동산 시장 거품 붕괴 5년 후인 오늘, 이주노동자의 실업률은 36%에 달한다. 2008년 이후 30만 명의 이주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24일 마드리드 도심 고용지원처 앞에 대기 중인 호르게 지메네스는 “지난해에 사람들은 모든 게 얼마나 악화됐는지 체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일자리 모집광고마다 거의 20명의 후보자가 대기 중이다. 히메네스는 이전에 종업원으로 일했지만 5달 동안 실업 상태에 있다. 현재는 매달 5백 유로를 받지만 여름이 되면 이마저도 끊긴다. 그는 에콰도르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부인과 일자리를 얻으려 하지만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점점 더 확실해지고 있다. 이미 많은 그의 지인이 스페인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