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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19 (일) 내년 5월 퇴임 '자연인 문재인'… 한 달 연금 1400만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퇴임 후에는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5월 9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자연인 문재인’으로 살고 싶다는 것이다.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관련 논의는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서 금기가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월 17일에도 “코로나 사태 수습과 종전선언 등 과제가 남아 있어 퇴임을 준비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만료가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임기 말인데도 40% 안팎의 지지율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문 대통령도 슬슬 퇴임을 준비해야 할 상황이다.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재인 대통령 퇴임 후 사저의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맞춰 대통령 경호처는 전직 대통령 경호·방호 인력을 65명 증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양산에서 몰 자동차도 마련됐다.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서 생산한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3월 대선 이후 본격적인 퇴임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저서와 과거 발언 등을 토대로 퇴임 후 생활을 예상해 봤다.
♠ 연금 받는 유일한 전직 대통령 될 듯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 후 매월 1400만원가량의 연금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대통령예우법)에 따라 전직 대통령에게 ‘지급 당시 대통령 보수 연액’의 95%를 지급한다. 보수 연액은 월 급여의 8.85배다. 문재인 대통령의 내년 연봉은 약 2억3822만원으로 알려졌다. 2019년 이후 4년째 동결되고 있다. 이에 따른 내년 문재인 대통령 보수 연액은 약 1억7556만원이다. 이 금액의 95%인 1억6690만원이 연간 연금액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확한 연금 액수는 내년 초에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금은 매월 20일 지급된다.
현재 생존해 있는 전직 대통령 중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은 없다. 재직 중 탄핵 결정으로 퇴임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연금을 포함한 예우 대부분을 받지 못한다. 이 규정에 따라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모두 예우 대상에서 제외됐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연금을 받는 유일한 전직 대통령이 될 전망이다.
전직 대통령은 연금 외에 교통·통신비와 사무실 운영비, 공무 목적의 여행비도 지급받는다. 또 국·공립 및 민간병원에서 진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에 대한 지원도 이뤄진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업이나 현실 정치와 연관된 일을 일체 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해당 분야 지원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양산 사저 봉하마을서 50분 거리
경남 거제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란 문재인 대통령은 2008년 노무현정부 참모직을 마치고 경남 양산 매곡동 사저로 내려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저서 ‘운명’에서 “세상과 거리를 두고 조용하게 살고 싶었다. 스스로를 유배 보내는 심정으로 시골에 살 곳을 찾았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유세 때도 “퇴임하면 제가 태어나고 지금도 제 집이 있는 경남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는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양산행을 공식화했다.
다만 매곡동 사저 인근에 경호시설이 들어설 공간이 없어서 인근 평산마을로 사저를 옮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지방에 사저를 둔 두 번째 대통령이 될 전망이다. 평산마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김해 봉하마을과는 차로 불과 50분 거리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지난해 사저 건립을 위해 14억7000만원을 들여 평산마을 일대 토지와 주택을 구입했다. 현행법상 사저 건립에는 국고 지원이 불가능하다.
다만 사저 인근 경호시설 건축 비용은 세금으로 지원된다. 정부는 경호시설 부지 매입 예산으로 22억원, 경호동 건축 예산으로 39억8900만원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당초 청와대는 연내 사저 완공을 계획했지만 공사가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에서 사저 건립과 관련해 농지법 위반 의혹 등을 제기했을 때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다. 그 정도 하시라”며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 제2의 김경수 등 ‘순장조’는 누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양산에 내려갈 보좌진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예우법에 따라 비서관 3명과 운전기사 1명을 국가예산으로 둘 수 있다.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바람대로 청와대 핵심 참모보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오래된 인사가 보좌진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비슷하게 문재인 대통령과 친밀한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해온 신지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인맥’인 김외숙 인사수석 등이 ‘순장조’로 거론된다. 두 참모 모두 김정숙 여사와도 인연이 있고, 향후 정치를 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년 대선 이후에나 구체적인 인선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운전기사로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부터 운전을 맡았던 최모 경호관이 낙점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설득'에 허리 숙인 윤석열… "이유 불문 죄송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2월 17일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허리도 숙였다. 의혹이 제기된 지 사흘 만에 이런저런 '조건'을 달지 않고 사과한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팩트체크가 먼저"라며 사과를 미뤄왔다. 이날 오후 태도를 확 바꿨다. "논란을 야기한 것 자체로 제가 강조한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 과거 제가 가진 원칙과 잣대는 저와 제 가족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물러섰다. '내로남불 수렁'에서 탈출해 공정 브랜드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하지만 '가족 리스크'를 말끔히 해소하진 못했다. 김씨 관련 의혹에 대한 속 시원한 해명은 아직이다. 윤 후보는 의혹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여전히 '폭탄'을 들고 있는 셈이다.
♠'조건' 달지 않은 '90도 사과'
윤석열 후보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민후원회' 발족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이 모여 있는 브리핑실을 찾았다.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입장문을 읽어내렸다. 280자 분량으로, 직접 썼다고 한다. 윤석열 후보는 김씨 논란이 여권의 공세라고 손가락질하는 태도를 거두고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엎드렸다. "아내와 관련된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면서 두 번에 걸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로써 윤석열 후보는 "사과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상당 부분 벗었다.
♠ 전격적인 사과… "김건희씨 설득이 결정적"
윤석열 후보의 사과는 전격적이었다. 그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입장 표명은 언제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사과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공개 훈수를 둔 직후였지만, 윤석열 후보는 침묵했다.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는 당 안팎의 목소리는 갈수록 거세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오전 SBS라디오에서 "윤석열 후보가 겸손한 자세로 늦지 않은 시간에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윤석열 후보와 오찬을 함께 한 선대위 전략자문위위원들도 "정치인은 변명처럼 보이는 사과를 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조언을 했다고 한다. 윤석열 후보가 마음을 돌린 데는 김씨의 역할도 컸다. 윤석열 후보 측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씨가 '진의가 전달되도록 한 번 더 사과하는 게 좋겠다'고 윤석열 후보를 엊그제부터 설득했고, 윤석열 후보가 오늘 결심했다"며 "윤석열 후보가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며 직접 입장문을 여러 번 고쳤다"고 전했다.
♠ 사과는 했지만 '리스크' 해소 못 해
윤석열 후보는 그러나 김씨가 연관된 각종 의혹에 대한 명쾌한 해명을 내놓진 않았다. 의혹 내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브리핑실을 떠났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후보가 여론에 굴복해 '억지 사과'를 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선대위도 찜찜해하고 있다. 김씨의 의혹에 대한 팩트체크가 되지 않아 정확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상황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오래전 일이라 사실관계 확인이 쉽지 않다"며 "사실로 조금 드러난 부분은 좀 인정하고, 아직 의혹인 점까지 다 포함해 사과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한 윤석열 후보의 가족 리스크엔 언제든 불이 붙을 수 있다. 김씨의 허위 경력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들이 하루 몇 건씩 불거지는 것도 부담이다. 이양수 대변인은 "팩트체크를 해 보고, 나중에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다시 한번 사과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한계' 천 명 뚫렸다… 위중증 1016명 '역대 최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발병 이래 가장 많은 1016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신규 확진자 수는 나흘째 7000명대다. 12월 1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 수는 1016명이다. 위중증 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발병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다 기록이었던 지난 12월 16일 989명보다도 27명 많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12월 14일부터 4일 연속 900명대를 기록해왔다.
사망자는 53명이 더 늘어 누적 4644명이다. 이달 들어 누적 기준으로는 986명으로 1000명을 육박하고 있다. 역대 월간 최다 사망자는 지난달 800명이었으나, 지난 12월 16일 860명으로 이를 경신한 바 있다. 전국의 코로나19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80.9%로 총 병상 1299개 중 1052개가 사용 중이다. 수도권의 중증병상 가동률이 85.6%로 837개 중 717개가 사용 중이다. 수도권에 남은 중증병상은 120개로 서울 53개, 인천 6개, 경기 61개다.
준-중환자 병상은 927개 중 680개가 사용 중으로 가동률은 73.3%다. 중등증 환자가 치료받는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은 전국 1만2961개 중 9347개가 사용 중으로 가동률은 72.1%다. 무증상·경증 환자가 입소하는 생활치료센터는 이날 0시 기준 1만7736명의 정원 중 65.6%인 1만11632명이 입소한 상태다. 61041명이 추가로 입소 가능하다.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1일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확진자는 수도권 562명이다. 생활치료센터 입소대기자는 413명이다. 비수도권의 1일 이상 배정 대기자는 1명이다. 재택치료 대상자는 3만1468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314명 늘어 누적 55만8864명이다. 전날 7435명보다 121명 줄었다. 이에 따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나흘 연속 7000명대다. 역대 최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5일 기록한 7850명이다.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7284명, 해외 유입 확진자는 30명이다. 국내 발생 확진자 중 서울 2788명, 인천 599명, 경기 2033명 등 수도권에서만 전국 확진자의 74.4%인 5420명이 발생했다. 비수도권에서는 1864명이 감염됐다. 부산 362명, 충남 238명, 대구 214명, 경남 210명, 경북 139명, 충북 127명, 강원 126명, 대전 120명, 전북 110명, 광주 55명, 울산 46명, 전남 44명, 세종 43명, 제주 30명 등이다.
오미크론 감염자는 전날보다 15명 늘어 누적 166명이다. 신규 감염자 중 3명은 해외 유입이고 나머지 12명은 국내 감염 전파 사례다. 해외 유입 감염자의 유입 추정 국가는 미국 2명, 그리스 1명 등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유행 통제를 위해 이날부터 사적 모임 인원을 4인으로 제한하고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을 오후 9시까지만 허용하는 '특단의 대책'을 실행하기로 했다.
"한국이 어쩌다"… 코로나19 치명률 치솟은 3가지 이유
2021년 12월 14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이다. 두 지표 모두 코로나19 유행 후 사상 최다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하면서 코로나19 관리 방향을 "확진자 억제"에서 "중증·사망 발생 억제"로 바꾼다고 밝혔다. 방역 담당자들은 "백신을 맞으면 사망과 중증 진행 위험이 낮아진다. 확진자가 다소 늘어도 의료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실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가 쏟아져 의료 역량이 한계에 다다른 모양새다.
치명률도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뜻하는 치명률은 한 나라 감염병 대응 실태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라고 입을 모은다.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할 경우 단기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보건의료 역량을 갖춘 나라라면 국민이 사망에 이르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치명률을 낮게 유지하는 건 국가가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잘 보호했다는 증거일 수 있다.
♠ 세계 평균보다도 높은 한국 코로나19 치명률
우리나라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분야에서 선진국으로 통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10월 중순 한국 코로나19 치명률은 0.5%를 밑돈다. 하지만 단계적 일상회복 관련 논의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맞춰 우상향 곡선이 시작됐다. 11월 2일 치명률 1%를 넘어섰고, 12월 12일 1.62%까지 치솟았다. 일본(1.33%)은 물론 델타변이 확산으로 공중보건 위기를 맞은 미국(1.24%)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 사이트에서는 치명률을 계산할 때 '기준일 10일 이전 일주일간 발생한 확진자 수'를 분모에 둔다. 분자는 '기준일 이전 일주일간 발생한 사망자 수'다. 코로나19 확진 후 사망으로 이어지는 데 약 10일이 걸리는 것을 반영한 계산법이다. 예를 들어 12월 12일 치명률은 '12월 2일 이전 일주일간 발생한 확진자 수' 대비 '12월 12일 이전 일주일간 발생한 사망자 수'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싱가포르(0.42%), 프랑스(0.35%), 영국(0.27%) 등 확진자 수 급증으로 국내 언론에 오르내린 여러 나라는 치명률을 상대적으로 잘 관리하고 있다. 세계 평균 치명률 또한 1.20%로 우리나라보다 낮다. 서울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거칠게 말하면 한국 코로나19 치료 수준이 세계 평균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라며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됐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병원 응급실은 아비규환 상황이다. 119 구급차에 실려오는 심정지 환자 열 명 중 한두 명이 코로나19 확진자라고 한다. 대개 자가격리나 재택치료 도중 호흡곤란을 느껴 병상을 요청했으나 배정받지 못한 이들이다. 이 교수는 "집에서 별다른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대기하다 심정지에 이르러서야 응급실에 오게 되는 상황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진다"며 "이분들한테는 의사로서 해드릴 것이 별로 없다. 그러니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이 급등한 배경에는 '한계에 이른 의료 역량'이 있는 셈이다.
♠ 고령자 면역력 떨어진 상황에서 무리한 '일상회복' 추진
그렇다면 왜 의료 역량을 초과하는 수준의 확진자가 발생했을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정책 실패를 꼽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설명이다. "코로나19 백신 효능은 접종 후 시간이 경과할수록 떨어진다. 우리나라는 2021년 2월 말 고령층부터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시작했다. 가을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계층 면역력이 가장 크게 떨어지게 됐다. 그런데 정부는 부스터샷 접종 등을 통해 이들의 면역력을 높이기 전 '일상회복' 조치부터 시작했다. 그로 인해 고령자가 코로나19 확산 직격탄을 맞으면서 중환자가 급증하고 의료 체계에 위기가 왔다."
정부도 '오판'을 인정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12월 9일 YTN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백신 효과가 6개월은 갈 것으로 예상했는데 3개월부터 효과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보건복지부 대변인)도 12월 8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자의 중증화율이 당초 가정한 1.6%보다 다소 높은 2~2.5%로 나타났다"며 백신접종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 정은경은 "비상 상황" vs 손영래는 "문제없다"
잘못을 알았으면 정책을 손봤어야 했다. 그러나 정부 안에서조차 의견이 갈리며 대응이 늦어졌다.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방역을 담당하는 조직은 크게 3개다. 중수본에 더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있다. 형식상 방역 최고 책임자는 방대본 본부장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9월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감염병 대응력을 한층 더 강화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위드 코로나' 이후 순식간에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며 병상 부족 문제가 생기자 정은경 청장은 2021년 11월 11일 "상황 악화 시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에 손영래 반장은 "언론에서 비상계획 도입을 검토한다고 하는데 아직은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까지 의료 여력이 안정적"이라고도 했다. 이후 별다른 조치 없이 시간이 흘러가던 11월 29일, 문 대통령은 "과거로 후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중수본 의견에 손을 들어줬다. 12월 6일 정부가 내놓은 특별방역대책에 '거리두기 강화' 등 실질적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델타변이 확산이 본격화한 2021년 6월 24일 정은경 청장은 "변이 바이러스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코로나19 확산) 위험 요인이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손영래 반장은 "국내에서는 델타변이 비중이 10%가 안 된다"며 "사회경제적 비용을 감수하며 거리두기 개편을 연기할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흘 뒤 "방역과 접종 상황을 살피면서 소비 쿠폰, 코리아세일페스타 같은 이미 계획된 방안 등을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염호기 인제대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치가 과학을 이기면 제대로 된 방역이 될 리 없다"며 "정부가 전문가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서 비극이 초래됐다"고 비판했다.
♠ 말로는 '단계적', 실상은 '급속한' 방역 완화의 폐해
전문가들은 의료 붕괴를 막으려면 지금이라도 강력한 거리두기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당초 정부는 방역 완화 속도를 '단계적'으로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1월 1일 시작한 일상회복 1단계에 맞춰 영업시간 및 사적 모임 인원 등에 대한 제한을 사실상 다 풀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그 여파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며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악화 일로를 걷게 됐다"고 지적한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예측에 따르면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12월 31일 하루에만 확진자 1만2158명, 위중증 환자 1767명이 발생할 수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12월 16일 뒤늦게 방역 강화 조치를 내놓았지만 현재 확산세를 꺾기엔 역부족인 수준"이라며 다음과 같이 제언했다. "우리가 11월 1일 일상회복을 시작할 때 중환자병상 가동률이 30~40% 수준이었다. 중환자 대응 역량이 적어도 이 정도는 돼야 걱정 없이 일상에 복귀할 수 있다. 지금 정부가 내놓은 방역조치로 2주 만에 그만큼 상황을 안정시키기는 어렵다.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방역을 풀면 문제가 반복되고, 국민은 혼란스러워지며, 방역에 대한 협조가 떨어질 수 있다. 경제적 피해도 더 커질 것이다. 지금 좀 더 강력한 조치로 상황을 안정시키기를 바란다. 또 국민들에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몇 퍼센트 이하가 되면 일상회복 조치를 시작하겠다' 같은 명확한 기준을 공개해 국민이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지리산 반달곰… 넓은 세상 찾아 고향을 떠나다
개체번호 KM-53. 한국(Korea)에서 53번째 태어난 수컷(Male) 반달가슴곰. 사람들은 ‘오삼이’라고 부른다. 2015년 지리산에서 출생한 오삼이는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 직원들이 수시로 행적을 찾아보는 ‘요주의 곰’이다. 다른 곰은 하루 한두 번만 점검한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오삼이의 행동 특성 때문이다. 장정재 남부보전센터장은 “(오삼이가) 국내 반달곰 서식지 확장에 80% 이상을 기여했다”며 “어디로 갈지 몰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삼이는 2017년 고향인 지리산을 떠났다. 경북 김천 수도산과 경남 합천 가야산을 오가며 산다. 올해 들어서만 충북 영동과 전북 남원 등 남부 5개 도를 부지런히도 돌아다녔다. 올겨울도 지리산이 아닌 가야산에서 동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오삼이 같은 반달곰들에게 지리산이 좁다. 과거 반달곰 복원 목표는 2020년까지 지리산에 50마리가 사는 것이었다. 현재 반달곰 수는 74마리로 추정된다. 그중 4마리는 아예 지리산을 떠났다.다시 돌아온 반달곰, 더 넓게는 복원에 성공한 동물들의 서식지 확대를 논의할 때가 됐다. 멸종위기 동물과 인간이 함께 사는 ‘동행’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 어느새 74마리 반달곰에게 지리산은 좁다
‘오삼이’ 80km 밖 수도산으로 3차례 탈주… “이젠 어디서든 곰과 마주칠 수 있어, 안전한 공존 방안 찾을 때” 과거 반달가슴곰(반달곰)은 국내 깊은 산속 어디든 살던 동물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시행된 해수구제(害獸驅除·인간에게 해로운 동물 제거) 정책 탓에 호랑이와 함께 무차별 포획되는 수난을 겪었다. 이후 6·25전쟁을 거치고 웅담을 노린 밀렵이 횡행하며 급격히 줄었다. 1990년대 말 반달곰 멸종 우려가 커지던 중 “지리산에서 반달곰을 봤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1998년 지리산 일대에 대한 정밀 조사가 시작됐다. 그 결과 야생 반달곰 5마리가 발견됐다. 하지만 이 정도 갖고는 멸종을 피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2001년 사육 곰 4마리가 지리산에 시범 방사됐다. 일종의 ‘복원 선발대’다. 이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분석한 끝에 지리산이 다시 반달곰의 서식지가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곧바로 산 곳곳에 널려 있던 올무 등 각종 밀렵도구 제거 작전이 펼쳐졌다. 그리고 2004년 토종 반달곰과 유전자가 동일한 러시아 반달곰 6마리가 지리산에 방사됐다. 지리산 반달곰 복원의 첫발을 뗀 것이다.
반달곰 시범 방사 이후 20년이 흘렀다. 이제 70마리가 넘는 반달곰은 전북 남원 장수, 전남 광양, 경남 산청 합천 거창, 경북 김천 구미 고령, 충북 영동 등을 누빈다. 반달곰 조사·복원 업무를 담당하는 국립공원공단 산하 국립공원연구원은 반달곰이 사는 곳이 지리산에서 덕유산과 가야산까지 확대됐다고 본다. 더 이상 ‘지리산 반달곰’이 아닌 것이다. 인간의 도움을 받아 복원된 반달곰이 이제 인간이 정한 경계를 넘어, 자신의 터전을 만들고 있다.
♠ 교통사고도 못 막은 ‘오삼이’의 개척 정신
반달곰 서식지가 확대된 배경에서 ‘반달곰계의 콜럼버스(신대륙을 발견한 탐험가)’란 별명이 붙은 수컷 ‘KM-53’(애칭 오삼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오삼이는 올해 여섯 살로, 사람으로 치면 혈기 왕성한 청년이다. 지리산을 떠나 김천 수도산과 합천 가야산 등을 오가며 살고 있다. 지리산에는 번식기인 6∼8월에만 들른다.
오삼이의 활동이 처음 포착된 건 2017년. 당시 수도산에서 길을 내던 인부들이 먹으려고 둔 초코파이 상자와 팩 음료를 뜯다가 발견됐다. 남성열 국립공원연구원 생태보전실장은 처음 “곰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들어왔을 때 ‘우리 곰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다. 당시 오삼이 귀에 부착된 발신기 배터리는 소진된 상태였다. 남 실장은 “근처 사육농장에서 탈출한 곰이거나 멧돼지를 착각한 줄 알았는데, 현장에 가 보니 정말 반달곰이었다”며 “지리산에서 수도산까지 직선거리가 80km가 넘으니, 실제로는 100km 넘는 길을 갔을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때만 해도 오삼이의 수도산 출현은 ‘사춘기 반달곰의 일탈’ 정도로 여겨졌다. 사전에 올무 수거 작업이 이뤄진 지리산과 달리 당시 수도산에는 올무도 많고 주변 환경 파악도 안 돼 있었다. 국립공원공단은 오삼이를 생포해 지리산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오삼이는 일주일 후 또 수도산에 갔다. 다시 포획돼 지리산으로 돌아왔다. 왜 오삼이가 계속 수도산으로 향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수도산에 산딸기와 다래, 버찌 등 열매 종류가 많고, 곰이 잘 먹는 나물이 많아서라고 추정할 뿐이다.
수도산의 높이(해발 1317m)도 반달곰 서식에 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삼이는 2018년 5월 세 번째로 지리산을 탈출했다. 이번에는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건너다 시속 100km로 달리던 관광버스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왼쪽 앞발 상완골(어깨부터 팔꿈치까지)이 부서졌다. 곧바로 국립공원연구원 내 야생동물의료센터로 이송돼 복합골절수술을 받았다. 야생 반달가슴곰이 복합골절수술을 받은 건 세계 최초다.
당시 수술을 총괄한 정동혁 국립공원연구원 야생동물의료센터장은 KM-53을 떠올리면서 “정말 특이한 애”라고 회상했다. “보통 수술하고 재활하는 과정에서 직원들과 친해지고, 야생성을 잃기 쉬운데 그 곰은 달랐어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잃지 않고, 먹이를 줘도 쉽사리 다가오지 않았죠.” 그런 습성 때문에 끊임없는 ‘탈주’가 이어졌을 것이다. 약 3개월 후 건강을 회복한 오삼이는 자연으로 돌아갔다. 아예 이번에는 지리산이 아닌 수도산으로 방사됐다. 반달곰의 터전이 지리산 이외 지역으로 공식 확대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반달곰 서식지 확대에 대한 목소리도 커졌다. 오삼이가 3차례나 ‘지리산 탈주’를 감행하면서 공론화한 셈이다.
♠ “어디서든 반달곰이 나타날 수 있다”
“이제는 지리산뿐 아니라 어디서든 반달곰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혹 오인 신고도 있지만 목격했다는 제보가 여기저기서 들어와요.” 올해는 지리산을 벗어난 곰이 총 4마리로 늘었다. 모두 수컷으로, 이 중 두 마리는 개체번호가 없다. 보통 야생에서 곰이 태어나면 겨울잠 기간에 국립공원연구원 직원들이 동면굴을 방문해 발신기를 부착한다. 간혹 사람이 갈 수 없는 절벽 등에서 겨울잠을 자며 새끼를 낳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분변과 털 등으로 유전자를 분석해 개체를 확인할 뿐이다. 이 두 마리가 그렇다.
지리산을 벗어나고 개체번호가 없는 곰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KM-86’ 반달곰이 지리산을 벗어나 전북 무주 덕유산 일대에 자리를 잡았다. 자연성을 회복한 곰들은 인간이 정한 경계선을 신경 쓰지 않고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남 실장은 “지리산을 벗어나는 곰이 늘면 사람과 마주치는 사례도 많아질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곰 때문에 사람이 다치는 일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달곰 자체는 조심성이 많은 편이다. 사람 소리가 들리면 일단 몸을 숨긴다. 살아있는 동물을 잡아먹는 일도 거의 없다. 주로 도토리, 취나물, 과일 등을 먹는다. 하지만 반달곰을 만난 사람이 위협을 가한다면, 곰 역시 놀라서 사람을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등산객이 정규 탐방로만 다닌다면 곰과 마주칠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일부러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을 다니고, 정해진 곳을 벗어나 비바크를 한다. 이들이 들고 다니는 음식 냄새에 홀려 반달곰이 오거나, 지나가던 반달곰과 마주칠 가능성이 있다.
♠ 멸종위기종 복원 2단계는 사람과 동물의 공존
국립공원공단은 곰 서식지가 확대되는 만큼 사람과 곰이 만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중 가장 시급한 것이 곰 퇴치용 스프레이 구입 방식을 간소화하는 것이다. 캠핑을 하거나 등산을 할 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후추나 캡사이신이 포함된 곰 퇴치용 스프레이를 소지하면 위급한 상황에 처할 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국립공원 입구에서 곰 퇴치용 스프레이를 판매한다. 국립공원공단 측은 “스프레이를 구입할 때 신분을 확인하는 방식 등으로 절차를 바꾸는 것도 방법”이라며 “반달곰 개체 수가 많아지고 서식지가 넓어질 경우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리산에서 최소 생존 개체를 확보한 반달곰 복원사업은 이제 서식지를 늘리고 인간과 공존을 모색하는 두 번째 단계에 진입했다. 장정재 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장은 “멸종위기종 복원의 최종 목표는 백두대간을 연결해 곰들이 예전에 살던 곳을 자유롭게 오가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사람과 곰이 함께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반달곰 복원과 생태계
국토의 절반 이상이 산림인 우리나라에서 반달곰은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다. 이런 종을 흔히 ‘우산종(Umbrella Species)’이라고 부른다. 해당 종을 보전할 때 같은 지역에 사는 여러 생물체까지 한 번에 보전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종이란 얘기다. 또 반달곰은 나무 열매를 먹고 배설해 식물들이 고루 확산될 수 있게 도와 ‘숲의 농부’ 혹은 ‘숲의 관리자’라고 불린다.
첫눈 온 날....... 용화산 풍경길 - 중앙공원 - 무실로
올겨울 들어 2cm의 첫눈이 밤새 내렸다
08:00 첫눈 내린 용화산으로...... 치악초등학교
용화산 풍경길.........
배부른산 - 감박산 - 봉화산.......
08:20 중앙공원에........
무실로....... 평원중학교
남원로 527번길.......
08:40 삼성으로......
***** THANK YOU *****